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2012.2)

17.돌계단,돌집,돌담이 너무나 아름다운...그러나 슬픔이 밴 간드룽 마을....2

나베가 2012. 5. 3. 02:37

 

 

아!! 어쩌면 마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나는 이 독특한 마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걸어갈 수가 없었다.

 

어디서 이 많은 돌들을 주어와 이토록 온통 마을을 돌로 지어놓을 수 있었을까...

혹시 이 산자락 전체가 바위산이 아닌가??

이상하네~

걸어오면서 내내 정겨운 다랑이 밭만 보았는데....^^*

그 어디에도 험준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잖아~

 

어쨋거나 이 골목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나~

뭔가 신비스러운 그 무엇이 짠~ 하고 나타날것 같지 않아~^^* ㅋㅋ

 

온통 돌로 지어진 이 멋진 골목을 걷는 일은

히말라야를 오면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내가 이렇게 골목에 도취되어 있는 사이

휘어진 골목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오오~~

그렇지~

여기는 사람이 사는 마을이야~

그저 일상을 살고 있는 히말라야 간드룽의 사람들....

 

잠시 난....마치 다른 시대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 마냥 착각을 일으켰어~

백마 탄 기사가 짠~ 하고 나타날 줄 알았지~ ㅋㅋ

 

사람들이 아름답게 보였다.

하나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들이...

 

화려한 문향의 옷들...

낡고 때가 꼬질 꼬질 묻은 옷들이지만 그저 되는대로 입은 옷들이 아닌...잘 갖추어서 입은것 같은 느낌이 좋아~

 

여인이 두른 커다란 머플러좀 봐~

저렇게 큰 짐을 지면서 누가 저렇게 우아한 머플러를 저렇게 두룰 생각을 하겠어~

아이가 두른 머플러도 분위기 있잖아~

엄마가 둘러준 걸까, 저가 두른걸까~~ ㅎㅎ

 

 

 

 

 

 

 

 

 

 

 

 

 

 

 

 

 

 

 

아!!

정말 길다란 골목을 걷는 그 사이 사이에도

또 작은 골목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 작은 골목들은 또 얼마나 앙증맞은 지...

 일일이 다 걸어들어 가고 싶도록

쌓아진 돌들의 모습이 너무나 단아했다.

 

그러나

아까 잠깐 흩뿌리던 빗줄기가 다시 뿌리기 시작하더니,

제법 세어지기 시작했다.

숙소도 코앞이고, 옷이야 젖으면 빨아서 말리면 되었지만 카메라가 걱정이었다.

 

그래도 이 예쁜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최대한 옷으로 가려가며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홀로 걸었다.

 

 

 

 

 

 

 

 

 

 

 

 

 

 

 

 

 

 

 

 

 

 

 

 

 

 

 

 

 

 

 

 

 

 

 

 

 

 

 

 

 

 

 

 

 

 

 

 

 

 

 

 

 

 

 

 

 

 

 

 

 

 

 

 

 

 

 

 

 

 

 

 

 

 

 

 

 

 

 

 

 

 

 

 

 

 

 

 

 

 

 

 

 

 

 

 

 

 

 

 

 

 

 

 

 

 

 

 

 

 

 

 

 

 

 

 

 

 

 

 

 

 

 

 

 

 

 

 

 

 

 

 

 

 

 

 

 

 

 

 

 

 

 

 

 

 

 

 

 

 

 

 

 

 

 

 

 

 

 

 

 

 

 

 

 

 

 

 

 

 

 

 

 

 

 

 

 

 

 

 

 

 

 

 

드디어 우리의 롯지에 도착을 했다.

아니, 롯지라기 보다는 명칭이 호텔이다.

오늘은 합판으로 가려진 벽이 아니라 제대로 지어진 두터운 시멘트벽일까??

맘껏 부시럭 거리며 음악을 크게 틀어도 되는....^^* ㅎㅎ

     

 

 

 

2층 우리들 방앞 복도에서 바라다 뵈는 경치가 역시 여늬 롯지에서 처럼 장관이었다.

마차푸차레가 훤히 보이는...

 

우리는 즉석에서 까페를 만들었다.

방에서 탁자를 꺼내오고

복도에 놓여있는 의자들을 당겨놓고

그리고 아직까지도 아껴두었던 내게 남은 마지막 술을 꺼내왔다.

 

작은 병의 와인 한병과 기내용 위스키 몇병....ㅋㅋ

 

이 많은 인원앞에 그 작은 상차림이 너무나 초라했지만...ㅋㅋ

뭐..그래도 히말라야의 맑은 정기와 기막힌 풍광이 있잖아~

꼭 알콜로만 취하남~

우린 이미 취했어~ㅋㅋ

하나같이 쓴 모자들을 봐~

 

가느다란 빗줄기였지만

그래도 비때문인 지 쌀쌀함이 온 몸을 스멀 스멀 파고 들었다.

