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여왕]
음원듣기/http://jsuh.tistory.com/108
타이틀: The Fairy Queen. 전 5막의 세미-오페라(Semi-opera). 퍼셀이 1692년 작곡하였으나 이듬해 다시 수정하여 내 놓은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A Midsummer Night's Dream(한여름 밤의 꿈)을 대본으로 삼았다.
초연: 1962년 런던 King's Theatre
주요배역: 테세우스(아테네의 대공), 티타니아(요정의 나라 여왕), 오베론(요정의 나라 왕), 헤르미아(테세우스의 딸), 헬레나(헤르미아의 친구), 리산더(헤르미아의 연인), 데메트리우스(헬레나의 연인), 퍼크(오베론의 시종 요정, 당나귀 머리를 하고 있다)
음악 하이라이트: 겨울의 노래
베스트아리아: Hark the echoing air(S), Thus the ever grateful spring(S)
사전지식: 당시의 다른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오페라와 발레의 합작품이다. 이를 세미-오페라라고 부른다. 음악적 요소는 초자연주의적 등장인물들에 적합하게 표현되어 있다. 정령들이나 님프들의 춤은 나중에 마스크(가면극)의 기본으로 발전하였음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요정의 여왕’ 줄거리는 벤자민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의 내용과 같다. 하지만 퍼셀의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의 드라마에 그리스 신화를 가미한 것이다. 이 오페라에는 수많은 신들과 정령들이 등장하며 화려한 무대장치 때문에 제작비가 엄청나게 드는 작품이다. 그래서 ‘요정의 여왕’ 초연이후 제작자가 파산하기까지 했다.
줄거리: 에게우스왕이 아테네의 테세우스(Theseus)대공을 만나러 온다. 에게우스(Egeus)는 그의 딸 헤르미아(Hermia)와 함께 테세우스의 궁전을 방문한다. 에게우스왕의 딸인 헤르미아는 리산더(Lysander)라는 청년을 사랑하여 결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에게우스는 딸 헤르미아가 데메트리우스(Demetrius)와 결혼할 것을 바란다. 데메트리우스도 헤르미아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세우스대공을 찾아온 것이다. 아테네의 법에 따르면 딸은 아버지가 정해준 사람과 무조건 결혼하도록 되어 있다. 또 다른 선택이 있다면 종교적인 계율에 따라 독신으로 살면서 금욕생활을 해야 한다. 말하자면 여신전의 사제가 되어 일생을 독신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처형되어야 한다. 테세우스대공은 만인이 아테네의 법을 지키도록 하는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말하고 모두에게 며칠간의 여유를 줄테니 마지막 결정을 하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데메트리우스는 헤르미아의 친구인 헬레나(Helena)를 유혹하여 애인으로서 삼았다가 차버린 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레나는 아직도 데메트리우스를 사랑하고 있다. 한편, 헤르미아와 리산더는 아테네의 법이 미치지 않는 다른 나라로 도망가서 결혼키로 결심한다(아마 테세우스대공도 그렇게 할것을 은근히 바라고 있었는지 모른다). 헤르미아는 친구 헬레나를 만나 데미트리우스의 마음에 들도록 하여 그가 헤르미아를 포기토록 당부한다. 이윽고 헤르미아는 리산더와 함께 숲으로 도망한다. 이 사실을 안 데메트리우스가 두 사람을 추격한다. 그 뒤를 헬레나가 �아간다.
제3막은 신화적인 숲속에서 시작된다. 정령들, 님프들, 각종 동물들이 솔로, 듀엣, 합창을 한다. 그런후에 춤판이 벌어진다. 이들의 대사는 간혹 노골적으로 에로틱하기까지 하다. 1995 런던 국립오페라극장.
숲속에서 요정의 나라 오베론(Oberon)왕과 티타니아(Titania)왕비가 고아가 된 인도 소년을 누가 데리고 기를 것이냐를 두고 서로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오베론왕은 측근 시종인 퍼크(Puck)에게 마법의 꽃을 찾아오도록 지시한다. 사랑의 신인 큐피드의 화살을 맞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원래 큐피드는 영국여왕 엘리자베스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겠다고 선포하자 그러면 곤란하다고 생각하여 엘리자베스여왕에게 화살을 쏘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아 어떤 꽃을 맞춘다. 팬지꽃은 이렇게 하여 만들어졌다. 왜 엘리자베스여왕이 느닷없이 등장하느냐하면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시절이 엘리자베스여왕 치하의 시절이었기 때문에 비유로서 언급한 것이다. 아무튼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팬지꽃의 액을 잠들어 있는 사람의 눈에 떨어트리면 깨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또 하나의 ‘사랑의 묘약’이다. 오베론왕의 시종인 퍼크가 이 꽃을 가져온다. 오베론왕은 이 꽃의 액을 잠자고 있는 티타니아의 눈에 떨어트린다. 제발 남편인 자기를 사랑하여 바가지 좀 긁지 말라는 속셈에서이다. 계속하여 오베론왕은 퍼크에게 이 사랑의 묘약을 데메트리우스의 눈에 떨어트리라고 지시한다. 잠에서 깨어나 헬레나를 보면 사랑하게 될것이기 때문이었다. 숲속에서 헤르미아와 리산더가 피곤하여 잠에 빠져있다. 퍼크는 리산더를 데메트리우스로 잘못 알고 그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떨어트린다. 마침 헬레나가 지나가다가 리산더를 보고 혹시 상처를 입은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어 깨운다. 잠에서 깨어난 리산더는 헬레나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원작에서는 이 장면이 톡톡 튀는 대사로서 대단히 코믹하면서도 풍자적으로 처리되어 있다.
