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92.파키스탄3부/후세 계곡 (Hushey Valley) 의 환상풍광과 이들의 삶을 엿본 마을 골목....

나베가 2015. 4. 15. 01:41

 

 

 

마을 바깥쪽을 바라보면 그림같은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험악한 돌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을것만 같은데...

어찌 그 아래로는 이렇게 비옥한 농경지가 펼쳐지는 지....

두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풍광이다.

 

수천 미터가 넘는 만년 설산 아래로 그림같은 초원과 야생화 만발한 천상의 화원이 존재한다는 걸

처음으로 스위스에 발을 디디면서 그제서야 진실로 믿었건만...

파키스탄 카라코람에 발을 딛고서는 그와는 또 다른 풍광의 믿을 수 없음이다.

돌산과 사막아래로 ...아니 어느 순간 뿅~ 하고 나타난 외계처럼 그 한 가운데로 초원과 마을이 있다는게...

 

 

 

마을 길을 따라 걷다가 골목으로 들어섰다.

어디를 갔다가 돌아오는건 지, 한 무리의 여인네들이 골목으로 들어선다.

가까이 달려가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이곳에서는 여인들은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멀찌감치 서서 렌즈를 당겨본다.

 

 

 

 

 

역시 여행자에 가장 관심을 갖는 이는 동네 꼬마들이다.

글쎄~ 한 가족일까....

이슬람 종교때문인 지, 아니면 농경사회인 지라 자식을 많이 낳는건 지

한 가족 자녀수가 많다.

이중 한 녀석이 자꾸 뒤를 돌아보며 우리를 흘끗 거린다.

초콜릿이라도 달래볼까...그런 심사인데 용기가 없는걸까....

막내동이를 다부지게 업고 가는 여자아이가 눈길을 자꾸 잡는다.

우리도 언니들이 우리를 업어서 키웠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딱 우리나라의 4~50년 전 풍광으로 그리 낯설지도 않다.

 

 

 

 

녀석~

용기를 낼 수 없었는 지, 초콜릿과 캔디 달라는 소리 한 마디 못하고 그냥 누나를 앞서 간다.

 

말 안하길 잘했어~

괜히 기대했다가 더 섭섭했을거야~

우리 암것도 없었거든.

 

 

 

 

 

헐~ 이녀석 봐라~

우릴 보고 어쩌면 이렇게도 활짝 웃지?

에잇~

이럴줄 알았으면 칸데에서 처럼 구멍가게에 가서 사탕이라도 좀 사올걸 그랬잖아~

그냥 지나치기가 못내 안타깝다.

 

 

 

 

 

 

 

 

 

 

집집 마다 닭을 키우는 모습이다.

매일같이 알을 낳아주는 집안의 보물일 터다.

그리고 아마도 여행자들에게 팔기도 할테니 농사와 함께 가정 경제의 주축이 될것도 같다.

우리가 K2여정을 마치고 아스꼴리에서 샀던것 처럼...

역시 이 모습도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따끈 따끈한 달걀을 꺼내 엄마에게 가져다 주었던 일....

 

 

 

 

 

 

 

 

그때 저 만치서 한 가족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여자만 있는것이 아니니, 걍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역시 재빠르게 여자는 고개를 돌려 버린다.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남자는 자신이 찍힌게 궁금한 건 지, 여행자인 내가 궁금한건 지 자꾸 뒤를 돌아본다.

ㅎㅎ

 

 

 

 

 

 

 

 

골목을 빠져나오니, 다시 마을 중앙통로다,

아무래도 이곳이 마을의 광장 같은 곳인것 같다.

 

 

 

 

 

또 다른 골목으로 들어섰다.

 

헐!!

이녀석들은 또 뭐야~

 

역시 이들도 한 가족같아 보이는데, 땔감을 주어가는 모양이다.

카메라를 들이미니 잽싸게 포즈까지 취해준다.

