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4년)

서울시향/정명훈의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캐슬린 킴/6.5.목/예술의 전당

나베가 2014. 6. 5. 00:30

 

 

2010년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의 실황 음반으로 발매되어 찬사를 받은 정명훈-서울시향의 말러 `부활`이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옵니다. 협연자는 새로운 라인업을 갖췄습니다. 캐슬린 김(김지현)은 2007년부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서왔으며, 2013년 처음 내한 무대를 가졌습니다. 메트와 라스칼라 등에서 분주히 뛰고 있는 러시아의 젊은 메조 소프라노 예카테리나 구바노바는 2010년 성시연이 지휘한 말러 <대지의 노래> 등 두 차례 서울시향과 협연해 낯익은 얼굴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200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에 각각 올림피아와 줄리에타 역으로 나란히 출연한 인연도 있습니다.

[프로그램]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Mahler: Symphony No. 2 `Resurrection`

[프로필]

지휘 정명훈 Myung-Whun Chung, cond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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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데뷔하였다. 뉴욕 매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던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를 거쳐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1984~1990),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감독(1989~1994)을 지내며 세계적인 지휘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등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을 지휘하였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비롯한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지휘하였다. 또한 1990년부터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전속 아티스트로서 20여 장의 음반을 레코딩하며 음반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사중주를 위한 협주곡>을 그에게 헌정하기까지 한 메시앙의 음반들(<투랑갈릴라 교향곡>, <피안의 빛>, <그리스도의 승천> 등)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베르디의 <오텔로>, 쇼스타코비치의 <므첸스크의 맥베드 부인> 등은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8년 이탈리아 비평가들이 선정한 `아비아티 상`과 이듬해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상`을 받았으며, 1991년 프랑스 극장 및 비평가 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 상`, 1992년 프랑스 정부의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95년 프랑스에서 `브루노 발터 상`과 프랑스 음악인들이 선정하는 `음악의 승리상`에서 최고의 지휘자상을 포함 3개 부문을 석권한 데 이어, 2003년에 다시 이 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1995년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는 정명훈은 음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문화훈장인 `금관 훈장`을 받았고, 1996년 한국 명예 문화대사로 임명되어 활동한 바 있다. 2002년 국내 방송사에서 실시한 문화예술부문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음악분야 최고의 대표예술인으로 선정되었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 Kathleen Kim, sopr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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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이후 캐슬린 김은 국제 무대에서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맨하탄 음대와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라이언 오페라 센터에서 공부한 캐슬린 김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한 <호프만의 이야기>의 바틀렛 셔의 새 프로덕션,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한 <가면무도회>, 피터 셀러즈가 연출하고 존 애덤즈가 지휘한 <중국의 닉슨>,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한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등에 출연, 주연을 맡았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외에 애틀랜타 오페라의 <마술피리>, 미네소타 오페라의 <후궁 탈출>, 시카고 오페라 씨어터에서 <중국의 닉슨>,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가면 무도회> 등에 출연하였다. 또한, 바로크 오페라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 센트럴 시티 오페라에서 헨델의 <리날도>와 <가울라의 아마디지>, 보스턴 리릭 오페라에서 <아그리피나>에 출연하였다. 빌바오에서 <연대의 딸>의 마리 역으로 유럽 무대에 데뷔하였고,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으로 무대에 섰다. 2011년 사라소타 오페라에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타이틀롤로 데뷔하였고, 릴 오페라에서 마스네의 <신데렐라>로, 글라인드본 페스티벌에서 로랑 펠리가 연출하여 극찬을 받은 라벨의 <어린이와 마법>에 출연하였다. 콘서트 무대에서는 만프레트 호넥이 지휘한 오슬로 필하모닉과 모차르트의 c단조 미사에 출연하였다. 2012~13년 시즌에는 <중국의 닉슨>으로 BBC 프롬스에 데뷔하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는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하는 <가면 무대회>에 출연했다. 또한 <호프만의 이야기>의 올랭피아 역으로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와 리세우 대극장 무대에 섰다. 2010년 정명훈이 지휘한 서울시향과 광복절 기념음악회에 출연한 인연으로 벌써 3번째 서울시향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될 캐슬린 김은 이번 무대에서 말러 교향곡 2번의 독창자로 무대에 서게 된다.