'요정의 여왕' 스토리를 표현한 그림
이제 또 다른 장면이 연출된다. 몇 사람들이 연극 연습을 하러 숲속으로 온다. 이들은 어떤 귀한 분의 결혼식에서 하객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연극을 공연키로 되어있다. 이들은 연극을 더 재미있게 하기위해 대본에서 신랑신부의 부모를 달과 별로 고쳐 쓴다. 오베론의 시종인 퍼크(Puck)가 나타나 당나귀머리 모양의 가면을 연극 연습하러 온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옷감장이 보톰(Bottom)에게 씌어준다. 마침 왕비 티타니아가 잠에서 깨어나 당나귀 머리의 보톰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숫당나귀가 아무에게나 섹스를 해주는 관대한 사람으로 비유되었었다. 이 장면에서 티타니아를 섬기는 요정들이 티타니아와 당나귀 머리의 사랑이 맺어지도록 하기위해 환상적인 춤을 추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데메트리우스와 리산더는 헬레나와 헤르미아를 만난다. 이 네 사람이 펼치는 사랑의 코미디는 정말 가관이다. 누군가 한 사람은 큰 낭패를 당할 입장이다. 이 광경을 본 오베론왕은 복화술로서 퍼크에게 우선 두 남자인 리산더와 데메트리우스를 떼어 놓도록 지시한다. 그리하여 리산더는 캄캄한 숲속에서 길을 잃는다. 리산더는 피곤하여 아무데나 쓰러져 잔다. 한편 데메트리우스도 피곤에 지쳐 잠에 떨어진다. 퍼크가 이들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다시 떨어트린다. 오베론은 해독제와 같은 약을 리산더와 티타니아의 눈에 떨어트려 준다. 데메트리우스가 잠에서 깨어나 헬레나를 보자 사랑에 빠진다. 이윽고 테세우스대공이 나타난다. 대공은 모두 제 짝을 찾아 사랑하게 된것을 보고 다행으로 생각한다. 모두들 행복하다. 인간들은 한 여름 밤에 일어난 사건이 어떤 부분은 진짜이고 어떤 부분은 꿈인지 궁금해 한다. 숲속으로 연극 연습하러 왔던 사람들이 극중에서 극을 공연한다. 테세우스대공과 사람들은 비록 연극 공연이 형편없지만 모두 진지하게 열심히 공연했다고 하며 치하한다.
[오를란도]
Handel, George Frederic (헨델) [1685-1759]-오를란도
타이틀: Orlando. 전3막. 루도비코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의 에피소드 ‘오를란도의 분노’를 바탕으로 카를로 시기스몬도 카페체(Carlo Sigismondo Capece)가 대본을 쓴것을 다시 무명의 대본가가 발췌하였다.
초연: 1733년 런던 왕립극장(King's Theatre)
주요배역: 오를란도(기사), 안젤리카(카타이의 여왕), 메도로(카타이[중국]여왕을 사랑하는 아프리카의 왕자), 도린다(양치는 소녀), 조로아스트로(마법사), 이사벨라(공주)
카타이의 여왕 안젤리카. 현대적 연출.
줄거리: 기사 오를란도는 사랑과 영예사이에서 방황한다. 오를란도는 카타이(Cathay: 중국)의 여왕 안젤리카(Angelica)를 사랑하지만 기사로서 카타이의 여왕을 사랑함은 영예를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오를란도에게 마법사 조로아스트로(Zoroastro)는 사랑보다 영예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느날 오를란도는 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이사벨라(Isabella)공주를 구출한다. 사람들은 오를란도와 이사벨라공주와의 결합을 예견하며 축하한다. 하지만 카타이의 여왕 안젤리카에 대한 오를란도의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아프리카의 왕자 메도로(Medoro)도 안젤리카여왕을 깊이 사랑한다. 그러한 메도로를 사랑하는 여인이 또 하나 있다. 양치기 소녀인 도린다(Dorinda)이다. 도린다는 메도로를 꿈에 그리는 구원의 기사로 생각한다. 아무튼 오를란도와 메도로왕자는 라이발 관계에 있게 되었다. 착한 마법사 조로아스트로는 오를란도와 메도로가 서로 만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만나면 결투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의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양치는 소녀 도린다는 오를란도가 안젤리카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도린다는 메도로왕자가 안젤리카 여왕을 포기하고 자기에게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2막에서 조로아스트로는 모든 난국을 피하기 위해 사랑에 눈이 멀어 지혜마저 잃고 실성한 오를란도를 데리고 잠시 멀리 떠난다. 3막에서는 거의 실성한 오를란도가 양치는 소녀 도린다가 비너스여신의 화신인줄로 믿고 도린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이에 조로아스트로가 모든 교통정리를 맡아 한다. 안젤리카여왕과 메도로왕자가 결합하며 오를란도는 제정신을 찾는다. 해피엔딩. 이사벨라는 어찌 되었고 양치는 소녀 도린다는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아마 오를란도와 도린다가 맺어 졌으며 이사벨라 공주는 다른 상대를 찾았을 것이다.
