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제주도....

7.딸과의 제주여행 마지막.../성산 일출봉 산책&까페...월정리 해변...

나베가 2016. 3. 1. 18:16




거문오름을 나와 성산 일출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래도 제주에 와서 성산 일출봉을 안 들리고 간다는건 왠지 용납이 안되는게...

신혼여행 왔을때의 강렬함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뒤늦게 온 지라 일출을 보기위해 꼭두새벽에 왔을때와는 오는 길이 사뭇 낯설었지만 그래도 먼발치서 보는 성산 일출봉의 멋은

가히 압권이다.





게으른 사람이 우리만 있는것은 아닌가 부다.ㅎㅎ

모두들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같이 올것만 같지만 작년에 왔을때는 터엉 비어있었던 주차장이 대 만원이다.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성산 일출봉을 향해 걸었다.

정상은 올라가지 않더라도 저 드넓은 초원 위를 걷고싶어 매표를 할까...잠시 매표소에서 주춤거렸지만 우린 이내 발길을 돌려 올레길쪽으로 향했다.







성산일출봉의 가장 압권은

일출 다음으로는 어쩌면 이곳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경일지도 모르겠다.

30년을 넘긴 기인 세월에도 내 뇌릿속엔  바로 이 광활한 평원의 오르막 길로 가득하니까....


한동안 서서 이 매혹적일 만큼 아름다운 성산일출봉의 평원을 즐기며 사진을 찍었다.






올레 길로 들어섰다.

이곳에서 우도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 길도 정말이지 환상이다.

오늘은 쓸쓸한 겨울이라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봄에 반대로 우도 선착장쪽에서 출발해서 걷다보면

내내 성산일출봉을 보면서 걸어서  유채와 야생화가 사방에 피어있는 올레 길을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은 행복 충만함 길이다.










옆길로 빠지니 이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 올레 길은 봄에 걸어야 제격이다.

유채와 야생화가 빠진 올레 길은 육지와는 달리 초록이 있어도 왠 지 쓸쓸하다.


























우리는 올레 길을 걷자고 들어선 것은 아니었기에 성산 일출봉의 조망권이 아름다운 까페에 가기로 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사진을 찍으며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컨닝을 하게 된 까페로 들어섰다.


COFFEE ROAD

아이야


누가 봐도 이 간판이 있는 초 현대식 건물이 까페일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하여 출입구를 찾기위해 아무리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까페 출입구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까페같지도 않다.

그때 이 초현대식 건물 바로 옆에 있는 ...누가 봐도 한정식 집으로 보이는 릴리리 기와집 건물이 까페라는걸 알아차렸다.

세상에~~


그러고 보니 사진 한 장도 없네~






아주 고즈넋한 고궁같아 보이기까지 한 릴리리 기와집 까페....

안으로 들어서니 현대식이다. 아니 창문이나 2층 다락방으로 이어진 곳은 한옥의 느낌이 들지만 지하로 들어서면 완전 초현대식이다.

꼭 내려가 보라는 컨닝으로 들은 소리에 들어서자 마자 지하로 내려갔다.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벽화와 스테인드 글라스,은은한 조명과 아름다운 색채감 등 실내 장식들이 눈을 현혹시킬 만큼 외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이었다.



   








이곳에도 다락방은 있었다.










독서 토론을 해야만 할것같은 분위기의 넓다란 탁자와 안락한 의자...

그리고 한 쪽 벽을 가득 메운 서재형 책장 등....

전혀 예상치 못한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은 레스토랑이었다.












   










지하 레스토랑에서 올라와 창가 자리에 앉았다.

바다가 양 쪽으로 이어진 창으로 환히 들어오는게 기막힌 자리다.







    건물 외관부터 엄청난 자본이 들어간 까페답게 그야말로 전문 까페임이 사방에서 물씬 풍겨난다.

언뜻보아도 프로인것같은 분위기의 바리스타가 한 켠에선 드립커피를 내리고 있다.

그것도 외국인이다.


                   












커피 매니아인 내게도 메뉴판을 펼쳐보니 생소한 이름의 메뉴들이 가득하다.

아가씨를 불러서 생소한 커피 메뉴들에 대해 물어보고는 추천 커피를 주문했다.


에고~

메뉴판 사진이라도 한 컷 찍어놓을걸....

벌써 이름은 까마득하다.

하지만 커피맛은 정말 예술이었다는 것.....

특히 왼쪽 사진의 에스프레소  마끼아또와 비슷하게 생긴 커피는 정말 기가막혔다는 것....




    





분위기가 좋아서 생각을 잊고 오랫동안 까페에 있었다.