메조소프라노 예카테리나 구바노바 Ekaterina Gubanova, mezzo-soprano
러시아의 메조소프라노 예카테리나 구바노바는 23세에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나비부인>과 <마술피리> 등에 출연하였다. 2005년에는 파리 오페라에서 피터 셀러즈 프로덕션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브랑게네로 출연하여 비평가들의 극찬을 얻었으며, 같은 역할로 바덴바덴 페스티벌하우스, 게르기예프 지휘의 로테르담 페스티벌, 세묜 비시코프의 파리 오페라 등에 다시 섰다. 리카르도 무티 지휘의 베르디 레퀴엠으로 일본 무대에 데뷔하였으며, 살로넨 지휘의 LA필하모닉 연주에서 알렉산더 네프스키 독창자로 미국 무대에 데뷔하였다. 2009~10년 시즌에는 살로넨의 지휘로 런던, 스톡홀름, 브뤼셀에서 <오이디푸스 왕>을 공연하며, 파리, 모스크바, 더블린 등에서 <대지의 노래>를, 비스바덴에서 <뤼케르트 가곡>을 부른다. 로테르담에서 <대지의 노래>로 2008년 페스티벌의 개막무대를 장식한 것에 이어 2009년에는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를 부른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2005년 <마술피리>(무티)에 출연하였고, 2006년에는 <라인의 황금>(래틀)과 <장엄미사>(하이팅크)에, 그리고 2007년에는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의 <예프게니 오네긴>에 올가로 출연하여 DVD로도 나왔다. 이후 바렌보임은 라 스칼라에서의 베르디 레퀴엠 공연에 그녀를 초청하였다. 브뤼셀에서 <메데아>에 출연하였고, 2007년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프로코피예프의 <전쟁과 평화>에 출연하였다. 2008~09년 시즌에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 데뷔한 바 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무티 지휘로 로마 오페라극장에서 데뷔한 바 있다. 2009년 여름에는 라 스칼라와 함께 바렌보임의 지휘로 텔 아비브에서 베르디의 레퀴엠과 <아이다>를 공연하였으며, 두다멜의 지휘로 LA 필하모닉에서 베르디 레퀴엠을 공연하고, 이후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제임스 레바인의 지휘로 <호프만의 이야기>에 출연했다. 최근 활동으로는 빈에서의 로시니 <스타바트 마테르>, 런던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황제의 신부>, 파리 TCE에서 <오베르토, 보니파치오 백작>, 라 스칼라에서 <호프만의 이야기>, 뮌헨과 마드리드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아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노르마> 등이 있다.

국립합창단 The National chorus of Korea
국립합창단은 우리나라 합창음악의 전문성과 예술성 추구를 위해 1973년 창단된 전문합창단의 효시로서, 본격적인 합창예술운동을 위한 선두주자이자 합창음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한국 최고의 프로합창단이자 세계 최고의 전문합창단이다.
아마추어 수준에서 예술적 차원으로 한국 합창을 끌어 올렸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합창 대국으로 발전 시키는데 원동력이 되었으며, 배출한 인재들로 인해 한국 성악계에 모든 것을 공급한 모체라는 찬사를 평자들에게서 받았다.
바흐의 마태, 요한 수난곡 등 유명 합창 곡을 대한민국에 소개하였고 르네상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유명 합창곡을 모두 무대에 올림으로서 합창음악의 모든 장르를 폭 넓게 소화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창작곡 발굴에 있어서 칸타타 작곡 위촉과 합창을 위한 창작품 위촉, 공모를 실시하여 우수한 창작곡들이 태어날 수 있도록 하여 발표 및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합창곡 개발과 더불어 한국적 특성과 정감을 표출하는 창법, 해석법의 정립 등에 힘을 기울여 한국합창음악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합창의 대중화와 합창음악의 예술적 수준을 향상시키며 한국 음악, 특히 한국 성악계의 발전에 공헌하고있는 국립합창단은 지속적으로 정기ㆍ기획공연, 특별공연, 지방순회공연, 오페라 등 연간 60여회에 이르는 많은 공연을 소화하면서 유럽,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등의 해외공연을 통해 한국 합창의 높은 수준을 과시하며 한국합창의 세계화에도 힘을 쏟고있다. 그동안 창단단장 나영수, 2대 배덕윤, 3대 나영수, 4대 오세종, 5대 염진섭, 6대 김명엽, 7대 나영수가 대한민국 국립합창단을 이끌었고, 2011년 7월부터 8대인 이상훈이 이끌고 있다.