현대적 연출의 오를란도. 뮌헨 오페라 공연. 오를란도, 이사벨라, 도린다.
원글보기/http://blog.daum.net/johnkchung/3348374
비발디 오페라/오를란도 듣기/
http://blog.daum.net/elara1020/8465478
Handel, George Frederic (헨델) [1685-1759]- 줄리오 체사레
[줄리오 체사레] (이집트의 줄리오 세자레)
타이틀: Giulio Cesare (Julius Caesar: 줄리어스 시저). 또는 Giulio Cesare in Egitto (Julius Caesar in Egypt라고도 함). 전3막. 쟈코모 프란체스코 부싸니(Giocomo Francesco Bussani)의 초기 대본을 기본으로 니콜라 F. 하임(Nicola F. Haym)이 다시 대본을 썼다.
초연: 1724년 런던 왕립극장
주요배역: 줄리오 체사레(줄리어스 시저), 코르넬리아(적장 폼페아의 아내), 세스토(세스토 폼페오: 섹스투스, 적장 폼페아의 아들), 아킬라(아킬라스, 이집트군 대장), 클레오파트라(이집트의 여왕), 톨로메오(크톨레비, 클레오파트라의 남동생, 이집트의 왕), 니레노(니레누스, 클레오파트라와 프톨레미의 시종), 큐리오(로마 집정관)
음악적 하이라이트: 세자레의 사냥의 아리아, 클레오파트라의 탄식, 섹스투스의 복수의 아리아, 코르넬리아와 섹스투스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Da tempeste il legno infranto(S), Piangeró la sorte mia[나의 운명을 위해 눈물을 흘리리](S), V'adore, pulille[그대를 숭배하리](S), Aure, deh, per pieta[자비속에, 아, 미풍이 불도다](Male Alto)
줄리오 세자레와 세스토
사전지식: 주인공 역할은 통상 여성이 맡아한다. 원래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얘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헨델의 이 오페라는 당시에 무척 성공하였지만 오늘날에는 별로 공연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성악가들이 연주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시저..’에는 3명의 카스트라토 가수가 출연토록 되어있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헨델은 음악을 여러번 고쳐썼다. 그래서 남성 알토역인 니레누스(니레네, 클레오파트라와 프톨레미의 측근)은 테너로 바꾸었으며 섹스투스도 원래는 소프라이지만 테너로 바꾸었다.
BC 48년에 줄리오 체사레와 클레오파트라가 만난 것은 역사적으로 가장 화려한 로맨스의 하나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 로맨스는 결국 정적간의 전쟁, 에로틱한 갈등, 음모와 모험, 그리고 이국적인 색채가 혼합된 복잡한 것이었다. 헨델은 전형적으로 화려하고 풍성한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악기들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성향이 있다. '줄리오 체사레'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입부와 피날레어서 4개의 혼을 사용한 것은 좋은 예이다. 헨델은 작곡에 있어서 그의 특색을 모두 동원하였다. 그래서 당시의 사람들은 '줄리오 체사레'에 대하여 '모든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보여준 작품'이라면서 찬사를 보냈다. 역사적인 사실이기도 한 체사레와 폼페오의 분규는 이집트 왕의 누이인 클레오파트라의 유혹적인 파워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클레오파트가 얼마나 뛰어났는가 하면 그는 실로 이집트를 정복한 총독의 마음을 정복하였다는 사실로서 입증이 된다. 이 오페라에는 여덟 곡의 웅장한 다 카포 아리아가 나온다. 인간이 표현할수 있는 모든 스펙트럼이 표현되어 있는 아리아들이다. 분별이 없을 정도로 요염한 유혹으로부터 가장 심오한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 열정적인 사랑에 이르기까지 모두 표현되어 있다. 이 오페라에서의 하일라이트는 아마 2막이 시작할 때 나오는 유혹의 장면일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인 '덕성'(Virtue)처럼 옷을 입고 나타난다. 가장 요염하고 유혹적인 여인이 덕성의 상징처럼 등장하는 것은 아이러니컬 한 것이다. 파르나수스(Parnassus) 산정에서 아홉 명의 뮤즈에 둘러싸여 앉아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육감적인 매력과 우아함으로 위대한 장군인 체사레를 감동시키고 마음을 흔들어 놓고도 남았을 것이다.
