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4년)

예프게니 키신 피아노 리사이틀...공연후기,,,사진 /3월30일 일요일/예술의전당

나베가 2014. 3. 31. 23:11

 예프게니 키신 피아노 리사이틀

 



2006, 2009년에 이어 2014년 3월 30일,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리사이틀이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집니다. 키신은 앞선 내한 리사이틀에서 30회의 커튼콜와 기립박수, 1시간에 걸친 10곡의 앙코르 연주 및 자정을 넘긴 팬사인회 등 놀랄 만한 화제와 기록을 남긴 피아니스트입니다
첫 리사이틀은 공연 한 달 전 매진 되었으며, 두 번째 독주회는 티켓 판매 개시 후 5시간 만에 2300여 석 티켓이 매진됐을 만큼 클래식 애호가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의 두 번의 내한 리사이틀 모두 그 해 예술의전당 최다 관객 동원을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예프게니 키신은 2세 때 누나가 치는 피아노 선율을 듣고 즉흥에서 연주하면서 그 재능을 드러낸 전형적인 ‘음악신동’으로 그네신 음악원에서 음악영재교육을 받았습니다.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키신이지만 “음악은 들을수록 어렵고, 연주자로서도 늘 더 높은 목표가 생겨 연주 역시 갈수록 어렵다”고 지난 내한 기자회견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도 하루 6~8시간 이상 연습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베르트 소나타 17번, 스크랴빈 소나타 2번 및 12개의 연습곡 중 7곡을 골라 연주합니다. 낭만주의 음악에서 독보적인 해석을 보이는 키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키신이 가진 강력한 파워와 고난도의 테크닉, 동시에 깊고도 섬세한 음악성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5년 만에 돌아온 예매 전쟁
2006년 4월 8일 예술의전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졌던 피아니스트 키신. 이 공연 약 한 달 전 모든 좌석이 매진 되었고, 예술의전당에서는 유례없이 보조의자를 깔았다. 약 200명의 사람들이 혹시 암표라도 구할 수 있을까 공연장을 서성였으나, 암표상들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터에 결국 이들은 로비 화면을 통해서만 공연을 지켜볼 수 있었다.
키신의 두 번째 리사이틀 티켓이 오픈한 2009년 1월 8일. 티켓 오픈 공지가 나가고부터 문의 전화가 폭주했고, 오픈일 당일에는 일부 예매 사이트가 마비되었다. 그리고 예매 5시간 만에 전 좌석은 매진되었다.
5년 만에 키신 티켓 예매 전쟁이 다시 펼쳐진다. 2014년 3월 30일, 그의 리사이틀 날짜보다 중요한 것은 2013년 11월 14일이다. 이 날이 지나면 키신 공연 티켓은 자취를 감출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의 내한을 통해 키신이 만든 신화들
지난 두 번의 내한 리사이틀을 통해 키신은 한국 클래식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06년 있었던 그의 첫 리사이틀은 그 해 예술의전당 유료객석 점유율 1위 (92.1%)에 올랐다.
두 번째 리사이틀 역시 2009년 예술의전당 ‘최다 관객 동원 1위’에 올랐으며 (2467명), 유료 관객 수에서도 2314명으로 역시 1위였다.
키신 내한 공연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회자 되는 것이 ‘10번의 앙코르’이다. 2시간에 걸친 공연 후에 3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첫 번째, 두 번째 공연 모두 3시간 30분이 넘게 공연이 지속되었고, 사인회까지 마친 시간은 늘 자정이 넘었다.
언젠가 키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은 늘 나에게 영감을 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한국 관객이라면, 이번에도 쉽게 3부로 된 키신의 공연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슈베르트, 스크랴빈, 그리고 키신
키신은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시즌별로 정해져서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반드시 그 시즌의 프로그램이 연주된다. 세계 최고의 공연장에서도, 시골의 작은 마을 페스티벌에서도 키신의 프로그램은 동일하다.
그의 2013-14 시즌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와 스크랴빈이다.
모든 레퍼토리를 섭렵하지만, 특히 낭만주의에 뛰어난 해석을 보이는 키신의 강점을 십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강력한 파워와 고난도의 테크닉, 동시에 깊고도 섬세한 음악성을 지니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 없는 곡들이다.
슈베르트 소나타 17번 D. 850은 슈베르트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친구에게 헌정한 것으로 그의 기량에 맞춰 작곡한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고 난이도의 기교를 요하지만, 그 기교가 빛을 발하지는 않는다. 사실 이런 류의 작품은 피아니스트들이 되도록 피하고 하고 싶은 곡인데, 속된 말로 잘 쳐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왠지 정리되지 않고 깔끔하게 쳐 내기 힘든, 그래서 키신이 어떻게 연주할 지 더 기대되는 곡이다.

