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스 얀손스 &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11.20)
20일 앵콜곡 : 하이든 현악4중주 17번 <세레나데> (관현악 버전)
공연후기....
얀손스....얀손스...얀손스....
아무리 되내이어도 부족한....
내게 얀손스는 치명적일 만큼 대단한 ..아니,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
나는 지난 2010년 '로열 콘체르트 허바우'와 함께 내한했을때의 얀손스에게 완전 반했었다.
그런 그를 이렇게 빨리 다시 볼 수 있을 줄이야~
비록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체르트 허바우'와 함께 하는 공연을 아니지만
그가 오히려 더 일찍 상임지휘자로 맡고 있던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의 내한이 아니던가~
프로그램이 양 이틀간 베토벤 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약간 아쉽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얀손스...
그가 만들어 내는 소리를.....
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떤 소리가 나올 지...훤한 그 기막힌 지휘자-얀손스를 보고 싶었으니까...
그의 눈동자 만으로도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미세하고도 섬세한 소리가
또 얼마나 감동적일 지....눈에 선했으니까....
그렇게 티켓창이 열리는 그 순간 예매를 해놓고는 오랜 시간이 흘러 연주날이 된것이다.
혹여라도 늦을까..아예 일찌감치 예술의 전당으로 가서 종일토록 그곳에서 보냈다.
한가람 미술관을 1층부터 3층까지 둘러보고...
디자인관의 고흐 전시도 둘러보고...
그리고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정결례식으로 커피를 다시 한 잔 하면서 공연시간에 맞추어 홀로 입장했다.
마치 내가 연주자인 양 긴장감으로 얀손스를 맞았다.
아!! 망원경에 들어온 얀손스는 역시 어릴적 위인전에 나오는 큰바위 얼굴같이 거대해 보였다.
첫곡으로 2번 교향곡이 시작되었다.
오케스트라 편성은 2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울려퍼짐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특히 현의 울림이 얼마나 섬세하고 감미로운 지....
순간 순간 퍼스트 바이올린의 아름답고 미려한 소리에 놀라 신음소리가 나올정도....
2악장은 내가 또 얼마나 좋아하는 곡이던가...
감미로움이 극에 달한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2번 교향곡보다 3번 영웅 교향곡에서 나는 완전 빨려들어갔다.
2번 교향곡에서 가졌던 놀라움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기막히게 연주를 하는 지...
지휘자와 연주자들간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호흡...
그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내는 소리....
망원경에 들어온 얀손스의 표정만으로도 완벽한 소리와 느낌을 들을 수가 있었다.
그가 표효하면 소리도 표효를 했고,
그가 슬프면 음악도 슬펐고
그가 환희에 젖으면 소리도 환희에 피어올랐다.
두 팔에서 뿜어져 내는 소리 빛깔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얼굴의 미세한 떨림, 입의 모양새, 심지어 눈 빛까지....
얀손스의 온 몸에서 세상의 모든 소리가 피어났다.
연주회를 보면서 이렇듯 지휘자와 연주자들간의 완벽한 일치감을 보고 느낀다는건 그 어떤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감동이다.
3관으로 편성이 확대된 영웅교향곡에선 소리가 훨씬 더 풍성해졌고 연주도 더 기막혔다.
현은 매 순간 가슴을 절절하게 했고,
목관... 오보에와 플릇, 클라리넷, 파곳은 그야말로 찬란했다.
그중에서도 오보에.....
아니, 오보에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
늘상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황홀하게 피어나는 목관이지만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앙상블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아니, 얀손스가 만들어 내는 영웅은 가슴이 복받칠 만큼 감동적이었다.
특히 피아니시모 연주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소리를 낼 수 있지?? 매 순간 감탄사가 날 만큼.....
어느 순간 나는 남극으로 향하는 비글해협을 달리고 있었다.
망원경에 비친 얀손스 뒷편의 흐릿한 객석이 마치 자욱한 안개와 운무...차가운 세찬 바람으로 휩쌓인 거친 비글해협이 되어있었고...
그 한 가운데 거대한 얀손스가 두 팔을 휘두르며 항해를 지휘하고 있는 듯...
배경음악으로는 당연히 영웅이다.
아!!
한기가 뼈속까지 들어오고,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추웠던....
마치 보물섬을 찾아 자욱한 운무속을 헤치고 들어가는 듯 했던 비글해협 투어....
귓가에 아니, 내 온몸을 감싸고 울려퍼졌던 베토벤 전곡 교향곡...
홀로 갑판에 서서 세찬 바람을 뚫고 베토벤 전곡 교향곡을 들었던 벅찬 감동이....
그대로 이 순간 예술의 전당에 재현되고 있었다.
갑자기 감동의 크기가 주체할 수 없이 커져서 목젖까지 아파왔다.
영웅은 더욱 거세게 치달아 올랐다.
아!!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 지....
그의 두 팔이 높이 들려져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소리가 홀안을 가득 메웠을때서야 현실을 인지했다.
그야말로 내 생애 최고의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울려 퍼진 앵콜곡....하이든의 세레나데....
세상에~ 이렇게 단순한 곡을 가지고 이렇게 숨을 쉴 수 없게 만들다니...
