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87.세계5대 미봉-감동의 피츠로이 등반-3

나베가 2012. 10. 31. 15:46

우리의 발걸음은 점점 느려졌다.

지쳐서가 아니라 눈 앞에 펼쳐지는 장엄하고도 판타스틱한 풍광을 어찌할 수가 없어서...

도저히 그냥 휙 휙 지나치며 걸어갈 수가 없어서...

 

우리의 약속은 점 점 더 강도가 깊어졌다.

내려갈때 죽어라고 걷고 뛰면 충분히 시간안에 가고도 남아~

여길 어떻게 그냥 빨리 빨리 걸어갈 수가 있어~

아주 천천히.... 다 ....가슴에 눈에 카메라에 담아갈거야~

 

아!!

정말 너무나 판타스틱하다!!

3월에 출발하길 너무나 잘했어~

원래 계획대로 2월에 왔으면 이런 매혹적인 색깔...

파아란 하늘과 하이얀 구름....

하얀 설산, 푸르른 빙하....

그리고 붉게 타오르는 단풍의 향연을....

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색깔의 조합을 어찌 볼 수가 있었겠어~

변덕스럽기 그지없어 여름에도 진눈개비를 뿌리는 이 피츠로이에서 이렇듯 판타스틱한 날씨까지...

아무래도 난 전생에 지구를 구한 자가 확실히 맞는 것 같아~~

ㅋㅋ

 

 

고도가 높아질 수록 단풍의 색깔은 짙어졌다.

하얀 빙하를 품은 피츠로이는 이 빠알간 색깔과 어우러져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피츠로이 주변을 완전히 방패를 치듯 가리워진 하얀 구름때문에 피츠로이 주봉을 온전히 볼 수 없어 안타까움을 주었지만

그 조차도 이 순간은 판타스틱 하기만 했다.

 

 

 

 

 

 

 

 

 

헐! 여긴 뭐지??

수많은 고사목이 마치 방패막이를 하듯 펼쳐져 있네~

눈사태라도 난것일까??

아니, 거센 피츠로이의 바람이 이토록 일순간에 나무들을 휩쓸어 버린걸까....??

아니, 수천년의 세월을 품은 채 죽어서도 썩지 않고 피츠로이의 삶을 대변해 주고 있는 거??

암튼 멋져~

고사목이 되어 아름다운 단풍나무 앞에 널부러져 있어도 전혀 흉물스럽지 않아~

이곳에 있으면 그 어떤 것도 다 멋져지는 거야~

 

 

 

 

 

 

 

 

 

 

 

 

 

 

 

 

 

 

 

건널때 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좁은 나무 다리...

아니, 다리라고 하기에는....ㅎㅎ

사방으로 흘러내리고 있는 물길 위에 쉬이 걸어가라고 놓아진 다리....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다.

마치 물 위를 가까스로 걸어가는 듯 재미있기도 하고....

이 작은 나무 다리를 건너면 저 만치 헨델과 그레텔이 사는 과자집이라도

나올것 같은 동심이 들기도 해서....ㅎㅎ

 

아!!

이제 마지막 코스인가 부다.

이제까지는 비교적 트래킹 길로 편안한 길의 연속이었다면

마지막 구간은 험한 돌길인 너덜 길....

그것도 가파른 오르막이다.

 

세찬 바람을 견뎌내기 위해서 나무들의 키도 자그마한게 바위에 붙어있기라도 한듯 난장이 나무들이고,

어느새 저 만치 아래로 우리가 감탄하며 걸었던 숲과 길, 호수가 까마득히 보인다.

그 또한 비경이 아닐 수 없다.

연신 우리의 발걸음은 멈춰지고 감탄사 연발이다.

 

 

 

 

점 점 하늘이 가까워지고....

땅은 한 없이 까마득 해진다.

이제까지 여유자작 걸었던 가벼운 발걸음에 무게감이 실리고 숨이 슬슬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걷다가 뒤 돌아서면 절경이 펼쳐지고....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봐도 그 또한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와아~

저어기 저 거대한 호수는 무슨 호수지??

카푸리 호수인가??

아닌데....저긴 쌍 호수야~

내려갈때 저 호수를 끼고 걸어가 볼까??

너무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올라서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ㅠㅠ

 

 

 

 

 

 

 

 

 

이제 거의 다 올라왔나??

험준한 바위산 꼭대기가 보이잖아~

저만치 아래에서 볼때는 그저 미끈한 산인것 같더니, 가까이 오니 이렇듯 험준한 바위덩어리 산이네~

온통 바위와 돌뿐인 산인데, 어디를 뚫고 이렇게 올라왔는 지, 난장이 나무들이 빨갛게 물들어 더없이 아름다운 산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도 찍을 겸....

판타스틱한 풍광에도 젖어볼 겸....

쉬었다가 가자~

아!!

정말 멋지군!!

 

 

 

 

 

 


Secret Garden, Adag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