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남미로의 44일이라는 기인 배낭여행이 정말로 며칠 남지 않았다.
평소같으면 여행과 2월말 한꺼번에 몰아닦친 이 행운의 공연들로 흥분에 휩쌓여 있을테지만....
불과 얼마 전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다녀온 이후 연일 이어진 외출과 6번 연속된 공연 퍼레이드로 조금은 피곤함이 엄습해온다.
아니...하루에 두탕도 뛰어 다녔었는데...
그래~그 보다는 여행 준비를 못해서 그에 대한 긴장감과 부담감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잠깐의 여유시간에 공연 프로그램을 뒤적이는 대신 남미 여행책자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진한 커피도 바로 내려달라고 해서 한 잔 마시고....
평소보다는 좀 일찍 자리를 찾아 앉았다.
홀을 한바퀴 둘러보니 그야말로 빈자리가 눈에 띄지 않는 만석...
글쎄....어제 쇼스타코비치 보다는 조금은 익숙한 차이콥스키 비창 때문일까....장영주때문일까....
그래~ 둘 다겠지~ㅎㅎ
그래도 순간 아쉬움이 인다.
어제의 그 대단했던 공연- 데니스 마추예프의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 연주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었던 것이..
공연 시작 전 안내방송이 평소보다 구체적이고 길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 프로그램이 브리튼의 4개의 바다 간주곡도 그렇고,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워낙에 무겁고 절대적인 긴장감과 적막감을 주기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려댄다면....
아악~~ 그건 연주자에게나 3000명의 관객들 모두에게 재앙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악장간에 박수가 터져나와도 그건 연주자에게도 흐름이 깨져 위험할 정도이기때문에....
아무튼...곡이 각각 몇장이고 몇분정도 걸리니 연주가 다 끝나고 지휘자의 팔이 내려온뒤에....박수...
그러면서 지금. 바로. 핸드폰을. 완.전.히. 꺼달라고 간절히 부탁한다고....ㅎㅎ
어제...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에서 1악장이 끝나고 박수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해서 공연장이 잠깐 웃음으로 가득했었는데...
사실....감동적인 연주는 오케스트라나 연주자뿐만이 아니라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때문에 이와같은 안내방송은 어쩌면 진작부터 이루어졌어야 할
당연한 일인 지도 모른다.
현대 작곡가 브리튼의 4개의 바다는 바다가 품고 있는 모든 현상을 절묘하게 다 표현해 낸 명곡이라고 할까....
선율따라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겨두는 아름다움대신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내는 바다의 모든 빛깔..현상...소리에 완전히 빠져들게 만드는....그런 곡...
이 대단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이 곡을 들을 수 있다는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평화롭고...한없이 잔잔하고...그러나 말할 수 없는 바다의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그 깊은 바닷속 세상의 온갖 형상들을 마치 눈앞에서 보듯이 악상으로 표현해 냈다는게... 가히 천재적이라고 되내이게 만들기도 하고...
문득....
바다를 한없이 응시했을 브리튼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마치 첫 경험인것 같은 무수히 쏟아지고 흐터지고 폭발하는 그 수많은 소리들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그에겐 세상 모든 현상들이 소리로 들리는 거겠지??
바다를 즐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하늘빛...구름..바람...바다위에 떠 있는 형상들...바람...파도...배... 바닷속 풍광..냄새....에너지...
첫번째 곡도 그렇지만 3번째 곡에서의 거대한 에너지는 그야말로 그냥...뭔가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폭풍,쓰나미같은 일순간에 완전히 흔적조차 없게 삼켜버리는 바다의 거대한 폭발 직전의 에너지....
그 가운에 톡톡 튀듯이 연주되는 목관악기와 타악기, 하프의 연주는 아찔할 정도였다.
드디어 거대한 바다의 에너지가 일순간에 폭발하기 시작했다.
모든 악기의 총주.....
금관과 함께 폭발하듯 연주하는 현악기의 파워도 대단했고, 팀파니....정말 명료하고도 엄청난 위력에 압도당했다.
브라보~~
드디어 장영주...등장했다.
에메랄드빛 인어 드레스에 기인 머리를 바짝 올려 하나로 묶었다.
왠지 그녀의 바짝 묶은 헤어스타일이 쇼스타코비치 연주에 대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활이 현에 닿으면서 쇼스타코비치의 고뇌가 그녀의 온몸과 얼굴에 그대로 드리워진다.
