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2012.2)

21.포카라에서 카투만두..집으로...가는 여정...에필로그

나베가 2012. 5. 18. 01:30

 

 

 

 히말라야를 떠나 집으로 가는 제법 기인 여정이 싫지않다.

그냥 하산해서 금방 집으로 쓔웅 갔더라면....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커서 쉬이 적응이 어려웠을 거 같다.

아니...현실 적응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 감동에...그냥 좀 더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포카라에서의 이른 아침을 먹고, 우린 카투만두를 향해 출발을 했다.

여전히 카투만두까지 가는 길도 심심잖다~

아니, 그 어떤 풍광이 펼쳐졌어도 이미 히말라야에서의 감동으로 가득 찬 내게 있어선 가슴에 에로스의 화살을 맞아 사랑에 빠진 여인처럼...무조건적 이었을 것이다.

 

중간에 또 로지에 들렀다.

제법 재밌게 꾸며져 있는 롯지....

야릇한 열매가 달려있는 나무가 있어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니 열매가 아니라 계란껍질을 박아 놓은 것이었다.

오오~~ 세상에나~

언뜻보면 모두들 속아넘어갈 것 같아~ ㅎㅎ

 

따듯한 우유를 넣은 진한 밀크 티를 한 잔씩 했다.

그때 저만치 서 있는 오토바이에 갑자기 이교수님이 올라타고 있는게 눈에 잡힌다.

헐~~ 저거 타려나본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교수님은 롯지에 세워져 있는 오토바이를 타고 쓔웅~ 하고 롯지를 나섰다.

이 교수님은 얼마전 히말라야 5800고지까지 바이크 투어를 나섰던 30년이나 바이크를 탄 바이크맨이기도 하다.

 

오오~~ 멋진데~~

우리들 시선은 모두 이 교수님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바이크를 따라 움직였다.

그렇게 어디를...어디까지 달리고 있을까...

생각하는 사이 이 교수님은 금새 돌아왔다.

가까이...한 바퀴 돌고 왔다는 것이었다.

얼굴엔 작품을 하던 그 진지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어린소년 마냥 상기된 모습이었다.

ㅎㅎ

"교수님~ 멋져용!!"

 

헐~

그때였다.

갑자기 박사장님께서도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것이었다.

역시...순식간에 쓔웅~ 하고 롯지에서 사라졌다. 이 교수님 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질주를...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산으로 오토바이는 오르고 있었다.

오오~~

 

박사장님 역시 지난번 이교수님과 대장님팀에 합류.. 함께 히말라야 바이크 투어를 하셨던 분으로 오프로드 전문이시다.

헐~ 그런데 갑자기 산 언덕에서 튕겨져 나가셨다.

바라보고 있던 우린 모두 순간 경악했다.

그러나 박사장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셔서 바이크를 타고 내려오셨다.

역시 프로는 넘어지는 것도 프로다.

알고보니 느닷없이 나타난 커다란 웅덩이때문...오르막이었기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암튼 너무나 다행이었고...

우린 두분의 깜짝 이벤트로 또 즐거움을 더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한 식당에 들렀다.

식당 안쪽에 있는데, 밖에 서 있는 교수님 이하 풍경이 넘 재밌어서 카메라에 담았다.

ㅎㅎ

 

 

 

 

 

귀여운 표정짓기 팀대항전....

ㅋㅋ 

 

 

 

 

 

 

 

와아~ 대체 음식 종류가 몇가지나 되는 거야~~

대장님...너무 출혈이 크신거 아니예요?? ㅋ~~

 

 

 

 

 

 

 

 

 

 

잠깐 차가 서서 또 우린 내려서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ㅎㅎ

어멋~ 젊은이 둘이서 이상하게 생긴 현악기를 들고와서 우리 앞에서 연주를 한다.

연주자가 아닌...상인....ㅋㅋ

암튼...

난 이렇게 열악한 곳에서도 다른 것이 아닌 악기를 만들고 그것을 연주하며 팔고 있다는 것이 마음이 좋았다.

음악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인간의 내면에 가장 깊숙이 들어와 위로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니까....

 

 

카투만두에 도착했다.

처음 묵었던 그 호텔이다.

첫날 묵었던 방보다 섬세한 조각으로 장식된 방 분위기와 가구...그리고 붉은 벽돌의 벽이 더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우린 짐을 풀고....

시내로 나가 마지막으로 쇼핑을 즐겼다.

첫날 갔던 까페에 가서 똑같은 것으로 또 주문...

맛있는 케익과 커피를 마셨고....