안양시립합창단 Anyang Civic Chorale
안양시립합창단은 1987년에 창단하여 98회의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 그리고 유수의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고전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전국 10개 도시를 순회하며 연주한 오페라<안중근>, 일본 동경에서 연주한 오페라<황진이>는 안양시립합창단이었기에 가능한 연주였다는 평을 들었다.
2006년 이상길 지휘자를 제5대 지휘자로 영입한 후 뛰어난 연주와 기획, 그리고 정통합창 사운드로 최고의 합창단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고, 합창 애호가들로부터 그 수준을 인정받고 있으며, 매년 40여회의 찾아가는 음악회는 클래식, 팝송, 가곡, 뮤지컬 등을 통해 더욱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 합창 음악을 널리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2008년에는 세계합창연맹(IFCM)으로부터 2008세계합창심포지움(덴마크 코펜하겐)에 초대되어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동양의 특이하고 환상적인 사운드에 매료되었다’는 평을 들으며 한국의 합창음악을 알리고 한국합창단의 존재와 우수성을 나타내는 메신저(대사)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곡, 성가, 팝송 등을 담은 9장의 CD를 제작 하였으며 매년 서울시향(지휘:정명훈) 및 KBS 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하였다. 특별히 2013년 겨울에는 서울시향과 함께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Beethoven Symphony No.9 합창을 녹음하여 출판하였다.

서울모테트합창단 Seoul Motet Choir/ 상임지휘자 박치용
자연스러운 발성과 풍부한 배음, 환상적인 하모니로 대변되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의 맑고 깊은 울림은 듣는 이의 마음을 정화시키며 합창단의 고결하고 순수한 정신까지 느끼게 한다. 또한 파트간의 균형과 조화, 단원들의 일체감 넘치는 리듬과 감정의 표출은 합창단의 풍부한 음악성과 지휘자와 모든 단원이 합창단의 정신과 음악적 이상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3년 9월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내한한 바흐 음악의 거장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은 서울모테트합창단과 협연한 후 “평생 동안 전 세계에서 수많은 합창단들과 연주를 해 보았지만 서울모테트합창단과 같이 바흐음악을 잘 이해하고 독일어 뉘앙스와 표현의 문제를 훌륭히 소화해내는 합창단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러한 서울모테트합창단에 대한 그의 마음을 `Chors bleibet meine Freude`(합창단이 나의 기쁨이다)라고 표현했다. 1989년 박치용 지휘자가 창단한 서울모테트합창단은 올해 창단25주년이 된다. 2001년 서울시로부터 전문예술법인 1호로 지정받으며 음악적 역량을 넓혀갔으며 2004년 ‘게일문화상’수상 ‘2004올해의 예술상’음악부문 우수상(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상, 2005년 ‘37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음악부문 대통령상’ 수상(개인이 아닌 연주단체로는 최초로 수상) 2011 대원음악상(제6회) 연주상’ 수상 등 그 실력과 음악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으며 정도를 걸어온 서울모테트합창단은 국내유일의 민간프로합창단이며 2014년 재단법인 서울모테트음악재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정기연주, 초청연주, 해외연주, 지방연주 및 방송출연 등 1000여회의 경이적인 연주기록은 그들의 성실함과 음악적 열정의 성과라 하겠다. 또한 러시아, 베트남, 사이판, 미국 등의 해외연주활동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음악수준을 세계 속에 알리는 문화사절로서의 역할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2005통영국제음악제, 2011년 2012년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초청되어 호평은 물론 함께한 관계자들과 외국 엔지니어들로부터 한국에서도 이런 합창단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럽다는 극찬을 받았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은 르네상스 시대의 모테트와 마드리갈, 바흐의 cantata등 바로크, 고전, 낭만시대의 합창 명곡들에서부터 난해하고도 실험적인 근현대음악과 한국가곡 및 한국창작합창음악 등 폭넓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기품 있게 소화해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란데 오페라합창단 Grande Opera Chorus
화려한 빛깔과 섬세한 하모니, 웅장한 소리를 목표로 무대경험이 풍부한 전문 성악 인들로 구성된 그란데 오페라합창단은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한국 환상곡” “합창 교향곡” 말러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하였고, 드미트리 키타엔코 지휘로 KBS교향악단과 베토벤9번 “합창 교향곡” 김덕기 지휘의 군포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합창 교향곡” 예울 음악무대 오페라 “내잔이 넘치나이다”, 박태영 지휘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왕자 호동 합창 협연, 예술의전당 주최 제야음악회에서 로랑 프티지라르 지휘로 협연, 예술의 전당 신년음악회에서 박은성 지휘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신영옥과 협연 하였고 한국 오페라단과 오페라 “나비부인” “토스카” “세미라미데” “유디트의 승리”를 공연하였으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데이비드 생어“의 오르간과 박태영이 지휘하는 서울시 유스 오케스트라와 협연, 예술의전당 주최 청소년음악회 “위대한 베토벤” 에서 성기선 지휘의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베토벤“합창 교향곡”, 김대진 지휘의 수원 시립교향악단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베토벤 “합창 교향곡” 예술의전당 주최 2011교향악 축제에서 리스트곡 “파우스트” 교향곡 합창을 등을 협연하고 G20 축하 공연으로(3일간 전 일정) 한 러 수교 20주년음악회, 한국오페라단 오페라 갈라 콘서트출연, 베세토오페라단 주최 오페라“삼손과 데릴라”에서 세계적인 테너 호세쿠라 와 협연, 정민 지휘의 디토 오케스트라와 콘서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국립 오페라단의 “파르지팔” “처용” “라보엠” “가면무도회” “돈 카를로” “사랑의 묘약” 출연, 서울시 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연서” “아이다” “마술피리”출연 예술의전당 주최 콘서트오페라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등에 출연하는 등 여러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합창단이다.