그녀와 함께 관객 모두도 고도의 집중력으로 쇼스타코비치에게로 다가간다.
애잔하고...처절하고 ....너무나 아프다.
망원경에 잡힌 그녀의 표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처절하다.
그 아픔이....왜 그렇게 또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다운건 지.....
현이 끊어질듯 끊어질 듯 최고조로 올라갈때의 그 짜릿함은 쇼스타코비치를 듣는 또 하나의 이유다.
1악장 피날레... 하프의 한음 한음 흩어지는 선율은 정말 바이올린의 극한의 소리와 너무도 잘 어울리며 빨려들게 했다.
피아니시모를 연주할 때 연주자들은 더욱 더 큰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악장을 끝낸 장영주는 손바닥에 땀이 맺혔는 지, 드레스에 쓱쓱 문지르며 연신 땀을 닦아냈다.
2악장의 빠른 질주에 대한 준비?? ㅎㅎ
2악장의 스케르초는 1악장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밝고 리드미컬하고 경쾌하기 까지 해서 어깨춤에 엉덩이까지 들썩 거려질 정도다.
또 장영주의 연주 스타일이 얼마나 다이내믹하고 격정적인가~
앞뒤로 왔다갔다 온 몸을 실으며 발을 구르기까지 하여 항상 그녀의 기인 드레스는 펄럭거리지 않는가 ~
자칫 같이 흥에 겨워하다가 짜릿한 피날레가 끝나고 나면 박수를 칠 수도 있다는....ㅎㅎ
아!!
이젠 진짜 이 곡의 하이라이트...3악장 파사칼리아...그리고 너무나 길고 어려워서 감히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도전하기 힘든 솔로 카덴짜를 들을 참이다.
다시 분위기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며 더 할 수 없는 고혹적인 분위기로 젖어들었다.
침묵...어두움...
기인 카덴짜에 들어가기 전부터 오케스트라는 최소한의 음만을 깔아주고 홀로 바이올린만이 노래했다.
그 순간...온 몸에 좌악 퍼지는 소름....
이젠 지휘자도 오케스트라 전 단원도 완전히 연주를 멈췄다.
마치 마법에 걸린듯 모든것은 멈춰섰고,
오직 바이올린 소리만이...처음 태초에 소리가 태동하듯이 꿈틀거리며 피어났다.
그것은 깜깜한 어둠속에서 오로지 청각만이 살아 느낄 수 있는것 같은 짜릿함이었다.
분명 무대는 환하고, 장영주의 블랙홀에 빠져들어가는 듯한 연주 모습도 훤히 보이는데....
신비롭게도 깜깜한 어둠속에 바이올린 소리만이 처연하게 피어오르는것만 같았다.
쇼스타코비치에게...
그리고 연주자에게 또한번 전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평생에 이런 느낌을 과연 몇번이나 느껴볼까,,,,,
이제 지휘자의 팔은 올라갔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합세하였다.
격렬함이 휘몰아쳐 올 기세다.
바이올린은 미친듯이 질주하고.
피콜로도 격앙되어 불어댄다.
금관이 가세하고...팀파니,큰북 쿵 쿵 울려대며 연주는 피날레를 장식했다.
장영주의 몸은 뒤로 재껴지며 활을 들은 팔은 멋드러지게 하늘로 비상하며 험란하고 기인 연주를 마쳤다.
험란하고 기인...연주라는 말이 어쩌면 딱 맞는 쇼스타코비치가 아닐까....
환호소리로 예술의 전당은 가득찼다.
수없이 많은 커튼콜이 이어졌으나 결국 장영주는 오늘도 앵콜 연주를 하지 않았다.
아니, 오늘이야말로 어쩌면 앵콜을 기대하는 관객이 잔인할 수도 있는거겠지만....
그래도 오늘 연주가 클래식이 좋아서가 아니라 장영주라서 온 관객을 위해서라도 한 곡 정도 잘 알려진 편한 곡을 연주해 주었더라면...
사람들이 조금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생각도 해봤다.
나는...쇼스타코비치의 여운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훨씬 더 좋지만...ㅎㅎ
인터미션이 어느새 끝나고 연주자들이 다시 무대를 메웠다.
