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4년)

예술의 전당 클래식 시리즈/윤홍천&최예은 그리고 다닐 트리포노프.. /10.14.화/예술의 전당 IBK챔버홀

나베가 2014. 10. 14. 14:22

 

 

 

 

간단 공연후기...

 

오늘 공연은 최예은이 워낙 잘하고 무척 좋아하는 연주자라 보고 싶던 공연였는데,

등산에 매일같이 달려가는 공연에... 당췌 밀린 여행기를 쓸 시간이 없어 포기를 하고 있던 차에

우연찮게 공짜표가 생겨서 가게 된 공연이다.

 

역시...새로 개관한 IBK챔버홀이라 음향도 좋고 소공연장이라 연주자나 악기 소리의 집중도가 높아서 짜릿할 정도로 연주에 몰입할 수 있었는데,

특히 최예은의 1700년도산 명기 소리는 압권였고....

윤홍천의 피아노 소리도 기막혔다.

아니, 소리뿐만이 아니라 정말 연주를 얼마나 잘하는던 지....

윤홍천의 연주는 처음 접했는데, 역시 '윤이상 콩쿨' 우승자답게 명연주를 들려주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환타지'와 앵콜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느린 악장'은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절절해졌다는....

 

앞으로' 최예은'뿐만이 아니라 '윤홍천'의 팬이 되지 않을까...싶다.

아니, 이미 윤홍천 팬이 된것 같다.

 

 

슈베르트 /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환타지

Yehudi Menuhin Violin / Benjamin Britten Piano
1957 mono



1악장 (Andante molto)

2악장 (Allegretto)

3악장 (Andantino)

4악장 (Allegro Vivace)
1827년에 작곡된 이 곡에 슈베르트는
소나타라 하지 않고 '판타지'란 이름을 붙였다.
소나타 형식이 아닌 4부로 된 이 작품은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 등이 너무나 풍부하고 지나칠 정도로
로맨틱하여 자유로운 판타지 형식을 취했다고 할 것이다.

 

Violin Sonata in C Major K.296 / Mozart

 

 

같은 날....

다닐 트리포노프 피아노 리사이틀...

 

2011년 루빈스타인과 차이콥스키 콩쿨 우승자인 다닐 트리포노프 공연이 오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다.

역시 가고 싶던 공연였지만...역시 시간에 쫓겨 한없이 밀리고 있는 여행기때문에 고민하다 포기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포기한 걸 후회를 넘어 통곡해야할 수준이다.

 

IBK에서 펼쳐진 '최예은& 윤홍철 듀오 공연'이 일찍 끝나서, 명주씨와 일숙언니를 만나고 가려고 로비를 서성이다가

모니터에 그만 필이 꽂히고 말았다.

무대위에서 직접 보는것도 아니고 TV모니터를 통해서 보고있는데도 나는 얼음땡이 되어 꼼짝할 수가 없었다.

30여분 동안....

 '리스트의 초절기연습곡 12곡'을 치는 그의 모습은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땀에 젖은 머리...

완전한 몰입....

 

아!!

실황도 아니고 모니터에 비친 모습만으로도....

소리는 이미 내 귀에 들리는 걸 초월했고,

그의 연주 모습만으로도 모든게 온몸을 헤집도 들어찼다.

그렇게 모니터앞에 얼음땡이 되어 서 있던 사람들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그 순간 그곳을 지나치던 사람들 모두가 그대로 얼음땡이 된 채로 서 있었다.

숨도 쉴 수 없었고...

꼼짝 않고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통증도 느낄 수가 없었다.

그저 블랙홀에 빠져들듯 연주자와 함께 건반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감동적이었던 최예은 & 윤홍천 연주는 순간 아득해졌다.

 

아!!

프로그램도 기막혔거늘....

이 공연을 포기하다니...

미쳤다는 소리를 가슴속에 수없이 내뱉으며 가슴을 쳤다.

 

공연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일숙언니와 명주씨와 눈이 마주 쳤다.

벌써 이 둘의 표정이 감동에 겨워 죽는다.

포기할게 따로 있지....하면서....

말을 더 잇지도 않는다.

 

요즘 내가 여행기 쓰느라 시간에 쫓겨 하도 밤을 새서 제정신이 아니어요~ㅠㅠ

 

아!!

다음 내한연주회때는 티켓 사기 힘들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늘 본 실황연주 보다 짧은 순간 모니터로 본 '다닐 트리포노프' 연주가 더 아찔하다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