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3년)

젊은 예술가의 초상 - 2. 신아라 Violin/11.28.목/금호아트홀

나베가 2013. 11. 25. 07:18


[기획공연] [아름다운목요일] 젊은 예술가의 초상 - 2. 신아라 Violin

 

신아라 (Violin)

한국인 최초 2009 루마니아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2, 스위스 티보바가 국제 콩쿠르의 1 없는 2, 센다이 국제 콩쿠르 3, 폴란드 클래식 우수 연주자상, KBS 신인 음악 콩쿠르 전체 대상, 독일 하노버 국제 콩쿠르 입상, 이태리 제노바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입상  최연소상 수상, 중앙일보 콩쿠르 1 수상  열거할  없이 많은 국내외 유수 콩쿠르를 휩쓴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로 조기 입학, 김남윤 교수를 사사하며 예술사 과정과 전문사 독주자 과정을 마쳤다.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이후 스위스 취리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독일 ARD 라디오방송교향악단, 폴란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차르트 페스티벌 모차르트 챔버 오케스트라, 러시아국립오케스트라, 예술의전당 초청으로 다수의 협연을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수많은 국제 페스티벌에서 초청받아 독주와 체임버 연주를 하였으며,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 '7인의 음악인들' 연주로 전국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밖에 서울스프링페스티벌 실내악 연주, 서울시향, KBS 교향악단, 코리안 심포니, 경기필하모닉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를 가지고 있다.

또한 독일 하노버 초청 리사이틀, 제노아의 카를로 펠리체 극장의 갈라 콘서트,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  다수의 초청 독주회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실력을 인정받아 청와대에서 수차례 초청 연주를 하여 순수 국내파 출신 아티스트로서의 위상을 드높였다. 또한 금년도 9월에 한미동맹 60주년 기념음악회에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와 함께 자매 바이올리니스트로 초청받아 미국 순회연주를 하였다.

 

박종해 (Piano)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2008 4 나고야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2 입상  실내악 특별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 하였다. 이어 2 홍콩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최연소 2위에 입상, 2009 8 더블린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최연소 2 입상과 함께 최우수협주곡 연주특별상  최우수 모차르트 특별상까지 수상하며 국제적 활동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2010년에는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의 입상  최연소 연주자 특별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에는 이태리 Arturo Benidetti Michelangeli Prize 받으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박종해는 그레이터 뉴헤이븐 콘서트 오케스트라콩쿠르 1, 23 르네 피셔 콩쿠르 2위를 하였으며, 국민일보-한세대 콩쿠르  이화 경향 콩쿠르 입상  국내외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2000 그레이터 뉴헤이븐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미국 무대에 데뷔하여 나고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홍콩 체임버 오케스트라, 로열 왈로니 체임버 오케스트라, RTE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광주시향 ,부천시향  첼리스트 정명화와의 연주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호영재콘서트,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신년음악회, 야마하 라이징 스타 시리즈 콘서트, KNUA 피아니스트 시리즈 콘서트 등을 통해 다수의 독주회를 가진바 있으며 일본 이시카와펠로우십 라이징 스타, 홍콩 시티홀 콘서트홀, 오라투와  루브르(l'Oratoire du Louvre), 내셔널 콘서트홀(더블린)  초정을 받아 독주회를 열었다. 박종해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로 입학하여 2011 졸업하였으며 강충모, 김지윤을 사사하였고, 현재 Arie Vardi에게 사사 하고 있다.

 

 

Program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 바이올린과 콘틴뉴오를 위한 샤콘느 g단조 

Tommaso Antonio Vitali Chaconne for Violin & Continuo in g minor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E-flat장조, Op.18 (TrV 151)

Richard Strauss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E-flat Major, Op.18 (TrV 151)



Allegro, ma non troppo

Improvisation. Andante cantabile

Finale. Andante - Allegro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바이올린 소나타 E♭조 Op.18
독일 낭만파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대작곡가. 바그너 이 후 가장 뛰어난 독일의 작곡가로 불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23세때인 1917년에 작곡된 그의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이다. 바이올린의 대가였던 부르흐에게 작곡을 사사, 부르흐의 낭만적 서정과 색체를 느낄수 있으며, 그의 초기작품으로 현대음악적인 스케일이나 화성보다는 청년 시절의 풋풋한 시적인 서정으로 가득한 작품으로 그가 남긴 명곡들중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I N T E R M I S S I O N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 d단조, BWV1004  샤콘느

Johann Sebastian Bach Chaconne from Partita for Solo Violin No.2 in d minor, BWV 1004  

  


바이올린의, 바이올린에 의한, 바이올린을 위한

-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


Bach Violin Partita No 2 D minor BWV 1004 Gidon Kremer

 

아내를 잃은 슬픔을 담아낸 음악이 아니다?

