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후기...
액션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거론된 수상과 후보에 오른것을 보고는 찾아서 보기로 했다.
우선 엔리오 모리꼬네가 영화음악에 참여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수상을 한것이 가장 첫번째 관심사였고,
두번째로는 내가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가장 큰 이유를 두는 촬영에 있었다.
수상을 하지는 못했어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것만으로도 호기심을 화악 자극했다.
물론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것도....
우선 이 영화가 주는 가장 압권은 하얀 설원에 자작나무 가득한 풍광에 마차가 달려오고 있는 도입부 장면이다.
광활한 하얀 설원....
하얀 자작나무 숲....
정말 이 장면만 보고와도 영화 스토리와 무관하게 아주 오랫동안 겨울이면 늘 생각이 날것만 같은 명장면이다.
머리로 느끼지는 못해도 영화배경과 스토리 전개에서 펼쳐지는 음악은 영화 레버넌트에서 느끼는 것처럼 온 몸에 배어들며 감동으로 이끈다.
그리고....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첫 도입부 40여분 이후부터 잡화점이라는 한 공간에서만 펼쳐지는....
배우들의 액션 보다는 스릴러물로서 극점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점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과 여주인공-제니퍼 제이슨 리가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하는 장면이다.
특히 우아한 장면과는 거리가 머언...현상금 대상이 되어있는 여죄수가 고통의 극을 달리고 있는 아주 처절한 장면에서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하는 모습이라니...
문명의 세계와는 거리가 머언...
남북전쟁이 끝난 이후의 날것 그대로인 험상궂음으로 가득한 살벌한 분위기에서 느닺없이 연주되는 피아노 선율과
기타를 치며 부르는 여 주인공의 노래는 그 어떤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감동과 함께 매혹적이며 극적이다.
그리고 각각 여러조각의 챕터로 나뉘어 펼쳐지는 극 전개방식도 재밌고
스릴러로서 점점 고조를 향해 달려가는 극 전개도 시간의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사무엘 L 잭슨과 커트러셀,제니퍼 제이슨 리를 비롯한 모두의 연기가 훌륭하니 더욱 그렇다.
단지 내 취향으로서 좀 거슬렸던건 지나친 날것의 모습이라고 할까....
인간적인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액션...
아무리 현상금이 걸린 사형수라할지라도 여자한테 대해지는 폭력성과 과하게 흘려지는 피....
암튼...
이 모든게 함께 어우러져 167분이라는 런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이다.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의 미국 역사물이면서 이제까지 본 타 서부영화와는 전혀 다른 명작....
전단지 하나 보지않고 그냥 본 것이 차라리 이런 모든 극적인 요소들을 자극하며 영화로 빠져들게 만든 영화였다.
정말....
마지막 반전이 놀라운 스릴러물로서의 재미도 톡톡하지만 처음 도입부의 설원 풍광은 두고 두고 회자될 만큼 압도적이다.
이 장면이 간절해 몇번이고 다시 보고픈 영화다.
감독/쿠엔틴 타란티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인터뷰에서 "내가 '헤이트풀8'을 70mm 카메라로 촬영했고,
'헤이트풀8'이 지난해 12월 25일에 70mm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곳에서 상영되길 바랐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출연/사무엘 L잭슨(현상금 사냥꾼 역), 커트 러셀 (교수형 집행인 역), 제니퍼 제이슨 리(여죄수 역), 윌튼 고긴스(보안관 역)
아카데미 수상/ 수상:음악상
후보: 여우조연상,촬영상
골든글로브 수상/ 수상:음악상
후보: 여우조연상,각본상,
전세계가 극찬한 예고편....
국가대표 8인의 감독의 추천 영상물....