 

 

Mahler, Symphony No.2 in C minor 'Resurrection'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Gustav Mahler

1860-1911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황무지>(The Wasteland)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의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가슴을 억누르는 이 무거운 감정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하나는 슬픔이고, 또 하나는 분함입니다. 지금 우리는 슬프고 분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싸우다 숨을 거뒀을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노라면 참담한 슬픔이 몰려옵니다.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아직까지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국가 권력의 무능과 무책임을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합니다.

죽음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부활을 꿈꾸는 음악

지난주에는 황망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이 칼럼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펜을 듭니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입니다. 독일의 시인 클로프슈토크(1724-1803)의 ‘부활’에서 영감을 받은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다시 일어서라, 다시 일어나/ (중략) /가혹한 사랑의 투쟁 속에서/ 나는 솟구쳐 오르리라/ (중략) /일어서라 그래 다시 일어나/ 그대 내 마음이여 어서 일어서라!”

죽음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부활을 꿈꾸고 있는 음악입니다. 말러가 완성한 교향곡은 모두 10곡인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러는 스물여덟 살이던 1888년에 첫 번째 교향곡 ‘거인’을 완성하고 곧바로 이 두 번째 교향곡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하지만 완성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당대 최고의 지휘자였던 한스 폰 뷜로(1830-1894), 말러와도 친분이 두터웠던 이 지휘자가 세상을 떠난 1894년에 그의 추도식에서 영감을 받아 마지막 악장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최초의 스케치에서 완성까지 6년의 세월이 걸린 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세기말의 작곡가 말러는 전작인 교향곡 1번 ‘거인’(Titan)의 연장선상에서 이 곡을 썼다고 전해집니다. 말하자면 교향곡 1번의 음악적 화자였던 ‘거인’이 죽음을 맞는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곡이지요. 물론 말러는 훗날(1896년) 1번 교향곡에서 ‘거인’이라는 표제를 아예 없애 버렸지만, 2번 ‘부활’의 첫 번째 악장을 작곡하던 무렵에 그의 머릿속에 들어 있던 구상은 여전히 ‘거인의 죽음’이었습니다.

이런 지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말러는 베토벤의 아홉 번째 교향곡 ‘합창’,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의 합창을 자신의 음악적 이상으로 여겼습니다. 말러가 흠모했던 작곡가 바그너도 마찬가지였지요. 바그너는 음악과 문학이 혼연일치된 종합예술을 추구했고, 말러도 자신의 교향곡에서 그런 이상을 실현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초기 교향곡들을 일종의 ‘교향시’로 간주했습니다. 물론 말러는 훗날 자신의 음악이 표제 없이 연주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했지만, 적어도 두 번째 교향곡을 작곡할 무렵의 말러는 문학적 언어를 합창으로 표현해내는 일종의 ‘칸타타 심포니’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폴란드의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츠(1789-1855)의 시에서 착상을 얻어 단악장의 교향시를 작곡했고, 그 곡에 ‘장례식’(Todtenfeier)이라는 제목을 달았지요. 그것이 바로 교향곡 2번의 1악장입니다.

