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라닥 짚사파리 (2013.7)

15.라다크 짚사파리/스펙타클 어드벤처...악명높은 산사태 구역-말링 날라(Malling Nalla)을 넘다....

나베가 2014. 5. 29. 02:01

 

 

 

 

 

오늘의 여정이...

아침에 마신 블랙티 만큼 달달하고 달콤한....

판타스틱한 여정이 될것인가...기대에 부풀었다.

 

헐!! 아니지~

이제까지의 그 어떤 여정보다도 스펙타클 어드벤쳐가 될지도 몰라~

분명 평생 잊을 수 없는 드라마틱한 여정이 될거야~

우리 오늘 역사적인 도킹을 하는 날이잖아~

우린 산사태로 막힌 예측할 수 없는 길을 뚫고 나가야 하고

그 산사태 건너편까지 이틀간 죽어라고 우회길을 달려서 오고 있는 진짜 우리의 짚 투어 차량과 합류를 하는 날이잖아~

과연 그 길은 얼마나 복구가 되어 있을 지...

차량은 당연 통과할 수 없지만, 우리는 과연 무사히 그 산사태 지역을 뚫고 나갈 수는 있을 것인 지...

지금 거꾸로 달려오고 있는 우리의 짚은 과연 또다른 산사태를 만나지 않고 무사히 잘 오고 있는 건 지....

이건 마치도 우리에겐 우주에서의 도킹과 같은 짜릿함과 스릴감이었다.

아니지~

이런 철없는 녀자같으니라구~

이 상황에서...두려움이라고 해야 맞는거지~

 

 

 

 

 

 

낭만적인 타코의 천막호텔에서 출발하여 다시 험준한 히말라야 줄기를 달리기 시작했다.

저렇게 험준한 사막 산 한 가운데 그림처럼 포옥 앉아있는 타코의 오아시스 마을이...

그 뒤 너머로 보이는 설산과 검은 바위산과 어우러져 연거푸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오늘 여정이 얼마나 험하고 위험한 곳을 지나야 하는 지...

그런 걱정은  아예 내 머릿속 어디에도 자리를 차지할 곳이 없었다.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히히낙낙 좋아서 고개를 차창밖으로 쑤욱~ 반이나 내밀고 카메라 셔터 세례를 퍼붓고 있다.

 

운무 사이로 보일듯 말듯 사알짝 고개를 내미는 설산은 이곳의 고도를 알려주려는 듯 하다.

고산증을 조심하라고...ㅋ~

 

 

 

 

 

어느사이에 험준한 AMBARA에 들어섰다.

왠지...어마 어마한 산사태를 맞았다는 그 길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엄습한다.

도로에 아스팔트의 흔적은 하나도 없고 마치 새로 길을 뚫는것 같은 느낌이다.

 

 

 

 

차창으로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아저씨와 손까지 흔들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지만....

왠지 심상찮은 느낌은 가혹한 현실이 되어 가는 것만 같다.

 

 

어찌된건 지....

이 사막산 한 가운데 도로엔 차가 가까스로 겨우 지나칠 정도로 물이 흥건히 괴여 있었고....

그 깊섶에 흐드러져 있는 바윗돌들의 정체는 거대한 산사태가 났다는 증거인것도 같았다.

 

 

아니...

산사태가 아니라 혹시...정말 도로공사중인게 아닐까??

길을 내기 위해서 다이나 마이트를 터뜨렸다든 지...

 

험악한 길을 보니 이제서야 슬슬 공포심이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험한 길을 가다가 첩첩 산중에서 차가 멈춰버리면....@#$%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차마고도에서도 차가 고장을 일으켰잖아~

눈앞에서 바윗돌이 떨어지고.... 폭포가 내리치고...아래 바닥에선 돌이 튀어 차 바닥에선 연신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만...

결국 3대의 차량중 한 대가 고장이 나 버렸잖아. 걍 서 버린거지~ 

한 밤중에 두대의 차량으로  짐과 사람이 다 옮겨타고 ...

그 담날 새벽에 정비센타에서  그 차를 고쳐가지고 왔었지.

다행히도 그땐  고개너머 바로 마을이 있어서 다행이었었지만...여긴....

 

 

우리를 싣고 온 짚은 조금 더 가서 섰다.

예상적중...

이곳이 바로 오늘 우리가 걸어서 넘어가야 할 마의 구간...말링 날라였던 것이었다.

짚은 우리를 이곳에 내려두고 냉혹하리 만치 되돌아 갔다.

 

 

 

마의 구간이고 뭐고....

색깔이라고는 황톳빛만이 있는 듯한 이 외계 행성의 모습에 반해서....

아니, 그곳에 고독한 사자 처럼 서있는 공사장 사람들의 모습에 반해서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이들의 무표정에서 ...

나는 힘듦보다는 왜 그렇게도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꼈는 지 모르겠다.

아니....

외로움보다도...고독감...

그래~ 고독감이었어.

아무것도 없는 황토빛 세상에서 이들이 입고 있는 옷 조차도 황톳빛깔로 느껴졌다니....참으로 이상하지??

 

검게 그을린 얼굴....

무표정함....