[헤이트풀8] 사무엘 L. 잭슨, 선과 악의 경계를 넘어
[씨네21 = 글:김현수]
사무엘L.잭슨
착한 편인지 나쁜 편인지 아무래도 분간이 안 되는 묘한 미소, 은근히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리드미컬한 웃음소리,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특유의 날카로운 억양, 여기다 세계 욕 배틀 대회가 있다면 한번 이상은 꼭 챔피언 자리에 올랐을 법한 무시무시한 욕설까지. 많은 영화 팬들이 새뮤얼 L. 잭슨의 대표적인 연기 특징이라며 꼽는 것들이다. 소위 말하는 꽃미남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도 아닌데 그는 어느새 해리슨 포드에 이어 역대 북미 최고의 흥행 수익을 올린 배우 2위에 올랐다. 심지어 오른 게 아니라 얼마 전까지는 그가 1위였다. 배우의 인지도를 단순 비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윌 스미스나 모건 프리먼이 아니라 새뮤얼 L. 잭슨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그 비결은 일단 그가 21세기 할리우드에서 가장 거대한 두개의 프로젝트 <어벤져스>와 <스타워즈> 시리즈에 모두 출연했기 때문이다. 단지 출연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코믹스와 판타지를 기반으로 하는 두 영화 세계에서 각각 쉴드의 수장 닉 퓨리와 마스터 제다이 메이스 윈두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모두 연기할 수 있었다는 데 주목하자. 그건 역시 다른 누구도 아닌 새뮤얼 L. 잭슨이기에 가능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배우로서 선함과 악함, 양극단의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그의 연기력은 출연작 전체의 특징으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에서 그가 주로 연기한 캐릭터는 악질 중에서도 최악의 악당 축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펄프 픽션>에서 치즈 버거를 좋아하는 건달 줄스 윈필드는 지금의 새뮤얼 L. 잭슨이란 배우를 만들어준 일생일대의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는 성경 구절을 읊으며 방아쇠를 당기는 극악무도한 건달이다. <재키 브라운>의 징글징글한 마약밀매업자 오델 로비나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악랄한 하인 스티븐 역시 흑인의 정체성을 역이용하는 지독한 캐릭터였다. 뿐만 아니라 <로보캅>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극우 성향 TV 방송 진행자 팻 노박이나 프랭크 밀러 감독의 영화 <스피릿>의 악당 옥토퍼스, <언브레이커블>의 엘리야 프라이스 등도 모두 새뮤얼 L. 잭슨이 갖고 있는 ‘다크 사이드’의 매력을 적절히 이용해 탄생한 캐릭터였다.
반면에 그와는 반대의 영역에 선 인물들이라 할 수 있는 영화들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대표적으로 <다이하드3>에서 테러사건에 연루되는 전파상 제우스나 <롱 키스 굿나잇>의 삼류 탐정 밋치 헤니시 혹은 <네고시에이터>에서 동료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인질극을 벌이는 형사 데니 로맨이나 <타임 투 킬>에서 인종차별에 희생당한 딸을 대신해 복수하는 칼리 하일리 등 주로 1990년대 후반에 새뮤얼 L. 잭슨이 <펄프 픽션> 이후 선택했던 캐릭터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그의 출연작 가운데 비교적 선한 영역에 놓인 인물들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선함의 정점에 놓인 캐릭터가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다이 메이스 윈두이다. 출연작 전체를 아우르는 복잡한 캐릭터의 양상을 어렵지 않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8번째 영화 <헤이트풀8>의 마커스 워렌이 과연 어느 편인지를 판단해보는 것은 새뮤얼 L. 잭슨이란 배우의 매력으로 향하는 일종의 지름길이다.
남북전쟁이 끝난 이후의 시대가 배경인 <헤이트풀8>에서 그가 연기하는 마커스 워렌은 전직 장교 출신으로, 지금은 지명수배된 악질 범죄자들을 잡아 법원에 넘기는 일을 하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새빨간 타이를 매고 쌍권총을 양 허벅지에 두른 채 눈 덮인 설원 위를 누비는 그는, 어디인지 모를 레드락이란 도시로 가는 마지막 마차에 무임승차한다. 그가 방금 죽인 세구의 시체를 레드락까지 운반해야만 현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캐릭터의 등장만으로는 관객이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강인한 폭력적 성향과 마주하겠지만, 어쨌든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는 선과 악의 경계를 나누기가 어렵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밝혀지게 될 그의 분노의 원인이 곧 어느 편인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되기는 한다. 거기에는 영화 전체의 주제의식뿐만 아니라 타란티노 감독이 새뮤얼 L. 잭슨을 이 영화에 캐스팅한 이유도 함께 담겨 있을 것이다.