하지만 말이 씨가 되었을까요? 말러는 교향시 ‘장례식’을 작곡한 이듬해에 잇따른 슬픔을 겪습니다. 같은 해 2월에는 아버지가, 10월에는 어머니가 세상을 떴습니다. 이어서 여동생 레오폴디네가 뇌종양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장면은 훗날(1904년) 말러가 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를 완성하고 3년 뒤에 실제로 장녀 마리아를 잃었던 상황과 오버랩되지요. “인생과 예술은 별개가 아니다”라고 믿었던 말러에게 애통한 운명이 잇따르면서, 그는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의 곁에서 노상 서성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1907년에 썼던 아홉 번째 교향곡을 ‘9번’으로 칭하지 않고 ‘대지의 노래’라고 명명했던 것도 역시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습니다. 심장병을 안고 살아야 했던 그는 베토벤과 브루크너가 9번 교향곡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일종의 터부로 받아들였고, 그 운명의 화살을 어떻게든 피하려 했지요. 하지만 애써 피하려는 자에게 운명은 더 끈덕지게 달라붙는 것일까요. 말러는 ‘대지의 노래’ 이후 작곡한 교향곡에 결국 ‘9번’이라는 번호를 붙였고 불길한 예감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9번은 말러가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입니다.

교향곡 2번 ‘부활’의 작곡은 더딜 수밖에 없었지요.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겪어야 했을 뿐더러 지휘자로서의 공적 활동도 바빴던 탓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창작의 영감이 찾아온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1894년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러가 그 ‘영감의 번갯불’을 맞았던 장소 역시 죽음을 애도하는 추도식장(장례식장)이었습니다. 당시 독일 음악계의 가장 영향력 있던 지휘자였던 한스 폰 뷜로가 그해 2월 12일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망했고, 3월 29일에는 독일 함부르크의 미하엘리스 교회에서 추도식(장례식)이 치러졌지요. ▶둑일 고전주의 문학의 선구자 클로프 슈토크(Friedrich Gottlob Klopstock, 1724-1803). 그의 시 ‘부활’이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 5악장의 작곡에 큰 영감을 주었다.

물론 말러도 그날의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침내 “번갯불 같은 영감”과 조우합니다. 식을 진행하던 중에 울려 퍼진 클로프슈토크의 ‘부활’이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는 기록을 말러는 이렇게 남겨 놓고 있습니다. “오르간 연주대에서 합창단이 클로프슈토크의 ‘부활’을 노래했다. 그것은 번갯불처럼 나를 때렸다. 내 영혼의 눈앞에서 모든 것이 분명하고 뚜렷해졌다. 모든 예술가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교향곡 2번 ‘부활’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5악장은 그렇게 태어났지요. 말러는 클로프슈토크의 가사를 일부 수정해 자신의 음악 속으로 끌어들였고, 마침내 ‘부활’(독일어로는 ‘Auferstehung’, 영어로는 ‘Resurrection’)이라는 이름의 칸타타적 교향곡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이 곡의 마지막 가사는 말러 스스로 쓴 것입니다. “나는 날아가리/ 살기 위해 죽으리/ 일어서라 그래 다시 일어서/ 그대 내 마음이여 어서 일어서라!”

“나는 날아가리. 살기 위해 죽으리. 일어서라 그래 다시 일어서라. 어서 일어서라!”

Mariss Jansons/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 Mahler, Symphony No.2 'Resurrection'

Ricarda Merbeth, soprano

Bernarda Fink, mezzo-soprano

Netherlands Radio Choir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Mariss Jansons, conductor

Concertgebouw Amsterdam

2009.12.03

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매우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1악장은 알레그로 마에스토소(Allegro maestoso, 빠르고 장엄하게). 음을 떠는 트레몰로 주법의 도입부가 강렬합니다. 이어서 저음의 현악기들이 연주하는 첫 번째 주제가 등장합니다. 연주가 점점 강렬하게 고조되다가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부드러운 느낌의 두 번째 주제가 등장하지요. 말러 스스로 “첫 번째 교향곡의 영웅을 무덤에 묻고 그의 생애를 맑은 거울에 비춰본 것”이라는 술회를 남기고 있는 악장입니다. 말하자면 ‘거인(영웅)의 장례’인 셈이지요.

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 ‘여유 있게. 서두르지 말고’

그렇게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1악장이 끝나고 안단테 모데라토(Andante moderato, 보통으로 느리게)의 템포로 흘러가는 2악장은 목가적입니다. 이 두 개의 악장은 매우 대조적인 성격을 보여줍니다. 말러는 두 번째 악장에 대해 “거인의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회상”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중반부에서 잠시 어두운 색채를 드러내다가, 현의 피치카토가 등장하는 악장의 후반부에서 다시 온화한 분위기로 돌아오지요.

