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4년)

KBS682정기연주/베르트랑 드 비이&연광철/6.7.토.2시/예술의 전당

나베가 2014. 6. 7. 00:30

 

 

Wagner, Tristan und Isolde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Richard Wagner

1813-1883

Tristan: René Kollo

Isolde: Johanna Meier

König Marke: Matti Salminen

Brangäne: Hanna Schwarz

Kurwenal: Hermann Becht

Melot: Robert Schunk

Bayreuther Festspiele Chor

Bayreuther Festspiele Orchester

Conductor: Daniel Barenboim

Bayreuth, 1983

René Kollo/Johanna Meier/Barenboim - Wagner, Tristan und Isolde (Bayreuth 1983)

동영상 파일을 올린 이가 29파트로 나누었는데 파트에서 다음 파트로 넘어갈 때 연결이 조금 매끄럽지 않으니 양해 바랍니다. 영어 자막이 있어 감상에 도움이 됩니다.

낭만적인 사랑을 다루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지상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두 연인의 죽음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자살하는, 이른바 ‘정사(情死)’라는 것이지요. 오페라 중에는 베르디의 <아이다>,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은 민족, 가문, 군신관계 등의 이유로 사랑을 이룰 수 없게 되자 사회적 의무와 개인적 열정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랑의 묘약을 소재로 한 중세문학

기사 트리스탄에 대한 이야기는 켈트의 전설로 전해내려 오다가 12세기 프랑스에서 <트리스탄과 이죄>(Iseut, 이졸데의 프랑스 식 이름)라는 제목으로 문학화되었습니다. 독일에서는 13세기 초에 고트프리트 폰 슈트라스부르크가 <트리스탄>이라는 제목의 장편 서사시를 썼지요. ‘트리스탄’이라는 이름은 ‘슬픔’을 뜻하는 라틴어 ‘트리스티스’(tristis)에서 온 것입니다. 트리스탄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전사했고, 그 소식에 절망한 어머니가 트리스탄을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거든요. 그러니 ‘슬픔 속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브랑게네와 이졸데의 무대 장면.

바그너는 하루를 못 보면 병이 들고, 사흘을 못 보면 죽는다고 하는 ‘사랑의 묘약’을 마신 연인들의 이 이야기를 토대로 ‘한틀룽’(Handlung, ‘행위’ 또는 ‘줄거리’라는 뜻)’이라는 부제를 달아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작곡했습니다. 이전의 작품들에 ‘낭만적 오페라’라는 부제를 단 것과는 확실히 구분됩니다. 그는 이 단어로 고대 그리스 식의 비극을 의미하려고 했습니다. 그리스 비극처럼 외적인 사건의 전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내면심리를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고트프리트 폰 슈트라스부르크가 <트리스탄>에 담은 정치적ㆍ문학비평적인 내용은 바그너의 작품에서는 다 빠졌고, 오로지 ‘사랑’만이 핵심주제로 남았습니다. 바그너는 스위스 망명 중에 자신을 후원해준 기업가 베젠동크의 아내 마틸데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고, 그 시기에 이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작곡했습니다. ‘통속적 현실’ 속의 아내 민나를 벗어나 자신의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베젠동크 부인과 결합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 그 바그너의 소망이 그의 텍스트와 음악을 더욱 극단적 갈망으로 충일하게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중세라는 시대를 외피로 두르고 있지만, 내용은 낭만주의 시대 연애담입니다. 한편 이 작품에서 바그너는 ‘예술가의 자유와 사회규범 간의 충돌’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통한 사랑의 승리’라는 주제 외에도, ‘예술가가 작품 창조를 위해 도덕을 저버리는 것이 어느 선까지 용납되는가’ 하는 문제가 바탕에 깔려 있는 셈입니다.

바그너는 자신의 가수들에게 주문이 많았는데요, 극의 내용을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분명하고 흠 없는 발음을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가사를 강조하기 위해 ‘멜로디는 가사에서 유기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그너 작곡의 원칙이었고, 이 원칙은 후에 그의 ‘무한선율’(Unendliche Melodie) 기법을 이끌어내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무한선율이란 멜로디가 아리아를 마치면서 끊어지지 않고 끝없이 이어지며 확장되는 것을 뜻합니다.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분리가 사라지면서 이 무한선율은 듣는 사람들을 신비로운 도취 상태에 빠지게 하죠.