클레오파트라 역의 엘리자베스 퍼탈(Elisabeth Furtal)
줄거리: 제1막. 나일 강이 흐르는 이집트 평야에 줄리오 체사레의 부대가 이집트인들의 환영을 받으며 도착한다. 폼페오 부대를 무찌른 체사레를 그의 사령관인 쿠리오가 맞이한다. 폼페오의 부인 코르넬리아와 그의 아들 섹스투스(세스토)가 들어와 화친을 간청한다. 쿠리오는 코르넬리아를 보자 한 때 그녀를 흠모했던 생각에 사로잡힌다. 체사레는 폼페오와 직접 오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대답한다. 아킬라가 그의 부하들과 함께 톨로메오가 체사레에게 보낸 선물을 들고 들어온다. 그 중 한 상자를 열자 폼페오의 잘린 머리가 들어있다. 코르넬리아가 놀라 기절하고 체사레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의 적인 폼페오의 죽음을 애도하며 분노한다. “너의 왕에게 전하라! 좋건 나쁘건 왕이 하는 일은 항상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킬라가 체사레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소용없다. “너의 왕에게 말하리라. 너는 살인마이니 내 앞에서 당장에 사라지라고. 왕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고 말하리라.”(Empio, Diro, Tusei) 체사레가 나가자 모두들 함께 퇴장하고 기절한 코르넬리아를 돌보고 있던 쿠리오와 섹스투스만이 남는다. 코르넬리아가 정신을 차리자 분노하며 섹스투스의 칼을 빼들고 자살을 기도하지만 쿠리오가 진정시킨다. “쿠리오가 지금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소. 당신을 아내로 맞고 싶소. 그리고 당신이 원하면 복수를 해 주겠소.” 쿠리오가 나가자 코르넬리아가 슬픔에 쌓이고 섹스투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다.
산디에고 오페라 공연
클레오파트라가 혼자 있는 방에 측근 니레노가 들어와 톨로메오가 체자레에게 잘 보이려고 폼페오를 죽여 선물로 보냈다고 전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체사레를 유혹하면 이집트의 왕권을 자기가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때 톨로메오(프톨레미)가 들어와 클레오파트라와 이집트의 왕권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인다. 클레오파트라는 톨로메오에게 왕권보다는 여자들이나 차지하며 즐기라고 말하고는 니레노와 나가버린다. 아킬라가 들어오자 톨로메오는 자기가 보낸 선물에 대한 체사레의 반응을 묻는다. 아킬라는 체사레가 분노하여 궁으로 오고 있다며 그를 자기가 죽일 테니 그 대가로 코르넬리아를 자기에게 달라고 제안한다. 이를 받아들인 톨로메오는 체사레를 죽이고 이집트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체사레의 야영지에서 폼페오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체사레는 인생의 삶이 얼마나 허망한지 한탄한다. 리디아라는 여인으로 가장한 클레오파트라와 니레노가 쿠리오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온다. 클레오파트라는 자기는 이집트의 왕족인데 톨로메오가 자기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말한다. 체사레와 쿠리오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힌다. 클레오파트라가 무릎을 꿇으며 복수해 달라고 간청한다. 체사레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사랑을 고백하고 쿠리오와 함께 나간다. 클레오파트라는 일이 잘 되어가고 있다며 기뻐하고 나가려 하는데 코르넬리아가 들어오자 숨어서 그녀를 지켜본다. 코르넬리아는 남편의 복수를 생각하며 칼을 집어들자 섹스투스가 들어와 복수는 자기의 몫이라며 칼을 뺏는다. 둘이 톨로메오가 있는 궁으로 들어갈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클레오파트라가 나타나 자기도 역시 톨로메오에게 원한이 있다며 돕겠다고 나선다.
현대적 연출의 '이집트의 줄리오 세자레'
섹스투스는 아버지의 복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기뻐하며 클레오파트라만을 남겨두고 모두 나간다. 클레오파트라는 톨로메오의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며 체사레의 사랑을 유도하여 이집트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다. 톨로메오의 궁에 체자레가 그의 측근들과 들어오고 톨로메오가 정중하게 맞이한다. 체사레는 노골적으로 톨로메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톨로메오는 체사레를 자기 거처로 안내한다. 체사레는 그의 눈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을 꾸미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못된 사냥꾼이 움직이네. 악마와 함께하는 자는 자기 마음속에 속임수를 보여주지 않으려 하지.”(Va Tacito) 체사레는 측근들이 안내를 받으며 들어가고 아킬라가 코르넬리아와 세스토를 데리고 들어온다. 코르넬리아를 보자 톨로메오 역시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한다. 코르넬리아와 섹스투스는 톨로메오에게 배신자라며 맹렬히 비난한다. 톨로메오는 신하들을 불러 섹스투스를 감금하고 코르넬리아를 후궁으로 보내라고 이르고는 나간다. 아킬라는 코르넬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자기와 결혼하면 살려 주겠다고 말하지만 모자는 강하게 반발한다. 신하들이 섹스투스를 끌고 가자 모자는 슬픈 이별을 고한다.
