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 비아포 히스파닉 빙하(2015.7~

21.빙하의 치명적 아름다움...카르포고로( Karpogoro, 4,680m)가는 길...1

나베가 2016. 4. 2. 00:30

2015.7.26.일...


5시 기상, 6시반 아침식사, 7시 출발....





정말 고산증세였을까....??

아님 정말로 체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걸까....

아님...그냥 몸이 녹아드는 걸까....







일기는 커녕 짐정리도 안하고...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다 팽개쳐 놓은 체 그냥 잠이 들었다.

심지어 잠결에 깨어보니, 헤드랜턴 조차 켠채로다.






새벽에 일어나 정신없이 짐을 정리하고 패킹하느라 일출 따위는 생각할 여지도 없었다.

대충 짐을 꾸리고 밖으로 나가니, 기막힌 풍광이 나를 사로잡는다.


아!!

세상에~~






이미 해는 중천에 떴지만, 날씨가 환상이었다.

파아란 하늘에  바람에 실려가는 듯한 하얀 구름떼들이 하얀 설산과 어우러져 기가 막히다.


하얀 설산에 닿은 햇볕은 눈부시게 찬란했고,

골마다 하얀 만년설을 끼고 우뚝 서 있는 날카로운 바위산들은 살포시 구름층까지 두르고 있어 무슨 성체처럼 보였다.

어제 저녁때 본 풍광하고는 너무도 다르다.













그 모습이 너무 장관이라 다른 곳으로는 더이상 한 발자욱도 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음 땡이 되어 30여분 동안 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을 뿐이다.


아침을 먹고, 다리 다친 포터에게 약을 챙겨주고 오늘도 정확한 출발 예정시간에 출발을 했다.











포터들도 우리가 밥을 먹는 사이에 짐을 쌓고 이제 막 출발할 기세다

아무래도 주방과 키친텐트가 가장 늦게 철거하고,  또 반대로 가장 먼저 도착해 사이트를 구축하니.

포터들 중에서도 가장 민첩하고 체력이 좋은 포터가 맡아야 할것만 같다.

우리같으면 그러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더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들은 똑같은것 같다.







다시 설빙하로 들어서기 전에는 전과 똑같이 엄청난 모레인 빙하를 건너야 했다.










눈앞에 나타난 바위 너덜지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나이가 들수록 균형감각 마저 떨어져 자칫 잘못 디디면 그냥 또 바위와 함께 굴러떨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경사가 얼마나 심한 오르막길인 지....



















드디어 설빙하 가까이로 들어섰다.

집채만한 빙퇴석들이 만들어 낸 크레바스 사잇길로 걸으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아무리 그렇다 쳐도 저 멋진 설산과 파아란 하늘에 퍼져있는 양떼 구름에 수없이 탄성을 내지른다.

정말 기막힌 날씨다.






문득 뒤를 돌아다 보았다.

그러고 보니, 저 바코르다스 봉을 닮은 거대한 암산 바로 그 앞이 우리의 캠프사이트를 쳤던 곳이다.

끔찍한 빙퇴석과 바윗돌들과 크레바스가 난무한 너널지대를 포터들이 일렬로 빠져나오고 있다.

저 보이지 않는 캠프사이트의 돌산 아래서부터 올라쳤을테니, 얼마나 힘이 들까...















설빙하로 들어서기 직전, 포터들이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있다.

당연히 그래야지~



























세상에~

코앞이 평평한 설빙하 일것 처럼 보이더니만 이게 웬일이람~

저 엄청난 크레바스라니....











한 고비를 넘긴 포터들이 쉬고 있다.

30kg넘는 저 무거운 짐을 지고 동물적 균형감각으로 몸의 균형을 맞추며 저 미끄럽고 위험한 빙하 돌더미 길을 걷고 있으니

그 체력소모가 얼마나 클까....





뒤를 이어 크레바스의 험악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포터들을 바라보는 후세인의 표정에

긴장감이 돈다.










