황하발원지 투어(2016.4·18~4·25)

6.황하발원지인 어링후(顎陵湖),자링후(札陵湖)가 있는 칭하이성의 마뚸(玛多)...4300m고도

나베가 2016. 7. 28. 17:20

2016.4.22.금


4300m 고도에서의 밤은 역시 힘들었다.

어제 마뚸까지 오면서 4000m대 고도를 넘나들며 사진 찍느라고 바삐 뛰어 다녀서인 지,

매서운 날씨에 타이어 교체하느라 오랜 시간 밖에서 추위에 떨어서인 지....

4000m대의 고도엔 왠만큼 적응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젯밤은 두통으로 힘이 들어

약을 먹고, 뜨거운 물과 차로 몸을 다스리며 버텨냈다.

아침이 되니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다.



오늘 아침은 주변 식당이 마땅찮아 방에서 적당히 전투식량으로 때우기로 했다.

짬뽕라면에 김치와 일행이 가져온 엔초비 통조림과 함께 먹으니 나름 괜찮은 아침 식사다.

드립커피까지 내려마시고는 8시반에 출발했다.



날씨가 잔뜩 흐리다.

먼발치를 보니, 먹구름이 새까맣게 몰려있는 것이 눈이 쏟아지고 있는게 분명했다.

아니, 말이 채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가 있는 곳에도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와아~~

뜻밖에 만난 4월말의 한 겨울 날씨에 차안에 탄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가 달릴수록 눈은 더욱 더 펑 펑 쏟아졌다.

아니, 언제부터 몰려들기 시작했는 지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도로의 눈이 사방으로 날리는 것이....

분위기가 정말 죽여준다.


우리의 이 철없는 탄성과는 달리 진행자인 춘향오빠는 이러다가 고립되면 어쩌나.....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내 그 걱정스러움을 실토해낸다.


"까짓거...고립되면 차에서 버티는 거지 뭐~

 야전식량이 4일치나 차에 있는데 뭔 걱정일까....

 언제 이 광활한 대 평원 도로 한 복판에서 눈에 갇혀볼까....

 평생 두번 다시 올 수 없는 행운인 거지~ 뭐...."



맞는 말이라고 우린 맞짱구를 쳤다.

한 치 앞도 내다보이지 않는...오직 눈앞에 보이는건 도로위 하얀 눈이 태풍에 쓸려다니듯 휩쓸리고 있다는 것....

아!! 이 미지의 대지에서 세찬 눈바람이라니...언제 내 평생에 이런 상황에 맞딱뜨려 보겠는가~

나 혼자도 아니고...

우리에겐 버텨낼 수 있는...아니 이 상황을 만끽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있잖아~








한바탕 감동스런 변주곡을 펼쳐낸 뒤 마을로 접어드니 살벌하게 불어닥치던 바람이 잦아든다.

잠깐 동안 펑펑 쏟아 붓던 눈에 새하얳진 마을이 이쁘다.



 





처음으로 방금 마악 지나간 듯한 자동차 바퀴가 그려 낸 도로는 주변의 전봇대와 가로등과 어우러져 또다른 변주곡을 펼쳐낸다.

그 모습이 근사해 차창 앞으로 바짝 붙어 몇 컷 담아본다.








이내 마을을 벗어나 또 망망대해를 달리듯 하얀 세상의 한 길 도로를 달린다.













와아~

눈이 또 쏟아지기 시작한다.


잠시 소강상태로 잦아들었던 우리의 흥분은 또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라면 이런 광활한 대 평원도 만날 수도 없지만 이런 날씨에 감히 끝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겠다고 나서겠는가~

두려움 대신 생소한 광경에 흥분하는 이 광기는 도대체 이 작은 몸둥아리 어디에 들어있다가 발산되는 건가~








거짓말 처럼 무채색이었던 세상에 파아란 하늘이 나타났다.

아니, 하얗고 시커멓던 구름이 지금 이 순간도 정신없이 빠져 나가고 있다.

뚫린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에 어느새 대지의 노오란 수풀들이 하얀 설원속에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모습 또한 기가 막히다.







차를 멈추고 우린 이 아름다운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 차에서 내렸다.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 지 우리를 향해 질주해 오는 바이크의 티벳탄들을 만났다.








이들의 몸과 머리에 하얗게 달라붙어 있는 눈이  사람이라기 보다는 대 자연의 날것 그대로의 풍광 처럼 느끼게 한다.


















아무도 안간 길에 우리가 잠시 멈춰 서있는 동안 하얀 자동차 한 대가 지나며 설원에 선을 그어 놓는다.








우리는 망망대해 처럼 광활한 하얀 설원속의 노오란  평원 안으로 하염없이 걸었다.

어디까지 이렇듯 이어졌을 지 모를 광야의 외로운 양갈래 전봇대의 전선줄이 근사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뭐랄까....

함께 어우러지고 세상의 모든것과 부딪히며 살아가지만 원초적인 것은 아무도 없는 저 미지의 길을  홀로 걸어가야 하는....