 

키신은 과거 두 차례 내한에서 쇼팽 스케르초 전곡, 환상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에튀드 등 쇼팽을 빼놓지 않고 연주했었다. 이번에는 쇼팽 대신 ‘러시아의 쇼팽’이라고 불렸던 스크랴빈의 초기 작품들로 2부를 꾸미는 것이 흥미롭다. 피아노 소나타 2번은 ‘환상 소나타’라는 부제에 걸맞게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쇼팽의 낭만주의에 드뷔시의 인상주의가 덧입혀진 곡이라 할 수 있다. 같이 연주되는 12개의 연습곡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춰 스크랴빈의 초기 작품 중 일품으로 꼽힌다. 그가 스승인 아렌스키와의 갈등으로 작곡과 수료증을 받지도 못하고 모스크바 음악원을 나온 후 절치부심 하에 쓴 곡으로 그의 작곡적 어법이 모두 포함된 곡이라 할 수 있다.
같은 곡은 아니지만 키신은 2006년 스크랴빈/스트라빈스키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키신의 투명한 음색과 굳건한 터치,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감정표현은 스크랴빈의 작품과 좋은 궁합을 이루는 것임에 틀림없다

 

[ARTIST PROFILE]
피아니스트 | 예프게니 키신 Evgeny Kissin, pianist

 

 

예프게니 키신은 탁월한 음악성과 깊이 있는 해석, 시적 감성,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으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피아니스트 중 가장 뛰어난 연주자로 평가 받고 있으며, 여전히 세계 전역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키신은 아바도, 아쉬케나지, 바렌보임, 도흐나니, 줄리니, 레바인, 마젤, 무티, 오자와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과 연주하였으며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음은 물론이다.

 

1971년 10월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키신은 두 살이 되던 해, 들은 음악을 그 자리에서 피아노로 연주하여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를 계기로 피아노를 처음 배우게 된 키신은 여섯 살의 나이에 그네신 음악원의 영재 특수학교에 입학하였으며, 여기에서 그의 유일한 피아노 선생인 안나 파블로나 칸토르를 만나게 된다. 열 살 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K. 466으로 협연을 하며 생애 첫 공식 연주를 가졌으며, 이듬 해에는 모스크바에서 첫 솔로 리사이틀을 열었다. 키신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84년 3월, 드미트리 기타옌코 지휘로 모스크바 국립 필하모닉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협연했을 때였다. 멜로디아를 통해 발매된 이 공연의 실황 음반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이 후 5장의 공연 실황 음반이 추가로 발매되었다.

 