무한선율이라는 용어를 바그너가 처음 사용한 것은 1860년 <미래음악>(Zukunftsmusik)에서였습니다. 드라마의 내적 행위가 전체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음악 역시 지속적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만들어진 기법으로, 이것은 낭만주의의 무한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1865년에 뮌헨에서 초연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이런 무한선율의 특성이 극의 내용과 가장 잘 부합되는 드라마입니다.

Ben Heppner/Jane Eaglen/James Levine - Wagner, Tristan und Isolde (MET 2001)

Tristan: Ben Heppner

Isolde: Jane Eaglen

König Marke: Rene Pape

Brangäne : Katarina Dalayman

Kurwenal: Hans-Joachim Ketelsen

Melot: Brian Davis

Metropolitan Opera Chorus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Conductor: James Levine

MET Oprea 2001

사회적 의무와 도덕을 벗어나 밤과 죽음을 찬미

1막

‘트리스탄 화성’으로 유명한 전주곡이 끝나고 막이 열리면, 콘월의 왕 마르케의 조카인 기사 트리스탄은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를 배에 태워 왕의 신부로 데려갑니다. 과거에 트리스탄이 이졸데의 약혼자 모롤트를 죽이긴 했지만 이졸데가 트리스탄의 상처를 치료해주면서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버렸죠. 그런데도 연인인 자신을 왕과 결혼시키려는 트리스탄에게 분노하면서 이졸데는 콘월로 가는 배 안에서 그와 함께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죽으려 합니다. 그런데 시녀 브랑게네가 독약을 사랑의 미약으로 바꿔치기 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새롭게 더욱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여기까지가 <트리스탄과 이졸데> 1막의 내용입니다. 사랑의 미약을 마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2막

사회적 도덕과 의무가 지배하는 낮의 세계와 자연의 욕망이 인정되는 밤의 세계의 대립, 그리고 죽음을 통한 완벽한 합일이라는 주제는 2막에서 더욱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마르케 왕이 밤 사냥을 떠나자 이졸데는 연인 트리스탄에게 건너오라는 신호를 보내지요. 달려온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뜨겁게 포옹하며 영원한 밤과 죽음을 찬미하고 대낮 세계의 덧없는 명예와 삶을 저주합니다. 이들의 사랑의 이중창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트리스탄의 충직한 부하인 쿠르베날이 달려 들어와 “함정에 걸려들었다”라고 외칩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밀회를 눈치 챈 마르케의 신하 멜로트의 계략으로 밤 사냥이 기획된 것이었지요. 밀회 현장에서 발각된 트리스탄에게 마르케 왕은 가장 믿고 아꼈던 트리스탄의 배신에 비통한 심경을 노래합니다. 트리스탄은 "어머니가 나를 낳고 떠나간 밤의 세계로 나도 간다"라고 말하며 멜로트의 칼에 맞아 쓰러집니다.

3막

3막에서 부하 쿠르베날은 트리스탄의 고향인 브르타뉴의 카레올로 주인을 데려와 정성껏 치료합니다. 이졸데를 그리워하며 몸부림치던 트리스탄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줄 이졸데가 마침내 배를 타고 도착했을 때 숨을 거둡니다. 뒤를 이어 마르케 왕의 배가 나타나자 쿠르베날은 부하들과 함께 왕의 부하들에 맞서 싸우다가 멜로트를 죽이고 자신도 쓰러집니다. 두 연인을 용서하러 찾아왔던 마르케 왕은 이 참극에 넋을 잃게 됩니다.

한편 트리스탄과 포옹한 채 정신을 잃고 있던 이졸데는 시녀 브랑게네의 목소리에 눈을 뜨지만, ‘부드럽고 고요하게’ 미소 짓는 트리스탄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합니다. 최후의 노래인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과 함께 이졸데 역시 트리스탄과 더불어 행복하게 저 세상으로 떠나갑니다. 트리스탄과 함께 이 세상을 떠나며 부르는 이졸데 최후의 노래 ‘부드럽게 고요하게’의 무대 장면.