편성이 어제의 쇼스타코비치 보다는 훨씬 적다.
아직도....어제의 쇼스타코비치 5번의 여운에서 헤어나지 못해 오늘 연주 차이콥의 비창이 귀에 들어올 지....
그렇게도 좋아하는 차이콥스키이고 또 그렇게도 좋아하는 비창임에도 불구하고....
저현부의 에너지가 꿈틀대고 너무나 멋진 파곳의 울림이 무대를 꽉 메워온다.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시작이 정말 압권이다.
이어지는 혼의 울림 역시...
정말 차이콥스키만큼 혼의 울림을 지구의 핵까지 끌어내리는 작곡가가 있을까....문득 생각들었다.
한없이 깊고...
한없이 광활하고...
더없이 거대한....
그러면서 한없이 쓸쓸하고, 처절하게 외롭고....
시베리아 벌판에 홀로 서 있는 것 같은....
그래서 차이콥스키를 들으면 감동에 복받쳐 오르는 것이다.
폭풍같은 거대함이 무대를 한바탕 휩쓸고 ...3악장의 즐거움과 발랄함, 행진곡과도 같은 리드미컬함에 또 몸을 실으며 흥겨워진다.
그의 삶의 절정일까....클라이막스를 향해 서서히 전진해 가는 다이내믹은 4악장과 함께 이 곡에 빠져들게 만드는 짜릿함이기도 하다.
지휘자도 활화산 처럼 점점 증폭되어가는 에너지에 비상할듯 하고,
연주자들의 격정적인 연주 모습...그리고 질주하며 표효하는 금관과 타악기의 소리는 순간 3악장 피날레가 끝나자마자
박수에 환호까지 터져 나오게 만들기도 한다.(여기 올려놓은 실황에도 브라보의 외침까지 들린다는....ㅋㅋ)
그런데 오늘 게르기예프는 그럴것을 염두에 두었을까....
여늬 지휘자들 처럼 지휘하는 동작이 폭발할 듯 크지 않았다는....
아~~ 예전에 에센바흐였나?? 암튼 그 대머리의 카리스마 짱인 외모와 함께 휘몰아 치는데....장난아니었어~~ ㅎㅎ
암튼 오늘은...2부 시작전에 또 상세한 설명과 함께 3악장 끝나고 박수치지 말고, 4악장의 여운까지 충분히 즐긴 다음에 박수를 치라는 안내방송 때문이기도 하고, 이것을 염두에 둔 게르기예프가 피날레 동작을 크게 하지 않고 또 곧바로 4악장을 이어서 연주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ㅎㅎ
워낙에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이기에 요즘엔 지휘자들도 3악장이 끝나면 팔을 위로 솟구치는 대신 곧바로 이어서 연주를 한다.
4악장이 이 곡의 핵심인데, 연주의 흐름이 완전히 깨지기 때문에....
몇년 전 뉴욕필이었나?? 암튼 대단한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는데...이 곡의 3악장이 끝나고 박수와 환호가 예술의 전당을 뒤덮었었다는....
흑흑:::
그 다음부터 이 곡이 프로그램에 들어있으면 오늘 처럼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하면서 박수치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하는 것이다. ㅋㅋ
아!! 4악장....
뭐 말이 필요할까...
차이콥스키 교향곡의 최절정인걸....
이 악장만 무한 리피트해놓고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마냥 미지의 세계를 헤메게 되는 걸....
갑자기 차이콥스키의 고뇌가 무대 한 가운데 덩그마니 드리워졌다.
처절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그의 모습이....
치명적일 만큼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표현해 낸....
아!!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고통을 이겨내고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내는 삶이 아닐까....
그것은 .....
너무나 아프기에....
치명적일 만큼 매혹적이며 아름다운 것인 지도 모르겠다.
아!! 드디어 연주는 끝이 났다.
또 한번의 짜릿함이 바로 연주가 끝난 그 직후다.
지휘자의 위로 뻗은 팔도...
연주자들의 연주의 마지막 순간의 모습으로 '얼음땡'이 된것 처럼
아니.. 모든 이가 그 순간 정지해 있는 것 처럼...그리고는 오로지 슬픔의 잔상만이 ....가득한 그 짜릿한 순간이다.
그 순간이 이 곡의 최고의 절정!!
얼마동안의 시간의 흐름이 지난걸까....