키신의 첫 해외 리사이틀은 1985년 있었던 동유럽 순회 공연이다. 이후 1986년 첫 일본투어, 1988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 1990년 BBC 프롬스 데뷔, 같은 해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 협연을 통한 북미 데뷔 등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졌다.  특히, 1990년 있었던 뉴욕의 상징적인 공연장, 카네기홀의 100주년 기념 공연의 첫 스타트를 불과 19살의 키신이 끊었다는 것은 당시 이미 그가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음을 말해준다. 이 공연은 BMG 클래식에 의해 실황 녹음 되었으며, 역시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키신에게 쏟아진 음악상과 영예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1986년, 첫 일본 투어 후에는 오사카 심포니 홀에서 수여하는 크리스탈 상을 받았으며, 1991년에는 매년 국제 음악비평가들이 예술적 성과가 뛰어난 젊은 음악가에게 주는 상인 이탈리아 시에나의 아카데미아 무지칼레 키자나 상을 수상했다. 1992년, 그래미 시상식에는 특별 게스트로 초청 받아 전세계 10억 명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연주를 하였으며, 1995년에는 뮤지컬 아메리카가 수여하는 올해의 기악상 부문 최연소 수상자가 되었다. 1997년 러시아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Triumph Award를 최연소로 수여 받았고, 이외에도 맨하튼 음대 명예 박사, 쇼스타코비치 상, 영국 왕립음악원 명예 회원, 그리고 최근에는 홍콩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키신의 방대한 디스코그래피는 그의 명연으로 피아노의 걸작들을 남겨 놓았다는 점에서 클래식 역사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또한, 그는 세계 저명한 음반상을 모두 수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인데, 에디슨 클래식 상, 황금 디아파종 상, 디스크 그랑프리 상, 그래미 상, 에코 클래식 상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최근에는 아쉬케나지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으로 2010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누펜 감독은 키신의 비범한 재능에서 영감을 받아 다큐멘터리 <Evegeny Kissin: The Gift of Music>을 제작했고, 이 DVD는 BMG를 통해 2000년 출시 되었다. 

 

 

[PROGRAM]

 

슈베르트
F. Schubert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장조 Op. 53, D. 850 (37’)
Sonata No. 17 in D Major, Op. 53, D. 850
   Allegro vivace
   Con moto
   Scherzo: Allegro vivace
   Rondo: Allegro moderato


-인터미션-


스크랴빈
A. Scriabin


피아노 소나타 2번 올림사단조, Op. 19 (12’)
Sonata No. 2 in G-sharp minor, Op. 19
   Andante
   Presto


스크랴빈
A. Scriabin


12개의 연습곡 Op. 8 (22’)
Four Sea Interludes from Peter Grimes
   No. 2 in F-sharp minor
   No. 4 in B major
   No. 5 in E major
   No. 8 in A-flat major
   No. 9 in G-sharp minor
   No. 11 in B-flat minor
   No. 12 in D-sharp minor

 

 

 

 

슈베르트
F. Schubert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장조 Op. 53, D. 850 (37’)
Sonata No. 17 in D Major, Op. 53, D.

 

 

 

 

스크랴빈
A Scriabin


 

12개의 연습곡 Op. 8 (22’)
Four Sea Interludes from Peter Grimes

 

 

 

Etude, Op.8

스크리아빈 / 12개의 연습곡 작품 8번

Alexander Nikolayevich Scriabin 1871~1915       Nikita Magaloff, Piano

 

12개의 에튀드 '작품 8'

1892년 봄, 엄격한 교사였던 아렌스키와 충돌하여 작곡과의 졸업증서를 받지 못하고 피아노과의 졸업 증서만을 가지고 모스크바 음악원을 나온 스크랴빈은, 1894년에 페테르스부르크의 진보적 출판업자 벨랴예프(Mitrofan Belaieff)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와의 만남은 작곡가로서의 스크랴빈에게 있어서 결정적 방향을 가리키는 결과가 되었다. 벨랴에프는 그가 작고하는 1904년까지 스크랴빈에게 물심양면의 두터운 원조와 협력을 아끼지 않았을 뿐더러, 쇼팽적인 소품 작곡가로서 일반적 인기를 얻고 있던 스크랴빈으로 하여금, 다음 세대의 러시아 음악을 이끌어갈 혁신적 작곡가로서 키워 나갔다.

이 작품 8의 연습곡집은 벨랴에프의 비호하에서 충분한 퇴고를 거쳐서 완성된 첫 작품이다. 생애를 두고 부단히 변모하여 간 스크리아빈의 음악 어법에 있어서는 화성적 형식적 측면의 진전에 앞서서 그 요람이라고도 할 그의 독특한 피아니스틱한 서법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이미 발전 확립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뜻에서 그는 곡의 군데군데에 폴리리듬과 크로스 프레이즈를 구사함으로써 절묘한 음역 설계를 꾀한 이 연습곡집은, 그의 피아노 서법의 발달에 있어서 획기적 의의를 지닐 뿐 아니라, 그의 모든 음악 어법의 근원을 여기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스크리아빈은 이 연습곡집을 12곡으로써 한 묶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쇼팽과의 밀접한 연관을 느끼게는 하지만, 전곡에 넘치는 향기로운 로맨티시즘과 뛰어난 피아노 어법이 일체가 된 이 연습곡집은 그의 초기 작품중의 일품이라 하겠다.