 

이번에는 ‘G선상의 아리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 필적할 만큼 자주 검색되는 또 하나의 단어를 떠올려보겠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샤콘느’(chaconne)입니다.

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의 마지막에 놓여 있는, 그러니까 다섯번째 곡입니다. 바흐 사후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다가 브람스와 부조니에 의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지요.

 

글 | 문학수

 





  

세자르 프랑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M.8

César Frank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A Major, M.8

Allegretto ben moderato

Allegro

Recitativo - Fantasia. Ben moderato - molto lento

Allegretto poco mosso




 



 

 

이번 글도 지난 회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바흐의 음악 가운데 한국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은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그래서 지난 회에 그 곡을 모티브로 삼아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G선상의 아리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 필적할 만큼 자주 검색되는 또 하나의 단어를 떠올려보겠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샤콘느’(chaconne)입니다. 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의 마지막에 놓여 있는, 그러니까 다섯번째 곡입니다.

바흐 사후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다가 브람스와 부조니에 의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지요. 이렇게 한 곡만 발췌해 편곡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G선상의 아리아’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샤콘느’는 애초에 멕시코 지역에서 발원한 춤곡. 17세기 무렵에 제국주의 강국이었던 스페인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지게 됩니다. 특히 스페인과 인접했던 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에서 유행했습니다.

 

바흐의 ‘샤콘느’와 더불어 오늘날 우리가 애청하는 또 하나의 ‘샤콘느’가 있지요. 바로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1663~1745)의 ‘샤콘느’입니다. 토마소 비탈리는 역시 작곡가였던 지오반니 비탈리(1632~1692)의 아들이지요. ‘비탈리 패밀리’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의 유명한 음악 가문입니다. ‘샤콘느’의 작곡자로 알려져 있는(실제로는 그가 작곡하지 않았나는 ‘설’도 있습니다) 토마소 비탈리의 아들도 역시 바이올린의 명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오늘날 우리가 애청하는 이 또 하나의 샤콘느는 ‘비탈리의 샤콘느’라고 흔히 불립니다. 아마도 바흐가 작곡한 ‘샤콘느’와 구분하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Josef Suk, Vitali Chaconne

 

 

 

익히 알려져 있듯이 비탈리의 ‘샤콘느’에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그만큼 곡의 선율이 진한 슬픔을 묘사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반면에 바흐의 ‘샤콘느’는 상당히 절제된 슬픔을 묘사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비탈리가 슬픔을 날것 그대로 토해내는 것과 달리, 바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의 전체적 조화와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이탈리아와 독일의 감성적 차이일 수도 있겠지요.

 

바흐는 아무런 반주 없이 첼로 한 대만으로 연주하는 6곡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BWV 1007~1012)을 남긴 것처럼, 바이올린을 위해서도 역시 무반주 모음곡을 남겨 놓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인데, 이 음악도 역시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 그러니까 전부 6곡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제가 <내 인생의 클래식 101>의 첫번째 컬럼이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 편(2012년 9월 25일자 http://ch.yes24.com/Article/View/20656)에서 ‘바흐가 3이라는 숫자를 좋아했다’고 언급했던 것을 다시 떠올려보셔도 좋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3’입니다.

 

 

젊은 시절의 바흐(1715) [출처: 위키피디아]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의 작곡 연대는 불분명합니다. 다만 바흐가 괴텐 궁정의 악장이었던 시절(1717~1723년)의 전반기에 주로 작곡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무반주 첼로 모음곡’보다 조금 앞선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흐 작품번호(BWV)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보다 한걸음 빠른 ‘BWV 1001~1006’입니다. 일각에서는 바흐가 첫 번째 아내인 마리아 바르바라를 잃은 슬픔을 ‘파르티타 2번’의 다섯번째 곡 ‘샤콘느’에 투영하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하곤 하는데, 그것을 정확한 사실로 인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바흐의 자필 악보에는 ‘1720년’이라는 연대가 분명히 표기돼 있지요. 그리고 바로 그 해에 아내 마리아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도 사실입니다.

한데 바흐가 아내를 잃은 직후에 그 여섯 곡을 다 작곡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랫동안 작곡해온 것들을 자필 악보로 정리한 해가 1720년이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그러니 ‘아내를 잃은 슬픔을 담아낸 음악’이라는 표현에는 무리가 따르지요. 하지만 ‘샤콘느’에 은은한 슬픔이, 어찌 들으면 ‘비통’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이 꾹꾹 눌려진 채 담겨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모두 여섯 곡으로 이뤄진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모두 들으려면 1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립니다. CD 두 장이 꽉 차는 분량이지요. 지난 회에도 얘기했듯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투자하는 일입니다.

