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디토씨의 음악여행수첩⑬ 오토리노 레스피기 <로마의 분수>
로마(Roma)의 매력을 몇 마디 짧은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원래는 천년을 이어간 로마 제국의 수도였고, 이후에는 유럽 기독교 문명의 정신적 지주였던 교황의 본거지였으며 현재는 통일 이탈리아 공화국의 수도이다. 고대문명에서부터 르네상스와 바로크까지의 문화유산이 시내 곳곳에 산재되어 있고, 근대 격동기의 흔적과 통일 이후 이탈리아 수도로써의 면모 등 다채로운 표정들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엿보인다. 이 때문에 로마는 다소 어지럽게 널려있는 것 같지만 그것은 그저 첫인상일 뿐, 좀 더 들여다보면 로마의 아름다움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눈길을 한 눈에 사로잡는 건 시내 곳곳에 산재한 아름다운 분수들이다. 저 유명한 트레비 분수를 비롯하여, 나보나 광장의 4대강 분수, 스페인 광장의 바르카치아 분수 등 거리와 광장마다 크고 작은 분수가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주변경관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로마시민과 여행객들에게 큰 안식과 위안을 준다. 이들 모두는 이름난 조각가들이 만든 위대한 바로크 예술품이기도 하다.
(베르니니가 나보나 광장에 만든 <4대 강 분수 Fontana dei Quattro Fiumi>) |
중부 볼로냐 태생의 오토리노 레스피기는 오페라를 주로 작곡했던 다른 이탈리아 음악가들과는 달리 아름다운 기악곡과 관현악 작품을 많이 썼다. 특히 그는 1913년부터 로마의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교수가 되어 이 도시에 머물렀는데, 로마가 주는 위대한 예술적 영감에 사로잡혀 <로마 3부작>이라는 걸작 관현악 곡을 남겼다. 3부작은 ‘로마의 분수’, ‘로마의 소나무’, ‘로마의 축제’로 이어진다. 특히 로마의 4대 분수를 소재로 한 첫 작품 ‘로마의 분수(Fotane di Roma)'는 초연의 실패로 세간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질 뻔 했던 것을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적극적인 조력에 의해 다시 빛을 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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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피기 <로마의 분수> 전곡, 이스트반 케르테츠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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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로마 분수의 대명사, 트레비 Fontana di Trevi) |
<로마의 분수>는 로마의 하루를 아름다운 분수와 함께 엮어내고 있다. 그것은 영원의 도시(La citta eterna)라 불리는 로마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헌사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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