커피도 기념으로 모두들 한두개씩 샀다.

 

호텔로 돌아와 우린 호텔내에 있는 Bar로 갔다.

이젠 정말로 여행의 마지막 밤인데...

절대로 그냥 방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거잖아~

 

우린 또 똑같이 럼콕을 마셨다. ㅋㅋ

처음부터 끝까지 절대 배반안해~

럼콕만 마시기로 약속했었나봐~~ ㅋㅋ 

 

Bar에서 마신 럼콕만으로 우리의 여행의 끝을 달랠 수는 없었다.

우린 시장에서 사온 술과 안주를 펼쳐놓고

2차 Bar를 즉석에서 만들었다.

이제는 제법 농 짙은 재미난 이야기까지...

모두들 까르르~ 까르르~ 숨넘어 가며

밤을 보냈다.

 

그리곤...

벌써 다음 여정을 꿈꾼다.

대장님께서도 신이 나셔서  우리들이 꼭 가야할 곳을 나열하면서 흥분까지 하시는 거다.

그중에서도 나와 이교수님이 표적이다.

이 교수님이 가야할 곳은 남미로의 바이크 투어...

난...에베레스트와 북인도...

 

그리곤 곧바로 떠나게 될 나의 남미 여행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표해 주셨다.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가 기가 막히다고...

아사도도 맛있으니 꼭 먹으라고....ㅎㅎ

 

우린 제법 늦은 시간에...헤어져서 각자 방으로 흩어졌다.

 

여전히 가장 먼저 음악을 튼다.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 '예프케니 키신'의 음반으로.....

그중에서도 기가 막힌 선율의 2악장만을 무한 리피트 해놓았다.

왠지 터엉 빈것같은...쓸쓸함이 방안을 가득 메워왔다.

그런데...아름답다.

쓸쓸함이....터엉 빔이....외로움이....이렇게 아름답다니~

 

잠이 쉬이 올것 같지가 않았다.

여행의 마지막 밤은 항상 아쉬워서....

호텔 로비에서...Bar에서....아니면 방에서 밤을 세기를....얼마나 여러번 했든가~ㅎㅎ

그 까마득한 멀고도 기인 날들이 새록 새록 가슴에 차오른다.

 

늘.... 마지막 밤 술자리에서 건배하며 외치는 말이 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광란의 밤을..."

ㅋㅋ

 

누가 들으면 아마 내가 엄청나게 끼가 많아서 잘 놀줄도 아는 사람인 줄 알게야~ㅋㅋ

음주가무에 젠병인 내가....

 

그냥 떠나기가 너무 아쉬운거다.

그 자리에 그대로 놓고 나 홀로 제자리로 떠나와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 그렇게 아직은 힘이 드는 것이다.

 

 

 

 

헐~

그런데 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이가 있다.

모두들 잠이 오지 않는다고....다시 내방으로 모여든 것이다.ㅎㅎ

우린 이렇게 다시 모여 음악을 들으며 수다를 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밤의 끝을 잡지는 못했어도.....ㅎㅎ

 

 

아침 식사 후에 여유가 있어서 우린 호텔 주변을 돌며 산책을 했다.

오래된 호텔답게 정원이 참 이쁘다~

 

 

 

 

비행기를 타면 곧 점심을 먹겠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 위해서 KFC에 들러 치킨set을 먹었다.

그리고 이젠 정말 마지막으로 카메라 셔터를 또 서로 누른다.

최고로 귀여운 척....찰칵

최고로 친한 척...찰칵

ㅋㅋ

 

 

 

공항에서의 장난끼 발동.....

누가 젤 먼저 시작한 거지??

그렇군~ 가만히 앉아 있는 정교수님에게 포토그래퍼 이 작가가 시작한 거야~ ㅋㅋ

그리고 플로라, 이 교수님, 나....ㅋㅋ

박사장님은 점잖으셔서 우리랑 절대 같이 못 놀으셔~ ㅋㅋ

대신 카메라 들고 우리 앞으로 뛰셨지~

ㅋㅋ

어릴 적 말타기 놀이를 회상하면서 우린 또 이렇게 아직은 히말라야 정령이 이끄는 대로 어린아이가 되어 크게 크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의 컨셉은 시작부터 끝까지 ....

커다란 함박 웃음이었어~

 

아!!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크게 크게 웃으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어~

어느날 문득 웃음 소리가 작아지려 하면 그땐 또 이곳을 찾아오면 될까??

 

잊지 말아야지~

내가 히말라야에 와서  내내 커다란 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너무나 행복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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