세스토. 비비카 즈너. 산디에고 오페라 공연에서
제2막. 덕목의 왕궁이 있는 파르나수스 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숲이 펼쳐져 있다. 클레오파트라가 니레노에게 모든 준비가 끝났느냐고 묻고 체사레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클레오파트라는 니레노에게 이른다. “체사레에게 가서 톨로메오가 꾸미고 있는 일을 말해 줄 테니 내 방으로 오라고 말해.” 클레오파트라가 나가자 체사레가 들어온다. 니레노가 잠시 기다리면 리디아가 올 거라고 말하자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들린다. 파르나수스 산이 열리며 아홉 명의 뮤즈에 둘러싸여 덕목의 여인으로 분장한 클레오파트라가 나타난다. 체사레가 놀라 쳐다본다. 클레오파트라가 노래를 시작한다. “당신을 흠모하오. 눈동자여, 사랑의 화살이여. 그대의 불꽃이 내 마음을 부드럽게 찌르는군요.”(Vadoro pupille) “천상에서도 저토록 아름다운 노래는 듣지 못 하리.” 체사레가 그녀에게 달려가자 파르나수스 산이 닫힌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황제여, 사랑이 당신을 불 태우고 있다면 거절하지 마세요. 리디아는 품위 있는 여인이죠. 지금 그녀가 방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체사레가 흥분하여 니레노를 따라 나간다. 야생 동물이 사는 정원 옆에 후궁의 정원이 있다. 이 곳에서 코르넬리아는 꽃을 돌보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역의 조이스 디도나토
아킬라가 코르넬리아에게 접근하며 자기의 사랑을 받아 줄 것을 요구하지만 그녀는 그를 피해 나가다가 톨로메오를 만난다. 톨로메오에 끌려 코르넬리아가 다시 들어오고 아킬라는 그녀가 자기를 거부한다며 안타까워한다. 톨로메오는 아킬라에게 체자레를 죽이겠다는 약속을 실행에 옮기라고 명한다. 아킬라가 말하자 이번에는 톨로메오가 코르넬리아에게 접근한다. 코르넬리아는 톨로메오의 손을 뿌리치고 나간다. 톨로메오는 분노하여 강제라도 그녀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이다. 정원으로 코르넬리아가 혼자 들어오며 옆 정원에 있는 야생 동물들에게 먹혀 죽는 게 낫다며 자살을 기도한다. 마침 섹스투스가 들어오며 그녀를 진정시킨다. 니레노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빠져나온 섹스투스가 이제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어머니를 위로한다. 니레노가 들어오며 코르넬리아에게 톨로메오가 그녀를 왕의 후궁으로 유괴하라 했다고 전한다. 걱정하는 모자에게 니레노는 자기가 섹스투스를 몰래 후궁으로 침입시킬 테니 코르넬리아에게 안심하고 후구응로 가라 이른다. 왕이 여인네들과 쾌락을 즐기고 있을 때 섹스투스가 복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 니레노의 생각이다. 니레노와 코르넬리아가 나가자 세스토는 복수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쾌적한 정원에 클레오파트라가 체사레를 기다리다가 잠든 채 한다. 체사레가 들어오며 그녀의 잠든 모습을 보며 그녀를 자기의 부인으로 삼겠다는 말에 클레오파트라가 벌떡 일어난다. 그러나 체자레는 그녀를 클레오파트라의 하녀인 리디아도 알고 있기 때문에 하녀와의 결혼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안타까워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실망하여 다시 자리에 눕는다. 쿠리오가 급히 들어오며 체사레에게 반역이 일어났다고 알린다. 체자레가 클레오파트라에게 피신해야겠다고 말하자 그녀는 자기가 그를 보호하겠다고 말하다가 자기의 신분을 발설하고 만다. 어리둥절해하는 체사레와 쿠리오에게 클레오파트라는 반역자들이 몰려오고 있다며 피하라고 한다. 체사레는 그들과 맞서겠다며 칼을 쥔다.
줄리오 체사레를 마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클레오파트라. 파리의 이탈리아극장.