흑인 장교 출신 현상금 사냥꾼 마커스 워렌의 증오심이 가리키는 건 다른 누군가라기보다는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자기 자신에 가깝다. 그는 흑인으로 태어나 백색 지옥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백인들을 무장해제시켜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즉, 내가 먼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고 마는 폭력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보다 더욱 강력한 증오심 혹은 쌍권총으로 대표되는 폭력을 품고 사는 수밖에 없다. 그럼 그의 폭력을, 쌍권총을 우린 어디에 위치시켜서 생각해야 할까. 이쯤에서 다시 두 부류로 나눠본 그의 출연작 속 캐릭터 유형을 돌이켜보자. 새뮤얼 L. 잭슨이 연기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이 영화 안에서 휘둘렀던 폭력의 유형 중 과연 어떤 것을 옹호해야 할지 고민되는 영화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타임 투 킬>의 주인공 카일은 자신의 딸을 죽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직접 쏴죽이고는 “결코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1971년작인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샤프트>의 존 샤프트 형사는 인종차별주의자 갑부 아들(크리스천 베일)에게 방아쇠를 당긴 피해자의 엄마를 향해 슬쩍 미소를 지어 보인다.
새뮤얼 L. 잭슨이 60여편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일관적으로 벗어나지 않고 던지는 질문이 바로 마커스 워렌의 쌍권총이 아닐까. 인종과 폭력. 지금의 미국 사회 혹은 전세계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들 말이다. 새하얀 설원이 배경인 <헤이트폴8>에서 타란티노 감독이 새뮤얼 L. 잭슨에게 직접 영화의 어떤 장면 혹은 어떤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냐고 묻자, 그는 “마커스 워렌이 흑인이란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8>가, 그리고 새뮤얼 L. 잭슨이 자신의 배우 인생 전체를 통해 쉴 새 없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이처럼 그 캐릭터가 선한 쪽에 있든 악한 쪽에 있든 상관없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 같다.
메인 예고편....
눈보라 속에 갇힌 비밀스러운 8인 <헤이트풀8>
[씨네21 = 글: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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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8>는 예의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에 비해 그가 사랑하는 걸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비교적 희미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타란티노 영화의 사운드트랙들이 옛 노래들이 모인 컴필레이션인 데 반해 이번 O.S.T를 (웨스턴영화 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새로 만든 음악들로 채웠다는 점은, <헤이트풀8>가 타란티노의 유일한 ‘오리지널’ 웨스턴이라는 지표처럼 보인다.
남북전쟁이 끝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눈 덮인 와이오밍. 워렌 소령(새뮤얼 L. 잭슨)은 죄수 데이지 도머그(제니퍼 제이슨 리)를 이송하고 있는 존 루스(커트 러셀)의 도움을 받아 레드락으로 향한다. 그 와중에 자신을 레드락의 새 보안관이라고 소개하는 크리스 매닉스(월턴 고긴스)와 동행하게 된다. 눈보라가 점점 심해지면서 네 사람은 한 잡화점에 몸을 피하고, 먼저 도착해 있던 오스왈도 모브레이(팀 로스), 조 게이지(마이클 매드슨), 멕시코인 밥(데미안 비치르), 샌포드 스미더스(브루스 던)를 만난다. 워렌은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그들이 자리한 공간은 금세 서로를 향한 불신으로 가득 찬다.
여러 챕터로 나뉘어 있고 여덟명의 주연이 등장하지만, <헤이트풀8>는 의외로 한정된 공간에서 사건들이 벌어진다. 초반 40분을 지나면 모든 일들이 잡화점 내부에서만 진행된다. 잡화점의 미스터리를 일거에 정리한 다섯 번째 챕터를 제외하면 유일한 플래시백조차 서사의 중추와는 거리가 먼 곁다리에 불과해 폐쇄적인 느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진다. 공간이 제한된 만큼 벌어지는 사건 역시 적다. 그러나 타란티노는 긴장을 서서히 퍼트리며 3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이끌어나간다. 그의 무기는 다름 아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 인물들은 대부분 그날 처음 만난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그들이 나누는 대화만으로 각자의 내력과 관계를 이해시킨다. 앞서 등장한 자잘한 실마리들은 금세 이야기를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세워놓는다. 여덟 사람이 모두 거짓을 늘어놓고 있다는 가정과 남북전쟁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미스터리를 부풀릴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살아남은 인물이 누구인지 목격할 때 비로소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헤이트풀8' 타란티노 특유의 농담과 살육전을 좋아한다면....