3악장: (스케르초) ‘부드럽게 흘러가는 움직임으로’

3악장은 템포에 대한 별도의 지시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움직임으로’라는 지시가 독일어로 적혀 있는 스케르초 악장입니다. 팀파니의 타격으로 시작해서 스케르초 악장다운 어릿광대 풍의 연주가 펼쳐집니다. 인생의 희비극, 기괴함, 그리고 익살맞음이 뒤섞인 악장입니다. 말러의 특유의 통속적 선율이 빈번히 등장하기도 합니다. 혼란스럽게 뒤틀린 우리의 삶, 때로는 악몽을 꾸는 것처럼 공포스러운 삶에 대한 묘사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4악장: “태초의 빛”. ‘매우 장엄하지만 소박하게 - 합창하는 느낌으로’

하지만 말러는 이어지는 4악장에서 한 줄기 빛을 불러옵니다. ‘태초의 빛’(Urlicht)이라고 명명한 악장이지요. 알토 독창이 “O Roschen rot!(오 붉은 장미여!)”라고 노래하면서 시작합니다. “Der Mensch liegt in gro?ter Not! 인간은 큰 위기에 처해 있구나! Der Mensch liegt in gro?ter Pein! 인간은 큰 고통에 빠져 있구나! Je lieber mocht‘ ich im Himmel sein. 나는 차라리 하늘(천국)에 머물리라”라는 가사가 이어집니다.

5악장: 스케르초의 빠르기로. ‘거칠게 폭발하듯이’

5악장은 마침내 이 칸타타적 심포니의 절정입니다. 종말, 혹은 최후의 심판이 대지를 뒤덮는 광경을 관현악이 묘사합니다. 말러 스스로 “절망의 울부짖음”이라고 칭했던 불협화음으로 막을 엽니다. “계시의 트럼펫”이 울려 퍼지고, 멀리서 들려오는 호른은 심판의 날을 알리면서 부활을 암시합니다. 플루트와 피콜로는 나이팅게일처럼 지저귀면서 “지상에서의 삶을 돌아보는 마지막 메아리”를 묘사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성자와 천사들의 노래가 등장하지요. “일어나라, 그래 일어나/ (중략) /너는 아무것도 잃지 않으리라 /네가 바란 것이 네 것이 되리, 그래 네 것이 되리/ 네가 사랑했던 것이 네 것이 되리/ (중략) /그대 내 마음이여 어서 일어서라!”

추천음반

1. 오토 클렘페러(Otto Klemperer)/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 합창단/1961년/EMI. 브루노 발터가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한 말러 2번(1957년)과 더불어 올드팬들에게 사랑받아 온 음반이다. 두 녹음 모두, 이른바 ‘역사적 녹음’으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발터의 지휘는 오랫동안 말러 해석의 전형으로 인정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2번에 있어서는 클렘페러의 지휘에 한 표를 더 던지고 싶다. 발터의 안정적 해석에 비해 음악의 색채감이 진하고 에너지도 한층 강력하다.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들려주는 노래는 듣는 이의 영혼을 사로잡는다.

2. 주빈 메타(Zubin Mehta)/빈 필하모닉 & 빈 국립오페라 합창단/1975년/Decca. 주빈 메타의 기량이 한창이었을 때의 연주다. 최근의 메타, 그러니까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했던 무대에서 보여줬던 연주는 잠시 잊어버리는 것이 좋겠다. 1970년대의 메타는 최고의 악단인 빈 필하모닉을 강력한 드라이브로 몰아간다. 한 마디로 박력이 넘치는 연주, 그러면서도 섬세함을 잃지 않는 세련된 연주라고 할 만하다. 1악장에서 약간 거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처럼 긴장감 넘치는 말러 2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금관의 호연이 돋보인다. 크리스티 루트비히와 일레아나 코트루바스의 가창은 한마디로 감동적이다.

3.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2003년/DG. 지난 1월 20일 타계한 아바도는 지금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말러 스페셜리스트’였다. 그는 생전에 말러 교향곡 2번을 세 차례 녹음했다. 1976년 시카고 심포니를 지휘한 녹음(DG), 1992년 빈 필을 지휘한 녹음(DG), 그리고 오늘 추천하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의 녹음이다. 비교적 젊은 시절의 연주였던 시카고 심포니와의 녹음은 2003년 이전까지 아바도의 수작으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이제는 마지막 녹음이야말로 명실상부한 ‘베스트 초이스’다. 말러를 평생토록 지휘해 온 거장의 ‘어떤 경지’를 보여주는 연주라고 할 수 있다. 음반뿐 아니라 DVD(EuroArts)로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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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 1961년 강원도 묵호에서 태어났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에 소위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서양음악을 처음 접했다. 청년 시절에는 음악을 멀리한 적도 있다. 서양음악의 쳇바퀴가 어딘지 모르게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구 부르주아 예술에 탐닉한다는 주변의 빈정거림도 한몫을 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음악에 대한 불필요한 부담을 다소나마 털어버렸고,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에도 한동안 빠졌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재즈에 대한 애호는 점차 사라졌다.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대편성의 관현악이거나 피아노 독주다. 약간 극과 극의 취향이다. 경향신문에서 문화부장을 두 차례 지냈고, 지금은 다시 취재 현장으로 돌아와 음악담당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2013년 2월 철학적 클래식 읽기의 세계로 초대하는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를 출간했다.