밖에서 반역자들의 소리가 들린다. “체사레를 죽여라!” 클레오파트라가 체사레를 보호해달라며 기도한다. “저를 불쌍히 여기지 않으신다면 저는 죽어요. 내 고통을 위로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 형혼의 불길은 꺼지고 말 거예요.”(Sepieta) 후궁의 한 방에서 톨로메오가 여러 여인네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잔인한 칼은 사랑의 시간에 아무런 쓸모가 없지.” 톨로메오가 안심하며 칼을 내려놓는다. 코르넬리아가 들어오자 톨로메오가 자기가 간택한 여인에게 주는 가훈이라며 흰 옷을 내어준다. 코르넬리아가 옷을 받자마자 바닥에 내 던지고 섹스투스가 들어온다. 섹스투스가 놀라는 톨로메오에게 칼을 들이대지만 아킬라가 어느 새 들어와 그의 칼을 뺏는다. 아킬라는 톨로메오에게 체사레를 죽이려는 계획이 실패하였지만 쿠리오와 체사레가 도망가다가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보았다고 보고한다. 코르넬리아와 섹스투스가 이 말에 절망한다. 아킬라는 클레오파트라가 로마군의 야영지로 가서 체사레의 복수를 갚겠다는 명분으로 로마군을 이끌고 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킬라는 체사레가 죽었으니 약속대로 코르넬리아를 자기에게 달라고 요구한다. 톨로메오가 딱 잡아뗀다. “이 나쁜 놈! 반역의 대가로 최고의 미인을 달라니.” 톨로메오가 칼을 들고 자기 누이와 맞서 싸우겠다며 나간다. 섹스투스가 복수를 실패했다며 자기 칼로 자살을 기도하지만 이번에는 코르넬리아가 말린다. 코르넬리아는 섹스투스에게 톨로메오를 끝까지 쫓아가 죽이라며 나간다. 섹스투스는 다시 한 번 복수를 다짐한다.
글린드본 페스티벌에서의 공연
제3막.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아킬라가 군인들을 이끌고 나타난다. 아킬라는 자기의 약속을 저버린 톨로메오에 대항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아킬라가 나가자 멀리서 클레오파트라와 톨로메오의 부대와 경열하게 싸운다. 전쟁이 끝나고 톨로메오가 승리하여 클레오파트라를 포로로 잡는다. 톨로메오의 부하들에게 끌려가는 클레오파트라가 그를 저주한다. “나의 불쌍한 운명이 눈물을 흘리리. 내가 죽게 되면 나의 유령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 폭군을 괴롭히리라.”(Piangero la sorte mia) 항구의 한 쪽에서 파도에 떠내려 온 체사레가 나타난다. 세스토가 니레노가 들어오다 부상 당한 아킬라를 발견한다. 이들을 보자 체사레가 뒤로 숨어 지켜본다. 아킬라는 섹스투스에게 그의 아버지를 죽인 자가 자기라며 용서를 구하고 폼페오로부터 받은 군 통수권을 상징하는 도장을 주고는 죽는다. 체사레가 나타나 세스토로부터 그 반지를 달라고 말한다. 체사레가 살아있는 것을 본 섹스투스와 니레노가 기뻐한다. 체사레는 그 반지의 힘을 빌려 이끌고 코르넬리아와 클레오파트라를 구해 오겠다고 다짐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자기 방에서 슬퍼하며 하녀들과 함께 톨로메오의 군인들에게 감금되어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세스토
이 때 체사레가 병사들을 이끌고 들어와 톨로메오의 부하들을 몰아낸다. 체사레를 보자 클레오파트라가 달려가 안긴다. 체사레는 클레오파트라에게 항구로 가서 흩어진 군인들을 모아 기다리라며 자기도 그리로 가겠다고 약속하며 나간다. 왕실에서 톨로메오는 코르넬리아에게 수청을 요구한다. 거절하는 코르넬릴아에게 톨로메오가 다가가 강제로 껴안으려 하자 그녀가 단도를 꺼내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한다. 이 때 세스토가 나타나며 톨로메오에게 칼을 들이댄다. “이 악마 같은 놈아! 신께서 체자레를 보호해 주셔서 살아 있다.” 톨로메오가 섹스투스와 싸우다가 칼에 찔려 죽는다. 섹스투스는 그의 죽음을 확인하고 나간다.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체사레와 클레오파트라가 이집트 군인들 앞에 서 있고 쿠리오와 니레노, 섹스투스와 코르넬리아가 들어온다. 세스토가 체자레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갚았다고 말하자 체사레는 아들의 용기를 가상히 여기며 그를 껴안는다. 코르넬리아가 이집트 왕관과 왕권을 상징하는 휘장을 체사레에게 바친다. 체사레가 왕관을 클레오파트라에게 주며 이집트의 여왕임을 선언한다. 둘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군중들이 그들을 축복한다.
자네트 베이커(Janet Baker)가 줄리오 체사레의 역을 맡았던 1984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공연.