추천 음반 및 영상물 (트리스탄-이졸데-마르케 순)

[음반] 루트비히 주트하우스, 키르스텐 플락스타드, 요제프 그라인들 등.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및 코벤트가든 로열오페라 합창단, 1952년

[음반] 볼프강 빈트가센, 비르기트 닐손, 마티 살미넨 등. 카를 뵘 지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66년

[DVD] 르네 콜로, 요한나 마이어, 마티 살미넨 등. 장 피에르 포넬 연출,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83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

[DVD] 이언 스토레이, 발트라우트 마이어, 마티 살미넨 등.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 밀라노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파트리스 셰로 연출, 2007년 라 스칼라 극장 실황

이용숙(음악평론가) 이화여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문과 강사를 역임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문학 및 음악학 수학, 서울대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연합뉴스 오페라 전문 객원기자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오페라, 행복한 중독>, <사랑과 죽음의 아리아> 등이 있다.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0.12.01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4146

 

다프니스와 끌로에 (Daphnis et Chloe')

 

M. Ravel - Daphnis et Chloé Suite Nr. 2 •Dudamel, SBYOV

 

 <다프니스와 끌로에>는 근데 프랑스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발레음악이다. 이 발레음악은 <발레 뤼스(Ballet Russe>의 주관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의뢰로 작곡되었다.
디아길레프가 이 곡을 의뢰해 온 것은 1919년의 일인데, 유명한 안무가 포킨은 이미 1904년경부터 대본을 써왔다. 이 발레는 그리스의 전원소설 <다프니스와 끌로에> 전 4권에 기초한 것이다. 포킨의 대본은 라벨에게 있어서 결코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조정해서 작곡에 착수하기로 했다.

라벨은 친구의 별장을 빌려서 본격적인 작곡에 들어갔지만, 그는 매우 신경질적인 신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대본이나 무대의 움직임을 충분히 연구하고 납득이 가지 않으면 좋처럼 펜을 들지 않았다. 마지막 바카랄르를 마무리하는데만 무려 1년이 결렸으니까, 그가 이 곡을 씀에 있어서 얼마나 신중을 기했는가를 알 수 있다.

또 이 곡에 합창을 넣느냐 마느냐에 대해 의견차이가 생겨 옥신각신했다. 디아길레프는 설사 합창을 쓴다 하더라도 음악적으로 큰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에 합창단을 쓴다는 것은 쓸 데 없는 낭비라고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 라벨은 절대로 자기 의지를 꺾지 않았다. 결국 우여곡절끝에 1912년(37세) 5월 5일, 4년이라는 세월을 소비한 끝에 이 곡을 완성하였다.


라벨은 이 곡에 대해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작곡에 즈음해서 내가 의도한 것은 대규모의 음악적 변화를 그리는 일이었다. 고대의 전통적 수법에 구애받지 않고, 오히려 18세기 프랑스의 화가들이 그린 것 같은, 그리스에 대한 나의 꿈을 충실히 표현하려고 했다. 이 곡은 매우 엄격한 조성상의 계획에 따라 몇 개의 주제로 되는 교향곡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그가 의도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교향적 발레음악이지, 무용수의 노예가 되고마는 발레음악은 아니었던 것이다.

<발레 뤼스>의 초연은 1912년 6월 8일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화려하게 개막되었다. 그 때의 진용은 다프니스에 불세출의 명인 니진스키, 끌로에에 미모의 무희 클사비나, 안무에 포킨, 무대장치와 의상에 박스트, 그리고 음악의 지휘에 피에르 몽퇴("음악가들의 작은 사전" 참조!)라는 당당한 것이었다. 정말로 최고의 진용이었다. 그러나 평은 신통치 않았다. 무대는 둘째치고라도, 음악이 발레음악으로서는 너무나 예술적 향기가 높고 지나치게 순수했다.


원작은 그 당시 고대 그리스 소설에 공통된 주제인 연애를 담고있다. 발레의 줄거리도 이 변화가 많은 이야기를 아주 잘 다루고 있다. 괴테역시 이 그리스의 전원시를 절찬했다고 한다.

 

[발레의 줄거리와 음악]
-연주회용 모음곡에 포함된 곡은 (제1모음곡의 1번)등으로 표시.

제1장
: 판 신과 그 시녀들이 사는 숲곡의 나라, 먼저 환상적인 기분의 서주로 시작된다. 곡은 하프를 거느린 현악기군의 뒤를 이어 플룻이 예스러운 선율을 끌러낸다. 이 개시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윽고 무대 뒤에서 가사가 없는 4성 합창이 들려온다. 이 합창이 더함으로써 음악은 신비로운 기분을 한층 더 돋운다.

무대 중앙 안쪽에 님프의 계단이 이다. 젊은 남녀가 술과 꽃을 가지고 나와서 제단에 바치고 예배한다. 예배를 마친 일동은 느릿한 템포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거기에 어려서부터 남매처럼 사이가 좋은 다프니스와 끌로에가 등장하여 님프의 제단에 머리를 숙인다.