그런 인생길 같았다고 할까....



 





놀랍게도 보이지 않던 말무리가 하얀 설산앞에 나타났다.

너무 까마득하여 렌즈를 까지끝 당겨봤자 잘 뵈지도 않지만, 그래서 또 착각을 일으키며 12월 크리스마스 풍광속에 순간 빠져보기도 한다.

말이 아니라 하얀 설원속을 달리는 루돌프 사슴....

ㅎㅎ

 




















루돌프 사슴에 산타할아버지까지 떠올리며 동심속에 빠져들었던것도 순간....

다시 우린 미지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아!

이건 또 뭐래??

어찌 도로위의 하얀 눈밭에 이처럼 그림을 그려놨단 말인가~

분명 바람이 ....

그리고 하늘이 열리고 쏟아져 내린 햇살이 이리 해놓았을게야~


그것도 어느 구간은 세로줄로....

어느 구간은 가로줄로 그려놨어~



 





이 기막힌 풍광앞에서 우린 모두 흥분에 휩쌓이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 문명의 발상지인 황하강의 원류를 찾아간다는 것도 까마득히 잊은 지 오래다.

그저 이 놀라운 자연현상-매혹적인 풍광을 만끽하고 있을 뿐이다.

 






















하늘 문이 활짝 열리니 우리와 함께 질주하던 하얀 설산은 파아란 하늘아래 그 모습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내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이제 황하 발원지인 어링후(鄂陵湖)가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






황하발원지인 어링후(顎陵湖),자링후(札陵湖)로 들어가는 관문




드디어 황하발원지 관문에 도착했다.

입장권을 끊기 전에 옆길로 난 도로 끝으로 호수가 보여 차에서 내려 그리로 걸어 들었다.


 






파아란 하늘아래 하얀 눈으로 덮인 야트막한 구릉....

그리고 반쯤 녹은 눈이 남긴 자갈길 자국과 하얀 설원의 노오란 평원이....

그리고 그 한 가운데를 딱 갈라놓듯 자리하고 있는 코발트빛 호수....


아~~














흥분속에 정신없이 달려가니, 호수가 제법 크다.

호수 가장자리로 하얀 눈이 있어 어디까지가 호수인 지....

눈 가장자리로는 그 빛깔 마저 달라 기가 막힌 모습이다.























되돌아 가려는데, 아랫 길로 우리 차가 달려오고 있다.

호수 옆 자갈길 밑으로는 제법 가파른 내리막이다.

그 내리막 마저 바람이 만들어 놓은 줄 무늬가 또  기막히다.








황하발원지인 어링후(顎陵湖),자링후(札陵湖)로 들어가는 관문

















어링후 안으로 들어섰다.

어링후(顎陵湖)는  면적 645㎢로서 윈난성 따리에 위치한 면적 249㎢의 얼하이 호수의 2.6배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담수호이다.

아니 쉽게 말하면 수면은 해발 4272미터, 면적은 610평방 킬로미터이니 제주도의 3분의 1 크기이다.

이제서야 이 어마어마한 크기가 가늠이 될까....









아~~

크기가 문제가 아니지~

누어런 황톳물이 흐르는 황하강의 원류가 이렇듯 선명한 코발트 빛이었다니.....

마치 보석을 감싸안듯 하얀 눈띠가 저렇듯 호수를 감싸안고 있다니....더 기막 막히네~











황하발원지는 크게 보면 자링후에 모인 물이 어링후로 들어갔다가  어링후가 흘려 내보내는 물이 본격적으로 강을 이뤄

중원을 향해 흘러간다고 한다.


우린 전망대에 올라 기념 촬영을 한컷 찍고는 호수를 따라 걸었다.

호수 한 켠으로는 하얀 만년 설산이 끝모르게 뻗어나가 있고.....

그 앞으로 쫘악~ 펼쳐져 있는 끝없는 누우런 평야는 코발트빛 어링후와 어우러져 기막힌 풍광을 자아낸다.




























호수가 제주도의 3분의 1만하니 걸을 수는 없고, 차를 수시로 타고 내리면서 어링후를 만끽했다.

그러다가 높은 언덕배기에 차를 세우고 우린 타르초가 휘날리는 고원을 걸어 올랐다.













역시나 세찬 바람은 이곳에도 여지없이 불어재껴 타르초의 옴마니 파드메훔의 경문이 하늘까지 날아 오르게 한다.

나는 또 그 한가운데 들어서 한 동안 신령한 기운 속에 빠져들어 본다.


















내가 걸어오른 이 언덕배기가 얼마나 높을까....

호수와 주변의 길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이제 다시 차를 타고 어링후와 자링후가 한 눈에 보이는 쇠뿔상까지 오를것이다.

그곳은 해발 4600 미터가 넘는다.

이곳도 지금 이렇게나 바람이 세찬데, 혹시 날아가는건 아닐까....



까짓거 날아가면 어때?

이제 진정 황하 발원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건데....









Existence(Mantra) - Om Mani Padme H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