드디어 지휘자의 팔이 내려오고....환호와 박수갈채는 홀을 덮었다.
그러나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이들의 훌륭한 연주에 비해선 반응이 불편할 정도로 크지 않았다.
이 정도면 모두 기립박수 쳐야하는데....ㅠㅠ
그런데 심기가 더 불편해 진 것은
어제....깜짝 이벤트로 한국 소녀를 세워서 1부 마추예프의 앵콜연주가 끝나고 또 앵콜연주를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해 라벨을 연주했고,
그리고 2부 후에도 앵콜연주를 했던것과는 달리 오늘은 앵콜연주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것....
글쎄...비창의 여운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였을 수도 있지만....
그냥 맘이 조금은 불편했다.
게르기예프가 좀 섭섭했나?? 하는 맘이 들어서...ㅎㅎ
그런데 더욱 더 맘이 불편해진 것은 오늘은 팬사인회에도 게르기예프가 나오지 않았다는 거다.
물론, 어제 하루 팬사인회를 열어준것만도 감지덕지긴 하지만.....
브리튼 4개의 바다 간주곡 듣기;http://blog.daum.net/purndle/5236908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협주곡 1번 듣기;http://blog.naver.com/ee1536/100113600250
쇼스타코비치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A 단조, Op.99
Violin Concerto No.1 in A minor, Op.99
Shostakovich, Dmitrii Dmitrievich, 1906~1975
David Oistrakh, Violin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길고 까다로운 솔로 카덴차 때문에
웬만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은 감히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대곡으로 엄청난
긴장감이 흐르는데 특히 3악장 파사칼리아에서 극대가 된다.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가는 오케스트라와 그위에 수놓는 바이올린, 어둠의 정서에 묻혀있다가
카덴짜 부분에선 오케스트라가 침묵한 가운데 바이올린이 독백을 시작하는데,
이 부분이 이곡에서의 절정이라 할수 있는 곳이다. 독백이 끝나고 빠른 악장
으로 넘어가도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이 전혀 냉정을 잃지 않아서 추위가 느껴
질정도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 1908-1974) 러시아 우크라이나
소련의 바이올린 연주자. 그는
오이스트라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다비드오이스트라흐 에디션(5CD)/
멜로디아 하이페츠란 인물이 과연 차갑고 냉정한 인물이었는가, 아니었는가라는
평가는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오데사 태생의 오이스트라흐는
렝폴드 아우어의 제자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오데사 음악원의 또 다른 명교수
스톨리알스키에게 배운 그는 아우어파와는 다른 러시아 바이올린 인맥을 형성
했다. 물론 테크닉은 하이페츠를 제외한다면 최고의 수준이었다. 1935년 비에니아
프스키 국제 콩쿠르 2위, 1937년 이자이 국제 콩쿠르 우승 등으로 구소련 밖에서
알려졌고, 길렐스의 경우와 비슷하게 구소련이 정책적으로 서구에 소개하는
연주가로 지목되어 많은 혜택을 누렸다. 레프 오보린과 리흐테르와의 트리오를
중심으로 한 실내악 활동은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 이루어져 좋은 결실을 거두
었다. 만년에는 지휘대에도 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큰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교육분야에선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할 수 있겠다. 기돈 크레머와 올레그
카간 등이 그가 길러낸 제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이고르 오이스트라흐는 그의
아들이다.
20세기의 작곡된 바이올린협주곡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칭송받는 명곡으로
1947년에 초연하려고 했지만, 쇼스타코비치가 스탈린 사후까지 발표를 안하고
1955년에 10월29일30일 레닌그라드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56년에는, 1월1일 미국에서 초연되었다. 이때 총보는 쇼스타코비치가 손으로 쓴 총보를 필름에 담아서 급송후,
오이스트라흐는 초연을 위해 미국으로 갔다.
헌정은, 역시 쇼스타코비치가 존경했던 바이올린리스트 오이스트라흐에게 헌정되었다
초연은 쇼스타코비치가 존경했던 바이올린의 오이스트라흐와, 지휘자 므라빈스키가 담당했다.
