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14.유토피아에서만 존재하는 오아시스...이까 우와까치나에서 낭만을...

나베가 2012. 5. 28. 11:21

 

 

흥분된 바예스타 섬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우린 또 떠났다.

아따까마 사막 중심의 도시 이까로의 이동이다.

우린 오늘 이곳에서 또 멋진 오아시스의 밤의 낭만에 빠질것이다.

 

아!!

오아시스라니~~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오아시스....

그래서 오아시스는 내겐 현실이 아니고 늘 꿈에서만 존재했다.

그런데...오늘 그 유토피아의 세계였던 사막 한 가운데...오아시스를 찾아간다.

 

 

오아시스는 그런 줄만 알았다.

미술시간...아이들에게 사막을 주제로 주면 꼭 그렇게 그려내듯이.....

허허벌판 사막중심에 조그만한 물 웅덩이가 있고, 그 주변엔 쭉 쭉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야자수나무가 있고....

그리고 사막을 지나던 낙타 탄 유목민이 짐을 잔뜩 실은 낙타에게 물을 먹이는....

 

그러나 내가 찾아간 이까의 우와까치나 오아시스는 그런 허허벌판에 홀로 유토피아 처럼 존재하는 곳이 아니었다.

 

아주 편안하고 이쁜 작은 시골 마을....

 

사람이 참 미련하지~??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가 바로 오아시스에 있는 한 숙소라고 했는데...왜 아무것도 없는....작은 호수만이 야자수 나무와 함께 덩그마니 있을 거라고 꿈꾸었을까.....ㅎㅎ

 

숙소는 제법 큰 수영장까지 갖춘... 식당도 있고 자그마한 Bar도 있는 근사한 호텔이었다.

 우리 방은 2층...

발코니에 나서니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마을 어귀가 훤히 보이고,

오아시스일것 처럼 보이는 야자수 나무로 휩쌓인 숲이 보이고....

무엇보다 매혹적인....산 처럼 솟아오른 사막이 훤히 보였다.

 

맞아~~ 산처럼 솟아 오른 사막이 아니라, 사막 산이야 ~

세상에~~ 처음엔 그게 사막인줄 꿈에도 생각 못했어~

내게 사막이란 굽이 굽이 늘 드넓게 펼쳐져 있는 평원이었거든~

생각해 보니...얼마나 우스워~

불과 몇달 전에 어마 어마한 나미브 사막의 소수스블레이와 듄45의 높은 사막 산을 올랐었거늘...그런데 왜 내 기억엔 늘 사막은 드넓은 평원이었을까.....

 

맞아~

 마치 사막의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그 망망 대지에서 그 정도의 산은 산으로 맘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거지. 그냥 평원이었던 게야~ㅎㅎ

 

그런데 눈앞에서.. 그것도 숙소앞 바로 숲 뒤로 불쑥 솟아올라  햇볕에 반짝이고 있는 하얀 정체를 사막이라고는 생각하지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야~

ㅎㅎ

 

짐을 들여놓고 우린 호텔내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이 가장 맛있을까....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낯선 메뉴판을 놓고 음식을 고르는 일은 그야말로 주사위 게임이었다.

맛보다는 실패하지 않을것에 주사위를 던지는 편...

 

그래도 이 식당 메뉴판에는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선택하기가 쉬웠다고나 할까.....

내가 선택한 음식....결론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

사진으로 보아도 정말 맛있어 보여~~ㅋㅋ

 

 

 

오른쪽 사진의 음식은

아주 유명한 '로모 살타도'

고기 요리이다.

실패하지 않는 가장 무난한 메뉴이기도 하고....ㅎㅎ

 

친구들이 선택한 메뉴인데, 역시 아주 맛있었다.

이곳 식당 음식이 대체적으로 맛있었다는....

모두들 만족도가 높을 정도로.

 

이렇듯 주사위 게임이 성공적이면

그날 하루가 아주 해피하다.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딱 맞는 격언이다.

 

 

 점심을 먹고 오아시스로 나갔다.

가까이 가 보니....

호텔 발코니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뱃놀이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제법 큰 호수였다.

 

내가 누구인가!!

타는것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고 좋아하는 철부지아줌씨...

 

당장 달려가서 흥정을 하고 나룻 배에 몸을 실었다.

 

ㅋㅋ

오아시스에선 낙타가 딱 어울리기는 한데...

 

젊디 젊은 사공이 젖는 나룻 배를 타고

유유자적 호수에 떠서 유람을 하고 있자니

그야말로 유토피아에 와서 신선노름을 하고 있는 선녀들...(ㅋㅋ) 이 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아!!

음악을 틀어야지~

이런 유토피아의 세상에 딱 어울리는 곡이 있지~

 

그려~

사라브라이트 만을 틀어야 해~

몽환적인게 딱 어울리잖아~

 

우린...

지금 현실세계에 있는게 아니야~

오아시스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이 망망대지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란게 믿기지 않았다.

작렬하는 햇빛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뇌리속 저만치서 가물 가물 피어 올랐다.

 

아~~~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다~~

 

 

 

 

 

  

 

 

 

 

 

 

산책을 마치고 가게에 들러 잘 익은 망고와 물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세상에~ 이렇게 잘 익은 커다란 망고가 한개에 달랑 400원....

와우~이곳에서 망고만 먹고 살면 좋겠다~~ㅎㅎ

 

 습관처럼 커피를 내렸다.

아!! 이내 방에는 진한 커피 향으로 가득해진다.

방안에 울려 퍼지는 바흐 플룻 소나타는 더없이 분위기를 돋구어 주고....

 

침대에 누웠다.

너~무 좋~다......란 느낌이 온 몸을 감싸고 돈다~

 

 

 

깜박 잠이 들었었다.

눈을 뜨니 한 밤중이다.ㅎㅎ

이대로 잘 수는 없지~

우린 밖으로 나갔다.

 

오아시스는 낮이랑은 또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잔잔히 떠 있었다.

아름다운 불빛을 가득 담은 호수는 아닌게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것 처럼 느껴졌다.

근사한 까페에서 맥주라도 한 잔 하며 낭만을 즐기고 싶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이미 영업을 끝낸 상태...

아쉽지만 우린 그냥 호숫 가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가 들어왔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우린 수영장 앞 그네에 앉았다.

어둠과 고요가 너무 강렬하여 우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

오랜 시간....

우린 오아시스의 강렬한 대기를 들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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