Etude Op.8, No.8 - Lento, in Ab major
Nikita Magaloff, Piano

 

Etude Op.8, No.1 - Allegro, in C# major / Victor Merzhanov, Piano

Etude Op.8, N처o.2 - A capriccio, con forza, in F# minor / Victor Merzhanov, Piano

Etude Op.8, No.3 - Tempestoso, in B minor / Victor Merzhanov, Piano

Etude Op.8, No.4 - Piacevole, in B major / Nikita Magaloff, Piano

Etude Op.8, No.5 - Brioso, in E major / Victor Merzhanov, Piano

Etude Op.8, No.6 - Con grazia, in A major / Nikita Magaloff, Piano

Etude Op.8, No.7 - Presto tenebroso, agitato, in Bb minor / Nikita Magaloff, Piano

Etude Op.8, No.8 - Lento, in Ab major / Nikita Magaloff, Piano

Ab장조, 렌토(템포 루바토). 3부 형식 ABA. 첫사랑의 연인 나탈리아 세케리나(Natalya Sekerina)를 위해서 스크리아빈은 이 연습곡을 썼다. 그에게 있어서 이 연애는 반드시 행복에 넘친 것은 아니었지만, 풍부한 선율과 음영이 짙은 화성에 넘치는 이 작품은 그가 쓴 가장 아름다운 작품의 하나로써 널리 알려져 있다.

미묘하게 흔들리는 화성 위에 불려지는 우수를 띤 온화한 선율은 제17마디부터인 중간부에서는 동경에 넘치는 새로운 선율로 이어져 나간다. 그리고 제34마디 이후는 최초의 부분의 재현이 되지만 거기에서는 본래 8분음표였던 선율이 우선은 3잇단음표로, 다음에는 16분음표로 분쇄되어서 8분음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반주부와의 사이에 아름다운 음의 지그재그를 짜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음가의 세분화는 스크리아빈이 즐겨 사용한 반복과 재현 수법의 하나이다.

Etude Op.8, No.9 - Alla ballata, in G# minor / Nikita Magaloff, Piano

Etude Op.8, No.10 - Allegro, in Db major / Nikita Magaloff, Piano

Etude Op.8, No.11 - Andante cantabile, in Bb minor / Victor Merzhanov, Piano

Etude Op.8, No.12 - Patetico, in D# minor / Victor Merzhanov, Piano

d#단조 파테티코, 3부 형식 ABA. 때로는 4옥타브나 넓은 음역에 걸친 왼손의 분산 화음과 오른손 옥타브의 장렬하고 비창한 선율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8의 연습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고, 스크리아빈 자신도 가끔 이 곡을 가장 즐겨 연주했다고 한다.

분산 화음이었던 왼손의 반주 음형은 격정의 고조와 함께 중간부를 거쳐 제34마디 이후 최초의 선율이 되돌아오면 장절한 화음의 연타가 된다. 이것은 악상을 상승, 고조시킬 때에 스크리아빈이 가끔 사용한 수법이다.

 

공연 날...그리고 후기...

 

생각해 보니, 키신 연주회때 마다 한바탕씩 난리 굿을 피곤 했던것 같다.

처음 그가 2006년 내한 했을때는 황사 돌풍이 불어서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짓궂은 날씨였고...

두번째 2009년 내한 했을때는 티켓 오픈 날이 마침 내가 해외 여행중 이었어서 딸에게 부탁을 해 놓고도

못 미더워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방으로 부탁을 했었던...

그땐 정말 티켓팅 대란이 일어났었다.

예매를 하느라 딸아이가 2시간을 헤메며 겨우 잡은 자리였으니까..

국제 전화까지 해가면서....결재만 하려면 그 사이 판매가 되었다며....ㅎㅎ

 

사실 키신의 연주회가 독주회로는 이번이 세번째이지만, 2011년 아쉬케나지와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까지 치면

꼬박 꼬박 거의 3년 마다 내한 연주회를 갖은 셈이 된다.