이곡은 상당히 길과 까다로운 솔로카덴차가 압박이 심하다.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 난곡중에 하나로
왠만한 실력을 지니지 않고서는 도전되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3악장이 파사칼리아가 압권으로 오케스트라와 대결하는 바이올린과, 카덴차에 바이올릭의 독주가
환상적이다. 냉정하면서도 빠르고, 그리고 엄청난 긴장감을 보여준다
특히 2악장은 스케일이 큰 스케르초와 카덴차가 절묘하 게 이어지며 피날레로 이어지는 부분이 매력적이며,
모든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커다란 도전인 고도로 난해한 카덴차가 있어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역량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즉, 실력과, 음악성이 떨어지면, 바로 차이가 날 정도로 어렵다.
매우 어려운 작품으로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지만 음반이 많지는 않다.
위 음반은 역사적인 음반으로
쇼스타코비치가 20세기 최고의 거장 오이스트라흐에게 헌정하고 초연을 부탁했다
쇼스타코비치 /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작품 99
Violin Concerto No.1 in A minor, Op.99
Shostakovich, Dmitrii Dmitrievich (1906~1975)
2악장 (Scherzo (Allegro non troppo)
3악장 (Passacaglia (Andante)
Cadenza
4악장 (Burlesque (Allegro con brio)
악장과 부악장...그리고 장영주(사라 장)
1부에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던 팀파니주자와 타악주자...
1부에서의 목관 연주자들...
몇명이 바뀐 2부에서의 목관 연주자들...
어제 오늘 매혹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던 하프 연주자....
그리고 온 힘을 다해서 달려나오듯 몸을 실어 심벌즈를 연주했던 대단했던 타악주자(쇼스타코비치 5번 피날레...)
비창...시작할때 짜릿한 전율을 주었던 파곳 연주자...
2부에서 연주한 팀파니 연주자....(어제, 오늘...대단한 연주를 보여주었던 팀파니 연주자들이었다)
호른연주자와 하프연주자...그리고 감탄할 만큼 명료했던 피콜로 연주자...
거대한 울림을 안겨주었던 금관 주자들...
각 파트의 악장들과 게르기예프...
역시 제일먼저 박수갈채를 받고있는 파곳 연주자....
비창은 이 파곳으로 시작되는 도입부 파곳연주가 또한 압권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언제나 빛을 발하는 클라리넷 연주자....그리고 호른 연주자들...
팬 사인회에서의 장영주의 사랑스런 표정....
Tchaikovsky, Symphony No.6, Op.74
'Pathétique'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Valery Gergiev cond.
Mariinsky Theatre Orchestra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Korean Art Centre Concert Hall
16th May, 2011
'우수'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차이코프스키는 1840년에 태어나 1893년에 사망한 러시아 작곡가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제정 러시아의 말기로 극심한 혼란기였다. 1850년대에 러시아는 크림 전쟁에서 패한 후, 군사적ㆍ사회적 후진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를 극복하려고 농노해방 등 근대화가 시작되었으나, 이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였다. 해방된 농노들이 경제적으로 성장하지 못하였고, 각지에서 소수민족의 소요가 일어났다. 경제공황 속에 노동운동이 과격화되어 혁명의 싹이 커져가고 있었다. 차이코프스키가 사망한 지 불과 8년 후인 1905년에 제1차 러시아 혁명이 일어날 정도였으니 그 시기의 러시아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소심함, 신경질, 우울증 같은 성격을 가진 '우수'의 작곡가였다.