다시 서주 부분에서 연주된 플룻의 선율은 바이올린으로 이어진다. 그것을 계기로 탬버린이 곁들여진 춤곡이 시작된다. 마을 아가씨들은 평소에 미남인 다프니스를 사모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곁에 모여들어서 그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 그 모양을 본 끌로에는 처음으로 강한 질투를 느낀다.

그래서 끌로에는 다프니스에 대한 앙갚음으로 젊은 남자들 사이에 끼어 모험을 해 보려고 한다. 거기에 우람하게 생신 소치기 도르콘이 나타나서 끌로에에게 뜻을 품는다. 춤은 계속된다. 그러자 갑자기 도르콘은 그녀를 안고 입술을 빼앗으려 한다. 그것을 본 다프니스가 맹렬한 질투를 터뜨려 도르콘을 밀쳐버린다.

두 남자는 끌로에를 사이에 두고 다툰다. 그래서 일동은 두 사람이 춤으로써 승부를 가려서 이긴 쪽이 상으로서 끌로에의 키스를 받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한다.

먼저 도르콘의 춤부터 시작된다. 다음에는 다프니스 차례다. 다프니스는 목관과 현에 의한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그 춤은 도르콘보다 훨씬 잘 추는 춤이어서 이 시합에서 다프니스가 이긴다. 다프니스는 끌로에의 뜨거운 키스를 받는다. 일동을 황홀해하는 다프니스를 그 곳에 두고 끌로에를 데리고 퇴장한다.

다프니스가 홀로 풀 위에 뒹굴면서 방금 받은 키스의 향기를 되새기고 있을때, 풍만한 육체를 가진 유부녀 류세이뇬이 나타난다. 그녀는 다프니스를 유혹하여 정욕을 채우려한다. 류세이뇬은 느릿한 음악에 맞춰 관능적인 춤을 춘다. 다프니스가 좀처럼 말려들지 않으므로 교성을 지르면서 퇴장한다.

다프니스는 류세이뇬을 냉대하기는 했으나 뭔가 뜨거운 이 속에서 꿈틀거림을 느낀다. 음악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면서 마을 사람들이 우왕좌왕한다. 평화로운 마을에 갑자기 해적일당이 내습한 것이다. 클로에의 신상을 걱정한 다프니스는 그곳을 뜬다.
그러자 그 곳에 끌로에가 나타난다. 님프의 제단앞에 엎드려 마을이 무사하기를 빈다. 그 때 해적들이 덤벼들어서 그녀를 끌어간다. 그 직후에 다프니스가 끌로에를 찾으면서 등장한다. 끌로에의 모습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제단을 가로지르려다가 그 곳에서 끌로에의 신발을 발견한다. 그것을 쥐고 절망한 나머지 그 자리에 쓰러진다.

무대는 어두워진다.

음악은 유명한 <야상곡>(제1모음곡의 1번)으로 들어간다. 현악기의 트레몰로가 밤의 기분들 드러낸다. 이어서 아름다운 선율이 플룻 솔로로 연주된다. 이것을 계기로 주위는 밝아진다. 님프의 제단에서 세 님프가 차례로 나타나 느릿하고 신비로운 춤을 춘다. 춤을 추다가 그 곳에 쓰러져있는 다프니스를 일으켜서 판 신에게 기도를 시킨다. 다프니스는 끌로에를 구출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그러자 판 신이 멀리서 그 모습을 나타내므로 다프니스는 그 자리에 엎드린다.

이 <야상곡>에 이어 역시 모음곡으로 유명한 <간주곡>(제1모음곡의 2번)으로 들어간다. 가사가 없는 혼성4부 합창이 제 1장과 제2장의 연결구실을 한다.


제 2장

: 해적의 진영이다. 우툴두툴한 암벽 너머로 흰 파도가 이는 바다가 보인다. 생기에 넘치는 다이나믹한 음악으로 유명한 <싸움의 춤>(제1모음곡의 3번)이 시작된다. 산더미 같은 약탈물을 둘러싸고 해적들이 춤추는 음악이다. 4분의 2박자의 거칠은 선율에 이어 트롬본과 튜바가 제 2의 선율을 분다. 과연 거칠은 사내들의 춤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이밖에 역시 관악기에 의한 2개의 선율이 나타나서 호쾌하고 다이나믹하게 발전한다. 이 대목은 라벨의 교묘한 오케스트레이션에 압도되는 음악이다.