타란티노 감독은 왜 ‘헤이트풀8’에 아날로그를 고집했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8>은 결코 일반 관객들에게 쉽지만은 않은 영화다. 그것은 영화가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껏 멀티플렉스관에 상영되곤 하던 빠르게 전개되는 자극적인 영상과 속도감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다는 뜻이다.
영화 시작에 눈 덮인 예수상에서 카메라가 천천히 빠져나오며 저 뒤편으로 펼쳐지는 새하얀 설원 위로 말들이 끄는 마차 한 대가 화면 앞까지 달려오는 롱테이크는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영화 속 카메라는 여러 공간과 시간 속 인물들을 넘나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상황들을 보려 하지 않는다. 대신 마치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한 공간에 붙박아 놓고 그 안에 담겨진 내밀한 이야기들을 반전에 반전으로 드러내보여주려 한다.
눈보라 때문에 한 잡화점에 모이게 된 8명은 저 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그들은 결코 선과 악으로 구분될 수 있는 그런 인물들이 아니다. 무언가 숨겨진 속내들이 있고, 그것은 그들의 출신이나 갖게 된 직업 그리고 나아가 피부색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이처럼 저마다의 욕망들을 갖고 모이게 된 8인이 벌이는 죽고 죽이는 살벌하지만 그 타란티노 특유의 농담이 섞인 살육전은 미국 역사와 절묘하게 중첩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 마치 <저수지의 개들>을 다시 보는 듯한 기막힌 타란티노식 심리극이 총잡이들의 사투로 풀어지는 흥미진진한 긴박감을 만들어내지만 사실 거의 한 시간에 걸친 도입 부분의 인물들에 대한 길고 긴 수다와 농담들은 미국의 문화나 역사를 잘 모르는 관객들 입장에서 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놀라운 건 무려 167분에 달하는 런닝타임을 갖고 있는 이 영화가 그 긴 시간 동안 보여주는 이야기의 공간은 좁은 잡화점 한 곳에 거의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아날로그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단지 타란티노가 이 영화를 울트라 파나비전 70(Ultra Panavision 70) 렌즈에 70mm필름으로 찍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그 고집스런 선택으로 이미 디지털화되어 있는 미국의 영화관에 영사기를 세워 돌리기 위한 막대한 투자가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놀랍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카메라와 필름의 질감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아날로그적인 건 서부극이라는 장르가 그렇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그저 총잡이들의 스펙터클이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심리극을 한 공간에서 보여주는 그 대목이다.
울트라 파나비전이라는 어찌 보면 과거의 스펙터클 영화를 찍어내던 방식을 가져오지만 결과적으로는 작은 잡화점 안에 카메라를 세워놓았다는 건 그래서 아이러니다. 아마도 타란티노에게는 울트라 파나비전도 저 <벤허>의 질감이 보여줬던 것처럼 이제는 스펙터클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아날로그적 감흥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헤이트풀8>은 그래서 마치 잘 짜여진 대본을 갖춘 한 편의 연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타란티노의 이 옛 방식을 고집한 촬영은 그래서 지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들과 마찰을 빚는다. 이미 디지털화되어 있고 또 어찌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3D에서 4D까지 나가며 관객들을 태울 준비가 되어 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과 아날로그 방식의 <헤이트풀8>은 그래서 마치 일대 대결을 벌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단 몇 초 동안 자극에 자극을 이어가는 작금의 영화들의 시각적이고 순간적인 현란함에 옛날 방식의 어찌 보면 ‘진짜 영화’들이 그리워지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충분히 그 감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타란티노식의 핏빛 농담은 덤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2016년 88회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엔리오 모리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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