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45.짐바브웨/Victoria Falls Backpacker 숙소에서 휴식을...그리고 외출

나베가 2011. 11. 27. 05:59

어젯밤에 일찍 자서 새벽에 일찍 깼다.

룸메이트에게 방해가 될까....뒤척이다가 피차에 잠이 깬 터...더 이상 잠이 올것 같지도 않아

밖의 식당으로 나와 커피를 내려서 마시며 아직은 그대로 있는 하늘의 별들도 보고...두런 두런 담소를 나누었다.

그 새벽의 고요가 어찌나 아름다운 지....

개짖는 소리...

닭울음 소리...

풀벌레 소리...

낙엽 뒹구는 소리...

두꺼비 소리...

한 밤중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고요의 소리들을 즐기고 있자니, 밤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잠시 일어나 그네를 탈까도 생각했지만.검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 풀어헤친 두 여자가 아직은 깜깜한 새벽에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혹시라도 화장실 가려고 나온 투숙객이 졸도하지 않을까...푸하하하~~우린 폭소를 터뜨리며 포기했다.

 

새벽 별을 보며 별자리를 찾아볼까...두리번 거려보았지만...

 

별자리라곤 북두칠성 밖에 모르는 내게 여기는 남반구라서 북두칠성이 안보임을 알고는 포기....

시계를 보니 6시가 되어 7시반 래프팅 출발시간에 맞춰 준비를 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성여씨는 준비를 하고, 래프팅과 번지점프를 하지 않는 나는 오늘 하루가 온전히 비어있어 여유로움때문인 지

다시 스르르 잠이 쏟아졌다.

그런데 시간이 꽤 되었음에도 어둠이 가시지를 않아 다시 확인해 보니, 성여씨 핸드폰 시계가 잘못되었던 것....

이제 겨우 5시였다.

 

깜빡 잠들었다가 다시 눈을 뜨니, 젊은 일행들이 래프팅을 하기위해 마악 출발 직전에 있었다.

사실, 어제 썬셋쿠르즈를 하면서 일행들이 마악 같이 하자고 꼬시는 바람에 40%쯤은 맘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년초부터 산행사고 나고, 차마고도에 가서도 낙마하고......

에고~ 올 한해의 운수가 사나워~ 관두자!!

그래도 미련이 있었는 지 밤엔 꿈까지 꾸었었다는....ㅠㅠ

 

그나 저나 오늘 나 혼자 뭐하나,,,,그랬는데....

이 여유로움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부자리(침낭)도 그냥 둬도 되고, 오전...늦게까지 딩굴 딩굴 누워있어도 되고, 낮에도 종일 이렇게 보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내 별장에 휴가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너무 편안해지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을 다시 내려 마시고, 미야씨와 잠시 얘기 나누다가 다시 잠을 잤다.

그동안 늘 긴장을 해서 정확하게 4~5시간만 자면 거뜬한듯 했는데, 몸은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었나 보다.

맘의 여유가 생기니 그렇게 잠이 달콤하게 쏟아질 수 가 없다.

 

느즈감치 일어나 음악을 들었다.

일기도 쓰고....

아~~ 진짜 좋다~~ ㅎㅎ

 

점심때쯤 시장도 볼겸 미야씨와 천천히 걸으며 시내로 나갔다.

우리 숙소만 조용한게 아니라

거리도 너무나 조용했다.

 

부호들이 사는 동네인 지, 대 저택이 즐비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듯한 웅장한 나무들과 온갖 특유의 꽃들이 발길을 자꾸 잡았다.

 

 

 

 

 

 

 

 

 

 

 

 

             

 

 

 

 

 

 

 

 

 

 

가는 길에 미야씨 회사에서 주 숙소로 사용한다는 게스트하우스가 보였다.

이곳 분위기도 아주 좋다고 해서 잠시 들어가 구경하고 가자고 ..

 

저만치 보니 역시 트럭킹 차량이 가득하다.

얘네들 때문에 우리 숙소가 바뀌었던 거였다.

한낮인데도 왠지 우리 숙소와는 달리 활기가 넘쳐나 보였다.

밤에는 Bar에서 울려 퍼지는 힙팝 음악으로 시끄럽기는 하지만 아주 활기차고 젊음이 넘쳐나는 그런 분위기란다. 

 

 

헐~~

그래??