해적 두목은 부하에게 끌로에를 데려 오라고 명령한다. 양손을 묶인 끌로에는 난폭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두목에게 애원하지만,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끌로에는 춤을 추다가 탈출할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그 자리에 비틀려서 폭행을 당하려고 한다.

그 순간에 주위가 소란해지면서 염소떼가 나타나서 해적의 진영을 둘러싼다. 음악은 갑자기 거칠게 얽히면서 해적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러자 땅이 짝 갈라지면서 판 신의 환영이 나타난다. 겁에 질린 해적들은 다 도망치고 만다. 엎드려 있는 끌로에의 머리 부분에 이상한 신의 빛이 반짝인다.

라벨은 <야상곡>과 이 처절한 장면에 바람 소리를 내는<윈드 머신>을 쓰고 있는데, 그것이 아주 멋진 효과를 내고 있다.

 
제 3장

 

 

악몽과 같은 하룻밤이 샌다. 무대는 제 1장과 마찬가지 님프의 제단 앞이다. 라벨은 이 장면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바위 사이에서 떨어지는 이슬이 모인 개울 물소리 이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느다. 다프니스는 님프의 제단 앞에 실신한 채 엎드려 있다. 언저리는 밝아 오고 새소리가 들린다."

전곡을 통해 가장 감동적인 <새벽>(제 2모음곡의 1번) 음악이 흐른다. 약음기를 단 현의 지속음, 그에 실려서 비올라와 하프가 아르페지오를 연주한다. 이것은 아침 안개를
뚫고 들려오는 개울 물소리인가. 이어서 플루트와 클라리넷에 의한 정갈한 선율, 이것은 라벨의 전작품을 통해 최고로 아름다운 선율이다.

이윽고 저음현에 폭이 넓고 유연한 선율이 나타나서 점점 고조되어 간다. 이 선율은 아침 햇살이 비치는 광경을 묘사하는 것이다. 새들의 지저귐, 양치기의 노래, 아침 안개는 점점 걷히고 멀리서 다프니스를 찾아 헤매는 양치기들의 모습이 보인다.

다프니스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본 양치기들은 그를 흔들어 깨운다. 끌로에의 신상이 걱정돼 다프니스는, 이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끌로에를 찾는다. 거기에 무사히 돌아온 클로에가 나타나서 두 사람은 격렬히 포옹하고 애무한다.

양치기 라몬은 두 사람이 무사함을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판 신이 위험에 처한 끌로에를 건져 준 것은 옛날에 님프 시링크스를 매우 사랑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판 신과 시링크스의 情事를 흉내내는 판토마임을 춘다. 이것이 시정에 넘치는 <무언극>(제 2모음곡의 2번) 음악이다.

클로에는 목장을 헤매고 다니는 시링크스의 흉내를 낸다. 그러면 판 신이 된 다프니스는 자기의 심중을 시링크스에게 고백한다. 그러나 시링크스는 부끄러워서 덤불 속에 몸을 숨긴다. 그래서 판 신은 갈대피리를 만들어서 아름다운 가락을 분다. 시링크스는 그 음악에 끌려서 모습을 나타내고 춤을 춘다. 음악이 점점 열기를 더하면, 그에 따라 시링크스의 춤도 격정적이 되며, 드디어 판 신의 억센 팔 안에 몸을 던진다.

이 곡에서는 플루트에 의한 이국적 기분의 선율이 절묘하다. 그리고 플루트의 가락에 따라 추는 끌로에의 우아한 춤도 이 발레의 압권이다.

음악은 계속해서 <일동의 춤>(제 2모음곡의 3번) 으로 들어간다.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님프에 구원된 것을 감사하면서 님프의 제단에 2마리의 염소를 바칠 것을 약속한다. 그 곳에 모인 마을사람들은 판 신과 님프를 찬양하는 환희의 춤을 춘다.

이 바카날르는 라벨이 1년 걸려서 온 심혈을 기울여 쓴 곡인 만큼, 특히 그 강직한 리듬과 색채적 오케스트레이션은 무비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이 색깔과 빛의 소용돌이 같은 음악에 맞춰 마을사람들은 열광적으로 춤춘다. 이리하여 다프니스와 끌로에는 님프의 제단 앞에서 굳게 장래를 약속하는 것이다.

 léas et Mélisande Suite, Op. 80 by Gabriel Fauré

 

 Schubert, Nacht und Träume D.827 - Kwangchul Y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