깊은 눈매....

고독한 사자....

 

 

뒤돌아 보니, 그냥 거대한 높이로 흙이 쌓여져 있는것만 같다.

아닌게 아니라 하루 종일 비가 퍼붓는 다면...

.아니, 여긴 사막이잖아~그런데도 비가 오나??

 

아니,그냥 지 힘에 못이겨서 무너져 내릴것만 같아~

이런 길을 달린다는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산사태에 완전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는거다. 

악명높은 산사태 지역...말링 날라...

달리 그런 별명이 붙은게 아닌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지금 순간도 계속 산사태는 일어나 까마득한 깊은 계곡엔 흙먼지를 연기처럼 일으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해지며 식은 땀이 주루룩..온 몸에 힘이 쭈욱 빠진다.

 

 

 

 

 

 

 

이 상태에서 난감한 처지에 있는건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이들 역시 나코에서 온 사람들이겠지~

아마 목적지가 우리처럼 카자일지도 모르겠어~

아니, 카자는 넘 멀은가?

그럼...숨도...아님 타보....ㅎㅎ

  

 

 

 

 

한참을 기다렸지만, 길이 오늘 중으로 뚫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넘어갈 방법이 딱 하나 있긴한데....그게 지금도 무너져 내리고 있기때문에 매우 위험천만이지만 걸어서 넘어갈 수 있을것 같단다.

암튼...

넘어갈 수 있다고 하니 우린 짐을 들고 모두 우리가 넘어가야 할 길로 가까이 다가섰다.

문제는 나였다.

짚사파리라고 해서 배낭대신 손가방과 카메라 가방을 가지고 간 난 옆으로 걸쳐 맨 두개의 가방이 여간 부담이 되는게 아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하늘에 맡기고 조심을 다해 건너가야지~

용기를 내서 가까스로 다가서니, 먼데서 보기보다 상당히 무너져 내린곳이 넓고 훨씬 더 험준했다.

 

세상에~

저기 블도저 뒤로 꼭대기에 있는 두 사람 앞으로 지나가야 한다는 건데....

발을 조금이라도 잘못 디디면 그냥 한 순간에 돌더미에 쓸려 흘러내려갈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옆으로 맨 커다란 가방과 카메라 가방을 매고 건너가기가 자신이 없었다.

그때 한 동네 어른이 내 가방을 달라더니, X자 모양으로 둘러 매고는 내 손을 잡아 주는것이 아닌가~

세상에~~다리가 부들 부들 떨리던 차에 어찌나 눈물겹도록 고마운 지...

적어도 그 순간은 그 사람이 나를 구원해준 절대자 처럼 느껴졌다.

 

최 고난도의 걸림길에서는 마을 사람들과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까스로 서서 손을 잡아 건너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몇 명이 무사히 건너갔고, 내 앞으로 대장님이 건너 가려는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커다란 돌덩이가 대장님 앞으로 굴러 떨어져 내려갔다.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간발의 차이로 대장님은 위기를 면할 수 있었지만, 그 모습을 본 뒷사람들은 간담이 서늘하여

더욱 더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간담이 서늘하여 식은땀이 흘렀지만, 모두 무사히 마의 구간을 건넜다.

언제 두려움에 사로잡혔었냐 싶게 걸어가는 뒷모습이 모두 의기 양양 승전군 발걸음 같다. 

 

 

  

 

마의 구간을 넘었지만 반대편에서도 공사는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 이 차량들은 또 뭐지??

우리와 마찬가지로 반대편 쪽 사람들도 여기까지와서 발이 묶이고 만것인가~

아님 우리처럼 이 소식을 듣고 여기까지만 타고 온 사람들인가??

암튼 둘중 하나이겠지??

어쨋든 우리와 여기서 만나기로 한 우리 짚은 아니잖아~

 

 

우리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우린 또 비경에 사로잡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깊은 산 골짜기 사이 사이로 휘돌아 나가는 스피디 계곡의 강줄기가 환상이다.

 

 

 

 

 

 

  

 

이런 판타스틱한 행성에서 화보촬영을 안할 수가 없지~

우린 모델인 양 폼을 재가며 촬영을 했다.

  

 

 

 

 

 

한바탕 모델이 되어 화보 촬영을 하고 오니,

조금이라도 햇볕을 피하고자 바위밑에 앉아 있는 모습들이  벌써들 지친 모습이다.

 

 

지쳐있는 모습을

그대로 두고 볼 내가 아니지~

 

나는 일행들 곁으로 다가가

그들을 찍기 시작했다.

 

황량하지만....

그 황량함이 치명적일 만큼

매혹적인 풍광에 사로잡혀 있다가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니

갑자기 느낌이 또 다르다.

 

뭐라고 할까...

무채색에

컬러가 입혀졌다고나 할까....

표정이 들어가

생명이 움텄다고 할까...

 

렌즈에 잡힌

그 모습들이

또 너무 좋아

흥분이 된다.

 

 

 

 

 

 

 

 

 

 

 

Carl Doy / Piano by Candlelight Carl Doy (New Zealand pianist)

Saint-Saens Le Cygne (The Swan) Cellow Soloist David Chick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