그럼 우리...우리 숙소에서도 그리 멀지않아 걸어올 수 있는데....밤에 우리 여기와서 술마시고 갈까??

 

맥주값도 2$에 2병...

오옷~싼데~~

ㅋㅋ

잠시 흥분했지만...

생각해 보니,

오늘 우리 저녁 메뉴는

닭도리탕...

지금 그거 재료 사러 나가는 중이잖아~~

 

하!! 어쩌지??

여기와서도 놀고싶고...

닭도리탕해서 조용한 우리 숙소에서 먹는것도 아주 좋을것 같고...

ㅠㅠ

 

 

오옷~ 저게 뭐얏~

화덕구이??

그러고 보니까 여기 메뉴가 화려하다.

그중에서도 화덕구이 피자가 눈에 화악 들어온다.

 

"미야씨, 우리 여기서 피자 먹고 가요."

우린 이 굿아이디어에 흥분하며 레스토랑으로 갔다.

아!! 그러나 아직은 준비중...ㅠㅠ

 

 

 

 

 

 

 

 

 

 

 

조금 더 걸으니 시내가 보였다.

아침도 안먹어 배도 출출한 터

젤 먼저 식당으로 들어갔다.

아까 숙소에서 먹으려고 맘을 먹었어서 인 지 피자가 먹고 싶어졌다.

 

브런치로 피자 한 판과 진한 strong coffee 를 시켜  먹었다.

피자 미디움사이즈 6 $

커피 1.5 $

스포트라이트 1.5 $

 

이곳의 최소화페가 1$...

잔돈이 없는데도 물건값은 1.5 $ 다.

어쩌란 말인가~

걍 2개를 사란거다. ?? %&@@

 

암튼...그래도 정말 맛이 일품...

정말 맛있었엉~피자도...커피도..

 

               

 

 

 

미야씨가 일도 할 겸...인터넷 까페를 찾아갔다.

시설이 좋은 곳은 30분에 1$. 시설이 미비한데는 45분에 1$ 다.

한곳에 들렀는데, 한국어 지원이 안되서 그냥 나와 슈퍼에 들렀다.

헐~ 그런데 오늘이 일요일이란걸 깜빡한 거다.

아무래도 영업을 안할것 같다.

부랴 부랴 슈퍼에 갔지만 역시나~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기는 하는데 오후 1시까지만....ㅠㅠ

 

대형 슈퍼가 문을 닫아 편의점으로 가서 장을 봤다.

이곳도 역시 편의점은 물건값이 상당히 비싸서 들었다 놨다를 몇번....

최소한의 것만으로 장보기를 마치고 택시를 탔다.

역시 택시타는데 흥정은 기본....ㅠㅠ

여기도 또 삐끼가 있다.

삐끼를 만나면 택시비가 비싸지는건 당연하다. 서로 나누어 가지니깐.

 

그러나 우리 미야씨는 이곳 물가를 훤히 꿰차고 있잖아~ 당연히 줄것만 주고 탔다. ㅎㅎ

 

이곳 짐바브웨는 자국의 짐바브웨 지폐를 쓰지 않고 모두 달러를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 사방에서 환전하라고 외쳐댄다.

당연히 환전하면 안된다. 휴지나 마찬가지이니까....

단, 기념으로 갖고싶으면 1$ 정도 환전하라고...

 

 

 

 

 

계속 머리가 띵한것이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를 않아 감기기운이 계속 있는 미야씨와  '말라리아 검사'를 병원가서 받아볼까 했었다.

만약에 말라리아로 결과가 나와도 이곳의 약만 먹으면 금방 괜찮다고...

이곳에서는 말라리아가 그냥 감기와 같다고....

그 말에 안심은 되었지만, 피곤 후유증인것 같기도 한데, 두려움때문인 지 조금만 컨디션이 안좋아도 자꾸 불안한 쪽으로 맘이 기운다.

 

그러나 마침 병원이 일요일이라 응급실로 가야했기에 그러면 비싸다고....관두기로 했다.

 

피자와 진한 커피를 마셨더니 머리 띵한것도 없어지고....

 

 

 

숙소에 오니, 래프팅 갔던 일행들이 마악 도착해서 젖은 옷가지들을 널고 있었다. 얼굴들이 파죽지색이 되어서....??

그리고 대뜸 나보고 안가기를 너무나 잘했다고....

자기네 모두 죽었다가 살아나기를 수없이 했다고...

