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장중진(Viola)
1994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비올라 부수석으로 시작하여 2006년 4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비올라 수석에 임명된 장중진은 줄리아드 음악원, 템플대학교의 이스터 보이어 음악대학을 거쳐 커티스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 학위를 취득하였다. 솔로이스트로서 미국내 수많은 리사이틀과 더불어 카네기홀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가진 그는 2008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투어에서도 협연자로서 서울과 상하이 무대에 섰으며 2009년에는 왈튼의 비올라 협주곡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였다. 2011년에는 고국 무대를 찾아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베를리오즈의 ‘이탈리아의 해롤드’를 부산시향과 협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2013년도부터 2014년까지 금호아트홀 기획공연 ‘Bach & Hindemith Project’로 4회에 걸쳐 바흐와 힌데미트의 비올라 작품들을 조명한다. 실내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장중진은 말보로, 산타페 페스티벌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의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엠마누엘 액스, 제이미 라레도, 요요마 등과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해왔다. 1997년 결성된 요하네스 콰르텟의 창단 멤버로서 필라델피아의 에티컬 소사이어티와 뉴욕 카네기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가졌고, 이후 에사-페카 살로넨의 신작 사중주 ‘Homunculus’를 초연하였으며, 과르네리 콰르텟과 함께 윌리엄 볼컴의 팔중주 ‘Double Quartet’을 초연하는 등 비평가들의 호평 속에 꾸준히 미국 내 연주를 이어오고 있다. 활발한 연주자인 동시에 그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교육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그가 길러낸 제자들 중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같은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도 있으며 많은 수의 제자들이 주요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장중진은 현재 미국 럿거스대학교의 메이슨 그로스 예술학교와 피바디 음악원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Program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5번 c단조, BWV1011 (무반주 비올라 연주)
Johann Sebastian Bach Suite for Solo Cello No.5 in c minor, BWV1011 (performed on Solo Viola)
Prelude
Allemande
Courante
Sarabande
Gavotte 1
Gavotte 2
Gigue
파울 힌데미트 무반주 비올라를 위한 소나타, Op.31/4
Paul Hindemith Sonata for Solo Viola, Op.31/4
Äußerst lebhaft
Lied. Ruhig mit wenig Ausdruck, Langsam Viertel
Thema mit Variationen. Schnelle Viertel (Ma Maestoso) - Langsam - Ziemlich lebhaft
I N T E R M I S S I O N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4번 E-flat장조, BWV1010 (무반주 비올라 연주)
Johann Sebastian Bach Suite for Solo Cello No.4 in E-flat Major, BWV1010 (performed on Solo Viola)
Prelude
Allemande
Courante
Sarabande
Bourrée 1
Bourrée 2
Gigue
Bach, Suites for Cello Solo Nos.1-6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6번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Mstislav Rostropovich, cello
Basilique Sainte-Marie-Madeleine de Vézelay
1991.03
Mstislav Rostropovich - Bach, Suites for Cello Solo Nos.1-6
‘전설의 모음곡’과 ‘첼로의 대가’의 만남, ‘우연’이 아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거론하면서 스페인 태생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1876-1973)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가 열세 살 때의 일입니다. 1889년이었지요. 바르셀로나에 유학 중이던 카잘스는 그 해에 풀 사이즈 첼로를 처음으로 갖게 됩니다. 당시 그는 시립음악학교에 다니면서 밤에는 카페 ‘파하레라’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지요. ‘파하레라’는 스페인 말로 ‘새장’이라는 뜻입니다. 어린 카잘스가 용돈을 벌던 곳이었던 동시에, 첼리스트로서의 실전 감각을 키우던 연습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카탈루냐의 시골마을 벤드렐의 성당 오르가니스트였던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들을 찾아와 잘 지내고 있는지 살펴보곤 했지요. 그날도 그랬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온 아버지가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을 위해 풀 사이즈 첼로를 사줬습니다. 카잘스는 아버지에게 카페에서 연주할 독주곡 악보도 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부자는 부둣가의 어느 고서점을 함께 찾아갑니다.
카잘스는 먼지를 뒤집어쓴 악보 더미 속에서 아주 오래돼 변색된 악보 다발을 발견합니다. 주지하다시피 그 고색창연한 악보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었지요. 1번부터 6번까지, 한 곡도 빠지지 않은 온전한 전곡 악보였습니다. 열세 살의 카잘스는 매우 흥분했을 겁니다. 풀 사이즈 첼로에 기가 막힌 악보까지 발견했으니 마치 구름이라도 탄 기분이었을 겁니다. 한데 문제는 후대 사람들의 오해와 왜곡입니다. 어린 카잘스의 발견이 한 편의 ‘기적’으로 점점 신화화되면서, 급기야는 바흐 이후에 한 번도 연주된 적이 없었던 ‘전설의 모음곡’을 열세 살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발견한 것처럼 회자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바흐의 아내 안나 막달레나가 필사한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의 필사 악보.
