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59.우유니로 가는 여정/우유니 투어시작-사진작가들이 가득했던 기차무덤...

나베가 2012. 6. 26. 14:31

안데스 전망대에 올라 그저 장엄한 광경을 본것만으로도 벅찰텐데...

비행기를 타야만이 오를듯한 높이 해발고지 5300 m 에서부터 80m 를 두 발로 걸어 정상까지 올랐다는 것이

더없는 감동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던 안데스 투어....

그 장엄한 설산과 판타스틱한 오르막 길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서둘러 내려왔음에 그나마 로비에서 과일로 

저녁을 떼우고 우유니로 출발할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이 그리 멀리 있지 않았기에 우린 터미널까지 걸었다.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는 쇼핑센타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부채질 한다.

남미중 가장 물가가 싼 곳 볼리비아...

그래서 모두들 볼리비아에서 마지막으로 뭔가 하나쯤 건져가겠다고 맘을 먹었었건만...

쇼핑센타 언저리에도 가 보지 못하고 떠나기에 괜한 아쉬운 맘이 이는 거다.

 

"꾸스꼬에서 베이비 알파카 쉐타와 모자는 정말 잘 샀어~ㅋㅋ"

 

 

 

버스터미널에서 약간의 여유시간이 있었다.

그 잠깐사이에 모두들 밤새 달릴 버스안에서 먹을 간식거리들을 사느라 분주하다.

사실, 버스에서 약간의 간식도 줄 뿐만아니라 금새 밤이 되어 소등을 하기때문에 잠들어 버리면 아침일텐데....

괜한 불안한 맘에 그러는것 같다.

 

 

 

 

우유니로 가는 길이 워낙에 해발고도가 4000m나 되는 고산인데다가 비포장이고 산 길을 달리기때문에

그 흔들림과 휘돌아침이 장난이 아니라서 우린 원래 예정되어 있던 버스보다  단계를 업그레이드 시켜 좋은 버스를 타기로 했었다.

예상대로 우리의 버스는 정말 좋았다.

추위에 대비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춥기는 커녕 버스안은 더울 지경으로 따듯했고....담요와 베게는 물론이고, 저녁으로 샌드위치가 나온게 아니라 밥이 나왔다는 것....

우린 감동을 넘어 흥분했다.

 

"우와~ 이 버스 정말 장난아닌걸~이게 까마인가봐~

 이제까지 우리가 탔던 세미까마 하고는 다르잖아~ㅋㅋ"

 

이런 흥분을 더욱 부채질한 건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 안가서였다.

굽이 굽이 골목을 오르며 펼쳐지는 라파스의 야경은 우리를 완전히 넋나가게 만들었다.

하늘에 떠 있어야 할 별들이 바닥에 총총 내려앉아 광채를 발하고 있는 그 반짝임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그런 엄청난 반짝임이었다.

마치 도시가 하나의 돔경기장같이 생긴 라파스....

그 주변을 산 꼭대기까지 빽빽하게 들어찬 라파스의 정경을 떠올린다면

그 야경의 아름다움이 어땠을 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다.

 

도로가 하늘길 처럼 놓여있는 지....

무슨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듯 그렇게 라파스의 정경은 눈 아래로 내리 보이며 끝없이 펼쳐졌다. 

우유니로 가는 버스가 아니라  마치 야경투어를 나온듯 한....

꾸스꼬의 야경은 왔다가 울고 갈 만큼...도심 가까이어서 인 지 그 반짝거림의 강도는 정말 보석을 뿌려 놓은 것 같았다.

(넋이 나가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했다.달리는 버스에서 카메라로 야경이 찍힐리도 없지만....ㅠㅠ)

 

아!!

그러나 호강도 여기까지....라파스를 벗어나 버스는 섰다.

너무 더워서 히터를 꺼달라고 했을때 창문을 열으라고 할때부터

이상 징후를 생각했어야 했다.

 

차량고장....

몇 시간을 지체했을까....결국 차량은 고치지 못했고, 새 차가 교체되어 왔다.

맞군!! 우린 버스를 업그레이드한게 아니라 라파스 야경투어를 신청했던 거였어~ 저녁까지 먹으며...뭐...근사한 투어였어~ㅋㅋ

 

 

 

 

 

그러나 교체된 버스는 처음 우리가 탔던 버스는 아니었다.

오래된 버스라 그렇지 같은 등급의 버스라고 우기니 뭐~ 별수 없다.

덜 고생을 하기위해 레벨을 올려 버스를 탔건만...

이때부터 사악한 우유니 투어길은 시작되었다.

우당당 탕~~덜컹 덜컹~

하긴 뭐....이 사악한 경험도 여행의 추억이 되려면 아주 굵직한 추억중 하나가 될 터였다. 하긴 일부러 이런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잖아~^^ㅋㅋ

누굴말해~나...차마고도 야영...자동차 투어 ...완전 스릴만땅이었어.ㅋㅋ

 

 

 

정말 길이 이렇게 험준한 걸까....

버스가 후진걸까....

아무리 악명높은 험준한 길이라고 해도 이렇게 대형버스가 튈 수가 있어??

얼마나 우당탕 거리는 지 머리를 얌전히 의자에 댈 수 조차 없었다.

아!! 시작이구나~ 죽음의 길!!

 

 

음악을 듣다가 문득 차창을 보았다.

별들이 다이아몬드 1캐럿짜리 만큼이나 크게 반짝거렸다.

 

"와아~~ 정말 장난아닌데~진짜 너무나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 났다.