 

아닌게 아니라 모두들 온 몸이 상처 투성이다.

성여씨는 발목까지 삐어 절뚝거렸다.

의진씨는 아예 탈진해서 방에 쓰러져 있었다.

나중에 하는 말이...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걷잡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겨우 어떻게 나오면 또 휘말려 들어가고, 또 휘말리고....

그때 엄마 얼굴이 떠오르며...아!! 이렇게 죽을 수도 있구나~ 하는 순간...

저 만치서 천사의 모습을 한 사람이 나타나 자기를 구해주었다고....ㅋㅋ

 

성여씨도 자기를 구해준 그 순간... 그 사람이 자기랑 사귀자고 하면 당장 o.k할것 같았단다. ㅋㅋ

 

  

상호씬 물살에 빰을 얼마나 세게 맞았는 지...

아니, 물살이 얼마나 세었으면 빰을 맞는 그 순간 자기는 권투 글로브를 낀 선수에게 빰을 맞은 모양...정말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ㅠㅠ

 

그러면서도 세계 5대 래프팅 지역인 빅토리아 폭포의 계곡에서 래프팅을 했다는 충만감과 벅참으로 감동에 겨워하며 인증서를 들고 기념촬영 하기 바뻤다.

죽을 뻔 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경험이었다고....이구동성 이었다.

 

성여씨는 다시 하라면 또 할 수 있을것 같다고 했고, 상호씨는 반 반, 의진씨는 절대로 다신 안한다고...신청한 번지점프 포기하고 싶다고...ㅋㅋ

 

 

 

암튼 난 이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안하길 정말 잘했구나~' 생각드는게 아니라 이들의 젊음과 패기가 마냥 부럽기만 했다. 오히려 한편으론 안전요원 있는데 설마 죽겠어~ 하는 심정으로 한번 해볼걸...그런 생각까지... 오히려 이들이 하기 전보다 더 짜릿하게 유혹을 당하는 기분이었다는...ㅋㅋ

 

 

 

 

 

 

 

 

 

 

 

 

 

그렇게 무용담을 한 바탕 풀어헤치고 나서 이들은 또 번지 점프를 하러 갔다.

나는 이곳 숙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사지 샵에서 아프리카 마사지를 받았다.

이왕 쉬는 김에 왕창 쉬자고...액티비티도 하나도 안하고, 이들이 모두 액티비티를 하는 바람에 이곳에서 하는 쵸베 국립공원에서의 꼬끼리 사파리도 못해는데..

꼬끼리를 실컷 보기는 했으나 멋진 유람선을 타고 강사파리를 하다가 초지로 들어가서 하는 사파리도 너무나 멋질것 같았는데....

더구나 우리가 본 10여마리의 꼬끼리떼가 아니라 6만마리나 되는 꼬끼리떼라는데...ㅠㅠ

잠시 안타깝기도 했었지만, 마사이 마라 사파리의 수십만 마리의 누우떼를 코끼리 떼로 오버랩 시키면서 안타까움을 달래 보았다.ㅋ~

 

그려~~ 돈 왕창 굳었잖아~

오늘은 호사스럽게 마사지도 받고...푸욱 쉬는거여~ ㅋㅋ

메니큐어가 포함된 아프리칸 마사지가 50$ 했다.

배낭 여행중에 메니큐어를 뭐...했지만 그냥 받기로 했다.

 

마사지는 기대보다도 훨 못미쳤다.

시간도 30분으로 짧았고,오일만 발라주는것 같은 수준...ㅠㅠ

메니큐어는 그야말로 손 마사지 해주는 수준,,,,색깔도 몇가지 색상 없었고,

그나마 발림은 더 엉망....

그래도 얼마나 정성스럽게 해주는 지....더우기 배낭여행으로 지친 내겐 더없는 시원함과 나른함...편안함을 주었다.

 

기척도 없었던 투숙객들이 언제 나왔는 지 수영을 한다.

역시 비키니....이쁘다

어제 나이 많은 뚱뚱한 여행객이 비키니 입고 수영하며 썬텐해도 자연스럽긴 했다만...

이들의 자유스러움이 부럽기도 하다.

 

나는 비키니는 자신없어 못입고, 여기서 원피스 수영복은 촌스럽고..

ㅠㅠ

 

이들도 새벽 일찍 액티비티 나갔다가 들어온듯 하다.