하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1825년경 프랑스 파리에서 인쇄된 악보로 처음 출판됐고, 카잘스 앞 시대의 첼리스트들도 이 ‘모음곡’ 중 일부를 종종 연주하곤 했습니다. 물론 카잘스 본인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내가 처음 발견했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이 발견한 악보를 연습하고 또 연습해 스물다섯 살 되던 해에 처음으로 공개 연주회를 갖지요. 물론 전곡 연주는 아니었습니다. 카잘스는 “모음곡 가운데 한 곡을 연주했다”고 자신의 회고록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한길아트, 2003)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 불세출의 첼리스트에 의해 유명해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바흐가 괴텐 궁정의 악장이었던 시절(1717~1723)에 쓴 곡입니다. 작곡 연도를 1720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바흐가 마흔다섯 살 때였습니다. 첫 번째 아내 마리아 바르바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해였습니다. 하지만 음악가로서의 바흐는 한창 물이 올랐을 때였지요. 많은 예술가들이 40대에 이른바 ‘걸작의 숲’에 들어서곤 하는데 바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바흐가 근무했던 괴텐 궁정의 영주 레오폴트는 칼뱅 파 개신교도였기에 의전용 교회음악을 별로 탐탁찮게 여겼습니다. 덕분에 바흐는 세속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지요. 오늘날 연주되는 바흐의 많은 기악 걸작들이 이 시절에 태어납니다. 그중에서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등과 더불어 이 시기의 바흐를 대표하는 기악곡입니다.
바흐 사망 200주기 ‘프라도 페스티벌’에서 연주를 하는 카잘스.
Mischa Maisky - Bach, Suite for Cello Solo No.1
Mischa Maisky, cello
Zentralsaal, Bamberg
1984.10
1. Prelude 0:00 2. Allermande 2:45 3. Courante 7:09 4. Sarabande 9:47 5. Menuet 13:41 6. Gigue 17:38
마치 여러 대의 첼로가 동시에 연주하고 있는 듯한 착각
기본 구성은 ‘네 개의 춤곡’이지요. 알르망드(Allemande), 쿠랑트(Courante), 사라반드(Sarabande), 지그(Gigue). 이 네 개의 전형적인 춤곡을 기본 뼈대로 삼는 것은 당시 독일 작곡가들이 ‘모음곡’을 쓰던 일반적 방식이었습니다, 바흐는 거기에 더해 맨 앞에 전주곡을 뜻하는 ‘프렐류드(Prelude)’를 배치함으로써 곡 전체의 주제와 분위기를 드러냅니다. 또 ‘사라반드’와 ‘지그’ 사이에 다른 춤곡들을 간주곡 풍으로 삽입해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미뉴에트(Menuet), 가보트(Gavotte), 부레(Bourrée) 등이 그것이지요.
결국 이 음악을 제대로 듣기 위해선 기본이 되는 네 개의 춤곡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알르망드’는 보통 템포의 빠르기에 약간 묵직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이어지는 ‘쿠랑트’는 프랑스어로 ‘달리다’라는 뜻인데, 가장 빠른 템포로 활달한 분위기를 풍기는 춤곡이지요. 반면에 쿠랑트 다음에 곧바로 이어지는 ‘사라반드’는 가장 템포가 느리고 장중합니다. 쿠랑트와 사라반드는 그렇듯이 어깨를 맞대고 ‘빠름과 느림’의 대구를 이룹니다. 마지막으로 ‘지그’는 약간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3박자의 춤곡이지요.
