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코르디아에서 부터 오는 내내 파아란 하늘에 선명한 자태로 우리 눈을 사로잡았던 K2 봉우리가 오후가 되면서 부터
덮쳐든 구름에 거의 가려지자, 그제서야 우리 곁을 흐르고 있는 고드윈 오스틴 빙하로 온 시선이 간다.
K2와 브로드피크 사이에서 흘러내려온 거대한 고드윈 오스틴 빙하....
마치 공룡의 등처럼 뾰족 뾰족 솟아있는 빙하는 K2bc가 점점 가까워질 수록
어마 어마한 풍광으로 펼쳐졌다.
그 엄청난 광경을 보며 걷자니, 흥분을 넘어 감정이 복받쳐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거다.
그렇지~
이 장엄한 풍광속에서 한바탕 화보촬영을 안하고 갈 수가 없잖아~
일찍 가면 뭐해~
나의 트래킹의 원칙은 정해진 시간안에서 최대한 그곳에 오래 머무는것이다.
우리 일행 모두는 서로 앞다투며 화보 촬영에 빠져들었다.
그 기쁨과 감동의 복받침이 얼마나 컸는 지....
표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한바탕 화보촬영을 마치고 또 걸었다.
한참을 걸어 우리의 시야엔 엄청난 풍광이 또 펼쳐진것 같은데, 사진을 보니 그곳이 내내 그곳같다.
왜 아니그럴까...
얼마나 광활하고, 얼마나 높고 큰 지....몇시간 아니, 몇날을 걸어도 그 봉우리가 시야을 벗어나지 않는걸~
시간이 벌써 오후 늦은 시간을 향해 가는건 지,
아니면 빙하 줄기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서인 지, 온 몸에 한기가 들어 얼른 패딩에 쟈켓을 꺼내 입었다.
마침 눈앞에 넓다란 바위가 보인다.
마치 저곳에 잠시 앉아서 이 어메이징한 풍광속에 빠져보라고 하는 듯....
크으~~
이참에 또 화보촬영을.....
한동안 그리 앉아있으니, 또 좀이 쑤셔온다.
저 곳...K2bc방향이 아닌 저 눈앞의 골 사이에서 흘러 나오는 거친 빙하속으로 잠시라도 걸어보고 싶은것이다.
카메라를 든 임티아스가 신나서 소리친다.
마치 사진 작가가 된 양, 멋진 풍광속에 있는 나를 잡으려는 것이다.
오오~
그렇지~
또 화보촬영??
흐흐~
이러다가 언제 K2bc에 갈까나~
한없이 걸어 들어가고팠던 빙하속의 짧은 트래킹은 그저 화보촬영하는 것으로 끝내고 다시 K2bc를 향해 걸었다.
아무리 봐도 고드윈오스틴 빙하의 모습은 남다르다.
마치 무엇인가 거대한 것이 나타나 화악 쓸어버리고 간듯한...거친 자국이 끝없이 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그 위에 공룡 등뿔 처럼 솟아난 것은 또 어찌된 일일까...
K2bc에 빨리 가고싶은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건 무엇일까....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또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아!! 세상에~
기막힌 풍광이야~
고드윈오스틴 빙하와 그 끝자락에 보이는 하얀구름 아래 초고리사의 모습까지... 정말 아름다웠다.
한동안 넋을 또 빼앗기고 있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젠 K2 밑둥에서 흘러내리는 빙하가 훤히 보인다.
아!!
어찌 빙하의 모습이 저리 신비로운 자태를 하고 있을까...
빙하라기 보단 마치 톱날처럼 뾰족 뾰족 솟은 것이 눈 쎄락이라 말해야 하나??
그 자태가 주변 산군과 하얀 구름, 사알짝 드러난 파아란 하늘과 어우러져 기막힌 풍광을 또 자아낸다.
이제 K2bc가 목전이다.
아까 볼때는 빈틈도 없이 뾰족 뾰족한 눈 쎄락이 그저 매혹적으로 K2bc앞으로 펼쳐져 있는것 같더니만, 가까이 다가서니 험준하다.
또 거친 빙하계곡을 건너야 했다.
아!!
드디어 7시간만에 K2bc에 도착했다.
이미 원정시기가 끝나서 6~7월에는 오색의 텐트들로 빼곡했을 베이스캠프에는 우리 텐트외엔 아무도 없었다.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에 차라리 K2의 위용이 더 드높아 보였다고나 할까....
하늘아래 절대군주!!
K2....
마치 아무에게도 등정을 허락하지 않을 듯한...
우리의 텐트를 진 포터들은 벌써 와서 캠프를 완성해 놓았는데, 그 외의 몇몇 포터들은 이제사 도착을 한다.
그 어느날 보다도 모레인 빙하가 험준했던 여정이었던 모양이다.
고도도 높고,,,또 춥고...먹는것도 턱없이 부실하고...
고산 트래킹이 전문이라해도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힘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보기엔 넓직해 보이는데....
모레인 빙하가 거칠어서인 지, 가까스로 겨우 빙하 끝자락에 내 텐트가 쳐져 있었다.
자칫 드나들때 조심하지 않으면 떨어져 내릴것만 같아 아찔할 정도다.
아니, 그보다는 거대하게 흘러내리는 빙하의 한기에 자다가 얼어죽으면 어쩔까나 싶어 걱정이 된다.
하긴 우습네~
이제껏 빙하위를 걸었고, 빙하위에서 잤는데....
그래도 모레인 빙하위와 하얗게 흘러내리고 있는 고드윈오스틴 빙하와는 다를까....
5,100m 의 K2 bc잖아~
암튼 완전무장을 하고 자야겠다.
참고/ K2 빙하는 처음 이 빙하를 발견한 영국인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고드윈오스틴(Godwin Austin) 빙하로 불린다.
인도 측량국 직원인 오스틴은 1861년 지형 조사를 위해 K2빙하로 향했다.
세계 제 2위봉 K2의 높이가 삼각측량법에 의해 8,611m로 측정된 지 3년후의 일이었다.
당시는 아스꼴리로 가는 길이 뚫리지 않아 북쪽 히스파르(Hispar) 빙하에서 뮤즈타그(Muztagh)빙하를 넘어
발토로에 진입했지만 K2를 볼 수는 없었다.
그는 정면에 있는 가셔브룸4(7,995m)를 이정표 삼아 계속 올라갔다. 가셔브룸4에서 북쪽으로 휘어지는 빙하가 바로 K2로 들어가는 길이다.
오스틴은 마침내 K2빙하와 가셔브룸 빙하가 만나는 지점 콩코르디아에서 K2를 두 눈에 담았다. 서양인으로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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