 

 

 

 

한곳에 오래 머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외국 여행객들이 늘 부러웠었는데, 어제, 오늘 더없는 여유시간을 갖고 있으니 나도 더 부러울게 없다.

조용한 숙소에서 이어폰 꽂고 그네에 누워 일기쓰는 여유로움이..

빅폴에서의 번지 점프 못지않는 짜릿함 마저 준다.

 

물을 끓여 커피 한 잔을  내렸다.

역시 커피는 드립커피가 최고다.

커피 향으로 한 번 먹고,,,

내리는 즐거움...그리고 마시는 즐거움까지.ㅎㅎ

 

하프시코드의 선율이...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

사무엘 바버의 아다지오 선율이...

 

아!! 정말 좋으네~~

여유로움에 매혹적인 음악들이 덧입혀지면서 나는 더없는 꿈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어느듯 5시를 넘기고 있었다. 일행들이 올 시간이 되가는 듯....

이들의 표정이 어떨까....역시 흥분됨과 상기됨으로 들어오겠지?? 혹시 기절해서....??

나 역시 이들 못지않은 번지점프에 대한 위력을 상상하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ㅎㅎ

 

닭도리탕을 해놓고 기다렸으면 좋았을것을...고추장, 간장,고추가루등 미야씨가 재료를 가지고 있어서...ㅠㅠ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짐바브웨쪽 빅폴을 보았어도 좋았을 것을 그랬다. 원래 그러기로 했었는데.....

내가 이곳에서 쉼을 너무 좋아했더니만...ㅠㅠ

 

함께 나갔던 미야씨가 먼저 들어왔다. 그들은 시내에서 쇼핑을 하고 있단다.

우린 부랴 부랴 맛있는 닭도리탕을 만들기 시작했다.

2kg의 닭중 반은  낼 아침 닭죽을 쑤어 먹기로 하고, 나머지는 감자와 양파를 듬뿍넣고 도리탕을 만들었다.

 

시내에서 쇼핑을 하고 들어온 일행들...

우려했던 의진씨는 정작 뛰어내렸고, 당당했던 성여씨가 오히려 뛰어내리지 못했단다.

막상 의기양양 번지점프대에 서지만 뛰어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단다.

비용도 100$가 넘는데...

그래서 그런 지 래프팅하고 돌아왔을때와는 달리 사뭇 말이 없다. 모두 다 뛰어내렸으면 좋았을것을....

나도 그냥 표나지않게 축하인사만 건냈다.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에 먼저 흥분하고,맛에 흥분하며 우린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미야씨가 시내에서 사온 맥주(쟘베지)와 함께...오늘은 그야말로 맥주에 닭도리탕에...미야씨가 풀코스로 우릴 대접해 주었다.황홀하다~ ㅋㅋ    

 

래프팅하고 와서 포기하고 싶다던 의진씨는 번지점프를 하고 와서는 너무나 행복해 했다.

눈을 꼬옥 감고 뛰어 내렸다가 어느 순간 눈을 따악 떴는데 세상이 거꾸로 보이는게...그 순간이 정말 놀라웠다고 한다.

그리고 몇번이나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면서 이제껏 보아왔던 세상과는 정반대로 보이는 세상이.. 전혀 다름이....

 그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고...

빅토리아 폭포...하늘...강...주변 풍경들...

 

잠시 상상이 되었다.

그 시야에 펼쳐졌던 거꾸로 된 풍광과 감동과 해냈다는 그 충만감과 자신감이.....

 

저녁 설겆이는 남자들이 했다.

나는 낼 아침 7시 출발이므로 방으로 들어와 짐정리를 하고 씻었다.

잠비아에서 싼 목각 그릇으로 짐이 늘었기때문에 짐싸기가 더 힘들어 졌으므로...

 

 

정리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니 낼 아침에 먹을 닭죽을 쑤고 있었다.

걸죽하게 쑤어질 때까지 성여씨와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일은 10시간이 넘는 기인 이동을 하기때문에 차안에서 먹을 계란도 삶고...

 

그나 저나 성여씨가 여행중반인데 발목을 삐어서 걱정이 된다.

다행히 내가 팔이 안좋아서 혹시나 하고 준비해간 압박붕대와 근육통연고, 진통제등이 있었으므로 처치를 했다.

단순 근육통이었으면 좋겠다만서도....그만하고 며칠있다 풀어지기를 고대해본다.

 

 

 
Secret Garden의 Adagio- Swan / 신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