오늘은 앞서 말했듯이 여섯 곡 중에서 ‘파르티타 2번 d단조’를 듣겠습니다. 이 곡의 길이는 30분에 가깝습니다. 바흐 작품번호(BWV)로는 1004입니다. ‘천사’로 기억하시면 됩니다. 전부 다섯 곡(다섯 악장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중에서 마지막 곡 ‘샤콘느’가 가장 긴데 14분이 조금 넘습니다.

 

 


‘파르티타’(partita)라는 말은 애초에 ‘변주곡’이라는 뜻으로 많이 쓰였는데, 바흐 시대에는 ‘모음곡’이라는 의미로 확장됐습니다. 바흐의 파르티타는 ‘춤곡 모음곡’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오늘날의 속도 감각으로 보자면 매우 느린 춤이지요. 옛날 춤의 템포는 지금보다 느려도 한참 느렸습니다. 특히 ‘파르티타 2번’은 ‘알라망드-쿠랑트-사라방드-지그’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춤곡 모음곡입니다. 춤곡 모음곡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메뉴들만 간추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1곡 ‘알라망드’(allemande)는 독일에서 기원한 춤곡입니다. 약간 느릿한 템포에 묵직한 느낌이지요. 2곡 ‘쿠랑트’(courante)는 알라망드에 비해 템포가 한결 빨라지면서 활달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어지는 3곡 ‘사라방드’(saraband)는 3박자의 매우 느린 춤곡입니다. 원산지는 페르시아인데 ‘샤콘느’가 그랬던 것처럼 스페인이 유럽 여러 지역으로 전파했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느린 템포 속에서 어떤 관능성 같은 것이 은근히 느껴지실 겁니다. 이어지는 4곡 ‘지그’(gigue)에서는 다시 템포가 빨라집니다. 분위기를 다시 경쾌하게 끌어올립니다. 그렇게 경쾌한 춤이 한바탕 펼쳐진 다음, 드디어 마지막 곡 ‘샤콘느’가 장중한 느낌으로 막을 올립니다. 거의 15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경배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짜릿한 기교가 펼쳐집니다.

 

Gidon Kremer - Bach, Chaconne

 

 

 

p.s. 이 글을 쓰면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연주한 음반(DG)을 두 번 들었습니다. 독일에서 태어난 이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는 이제 스물여섯 살입니다. 이 음반을 녹음한 시기는 2년 전이나 3년 전이었을 테니, 겨우 스물 서너 살 때였습니다. 한창 자신을 멋지게 드러내고 싶어할 나이지요. 그런데 이 연주에서는 그런 낌새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의 연주자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바흐의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려는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담백한 연주입니다. 추천음반 목록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일청(一聽)을 권합니다.

 

 

 

▶ 헨릭 쉐링(Henryk Szeryng)/1967년/DG

 

폴란드 태생의 거장 쉐링(1921~1988, 셰링으로도 표기)은 생전에 수차례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녹음했다. 오늘은 그중에서 1967년 녹음을 권한다. 이 연주는 감각과 이성이 조화라고 할 만하다. 두고두고 들어도 물리지 않는 호연(好演)이다. 쉐링은 파르티타 2번을 27분 45초에 주파한다. 훗날의 많은 연주자들이 기준으로 삼았던 중용적 템포다. 테크닉의 측면에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지만 결코 날카롭지 않다. 부드럽고 풍요로운 소리가 울려나온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바흐라고 할 수 있다.

 

 

▶ 나탄 밀스타인(Nathan Milstein)/1973년/DG

 

이 음반은 우크라이나 오데사 태생의 거장 밀스타인(1904~1992)이 남긴 대표작이다.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 연주한 녹음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 없는 연주를 펼쳐낸다. 앞서 언급한 쉐링의 음반과 쌍벽이라고 할 만하다. 뛰어난 테크닉을 바탕으로 드라마틱한 바흐를 펼쳐내고 있다. 만약 쉐링의 연주를 들으면서 역동감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밀스타인의 음반이 오히려 낫겠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른 까닭이다. 밀스타인은 모노 시절이었던 1956년에도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녹음해 ‘역사적 명반’의 반열에 올린 바 있지만, 오늘은 스테레오로 녹음한 1973년 음반을 권한다.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A major

 

프랑크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Cesar Auguste Franck [1822 ~1890]

 

collect & bring write-shomron

 

 

 

 

프랑크가 쓴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 이 곡을 가리켜 뱅상 댕디는 ‘최초이자 가장 순수한 순환 주제의 소나타’라 했지만 순환형식이 그리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어쨌든 작곡가 자신은 서로 연관되는 선율을 가리켜 ‘사촌들’이라 했고, 이것이 작품 전체에 통일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4악장 구조. 신비적인 첫번째 주제가 그렇듯이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환상곡풍의 무드가 지배적이며 이따금 강렬한 정열이 표출될 때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오이겐 이자이에게 헌정된 곡이다. 베토벤, 브람스의 작품과 더불어 바이올린 소나타의 걸작으로 꼽힌다.