아킬라와 부하들이 시저를 급습하자 시저는 발코니에서 바다로 뛰어 들어 겨우 목숨을 건진다. 클레오파트라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얼마후 시저가 돌아와 클레오파트라를 구출한다. 시저가 죽었다고 생각한 아킬라는 이집트 왕에게 이제 코르넬리아와 결혼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문제는 이집트왕 자신도이 어느새 코르넬리아를 원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코르넬리아를 내줄 리가 없었다. 한편, 권력에 굶주려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자기를 추종하는 이집트 군대를 이끌고 로마군대와 싸운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는 로마군대에게 패배한다. 아직도 복수를 다지고 있는 코르넬리아의 아들 세스토는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아킬라스 대장을 만난다. 자기가 저지른 모든 일을 뉘우친 아킬라스는 세스토에게 이집트 전군을 지휘할수 있는 대장의 반지를 건네준다. 이 반지를 시저가 차지한다. 시저는 병사들을 지휘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섹스투스는 자기 어머니를 넘본 음흉스러운 이집트왕을 단칼에 죽인다. 클레오파트라가 여왕이 된다. 이윽고 클레오파트라와 체사레의 밀월 시대가 열린다. *처음 대본에는 섹스투스가 프톨레미를 공격하여 죽인다고 되어 있으며 시저가 클레오파트라를 이집트의 여왕으로 만들어주고 로마황제의 볼모가 되게 한다고 되어있다.
감옥에 갇힌 클레오파트라 역의 에리 밀스(Erie Mills)
줄리오 체사레 원글보기/http://blog.daum.net/johnkchung/3348365
음악듣기/http://blog.daum.net/elara1020/8465209
Vivaldi, Le Quattro Stagioni
(The Four Seasons)
비발디 '사계'
Antonio Vivaldi
1678-1741
I Musici
1959
Antonio Vivaldi
1678-1741
Janine Jansen solo violin
Candida Thompson violin / Henk Rubingh violin
Julian Rachlin viola / Maarten Jansen cello
Stacey Watton double bass / Elizabeth Kenny theorbo
Jan Jansen harpsichord
봄 (La Primavera)
Concerto No.1 in E major, RV269 'La Primavera'
1악장 : 봄이 왔다. 새들은 즐거운 노래로 인사를 한다. 그때 시냇물은 살랑거리는 미풍에 상냥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흘러가기 시작한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천둥과 번개가 봄을 알린다. 폭풍우가 가라앉은 뒤, 새들은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봄’을 여는 1악장에서 경쾌한 합주가 울려 퍼지면 세 대의 바이올린으로 묘사되는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명랑해서 이 작품이 봄의 상쾌함을 나타낸 음악이란 설명을 굳이 덧붙이지 않더라도 음악 자체만으로도 봄의 활기를 전해줍니다. 겨울 동안 얼어 있던 시냇물이 녹으면서 마치 중얼거리듯 졸졸 흐르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변덕스런 봄날답게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는 소리도 들려오지요.
2악장 : 여기 꽃들이 만발한 즐거운 목장에서는 나뭇잎들이 달콤하게 속삭이고 양치기는 충실한 개를 곁에 두고 잠들어 있다.
한가로운 전원 풍경을 나타낸 2악장에선 춘곤증을 이기지 못한 양치기가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그때 양치기의 옆을 지키고 있는 충실한 개가 ‘멍멍’ 하고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비발디는 개 짖는 소리는 비올라의 짧고 강한 음향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소리는 마치 타악기 소리 같기도 합니다. 비올라로 개 짖는 소리를 표현한 비발디의 재치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3악장 : 님프들과 양치기들은 전원풍 무곡의 명랑한 백파이프 소리에 맞추어 눈부시게 단장한 봄에 단란한 지붕 아래서 춤추고 있다.
3악장은 봄을 찬양하는 전원무곡입니다.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꽃이 핀 봄의 들녘에서 님프들과 양치기들이 서로 손을 잡고 즐겁게 춤추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여름 (L'Estate)
Concerto No.2 in G minor, RV315 'L'Estate'
1악장 : 이 무더운 계절에는 타는 태양도 사람도 가축의 무리도 활기를 잃고 있다. 들조차 덥다. 뻐꾸기가 울기 시작했다. 산비둘기와 방울새가 노래한다. 산들바람이 상냥하게 분다. 그러나 갑작스런 북풍이 싸움을 걸어온다. 양치기는 갑자기 비를 두려워하면서 불운에 떨며 눈물을 흘린다.
거친 폭풍과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여름’을 들어보면 음악이 너무 거칠고 과격해서 비발디가 여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여름’은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기교가 돋보여 연주효과가 아주 뛰어난 곡이기도 하지요.
1악장 시작 부분을 들어보면 ‘봄’과는 대조적입니다. 너무 더워서 힘이 다 빠져버린 듯 음악도 더위에 지친 것 같지요. 새 울음소리도 어쩐지 분노에 차 있는 듯합니다. 뻐꾸기 울음소리는 독주 바이올린의 연주로 표현되는데, 더워서 그런지 불안한 느낌을 주는군요. 빠르게 연주되는 음 중에서 반복되는 음을 제외하고 음높이가 달라지는 부분만 잘 들어보면 ‘뻐꾹’ 소리가 들릴 겁니다.
2악장 : 번개, 격렬한 천둥소리, 그리고 큰 파리와 작은 파리. 광란하는 파리 떼의 위협을 받은 그는 피로한 몸을 쉴 수도 없다.