 

출처: 문화웹진 채널예스>칼럼>음악>‘내 인생의 클래식 101’ 2014.04.28

http://ch.yes24.com/Article/View/25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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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향곡 2번 c단조 “부활”

     

말러, 교향곡 2번 c단조“부활”

글 :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말러의 두 번째 교향곡은 일명 ‘부활 교향곡’이라 불린다. 이 명칭은 종악장에 나오는 합창의 텍스트로 클롭슈토크(18세기 독일의 시인)의‘부활 찬가’가 사용된 데 기인한다. 그런데‘부활’이라는 단어는 다분히 기독교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자연스레 형이상학적 사유를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단어를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것은‘예수의 부활’이기 때문이다. 물론 말러의 <부활 교향곡>도 종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특히 종악장에서‘영생에 대한 신의 약속’과 그 약속에 기댄 인간의 ‘초월을 향한 의지’가 노래될 때 선명히 주목받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부활’이란 일상적인 수사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인간이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죽음’과‘부활’을 반복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말러는 이 작품에서 바로 그러한 인류 보편의 화두를 다루고자 했던 것이다.
<부활 교향곡>은 말러로서는 드물게 오랜 시일을 소요한 노작이다. 말러가 이 곡에 착수한 것은 라이프치히에서 지휘자로 일하던 1888년 초였는데, 완성한 것은 부다페스트를 거쳐 함부르크 가극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인 1894년 말의 일이었다. 1888년에 말러는 일단 제1악장의 원형인 <장례식 Totenfeier>이라는 제목의 교향시를 작곡했다. 그러나 후속 작업이 재개된 것은 1893년 여름에 가서였다. 지연의 사유로는 지휘자 업무를 수행하느라 바빴던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 <장례식>이 존경하는 선배이자 유력한 후원자인 한스 폰 뷜로에게서 혹평을 받은 데 대한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교향곡의 완성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도 한스 폰 뷜로였다. 말러는 1893년 여름에 슈타인바흐에서 제2·3·4악장을 빠른 속도로 작곡해 나갔는데, 이 가운데 제3·4악장에는 그 사이 작곡해 두었던 가곡집 <어린이 신기한 뿔피리>의 일부를 재활용했다. 그러나 그 직후 말러는 벽에 부닥치게 된다. 피날레의 합창 부분에 적합한 텍스트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강국면이 이어지던 어느 날 그는 얼마 전 타계한 뷜로를 기리는 추도식에 참석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소년 합창단이 노래한‘부활 찬가’를 듣고 영감을 받아 마침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말러는 전작인 <교향곡 제1번>에서 등장시켰던‘영웅’을 다시금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삶에 대한 거대한 투쟁’에서 패배하여 죽음에 이르렀다가 부활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섯 악장에 걸친 장엄한 음악적 드라마로 펼쳐 보였다.

제1악장 : 영웅의 죽음과 장례식_우리는 누구나 자기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때로는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는 투사이자 영웅이기를 꿈꾼다. 말러가 이 곡에서 내세운 주인공은 바로 그런 영웅, 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은 빠르고 강렬하며 긴장된 표정의 제1주제에 투영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온화한 제2주제는 영웅에게 위안과 휴식을 제공하는 반려자의 이미지를 띠고 있다. 이 악장에서 주인공은 운명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그는 잠시 승리를 거두기도 하지만, 결국 패배하여 처절하게 쓰러진다. 반려자는 애도의 비가를 노래하고, 마지막엔 음산한 장송곡이 울려 퍼진다. 말러는 이 악장을 연주한 후 최소 5분 이상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는데, 그동안 우리는 다음과 같은 그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악장은 나의 첫 번째 교향곡의 영웅을 무덤에 묻고 그의 생애를 맑은 거울로, 말하자면 보다 높은 위치에서 비춰본 것이다. 동시에 이 악장은 커다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은 왜 사는가? 어찌하여 당신은 고통받는가? 인생이란 단지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농담에 불과한 것인가? 우리는 계속 살기를 원하든 죽기를 원하든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아울러 말러는 우리의 인생이 과연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묻고 있다. 그리고 그 해답을 마지막 악장에서 제시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후의 세 악장은 그 해답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단계라고 볼 수 있겠다.