이걸 보여주려고....
퍼스트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이 기막힌 소리와 연주를 들려주려고....
그렇게 처음부터 내 귀를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어.
아!! 아주 작정한게야~
한번 기절해 보라고....
현으로만 연주한 세레나데는
특히 퍼스트 바이올린의 소리는 입을 헤~ 벌린 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홀안의 모두가 숨을 멈춘 채...아니, 마술에 걸려 얼음땡이 된 채로 ...,
오직 홀안엔 퍼스트 바이올린 소리만이 피어나고 있었다.
생애 최고의 바이올린 소리...연주였다고...
연주가 끝나자 사방에서 신음소리가 났다.
정말 그랬다.
아름다운 세레나데가 아닌 전율에 휩쌓인 세레나데...
베토벤 교향곡 2번 D장조 Op.36
베토벤이 귀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1798년 무렵부터다. 여기저기서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베토벤은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머물면서 요양했다. 그는 이곳에서 10월 6일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썼다. 베토벤이 동생들에게 보내려고 쓴 유서로 일반적인 유서와는 달리 죽기 직전에 쓴 것이 아니라 베토벤의 비통한 심정과 분노에 찬 마음을 절절하게 밝히는 글이었다.
이 이전인 1800년 무렵부터 교향곡 2번 1악장의 서주와 주요부를 스케치해놓고 있던 베토벤은 이 곡을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완성했거나, 최소한 빈으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완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음악가로서는 가장 치명적인 귓병. 그로 인해 고뇌하던 시기에 작곡된 곡이다. 이로 인한 비극적인 어두움이 1악장의 서주나 2악장의 일부에서 느껴진다. 그러나 곡 전체를 봤을 때 따스한 온기가 자리하고 있고 희망적인 성격이 지배적이다. ‘암흑에서 광명으로’ 혹은 ‘고뇌를 극복한 후의 기쁨’이라는, 베토벤의 트레이드마크를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맥락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곡의 스케치를 시작할 무렵 베토벤은 경제적으로 매우 순조로운 상태였다. 1800년 이후 카를 리히노프스키 후작으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었으며 악보 출판 전망도 좋은 상태였다. 게다가 하일리겐슈타트는 조용하고 마음에 드는 마을로 베토벤이 좋아하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었다. 그러한 곳에서 베토벤은 요양하며 귀를 치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 아래 베토벤은 격렬한 곡을 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교향곡과 나란히, 혹은 전 후에 작곡된 (교향곡 아닌) 작품들은 어둡고 격정적이기보다는 밝은 분위기의 장조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시 베토벤의 이성관계도 알아둘 만하다. 당시 베토벤 주변의 여인으로는 먼저 브룬스비크 집안의 딸로 동생 요제피네와 함께 1799년 5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된 테레제를 들 수 있다, 그리고 테레제의 사촌이며 1800년 베토벤의 제자로서 줄리에타 귀차르디가 있었다. 요제피네는 곧 다임 백작과 결혼해 유부녀가 됐기 때문에 이 곡과 연관된 문제의 여인 후보에서는 탈락이다. 줄리에타는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헌정받은 여인이다. 어쨌든 1799년부터 베토벤의 주변에는 화사한 연애의 냄새가 났다. 그러므로 이런 화사한 감정이 이 시기의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베토벤은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이따금 격렬한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32세의 젊은 나이였기에 예술적 열망과 더불어 여인에 대한 관능적인 욕망도 불타올랐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삶에 대한 의욕은 그의 머리로 파고들었다. '불행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에 열중하는 것'이란 경구를 새기며 베토벤은 작곡에 열성을 다하는 것으로 자신의 불행에 맞섰다.
이 시기에 베토벤은 양식 면에서 놀랄만한 진보를 성취한다. 연달아 작곡한 교향곡 1번과 2번 사이에도 양식적인 변화가 충분히 나타난다. 외관적으로도 1악장의 서주가 매우 장대해졌다. 3악장에서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를 사용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더구나 서주는 교향곡 1번보다 훨씬 깊은 내용과 풍부한 감정을 보여주며 소재면에서도 이어지는 주요부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게 된다. 교향곡에서 스케르초는 여기서 처음 사용하지만 다른 장르, 피아노 소나타나 실내악곡에서는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아직 훗날에 볼 수 있는 교향곡에서의 스케르초의 특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지는 않지만 악기 사용법이 가볍고 묘한 변화를 보여주며 셈여림의 급작스러운 변환, 조성 변화, 쉼표의 활용 등 일찍이 스케르초적인 효과를 내는데 성공한다.
악기편성은 교향곡 1번과 완전히 같지만 용법에서는 목관악기, 특히 클라리넷의 활약이 눈에 띈다. 낭만적인 도취감이나 따스한 감정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작품은 리히노프스키 후작에게 헌정됐으며, 1803년 4월 5일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초연됐다.
아다지오 몰토 - 알레그로 콘 브리오
느린 템포의 장엄한 서주에는 서정적인 윤기가 흐르며 극적인 힘도 존재한다. 주부는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대담하면서 명랑하며 신선한 맛이 풍기는 경쾌한 악장이다. 코다는 악장 전체의 클라이맥스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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