2악장도 역시 더위에 지친 여름을 잘 보여주는 음악입니다. 비발디는 아주 재미있게도 파리가 욍욍거리며 잠을 방해하는 부분을 아주 실감나게 묘사했어요. 독주 바이올린이 여름날 꾸벅꾸벅 조는 주인공의 모습을 가냘픈 선율로 연주하는 동안 이를 반주하는 바이올린들이 파리가 귀찮게 하는 소리를 가벼운 리듬으로 들려줍니다. 잠시 후 비올라와 첼로, 더블베이스가 멀리서 천둥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려주지요.
3악장 : 아아, 그의 두려움을 얼마나 옳았던가. 하늘은 천둥을 울리고 번개를 비치고 우박을 내리게 하여 익은 열매나 곡물을 모두 쓸어버린다.
격정적인 3악장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여름의 잔인성을 보여줍니다. <사계> 중에서 가장 격렬하면서도 멋진 음악입니다.
가을 (L'Autunno)
Concerto No.3 in F major, RV293 'L'Autunno'
1악장 : 마을 사람들은 춤과 노래로 복된 수확의 즐거움을 축하한다. 바쿠스의 술 덕택으로 떠들어댄다. 그들의 즐거움은 잠으로 끝난다.
‘가을’에서는 ‘여름’을 지배하고 있던 자연과의 투쟁이 사라지고 다시 유쾌하고 즐거운 축제 분위기로 바뀝니다. 1악장에선 마을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가을축제를 벌입니다.
풍요로운 가을의 축복에 취해 술을 너무 많이 마셔버린 ‘주정뱅이’도 등장해 흥미롭습니다. 주정뱅이를 묘사한 부분을 들어보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실감납니다.
2악장 : 일동이 춤을 그치고 노래도 그친 뒤에는 조용한 공기가 싱그럽다. 이 계절은 달콤한 잠으로 사람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2악장에 이르면 1악장에서 먹고 마시며 즐기던 주정뱅이들이 만취한 상태로 곤한 잠에 빠집니다. 비발디는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진 모습을 약음기를 낀 현악기의 꿈결 같은 소리로 표현해냈습니다. 소리를 약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약음기를 낀 탓인지 현악의 음색은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쳄발로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3악장 : 새벽에 사냥꾼들은 뿔피리와 총, 개를 데리고 사냥에 나선다. 짐승은 이미 겁을 먹고 총과 개들의 소리에 지칠 대로 지치고 상처를 입어 떨고 있다. 도망칠 힘조차 다하여 궁지에 몰리다가 끝내 죽는다.
3악장이 시작되면 먼저 경쾌한 사냥 음악이 3박자의 경쾌한 음악으로 펼쳐집니다. 이윽고 실감나는 사냥 장면이 음악으로 묘사됩니다. 독주 바이올린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동물들의 긴박한 음악을 연주하면 응답하는 현악기들은 총소리와 개 짖는 소리를 흉내 냅니다.
겨울 (L'Inverno)
Concerto No.4 in F minor, RV297 'L'Inverno'
1악장 : 차가운 눈 속에서 얼어붙어 떨고, 격심하게 부는 무서운 바람에 쉴 새 없이 발을 구르고 달린다. 너무 심한 추위에 이가 덜덜 떨린다.
‘겨울’에서 자연은 또다시 무섭고 차갑게 표현됩니다. 도입부를 장식하는 짧은 음표들은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지요. 중간에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달리는 모습도 실감나는 음악으로 효과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2악장 : 불 곁에서 조용하고 만족스런 나날을 보내는 동안 밖에서는 비가 만물을 적신다.
자연의 잔인성으로 일관하는 ‘여름’과는 달리 ‘겨울’에는 추운 겨울 따뜻한 방안에서 불을 쬐며 느끼는 만족감을 표현한 음악도 있습니다. ‘겨울’ 2악장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바로 그것이지요. 대중가요에 인용되어 더 익숙한 이 멜로디는 아주 편안하고 유쾌한 느낌을 줍니다.
3악장 : 얼음 위를 걷는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느린 걸음으로 주의 깊게 발을 내딛는다. 난폭하게 걷다가 미끄러져 아래로 쓰러진다. 다시 얼음 위를 걸어, 격렬하게 달린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겨울은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3악장은 사람들이 조심스레 빙판길을 걷는 모습을 담은 짧은 음표들로 시작합니다. 이윽고 발을 헛디뎌 빙판 위로 미끄러지는 모습도 재미나게 표현되지요. 하지만 어디선가 불어오는 따스한 남풍의 선율이 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듯합니다. 남풍의 주제는 <사계> 전체의 결론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합니다.
비발디는 ‘겨울’ 에 정겨운 남풍의 선율을 넣어 겨울에서 다시 봄으로 순환하는 계절의 자연스런 흐름을 표현하려 했는지도 모르지요. ‘겨울’의 마지막 장면은 다시 사나운 겨울의 북풍으로 마무리되긴 하지만 따스한 남풍의 선율로 봄의 희망과 계절의 순환을 강하게 암시하면서 우리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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