오늘이 여행 마지막날 이라는것도....

막 비행기 이지만 7시반까지 렌트 카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도 까마득히 잊은 채....



발길을 서둘러 나오며 까페인것 같이 생긴 바로 옆건물의 영락재를 들여다 보았다.

방이 많은것 같지 않아 예약이 쉽진 않을것 같지만 다음엔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산 일출봉에 올라 환상적 일출도 보기 쉽고....

우도에 가기도 쉽고....

올레 길을 걸어도 좋고....

기막힌 커피뿐만 아니라 지하 레스토랑에서 환상적인 음식도 먹어보고 싶고....


제주 어디든 도심을 제외하고는 뷰는 다 기막힐것 같지만 이 곳이 그중 최고일것 같다는...ㅎㅎ























늦은 오후로 접어들어서 빛이 다르니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이 다르다.

더욱 호젖한 느낌의 성산 일출봉의 풍광이 환상이다.







시간이 무척 많을것 같았는데....

혹시라도 도심에서 트래픽에 걸릴것을 감안하면 여유를 부릴 시간은 아니었다.

어디 가서 저녁을 근사하게 먹을 여유도 만만찮다.

일단은 공항에 가서 랜트카를 반환하고 저녁 상황은 고려해 보기로 하고 해안도로를 달렸다.







그림같은 까페들이 즐비하고 백사장이 아름다운 월정리 해변이다.

작년엔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 카메라를 들고 해변은 고사하고 도로가에 나설 수 조차 없었다.

백사장 모래가 사막의 모래폭풍 처럼 불어재껴서....

그래도 오늘은 바람이 잦아 해변에서 놀긴 딱 좋다.











파아란 하늘에 가득한 뭉게구름들도 너무나 멋지고...

저 만큼 바다 끝으로 보이는 바람개비들도 환상이다.










까페에서 앙증맞게 길섶에 내놓은 의자와 작은 탁자들도 이쁘다.

이곳에 앉아 해변을 바라보라는 의미보다는 사진을 찍으라는 배려다.

마침 사람이 없어 우린 이곳에 앉아 잠시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에 젖어들었다.






해안가를 걸으며 앙증맞고도 이쁜 까페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그러면서 어느 까페를 들어갈까....점쳐 보는것이다.

일단 창가 자리가 있는 지 노려보면서.....ㅎ










백사장으로 내려갔다.

하얀 모래가 얼마나 고운 지, 입으로 호~ 불면 순식간에 다 날아갈 정도다.

그러니 바람이 세게 불면 백사장의 모래가 폭풍처럼 일어 도로가에 산처럼 쌓인다.

까페 안에서가 아니면 렌즈를 버릴까봐 카메라를 들고 나설 수가 없는 것이다.


작년엔 그래서 해안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웠는데, 오늘은 백사장에 내려서 맘껏 사진도 찍고....

파도를 따라 맘껏 걸어도 본다.

잔잔하게 밀려드는 파도가 이쁘다.















































해안가를 따라 월정리 해변 끝까지 걸어 가보며, 앙증맞은 의자에 잠깐씩 앉아보며 까페 주인장들의 배려도 맘껏 즐겨본다.

이런 작은 행위들이 마냥 즐겁다.










잠시 서서 백사장의 연인들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역시 모래위에 커다랗게 하트를 그리고 그 가운에 둘의 이름을 써 넣는것은 영원한 연인들의 아이템인것 같다.


































월정리 해변을 끝으로 우리 모녀의 제주도 여행은 끝을 맺었다.

그렇게도 한가롭던 제주 여행길에서도 공항으로 가는 길은 트래픽을 일으켰다.

공연히 어디가서 저녁을 먹고 간다했으면 랜트 카 반환시점을 넘길 뻔 했다.


공항에 들어서자 마자 수속을 밟고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냈다.

꽉찬 3박4일의 행복하고도 여유로왔던 여정이 주마등 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난다.


딸은 나와는 달리 집에 가면 또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겠지?

어쩌면 비워졌던 3박4일의 일정을 채우느라 훨씬 더 바빠질 수도 있겠지만 능률은 훨씬 더 오르지않을까....ㅎㅎ


앞으로 얼마나 자주 둘만의 여행을 다닐 수 있을 지....

이제는 아이들이 점 점 커가니 언제든 떠나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

지금도 시간내기가 이리도 힘든데, 저들의 삶이 꾸려지면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Antonin Dvorak ,1841 ~ 1904
Rusalka B. 203 (Op.114) 
(Act I) Song to the moon
달에 부치는 노래


Lesley Garrett, sop 
London Philharmonia Orchestra
Andrew Greenwood, c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