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 지....

10년이나 공을 들여 첫 연주회를 겨우 유치한 지라, 또 다시 그렇게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봐서....

 

2006년 그의 첫 연주회때의 일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다.

그때만 해도 한참 연주자의 싸인을 받아 모으는데 혈을 다투던때라서...

무려 앵콜 연주를 10개나 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기에 4곡 듣고, 그의 싸인을 받기위해 튀어 나왔었는데....

이게 앵콜이 연속 행진이 되더라는 것이지~

세상에~~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상황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안내원의 말림에도 불구하고 다시 들어가서 보고 나왔던...

결국 그날의 연주는 본 공연만도 11시가 넘어서 끝났고, 팬사인회는 12시를 훌쩍 넘어서 끝냈다.

 

앵콜 중간에 나와 그의 연주를 다 못봤다는 기막힘과 막차 버스 시간때문에 목메던 싸인을 포기하고 돌아와서는 또 얼마나 속상해 했는 지...

바보같았던 선택의 후회와 그날의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해 결국은 밤을 꼴딱 세우고 말았다.

그리고 담날 일요일도 꼼짝 못하고 그의 DVD 연주에서 또 헤어나오지 못했었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거의 충격에 가까웠던 그의 첫 내한 연주회에서  헤어나지 못했었으니까....

 

그리고는 2009년의 연주회에서도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었다.

열광하는 객석의 청중들에 빠져들어 결국은 또 10개의 앵콜 퍼레이드를 펼쳤다는 것....

이미 카메라로 사진 찍는걸 막을 수도 없어서 앵콜 공연장은 마치 올림픽 경기장의 흥분된 도가니 같은 모습 이었었다.

 

아마 대단한 연주에도 열광했지만, 10개의 앵콜 퍼레이드...

그리고 클래식 연주회장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엑스터시에 빠진 듯한 분위기때문에도 평생 잊지 못할 감동들을 모두 가지고 있을 터다. 

 

조금은 피곤해 보였고, 첫 연주회때의 그의 신비스런 베일에 쌓인 듯 했던 외적인 모습도 조금은 변해있었지만....

그러나 2009년의 프로그램이 프로코피예프와 쇼팽이었었던 걸 생각하면

모든 객석의 청중들이 앵콜 연주가 들어가기도 전에 아마 거의 실신 직전까지 갔었을 터였다...ㅋ~

그러니 지친 연주자도 그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ㅎㅎ

당연히 2009년도 키신연주회 후 집에 돌아간 시간은 생애 가장 늦은 시간의 귀가 였다.

예당을 가득 메웠던 팬 사인회장에서 끝내 싸인을 받아가지고 갔으니까...ㅎㅎ

 

2011년엔 또 다른 분위기를 느꼈었다.

협연이었으니까...

그때의 프로그램도 쇼팽과 라흐마니노프 였다.

아~~

정말 그때도 대단했다.

천사같이 순수한 미소를 지닌 아쉬케나지와 신비스런 눈동자와 입...표정을 지닌 키신의 조합은 연주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 기가 막혔었으니까...

 

담날...꽤 인지도 있는 연주자의 연주를 갔었는데...

아~~ 정말 키신의 연주와 너무 비교가 되어서 듣기 힘이 들 정도였었다는...

 

이렇게 매 연주회때 마다 기막힌 전설을 써 내려갔던 키신이 2014년 또 찾아오며 그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매니아들은 한바탕 난리굿을 친것이다.

모두들 혹시라도 티켓팅을 못할까봐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탁을 해놓고,

또 사정이 있어서 그 시간에 컴터에 앉아 있을 수 없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방으로 부탁을 해놓고도 못 미더워

결국 또 자기가 하기도 한 헤프닝들이 수없이 많았다.

 

이번에는 내게 있어 그야말로 정말 놓칠 뻔한 키신의 연주회였다.

3월 21일 히말라야로 떠나기로 결정이 되어있었기에.

그래도 천지 개벽이 일어나서 못가게 될지도 모르니까, 무조건 예매를 했다.

