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봐서는 K2의 온전한 모습을 다시는 못볼것 같더니만, 어느사이 저토록 구름을 다 떨궈내 버리다니...,
사알짝 한 줄기 구름만을 흩날린 채 또 본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다.
가던 발걸음을 또 멈출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
이곳을 떠나기 전 저렇게 멋진 K2를 배경으로 인증 샷을 남겨야잖아~
이런 마음은 모두 한결같았는 지 마치 약속이나 한것 처럼 모두 멈춰섰다.
혼자서도 찍고, 셋이서도 찍고 그리고 단체사진으로 확장되어져 갔다.
우리를 사로잡은건 비단 K2 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둘러치고 있는 모든 풍광들이 마치 펜으로 그린 듯 날카로운 본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믿겨지지 않는 풍광들...이 매혹적인 풍광앞에서 그만 망연 자실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행들이 어느새 저 만치 앞서가고 있다.
그 풍광마저도 기막히다.
이런 나를 두고 갈 수 없었는 지, 헤마옛이 가던 길을 멈추고 서 있다.
내겐 그가 마치 포토 존에 서서 사진을 한 컷 날려달라고 하는듯이 보인다. ㅎ
헤마옛이 기다리니 발걸음을 떼었지만, 왠지 조만간 K2가 그 한가닥 걸쳤던 구름마저도 벗어질것 같아 자꾸 뒤를 돌아본다.
아!!
그런데 정말 간절한 소망이 정령에게 닿은듯 K2는 한 줄기 구름을 거의 오른쪽으로 밀어내고 거의 온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인증샷을 다시 날리기 시작했다.
K2 정상부분의 구름들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오른쪽 부분의 구름이 밀려나가고 또 왼쪽에 있던 구름이 안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왼쪽에 걸쳤던 구름이 뒷편으로 싸악 지나갔으면 좋으련만...
가던 발걸음을 또 멈추고 K2를 바라본다.
아!!
이제 왼편은 아주 깨끗해졌어~
대신 왼편에 있던 구름이 중심부를 지나고 있네~
저 구름만 화악 지나가 버려준다면 정말 기막힐텐데...
잠시 흥분감과 함께 안타까움과 기대감과 조급함이 뒤범벅이 되어 달려든다.
그러나 이내 마음은 평온함으로 잦아들었다.
더이상 K2의 구름은 벗겨지지 않았고, 언제나 Z기류가 흐르고 있어 상층부엔 구름이 벗겨질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지금 저 자태만으로도 너무나 완전한 모습이라는걸 ....
더 이상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는 걸......
브로드피크 윗부분도 구름이 내려앉아 만년설을 다 뒤덮어 버렸지만, 또 거대한 암벽을 중심으로 파아란 하늘에 사방으로 뻗쳐나간 흰구름이
또 장관이었다.
브로드피크의 온전한 모습과는 또 완전히 다른 모습...
그런가 하면 오른편으로는 고드윈오스틴 빙하가 단 한줄기 흰 빛으로 보이며 거대한 암산 덩어리의 날카로우면서도 이색적인 색채와 자태가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봐도 봐도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어느사이 또 브로드피크의 만년설을 덮었던 구름들이 싸악 벗어졌다.
도대체 구름의 속도는 어느정도일까...
얼마나 빠른 것일까....
문득 작년에 쿰부히말라야에 갔을때 추쿵에서의 구름 속도가 떠올려졌다.
순식간에 그야말로 까마득한 아래에서 올라오던 구름이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달려들어 완전히 실체를 찾기 힘들정도였음을...
K2와 주변 산군에 매료되어 그리 발걸음을 멈췄어도 어느사이 이리도 많이 걸어 내려왔는 지, 이제는 다시 스노우 돔과 초고리사의 모습이
또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잠시 쉬고 있는 포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커다란 바위가 포터들이 짐을 맨채 잠시 앉아 있다가기 딱 안성맞춤이다.
한 폭의 그림처럼 멋지다!
이제는 고드윈 오스틴 빙하와 K2의 시야에서 벗어나 콩코르디아 쪽으로 들어섰다.
K2bc로 출발할때 보았던 모레인 빙하사이로 거대한 크레바스가 있고 빙하계곡이 있던 지대로 들어섰다.
발토르캉그리와 스노우 돔, 초고리사를 멀리 배경으로 그 앞으로 펼쳐진 크레바스 빙하와 계곡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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