우리는 모두 패딩파카를 입고

네팔에서 이 거 안쓰면 간첩으로 잡아갈까...마련한 털모자를 단체로 쓰고 앉았다.

없는 사람은 빌려줘서까지...그 모습이 또 너무 재밌다고 단체 사진 촬영 들어갔다. ㅋㅋ

이 사진의 주인공은 그러니까 사람이 아닌 모자....ㅋㅋ

 

 

 

아무래도 추워서 즉석까페의 영업은 금새 문을 닫았고...ㅋㅋ

1층 식당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았다.

오늘도 여전히 럼콕....

사실 히말라야의 정기가 꿈틀대는 로지에서의 밤은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너무 짧다고....이구동성 얘기하는 모습들이 나 뿐만이 아닌 모두들 섭섭함이 가슴을 가득 메우고 있었나 부다.

 

 

 

 

 

아쉬웠지만...

헤어져 방으로 올라왔다.

오늘이 로지에서는...아니 히말라야에서는 마지막 밤이니까

이제는 더 추울리도 없고...

짐만 되니 남은 핫팩을 다 써버려야 했다.

 

남은 향초에도 불을 붙이고.....

커피도 진하게 내리고....

오늘은 방음벽도 튼튼하니, 이어폰을 끼는 대신 스피커로 울려놓고....

겹겹이 입던 옷도 훌훌 벗어버리고 침낭속으로 들어갔다.

 

아!!

정말 따듯하고 너무 좋다~~ㅎㅎ

   

아침에 눈을 떴다.

여전히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리려는데 모닝Tea서비스다.

 

오오~맞아~

홍차에 우유를 넣은 달콤하고도 진한 Tea....

 

짐을 정리하고,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동네어귀를 돌았다.

아이들이 벌써 삼삼오오 학교를 간다.

아~ 이 산골마을에도 학교가 있었구나~

며칠 전 학교를 짓는다고 모금을 하고 있어서 제법 많은 기부금을 내고 왔었지~

사람사는 마을이니 당연한건데....이 깊은 산중에 있는 학교 학생들이 예쁘게 교복을 차려입고 나서는 모습들이 조금은 낯설어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을 지나 좀 더 길을 걸었다.

이 마을 출구인 지...방문해줘서 고맙다는 글귀가 쓰여진 돌문이 있었다.

헐~ 그런데....

내가 그 돌문을 촬영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그 찰나에 두 연인이 키스를 하는게 아닌가~

오오~~ 뭐야~~

순간 부러움이 엄습했다.

 

연인의 키스도....

그들의 젊음도....

그들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이 여정도....

 

 

 

 

 

 

 

 

 

 

 

 

 

 

 

 

 

 

 

 

 

 

 

 

 

 

 

 

 

 

 

 

 

 

 

 

 

 

 

 

 

 

 

 

 

 

 

 

 

 

 

히말라야에서의 슬픔이 또 하나있었어.

바로 이 아이....

어제 처음 왔을때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데 이 꼬마가 추운 밖에서 곱은 손으로

열심히 설겆이를 하고 있는 거야~

그땐 무심코 ...

무슨 어린아이가 저렇게 착해.

그냥.... 잠깐 일을 도와주는 줄 알았고 나 역시 무심한 채로 바라보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다른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느라고 총총 바쁜 걸음을 떼고 있을때도

이 아인 이 호텔 일을 하고 있었다.

열심히 주변을 쓸고 닦으며 청소를 했고...

설겆이를 했다.

 

그제서야 대장님께 여쭈어 보았다.

쟨 왜 학교에 안가고 저렇게 종일 일을 하냐고....

그 질문에 곧바로 들린 대답은 너무 놀라워서 믿을 수가 없었다.

 

'쟨 이 집 아이가 아니라 이 집의 종' 이었던 것이었다.

종이라니....

저 어린것이...

 

아직도 신분계급이 확고한 인도도 아닌데.....

여긴 네팔이잖아~

그런데 '종'이 있다구??

그럼 여기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인도인들...??

 

 

슬픔에 찬 마음으로 이 아이를 한동안 주시했다.

모습은 너무나 어린 아이인데,

이 아이가 하는 일은 전혀 어린아이 같지 않았다.

얼마나 일을 잘 하는 지...

 

이 아이 덕분에 깨끗하고 예쁘던 돌 계단길이 더욱 빛이 나게 깨끗해졌다.

그러나

어제 내가 그렇게도 흥분하며 걷던

낭만의 길은 아니었다.

 

슬픔....

측은함이 가득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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