차이코프스키는 평생 우울증을 앓았다. 그는 콜레라로 어머니를 14세 때 여의었는데, 그의 우울증의 원인을 거기서 찾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하여 항상 고민하였다. 1877년 제자였던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갑작스럽게 결혼했으나 결혼생활은 곧 파탄이 나 오히려 우울증이 극도로 악화되어 자살 기도까지 하게 된다. 결국 차이코프스키가 유럽으로 요양을 떠나면서 그들은 헤어져 살게 된다. 이혼을 하지 않아 법적 부부 관계는 부인이 먼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후원자 폰 메크 부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예술을 사랑하고 지원했다
우울한 차이코프스키의 인생이었지만 그를 지켜준 것은 폰 메크 부인과의 관계였다. 폰 메크 부인은 그보다 9살 연상이었고 많은 자녀를 가진 부유한 미망인이었다. 폰 메크 부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예술을 사랑하여 그에게 작품을 의뢰하고 후원하기 시작했다. 차이코프스키는 폰 메크 부인에게 수많은 편지를 보냈는데, 그중에는 결혼생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것도 있었다. 그 후 폰 메크 부인은 작품 의뢰 형식을 벗어나 아예 6000루불을 매년 연금으로 지불하는 형식으로 그에게 거액을 후원하게 된다. 그 조건은 서로 대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6000루불은 음악원 교수 초임의 10배에 해당될 정도로 풍족한 금액이었다. ▶폰 메크 부인
차이코프스키는 이후 경제적인 걱정은 하지 않게 된다. 정신적으로도 폰 메크 부인에게 크게 의지하게 된다. 약 15년 동안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가 총 1200통이 넘을 정도였다. 그런데 부인과의 관계가 1890년에 갑작스레 끝난다. 부인은 자신이 파산하게 되어 더 이상 후원금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고 했는데, 부인의 경제 사정이 나빠진 것은 사실인 것 같으나 파산할 정도는 아니었다. 관계를 끊어야 할 만한 이유가 부인에게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차이코프스키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초연 9일 후의 차이코프스키의 갑작스러운 죽음
차이코프스키는 이미 국제적 명성이 있는 작곡가로 더 이상 부인의 후원금이 꼭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러나 그에게는 부인이 주는 정신적 지원은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부인의 편지가 끊긴 후 그는 큰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 후 차이코프스키는 절망을 떨치고 작곡에 매진하게 되는데, 그 마지막 작품이 교향곡 6번이다. 초연은 1893년 10월 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지는데 특이한 곡 형식과 절망적인 느낌으로 인해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초연 다음 날 차이코프스키는 작품이 청중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작품에 표제를 넣을까 고민하였다. 그때 동생이 비창(Pathéthique)이라는 이름을 제안하여 즉석에서 악보에 써 넣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교향곡이 ‘비창’이 된 것이다. ‘비창’ 초연 후 9일 만에 차이코프스키는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사인은 콜레라라는 것이 그의 전기에 쓰여 있다. 사망하기 며칠 전에 끓이지 않은 물을 먹고 콜레라에 전염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콜레라가 만연되어 있어 아주 위험한 행동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자살설이 파다하였고 20세기의 연구가들도 그가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동성애의 추문을 피하고자 누군가가 그를 독살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그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으니 병사가 맞다고 하는 이들도 여전히 있다. 이제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는 그렇게 비극적으로 떠났다. 죽음을 앞두고 폰 메크 부인의 이름을 여러 차례 불렀다고 한다. 그렇게 차이코프스키가 사망하고 나서 ‘비창’이 다시 연주되었을 때, 그제야 관객들도 그의 뜻을 알았는지 그의 죽음에 감명되었는지 연주회장이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1893년 차이코프스키의 장례식에 운집한 수많은 군중과 장례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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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창’은 특이한 부분이 많다. 보통의 교향곡은 2악장은 조용하고 느리고, 마지막 4악장은 웅장하고 빠르다. 그러나 ‘비창’은 2악장은 빠르고, 4악장은 조용하고 아주 음울하다. 또한 3악장의 마지막 부분이 마치 전곡이 끝나는 느낌을 주어 듣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실연에서는 3악장이 끝나고 박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박수가 나오지 않으면 그날의 관객 수준이 높다고 이야기될 정도다. 1악장부터 음울한 1주제와 아름다운 2주제가 대조되고, 2악장도 밝은 앞부분과 어두운 뒷부분으로 나누어지며, 삶의 절정에 이른 듯이 쾌활한 3악장과 죽음을 앞둔 듯한 절망적인 4악장이 이어져 연주된다. 희열과 절망이 교차한 차이코프스키의 삶이 이 곡에 모두 들어 있다.
추천음반 레닌그라드필과 므라빈스키(1960, DG)의 음반은 이 곡의 전설적인 녹음으로 회자되고 있다. 찬란하게 울려 퍼지는 금관의 카리스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철옹성을 구축하는 냉철한 지휘가 만들어낸 명연이다. 카라얀(1984, DG)의 녹음은 비극적인 감수성을 매끈하고 유려한 선율로 그려냈다. 스베틀라노프(1967, AULOS)의 지휘는 강하게 밀어붙이는 해석의 정수로 약동하는 힘이 넘친다. 번스타인(1968, DG)의 녹음은 슬픔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강하게 이입해 감정적 울림을 강조한 독특한 연주이다.
해설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 2009.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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