 

녀석들~ 귀여운걸~

에구~ 저 갓난 애기같은 막내둥이 좀 봐~

그래두 지 키만한 걸 집어들었는 걸~ ㅎㅎ

 

 

 

 

 

 

 

 

 

 

 

 

 

 

 

 

 

 

골목을 빠져나오니, 이번에도  또 반대편쪽으로 그림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하긴, 마을을  빠져나오면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판타스틱한 풍광이 아닌곳이 없거늘...

하늘에 닿을 듯 치솟은 암산의 위용에

노랗게 익은 밀밭....

운무..... 

 

 

 

 

 

 

 

까마득한 아래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노랗게 익은 밀밭의 향연이 평야처럼 끝없어 보인다.

아니, 저 막다른 암산 옆으로 들어서면 나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유토피아의 세계가 펼쳐질것만 같은....

그런 착각 마저 든다.

 

세상에~

저 끝으로 들어가면 바로 차라쿠사 지역이 아닌게벼~

발토로 빙하지역의 트랑고 타워등과 같이 고산에서의 거벽 등반의 최적 대상지로 인기가 높은 곳...

이 지역의 7,000m급 봉우리중 아직까지 등정되지 않은 유명한  K6 (7,281m)를 비롯하여 수직 암탑들로 구성된 K7 (6,934m),

암빙 설벽으로 혼합된 카푸라(6,544m),링크 사르(7,041m)등과 비교적 단단한 암질로 구성된 5~6,000m 급 수직벽들이

수두룩하게 산재하고 있는 거벽 등반의 파라다이스잖아~

 

아!!

근데 이게 무슨 험악한 고산 가는 길의 풍광일까...

 

정신차려~

고산 거벽의 메카...파라다이스가 맞아~

눈을 뜨고 노랑색의 유혹에서 벗어나 저 하늘을 뚫을 듯 솟아있는 거벽들을 봐!!

 

 

 

 

 

 

 

 

 

헐!

어느새 나타난 거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발 아래로 버럭이와 헤마옛이 보인다.

한시간 남짓 떨어져 있었다고 이렇게 반가울 수가...

아니지, 우리도 저 끝...거벽 바로 밑의 풍광이 몹시도 궁금하다우~

어서 와서 그곳에서 본 것을 얘기해 주오~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년 전 어느 한 순간을 돌은 듯...

후세에서의 산책을 끝내고 칸데로 발길을 돌렸다.

삶이 늘 그렇듯...

돌아올땐 또 방향이 다르니, 또 다른 풍광이 나를 사로잡는다.

하나의 거대한 돌덩이 같던 거벽대신 이곳은 또 특이한 지형처럼 수많은 형태의 문향과 결을 가지고 있다.

이 또한 기막힌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출렁이는 나무다리를 건널때 마다 삐거덕 거리는 소리와 흔들거리는 출렁임은 익사이팅을 즐기게도 하지만

여전히 숨을 죽이게 만든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 낙석 위험지구는 여전히 계속되었고....

그 아래로 겁없이 나 있는 실같은 길은 차라리 달릴때 보다 먼발치서 바라볼때 더 현기증을 일으킨다.

 

 

 

 

 

 

바윗돌을 놀이기구 삼아 놀고 있는 녀석들이 보인다.

우리 차가 지나치자 녀석들 정신없이 차 뒤를 따라온다.

글쎄~~

초콜릿 하나라도 얻을까 싶어서일게다.ㅠㅠ

 

이번 여정은 워낙 힘들고 기인 여정이라 여유가 없었어서 아이들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ㅠㅠ

아프리카와 처음 안나푸르나를 방문했을때는 만나는 아이마다 초콜릿과 캔디, 볼팬...등을 선물로 주었건만...ㅠㅠ

 

 

 

 

 

어느새 칸데 어귀 농경지에 다달았다.

어느새 우리 차를 보았는 지 모두들 달려온다.

젤 먼저 칸데의 명가수이자 쿡인 아저씨가 달려왔다.

 

이렇게 반가워 할 수가 있을까...ㅎㅎ

 

올때 태워왔던 아이들과 어른들을 다시 차 뒤에 태우고 칸데로 들어섰다.

 

 

 

 

 

 

 

Elgar
Cello Concerto in E minor, Op.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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