또 다른 별미는 화성입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여러 대의 첼로가 동시에 연주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른바 중음주법(더블 스토핑)이 수시로 등장하면서 기가 막힌 화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지요. 1번부터 6번까지의 모음곡 중에서도 특히 ‘3번’에서 그런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프렐류드부터 현란한 더블 스토핑이 펼쳐지면서 듣는 이를 황홀하게 만듭니다. 모두가 잠든 한밤중, 혹은 비 내리는 새벽도 좋겠네요. 바흐가 전해주는 더블 스토핑의 짜릿함에 한번쯤 빠져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글: 문학수 경향신문 선임기자 *이 글이 언제 어느 지면에 실렸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모음곡의 구성과 성격
카잘스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곡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1번 낙관적(optimistic), 2번 비극적(tragic), 3번 영웅적(heroic), 4번 장엄한(grandiose), 5번 격정적(tempestuos), 6번 목가적(bucolic). 이러한 특성은 각곡의 프렐류드(전주곡)에서부터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1번부터 6번까지 모두 프렐류드-알르망드-쿠랑트-사라반드-미뉴에트(혹은 부레나 가보트)-지그의 여섯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1모음곡 G장조 BWV 1007
제1곡 프렐류드는 즉흥적 요소가 강한 자유로운 형식으로 보통의 템포를 취하고 있다. 제2곡 알르망드도 보통의 템포에 의한 2부 형식의 곡이다. 제3곡 쿠랑트는 활기 있고 빠른 템포의 2부 형식에 의한 이탈리아 풍 곡이다. 제4곡 사라방드는 느긋하고 장중한 기분의 스페인 춤곡으로 2부 형식이다. 제5곡 미뉴에트는 1미뉴에트와 2미뉴에트로 나뉘며 각각 2부 형식의 곡이지만, 실제로는 1미뉴에트, 2미뉴에트(트리오) 후에 1미뉴에트가 재현되는 복합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제6곡에서는 이탈리아 풍의 템포 빠른 지그를 채택했다.
대개 제3번과 제5번이 완성도가 높다고 하지만, 첫 관문인 제1번은 전체 모음곡의 성격을 보여주면서 그 첫 주제를 제시하는 교향곡에서의 1악장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제1번부터 접근해 가는 것은 전체 6곡을 모두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이 제1번은 그렇게 난해하지도 않고, 특히 프렐류드가 개방현으로 연주되는 풍부한 울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모음곡 D단조 BWV 1008
전주곡은 4분의 3박자이지만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1곡과 같은 배열이다. 쿠랑트, 지그는 다 같이 이탈리아 양식을 나타낸다.
3모음곡 C장조 BWV 1009
6곡 가운데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이다. 전주곡은 4분의 3박자이다.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5곡에 미뉴에트 대신에 4분의 4박자의 부레(Bourée)를 둔 것 외에는 다른 모음곡과 같은 배열이다. 경쾌한 리듬의 부레는 미뉴에트와 마찬가지로 1, 2부레가 모였으며, 다시 그 후에 1부레가 반복 없이 연주된다.
4모음곡 E플랫장조 BWV 1010
3모음곡과 같은 구조이다.
5모음곡 C단조 BWV 1011
이 모음곡에는 제1현을 A음에 조현한 것과 G에 조현한 것의 두 가지 원고가 있다. 거기에 따라서 일부의 음이나 운지법에 차이가 나타나지만 작품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아니다. 제1곡의 전주곡은 느긋하고 무게 있는 기분의 4분의 4박자의 서주와 8분의 3박자의 활발한 부분으로 구성된 이른바 프랑스 풍 서곡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5곡이 가보트(1, 2, 1로 연주된다)인 것 외에는 다른 다섯 곡과 같은 배열이다. 가보트(Gavotte)는 프랑스 산악 지방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가보츠(Gavots)에서 변형된 말이다. 대개 2/2박자인데, 17세기 초 궁중무곡으로 수용되었고, 베르사유 궁정 발레의 핵심 부분으로 받아들여졌다. 통상 가보트 1, 2 즉 전반과 후반으로 짝을 짓는데 후반부에는 가끔 뮈제트(Musette, 같은 음의 저음이 계속 울리는 것)가 나타난다.
6모음곡 D장조 BWV 1012
전 6곡 가운데 가장 대규모로 기개와 도량이 웅장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원래는 4현의 첼로용이 아니라, A현의 위에 다시 E현을 더한 5현의 악기인 비올라 폼포자(Viola Pomposa)를 위해 쓰인 것으로 3옥타브 이상에 걸친 음역을 사용했으며, 그 때문에 첼로 연주로는 대단히 어렵다. 제1곡의 전주곡에서 볼 수 있는 f와 p의 교대에 의한 같은 프레이즈의 에코적인 반복은 바로크의 특징적인 양식이다. 춤곡 부분은 제5모음곡과 같은 구성이다.
Hindemith - Sonata for solo Viola, Op.31, No.4 (1924)
OLGA KOWALCZYK - viola J. S. Bach - Cello Suite No. 5 C minor BWV 1011 Prelude
BWV 1011 - Cello Suite No.5 (Scro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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