일렬로 줄을 잇고 험한 빙하 위를 걷고 있는 포터들의 뒷모습이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겐 순간 멋진 포커스가 되기도 했지만....

시야에 닿는것과는 너무도 다르게  끝없이 이어지는 험준한 빙하는 포터들에겐 잔인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모습에 반하여 이곳을 탐험코자 들어선 트래커에겐 또 얼마나 치명적인 아름다운 모습인가~

코앞인것 같아 보이지만 끝을 모를정도로 광활한  이 풍경.....





새털이 되어 운무의 향연을 펼치듯 하늘을 메우고 있는 구름은 더욱 더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자아내 준다.


 




드디어 설빙하의 한 가운데로 들어섰다.

비교적 평탄한 이 가운데로 들어서기가 어찌 그리 험란한 지....

인간이 들어설 수 없는 성역일 지 모른다는 생각이 여전히 또 든다.














고도가 점 점 높아지고 트래킹로도 점 점 더 험해지니, 포터들의 힘듦이 역력히 보인다.

저리 빙하바닥에 털푸덕이 앉아있으니 얼마나 엉덩이가 시릴까....

아니, 그보다 엉덩이가 젖으면 얼어붙을 텐데.....







저들을 보는 맘은 힘들어도 저들이 이곳에 있으니 기막힌 풍광이 되어주는건 어쩔 수 없다.

세상에서 오직 이곳...비아포 빙하에서만 볼 수 있는 풍광이 아닐까....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로서는 또한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바닥을 긋고 있는 이 흐름들은 무엇일까....

마치 거대한 눈설차가 한 바퀴 싸악 쓸고 내려간것 같은 느낌이다.

일행들보다 좀 뒤쳐져 걸어가고 있자니 그 뒷모습이 얼마나 판타스틱한 지....

탄성을 멈출 수가 없다.


아!!

오늘 정말 하늘까지...


 
















군데 군데 고여있는 에메랄드빛 빙하물은 우람한 암산이 배경이 되어주어 더욱 더 빛을 발한다.














아!

이 빙하 물줄기좀 봐~

이처럼 흘러 가다가 어느 순간 내리뚫린 구멍으로 폭포처럼 내리 쏟아 붓겠지??

이렇게 해서 크레바스가 생기는 걸까??






















잠시 배낭을 풀고 행동간식을 챙겨 먹는다.

무심코 먹어재끼는 사탕, 초콜릿 한 개가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가지고 있고 순간 에너지를 내 주는 지...

이처럼 무게와 사투를 벌이는 고산 트래킹을 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정말 무게때문에 딱 먹을 만큼만 챙겨가야 하기때문에 하루 정해진 양만 먹을 수 있다는....















아!!

오늘 처럼 이렇게도 감탄사를 많이 내뱉을 수 있을까나~

순간적으로 발걸음을 멈추는 순간에 절로 터지는 탄성....

어찌도 하늘의 구름이 이렇게 멋드러지게 퍼져나갈 수가 있단 말인가!







펼쳐지는 비경에 오늘은 어제와 달리 유난히 단체사진을 많이 찍는다.

모두들 지쳐서 앞만 보고 걷는게 아니라 수시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다보니, 자주 마주치는 것이다.

이왕이면 '써밋 카라코람' 에이전시에서 우리들을 위해 만든 환영 플랫카드도 들고....







 




























헐~

사비르의 이 포즈는??

크레바스 구멍의 깊이가 1km가 넘는다는데....어찌 그런 위험한 포즈를....ㅠㅠ






아이구~

크레바스가 점점 장난이 아니게 험악해지고 있다.

마치 조각난 비스켓 같이 바닥이 깨져버렸으니 어디로 가야할 지.....
























끊임없이 길을 찾아 걷는다.

진행방향이 그러다 보니 이쪽  설산을 보고 걸었다가 이내 또 반대편쪽 암산쪽을 향해 걷는다.

이렇게 여정내내 지그재그로 걷다간  100km가 아니라 수백 km를 걷게 될것만 같다.
























 
















La Traviata
(Act1) Prel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