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22.산사태...도로유실...스펙타클 어드벤처 꾸스코 가는길...2

나베가 2012. 6. 1. 12:51

 

 

산사태가 난 곳은 계속 나타났다.

왜 그렇지 않을까....

끝도 없이 몇시간째 이런 심심유곡을 달리고 있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던 것일까...

불현듯 산사태로 바위가 저 높은 곳으로부터 와르르 무너지며 굴러 떨어지는 장면이 떠 올랐다.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러고 보니 차마고도 야영 투어가 생각난다.

그 길도 이 길 못지않았지~

맞아~ 더 심했어. 밑으로는 수백미터 낭떨어지 길을...

그것도 마주 오는 차라도 있으면 창문을 열고 누군가는 봐줘야 할 정도로 아슬 아슬 곡예를 하듯 비켜 지나갔어.

 산으로 부터 돌이 눈앞에서 굴러 떨어지고, 바닥으로 부터 튀어 오른 돌이 자동차 밑을 우당당 치는 간담 서늘한 소리를 들으며

 칠흙같이 어두운 밤길을 달렸었지~

도로는 온통 공사장으로 길이 막히면 수십분에서 수시간을 보내야 했고, 차는 흙먼지를 뒤짚어 써서 색깔을 알아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어.

결국은 차량 한대가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켰었지~

 

아~~

그래도 그 순간...어느 누구하나 걱정하는 사람이 없었어.

그야말로 스펙타클 어드벤쳐....완전 스릴만땅...

왠만한 사람들 같으면 경악을 금치못하겠지만 우리 모두는 그 자체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었거든~ ㅋㅋ

더 험한 곳으로....

더 짜릿한 질주....

쾌감....

 

 

첫 경험을 그렇게 심하게 겪고 나니, 사실 이정도의 길은 내겐 비단길...ㅋㅋ

그저 몽환적인 분위기와 짙은 초록...그리고 음악까지...

그래서 비오는 날 드라이브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난 ....

내 존재감 마저 잃어버릴 정도로 이 꾸스꼬 가는 길에 완전 매혹되었다.

 

 

 

와아~

이곳은 계곡의 돌과 자갈...물이 흘러 내려와 도로가 완전히 유실되었다.

젖소 한 마리를 끌고 나온 젊은이들은 저 길을 어떻게 건너갈까...갈팡 질팡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런 날 ...왜 소는 끌고 나왔을까~

 

 

물살이 거칠게 흘러 내려간다.

앞의 봉고차가 가까스로 겨우 지나갔다.

우리가 탄 초대형 2층 버스는 거뜬히 지나가겠지~뭐~

 

사실...난 걱정도 안한다.

알아서 지나가겠지~

못가면 또 다른 방편이 있을테고...

그러면 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내 인생에서 하나 더 생길테고....

중동 여행때 배운 격언이 떠오른다.

인 샬라!! 

 

 

와아~산 허리츰까지 내려온 몽환적인 구름이 정말 매혹적이다.

저 곳을 지나칠때는 순간 내 모습도 저 구름에 휩쌓여 보이지 않는 건 아닐까....

순간 사라지는...

마술같이...

ㅎㅎ

 

 

 

 

헐~~

이 곳도 장난이 아니군~

그런데 저 여인은 왜 저곳에 홀로 망연자실 하고 있는 걸까...

건너가야 하는데, 고립이 된걸까....

 

하긴 우리가 버스 2층에서 내려다 보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터이다.

보기보다 훨씬 물살이 세고

건너갈 수 없을 정도로 깊을 것이다.

 

그나 저나 저 여인을 어떡하나~~

 

 

 

"어머~이곳은 건물 축대가 다 무너졌어~"

집까지 무너져 내리지 않아 다행이긴 하다만... 더이상 비가 오지 않길 기도해 본다.

 

암튼 이곳도 차마고도 처럼 수백미터 깍아지른 듯한 낭떨어지 절벽길은 아니었어도 간담 서늘한 산사태 현장을 목격하고

수시로 범람한 도로를 달리고 있자니,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같은 스펙타클 어드벤쳐가 따로 없다.

그나 저나 빨리 복구되어야 할텐데...

 

 

 

 

날씨가 맑아졌다.

더 이상은 비가 올것 같지 않아

너무 다행이다.

 

 

 

 

 

 

 

 

 

 

 

 

 

 

 

 

 

 

 

 

버스에서 나누어 준 간식을 먹고있는데 차가 선다.

앞을 보니 차가 가지 못하고 있는 거다.

보아하니 직전에 산사태가 난  모양이다.

차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라도 복구하느라 불도저까지 동원되어 한창이다.

잠시 기다리면 지나갈 수 있겠지~ 

 

 

 

 

아이구~ 여기도 엄청나게 큰 바위가 떨어져 있네~

ㅠㅠ

잠깐 생각만으로 아찔했지만...

지금은 길가의 소들과 파아란 들판...하늘... 하얀 뭉게구름이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어느사이에 올라왔는지...

버스는 심심유곡을 벗어나 산 정상까지 올라왔다.

 

화창하게 게인 날씨가

하얀 뭉게구름을 온 하늘에 띄워 놓았고

그 사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풍광에 닿아 눈부시게 아름답다.

 

 

 

 

 

 

 

 

 

 

 

 

 

 

 

와아~~

눈 앞에 펼쳐지는 저 구불 구불한 길좀 봐~

정말 너무나 판타스틱하다~ 

  

 

바닥까지 닿은 하얀 구름....

오오~~

우리 신선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