 만약이라도 취소하게 될까봐 딸아이것과 내것 둘을 각 각 예매를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여행은 취소되었고, 나는 키신의 연주회를 볼 수 있게 된것이다.

 

그러나 또 항상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질땐 꼭 그만큼 애간장을 태우게 되나 보다.

마침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그게 일정을 좀 늦추고 싶어도 키신때문에 늦출 수가 없는 것이었다.

우도에서 여유있게 올레 길을 걷고 하루쯤 자고 나오려던 계획은 나의 키신 연주회때문에

두번 다시 입도 뻥긋 하지 못했다.

담날 비가 온다는 예보때문에  혹시라도 돌풍이 불어 배를 못타게 될까봐 아예 하루 자고 나오기로 한 계획을 취소했으니까...

같이 한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의 클래식 사랑과 열정에 대한 맘을 이해해 주었으리라 믿고....

 

아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일정을 하루만 늦춰도 우도도 제대로 한바퀴 다 돌고,  싼 비행기 표로 돌아올 수도 있었는데....

매일같이 보는 연주회장서 사는것 같은데...이번 연주회 한 번쯤 안보면 어떠냐....뭐 충분히 그랬을것 같다.

하지만 키신의 연주를 한번만 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도 함께 애간장을 태웠을 거다. ㅎㅎ

 

제주에 오래 있다와서 할 일이 산더미였지만, 오늘은 키신과 딸과의 데이트를 온전히 즐기기로 했다.

다른 때 보다도 훨씬 일찍와서 저녁을 먹고, 혹시라도 피곤할까봐 정결례를 치듯 커피도 마셨다. 

드디어 대망의 연주회장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주최측에서도 이해해 주리라 믿고, 연주가 끝나고 몰래 몇 컷 찍으려고 망원렌즈까지 동원한 DSLR카메라도 가져왔다.

 

그가 무대에 섰다.

어??

머리가 아주 짧아졌다.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왔던 모짜르트 같았던 부풀어진 머리카락이 아니다.

지난번 연주회때에는 그래도 길어서 연주를 끝내고 나면 격렬한 몸짓에 정갈하게 빗어넘긴 머리 카락이 사방으로 부풀려져 있었는데....

그러면 다음 연주회땐 또 정갈하게 빗어 넘기고...

연주가 끝나면 또 부풀려지고....ㅎㅎ

 

그런데 오늘은 짧아진 머리카락 때문에 격정적 연주가 끝나고도 머리카락은 부풀려지지 않았다.

아~~

그에게서 풍겨나왔던 강렬한 첫인상...

하얀 피부에 우수에 어린 눈빛과 웃을 듯 말듯한 야릇한 표정....

커다랗게 부풀려진 머리카락....

내안에 학습되어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크래믈린 궁전에서 풍겨나오는 듯한 절도있는 인사등....

그에게서 풍겨나던 10년전의 야릇한 신비감은 이젠 느껴지지 않았다.

이젠 그런 신비감보다는 깊이있는 연주자의 모습이 풍겨 나온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할것이다.

 

첫곡으로 슈베르트....

그의 손끝에서 연주가 시작되자 마자 터져 나온 느낌이다.

역시....

 

강렬함은 우뢰와 같고...

부드럽기는 꿈결같았다.

명료한 터치와 부드러움과 파워풀한 에너지가 그의 온 몸에서 쏟아져 내 온 몸을 감싸고 돌았다.

터져 나갈듯 거대했다가 깨질까....아주 여리디 여린 소리들이 어쩌면 그리도 연주가 되는 지...온 몸을 녹아들게 했다.

 

특히 스크리아빈 소나타 2번을 연주할때는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저 우뢰와 같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소리를 만들어 낸 스크리아빈도 대단하다 생각했고...

그 곡을 연주해내는 연주자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혼자서 연주하는 소나타인데....마치도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듯

수많은 음표의 선율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이었다.

