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렇게 매혹적인 노오란 밀밭이 끝없이 펼쳐진 들녘 풍광에 사로잡혔었는 지...
이내 까마득해진 느낌이다.
다시 험준한 낙석 지역의 파노라마 속으로 들어섰다.
잿빛 강물의 일렁임은 멀리 차안에서 보기에도 거세다.
강섶으론 수없이 무너져 내린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즐비하고...
가까스로 박혀있는 흙벽속의 돌덩이들은 여전히 낙석의 현재 진행형이다.
다시 간간히 노란색의 밀밭과 초록 숲이 보인다.
수직으로 솟아 오른 거벽의 위용은 운무속에 그 뾰족함을 드러내며 더욱 날카로움을 더했고,
그 만큼 보는 이를 압도했다.
아!!
무슨 말이 필요할까...
한 덩이로 솟아 오른 저 위용...
아니, 말문이 막혀 탄성조차 내 지르지 못했다.
뉴 칸데 마을을 지나 올드 칸데로 해서 카네 마을까지 내려가 보기로 하고 계속 달렸다.
올라올때와는 창밖으로 들어오는 풍광이 반대 방향이라서 완전히 다른 풍광을 보여주고 있음에 같은 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풍광이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거벽들은 차가 달릴 수록 믿을 수 없는 풍광속으로 우리를 빠뜨렸다.
뭐랄까....
마치도 거대한 무대장치 앞으로 끝없이 돌아가는 스크린 같다고나 할까....
수많은 풍광들이 거벽앞 무대위에서 춤을 추는것만 같다고 할까...
심한 덜컹거림 속에서도 카메라를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거대 양 암산 사이로 마을을 끼고 굽이치는 후세 강이 그림같다.
후세 강은 인더스 강의 상류로 흐르는 물줄기로 멀리 곤도고로라 빙하지대와 마나슬로바 빙하계곡에서 발원되어
사이초부근에서 K6,K7계곡 빙하 물줄기와 합류되어 후세마을을 지나고
칸데 마을을 지나 구비 구비흘러 스카르두쪽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마치 샹그릴라인 듯한 농경지와 푸르른 녹음...
그 굽이치는 강섶 옆으로 들어선 마을이 제법 크다.
바로 올드칸데다.
이렇게도 아름답고 비옥한 삶의 터전에 산사태가 쏟아져 내려 마을을 뒤덮어 버렸다는 말이잖아~
대체 그곳이 어디란 거지??
눈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즈음, 임티아스가 손짓을 하며 입을 연다.
저 곳이 바로 산사태가 난곳이라고...
그러면서 자신의 집의 위치까지 알려준다.
그러고 보니, 그곳만이 돌과 흙더미다.
그 가운데로는 그때 생긴 물고랑이 사방에서 흘러들어 후세 강으로 간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빼곡했을 돌 집들.....
순간 그 당시의 사태가 눈앞을 스치며 몸서리가 쳐졌다.
그리고 그렇게도 예쁜 뉴 칸데의 거처가 마련되기까지 그들이 겪어냈을 고충들과
그들이 그렇게도 자기들 집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했음까지 한데 어우러져 그만 맘이 울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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