 

 

프랑크 자신이 작곡해놓고 자화자찬하지 마지않았던 바로 그 소나타.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누구나 한 번 멋들어지게 연주하리라 덤벼보는 바로 그 곡이지만, 애석하게도 실력이 좀 있다고 해서 누구나 성공하지는 않는다. 도리어 여지껏 쌓아올린 점수를 깎아먹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 아마도 프랑크의 소나타가 "지나치게 아름다워서" 악기가 가진 그 美麗함의 한계가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특유의 몽환적이고 귀족적인 이미지가 자칫 지나치게 표현되었다가는 단박에 '퇴폐'로, 부족하게 표현되었다가는 곧 '싸구려'로 느껴진다. 여지없이 이 곡은 위대한 곡이지만, 연주자가 누구든 작품이 가진 그 자체의 위대함 때문에 언제나 감동을 주는 여타의 곡들과 달리, 좋은 연주자를 만나야만 빛을 발하는 특별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이 곡을 잘 연주해 내려면 이 결점을 채워 줄 지능과 함계 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성이 있어야 한다. 위대한 연주자들이 가진 그 '무엇'이라고 표현되는 재능을 말이다.

명반 중에 가히 태양과 같은 독보적인 존재가 있으니 바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환갑 기념 실황 음반이다. 그의 환갑을 축하해 주기 위해 스뱌토슬라프 리히터가 피아노를 연주했고, 이 둘 간의 대화는 정말 기가막히게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또 감동적이다. 4악장의 불꽃튀는 에너지와 인생을 달관한 맘씨좋은 아저씨가 베푸는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용서'는 더 없는 감동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자아낸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연주요, 그래서 이 음반은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무게를 가지고 있다.

 

 

세자르 프랑크 (Cesar A. Franck, 1822-1890)

프랑스 작곡가. 벨기에 출생. 1833년 리에제음악원을 졸업하고 35년 파리음악원에서 피아노를 배웠으며, 르보르느에게 대위법(對位法)을, P.L.L. 베누아에게 오르간을 배우고 각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한때 벨기에로 건너갔으나, 43년 이후 파리에서 생활하였다. 경건한 가톨릭신자로서, 58년에는 생 클로틸드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서 널리 알려졌다.

72년 파리에서는 롯시니·마이어베어·오베르의 오페라음악원의 오르간과 교수를 지냈다. 당시 파리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그러한 풍조 속에서도 J.S. 바흐의 대위법에 의한 오르간 음악을 강조하여 절대적인 음악의 이상을 설파하였다. 초기의 가곡·실내악곡·피아노곡 및 중기의 종교음악 작품은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90년 《현악 4 중주곡》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음악은 프랑스와 독일의 전통음악을 조화시켰으며, 화성(和聲)에서는 대담한 전조와 반음계를 자유로이 구사해 새로운 어법을 창조, 실내악곡·교향곡의 각 악장을 하나의 테마로 통일하는 순환형식을 발전시켰다. 또한 교육에도 역점을 두어 댕디·E. 쇼송·G. 피에르네·P. 피달르 등을 배출하였다. 작품으로는 오라토리오 《속죄(1871∼72)》 지복(至福)》을 비롯해 《교향변주곡(1885)》 바이올린소나타(1886)》 《현악 4 중주곡 D장조(1889)》 《3개의 중창곡》 등이 있다.

화가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운 프랑크는 12세의 나이로 리에주 음악원을 졸업하고 연주여행을 다녔을 정도로 조숙한 천재였다. 15세 되던 해엔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푸가, 대위법, 작곡, 오르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오르간 연주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이던 그는 여러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를 전전하다가 1858년에 성 클로틸드 교회의 합창장이 된 그는 이어 그 교회의 오르간 주자가 되었다. 이 즈음 그의 오르간 연주를 들은 리스트는 프랑크를 두고 "바흐 이후 최고의 오르가니스트"라며 절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용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프랑크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명망과 존경을 받았다. 1872년엔 파리 음악원의오르간 교수가 되어 루이 비에른, 가브리엘 피에르네, 에르네스트 쇼송, 앙리 뒤파르, 뱅상 댕디 등을 가르쳤으며, 프랑스 국민음악협회의 일원으로 프랑스 작곡가들을 지도했다. 그의 작품들은 베토벤과 바그너풍의 풍부한 화음들로 가득차 있다. 그 중에서도 <교향곡 D단조>, 피아노곡 <전주곡, 코랄과 푸가>, 교향시 <저주받은 사냥꾼>,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