한 손은 거대한 음을 만들어 내고...또 한손은 현란하리 만큼 수많은 소리들을 쏟아냈다.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순간 순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연주에 내 안에선 수정처럼 수많은 보석들이 흐터졌다.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들어도 저 쏟아붓듯 흐르는 현란한 소리들이 이렇게 명료하게 다 들릴까....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스크리아빈 소나타 2번 연주가 끝나자 마치 연주가 끝난 듯 2부 첫곡이었는데도 우뢰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스크리아빈 12개의 연습곡 중에서 7개의 곡이 연주되었다.

숨을 쉴수도 없을 만큼 고도의 집중력으로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는....

강렬함...

섬세함...

부드러움...

매혹적인 선율...음색...

보석같은 울림의 명료함....

 

니도 모르는 신음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아!!

키신....

스크리아빈...

 

연주가 끝나고 공연장은 우뢰와 같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꽂꽂하게 고개를 들고 객석을 주시하다가 깊이 숙여 절하는 그의 인사도 예전보다는 부드러워졌다.

웃을듯 말듯 그의 얼굴에서 만족의 미소가 번져나온다.

차암 키신만의 독특한 표정이 아닐 수 없다.

뭐랄까....

일반인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이것도 편견일까??

천재의 남다른 모습?? ㅎㅎ

 

드디어 앵콜연주가 시작되었다.

내심 어디까지 갈것인가....기대감을 부풀리면서....

그러나 그의 손끝에서 울려 퍼지는 첫번째 앵콜곡 선율이 흐르자 마자 모든 생각은 싸악 사라졌다.

완전 무방비 상태....

무아지경....

세상에~  바흐 시칠리아나라니....

그의 손끝에서 울려 퍼지는 바흐의 시칠리아나로 난 완전 사라졌다. 그냥 다 녹아나서....

 

두번째....역시 스크리아빈 연습곡 op.42. no.5

그리고 세번째...쇼팽 폴로네이즈 6번.

 

마지막 쇼팽곡에 객석은 완전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 앵콜연주 퍼레이드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조금은 아쉬웠던 마지막 앵콜곡이었다는....

 

객석에 불이 환하게 들어오고....

수없이 드나들던 무대의 출입문도 완전히 닫혔지만, 열광하는 팬들의 성화에 그 문은 수없이 열렸다.

그러나 끝내 앵콜곡은 더 들을수는 없었다.

 

아쉽긴 했다.

딱 한 곡만 더 연주해 주었어도....ㅠㅠ

 

그러나 공연장을 빠져나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더 이상 앵콜 퍼레이드를 펼칠 수 없었음을 이해했다.

아마 주최측에서도 만류를 했었을것만 같았다.

아마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위해서라도 싸인을 다 해준다면 ....

글쎄....오늘도 거의 12시 가까이 되야 하지 않을까....싶다.

 

싸인은 두번이나 받았으니, 더이상 욕심을 안내기로 했고....

좀 기다렸다가 키신이 나오면 사진이라도 몇 컷 더 찍고 싶었지만, 딸내미의 애교에 남편이 마중을 나와서리~~~ㅎㅎ

 

 

 첫번째 앵콜곡/바흐-시칠리아나/키신 연주

 

 

 두번째 앵콜곡/스크리아빈 에튀드 op.42 no.5 /키신 연주

 

 

 세번째 앵콜곡/쇼팽-폴로네이즈 6번 영웅(Heroique) /타마시 바샤리 연주

 

 

 

 

 

 

 

 

 

 

 

 

    

 

 

 

 

 

 

 

 

 

 

 

 

 

 

 

 

 

2011년 팬사인회 사진.....

2014년 3월 30일...

키신의 연주회를 마치고,예술의 전당을 빠져나오는데, 그의 팬 사인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줄이 꼬불 꼬불...

휘휘 돌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IBK홀, 리사이틀홀까지 완전히 매워졌다는...

오늘중으로 팬사인회가 끝날 수 있을까...

키신의 팔이 남아날까...걱정이 되었다는...

행복한 걱정....

 

택시라도 타고 집에 돌아갈 량으로 끝까지 버티며 받았던 옛날을 회상하며....ㅎㅎ

벌써 3년 전이다.

이제는 키신도 제법 나이가 들어 보였다.

 

 

 

 

 

 

 

 

 

 

 

 

 

 

 

키신의 싸인이 담긴 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