제2악장 : 아름다웠던 지난 날_주인공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먼저 좋았던 과거를 회상한다. 아름다운 추억들이 아련히 떠오르고,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그러나 이내 시간의 강물을 따라 흘러가버린,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솟아오른다,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사랑, 열정, 순수…. 그는 지금 자신의 처지에 씁쓸한 비애를 느낀다. 말러에 의하면 이 악장은 ’영웅의 일생에 잠시 비추었던 햇살이자 목가적인 간주곡’이다.

제3악장 : 악몽 같은 현실_이번에 주인공은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얻은 것은 모순과 허위로 가득 찬 현실에 대한 실망과 회의, 그로 인한‘분노의 절규’뿐이다. 말러가‘몽환적이고 유령 같은 에피소드’라고 불렀던 이 기묘한 스케르초 악장은 말러 자신의 가곡-물고기에게 설교하는 파두아의 성 안토니우스-을 관현악곡으로 개작한 것이다. 그 노래는‘성자가 교회에 가서 설교하려 했으나 사람이 없어서 물가로 갔더니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그것들을 모아놓고 설교를 했다, 성자는 훌륭한 설교를 했고 물고기들은 경청했지만, 설교가 끝나도 물고기들은 전혀 달라진 게 없더라.’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현실세계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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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악장 : 영원한 평안과 행복을 향한 갈망 (알토 독창)_이제 미련과 혐오에 지친 주인공은 태초의 빛, 지고지순한 구원의 빛을 부른다. “오, 붉은 장미여!”그리고 그는 인생의 고난을 토로하고 천국에 있고 싶은 소망을 드러낸다. 하지만, 천사는 그에게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그는 계속해서 구원을 갈구하고, 음악은 은은한 여운을 남기며 사라져간다. 이상을 향한 인간의 동경과 갈망을 절절하게 노래한 이 신비롭고 감명 깊은 악장도 앞선 악장처럼 말러 자신의 가곡집 <어린이 신기한 뿔피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다만, 제3악장과는 달리 원곡을 그대로 전용한 점이 돋보인다.

제5악장 : 부활, 또는 일상으로의 복귀 (합창, 알토, 소프라노)_갑자기 저현부가 소용돌이치듯 솟구치고 관악부와 타악부에서 요란한 굉음이 터져 나온다. 일견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의 종악장 도입부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앞서 스케르초 악장에서 나타났던‘분노의 절규’의 재현이다. 말러가 첫 악장에서 던졌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는 종악장은 이렇게, 인간을 겁박하고 엄습하는 현실에 대한 직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장장 30여 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장대한 악장의 주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제1부에서는 광야를 방황하며 번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보인다. 여기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갖가지 모티브들이 나열되는 장이다.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심판의 날’의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진다. 무대 뒤에 배치된 브라스 밴드까지 가세하여‘대지가 떨고 무덤이 열리며, 죽은 자들이 일어나 최후의 심판대로 행진하는’모습을 오싹하게 묘파한다. 제3부에서 음악은 먼저 신비로운 고요 속으로 침잠해 간다.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완전한 정적 속에서 무반주 합창이 ’부활 찬가’를 노래하기 시작한다. 전체 8절로 이루어진‘부활의 합창’가운데 첫 두 절은 앞에서 언급한 클롭슈토크의 시를 차용한 것이고, 나머지 여섯 절은 말러의 창작이다. 그는 우리에게 영생에 대한‘신의 약속’에 의지하여 삶을 긍정하고 믿으라고 호소한다. 음악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우리에게 부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 이상 두려워 말고 삶을 준비하라!’,‘ 나는 쟁취한 날개를 달고 드높이 날아오르리라! 나는 살기 위해 죽으리라!’,‘ 부활하라, 나의 마음이여!’숭고한 오르간 소리와 종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며‘부활’을 축복하는 가운데 전곡이 마무리된다.

 

Mahler - Symphony No 2 'Resurrection' Final Part

 



 Gustav Mahler: Symphony No. 2 "Resurrection" (Lucerne Festival Orchestra, Claudio Abba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