그렇게 난 지쳐 잠들때까지 별들의 반짝거림, 속삭임과 함께 달렸다.버스의 덜컹거림도 힘듦도 싸악 잊은 채....

 

 

길이 너무나 험해서 일까...

버스는 열을 시키느라 그러는 지, 수시로 쉬었다.

장시간 운전을 하니 쉬는것도 당연하다고...아니 우리나라 서너시간 거리도 휴계소에서 쉬다가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거지만,

이곳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탄 장거리 버스는 절대 1분도 쉬지 않고 10시간 20시간을 기사가 교대하며 운전을 하는걸 보면 특별한 일이긴 하다.

 

 

 

문득 눈이 떠져 밖을 보니 그렇게 덜컹거림 속에서도 얼마나 기인 시간이 흘렀으면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6시에 맞춰놓은 알람을 미처 끄지 않아 울리기 시작했다.

얼른 끄고 몸을 추스렸다.

 

허어걱!!

버스가 얼마나 흔들렸으면 버스 안이 엉망이었다.

배낭이 떨어져 나 뒹굴고 신발들도 사방에 딩굴고 있었다.

남의 말을 할 때가 아니었다.

여행 경비를 신발 깔창 밑에 넣어놓은 내 등산화가 없어진 거다.

주변을 찾아봐도 보이지는 않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순간이었다.

후레쉬 불빛을 켜서 정신없이 찾고 있으니 저만치서 일행이 찾아준다.

중간 통로까지 나가서 딩굴고 있을 줄이야~

휴우~~덜컹 내려앉아 심장이 멎은 듯 했던 가슴을 가라 앉히고 음악을 들으며 차창을 바라보았다.

 

 

 

 

 

사막의 황량함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차내에 불이 들어오고, 요플레와 씨리얼을 아침으로 나누어 준다.

잠시 후면 우유니에 도착한다고...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고, 버스도 안좋은 것으로 교체되었고...

맘고생, 몸고생 했어도 이 험준한 길에 더이상 차량 고장 안일으키고 무사히 죽음의 길을 빠져 우유니에 도착했으니 다행이다.

 

 

 

 

장시간 고생을 해서 제대로 씻기라도 할까해서 숙소를 잡아 들어갔지만,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욕실이 너무 적어 그냥 나와 

공중 화장실서 대충 씻고, 우유니 투어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 한 켠에 짐을 맡기고, 사막 한 가운데서 국경을 넘어야 해서 인 지  우린 볼리비아 출국 도장을 미리 받으러 갔다. 

오는 길에 잠깐 들러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오며 마시니 피곤이 일순간에 싸악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유니 투어 사무실로 다시 모여

한 차에 6명씩 배정된 짚차에 몸을 싣고 우리는 드디어 대망의 우유니 투어 길에 올랐다.

 

  

한 참을 달려 짚차는 섰다.

기차무덤이다.

 

당시 대통령인 Aniceto Arce가 볼리비아가 지역의 철로시스템과 함께 번성하리란 확신하에 1880년에 시작된 철로공사가
지역 인디언들의 반대와 주로 광산관련 회사들이 운용했던 이유로, 광물자원이 고갈되면서
1940년에 운행을 중단, 당시에 운행되던 기차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게된 거란다.

 

하얀 소금 사막의 반짝임 만을 생각했다가 이곳에 내려주니,

사막의 황량함에 칙칙한 색깔의 녹슨 열차로 인해 더욱 황량함이 느껴져 좀 쌩뚱맞기는 했지만

들여다 볼 수록 매력이 있는 곳이란 걸 조금 걸어 들어간 뒤 알아차렸다.

 

특히 사진작가들은 거의 열광을 하는 것만 같았다.

아!! 우리에겐 그저 버려진...황량함만이 보이거늘 작가들의 예리한 눈엔 모두 기막힌 작품 소재로 보일 터였다.

 

반들 반들 윤이 나는 현대식 새 열차보다 녹슬고 낡은 이 수십년된 열차에서 풍겨져 나오는 세월의 흔적이...

그 투박하고 녹슬은 질감과 흉내낼 수 없는 색감....

그리고 앤틱한 디자인, 구애받지 않는 또다른 작품 낙서,흐트러짐이 주는 자유로움 등...

 

그래~ 사진 작가들이 반할만 해~

그들이 창조해 낼 또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언젠가 우연히.... 전시장에서 볼 수도 있겠지??

 

 

 

 

 

우리도 마냥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작가보다는 모델이 되는게 훨씬 더 신나는 나....ㅋㅋ

아무래도 중증인거 가텨~~

그렇잖아~ 그네도 있고, 기차도 있는데.... 그거 다 타봐야지~ㅋㅋ

 

이제 여행의 중반도 안됐는데 중병에 걸린것 같아 좀 걱정이 된다~ ㅋㅋ

 

 

다시 짚차에 올라 이젠 진짜 보여질 우유니 소금사막을 향해 달렸다.

광활한 사막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 저게 뭐야~

ㅋㅋ 내가 열광한 알파카??

 

멀리 설산도 보이고...

광활한 사막풍광속에 이렇듯 알파카와 동물들이 뛰어 노는 풍광도 보인다.

황량할것만 같은 사막 풍광이

이렇듯 평화롭고 아름답다니....

 

그런데 정말 이 길을 계속 달리면 하이얀 소금 사막이 나올까??

왠지 나올것 같지가 않아~~

 

 

 

 

 

 

 

 

 

시벨리우스 / 슬픈 왈츠


Valse Triste from Kuolema, Op.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