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가 일찍이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줬다면 이제 피에르 앙따이가 그 진정한 모습을 살려 꽃피운다. 앙따이의 손끝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때로는 관능적이고 화려한 자태로, 때로는 정갈하고 말쑥한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어떤 학자가 말하듯 자장가였는지 혹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듯 사랑하는 첫째 아들을 위한 교육용 작품이었는지는 앙따이의 가슴 떨리는 연주 앞에 별 의미가 없다. 그저 바흐의 음악이 가 닿아있는 깊은 과거의 토양과 그것이 가리키는 저 미래의 광대한 스케일 앞에 숨죽이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바흐의 위대함이고, 바로 그것이 앙따이의 경이로움이다.
두 번의 연주회를 통해 앙따이는 바흐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독일 음악의 근간을 이룬 코랄, 자신의 아들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이 세상 모든 음악의 아들들을 위한 곡이 된 평균율 곡집의 프렐류드와 푸가, 그리고 맏아들 W.F. 바흐를 위한 프렐류드가 그것이다.
또한 이번 연주회에서는 W.F.바흐의 폴로네에즈도 함께 연주한다. 바흐가 일생을 가슴에 아프게 안고 살았던 맏아들, 그가 거대한 아버지의 그늘 밑에서 힘겹게 찾아간 길이 어떤 것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다.
<연주자 약력>
삐에르 앙따이 Pierre Hantaï
고음악 건반연주의 최고 권위자
구스타프 레온하르트를 사사
1983년 브뤼헤 콩쿠르에서 우승
1992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앨범을 발간
프로그램
J. S. Bach Well-tempered Clavier II, Preludes and Fugues in C Major
Well-tempered Clavier II, Preludes and Fugues in F Major
Well-tempered Clavier II, Preludes and Fugues in B♭ Major
Well-tempered Clavier II, Preludes and Fugues in G Major
Well-tempered Clavier II, Preludes and Fugues in c minor
W. F. Bach Two Polonaises
J. S. Bach Goldberg Variations
<골드베르크 변주곡>하면 이제 앙따이다.
이 <아리아와 30개의 변주>는 바흐가 도달한 최고의 경지이자 건반음악사의 절정이다.
바흐의 원숙기였던 1730년대 후반에 작곡된 이 곡은 치밀하면서도 상징으로 가득한 구조, 첫 아리아가 끊임없이 변해가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인해 수많은 건반 연주자들에게 궁극의 도전이 되어 왔다. 란도프스카 이후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연주가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피에르 앙따이는 10년의 간격으로 두 레코딩을 통해 우리 시대 최고의 골드베르크 해석가로 공인받았다.
피에르 앙따이는 우리 시대의 가장 사랑받는 쳄발리스트이자 가장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능한 연주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그는 명쾌한 밸런스와 찬란한 비르투오시티를 드러내며 질주하다 돌연 독백하듯이 깊이 침잠하는가 하면 자유분방한 리듬으로 듣는 이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언제나 작곡가에게 봉사하려는 겸허한 마음과 해석적 안주를 거부하는 창의적 정신이 자리 잡고 있기에 위대한 바흐 해석가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피에르 앙따이 (Pierre Hantaï, Harpsichordist)
앙따이는 이 시대 최고의 쳄발리스트로서 옛음악계의 스타이다. 1992년에 녹음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을 비롯하여 다수의 음반을 발매하였으며, 최근에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앨범과 함께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작품들을 녹음하였다.
Variations 1,2,3 (03:10)
Variations 4,5,6 (02:25)
Variations 7,8,9 (03:22)
Variations 10,11,12 (03:52)
Variations 13,14,15 (05:51)
Variations 16,17,18 (03:26)
Variations 19,20,21 (03:57)
Variations 22,23,24 (03:54)
Variations 25,26,27 (05:54)
Variations 28,29,30 (03:37)
공연후기....
피에르 앙따이....
오오~ 앙따이가 또 오는구나~
흥분했다. 그러나 금호아트홀 티켓팅을 어디서 해야하는 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세종체임버홀이 공연장은 더 좋으나 비싼 좌석만이 남아있고, 더우기 이미 예매해 놓은 다른 일정과도 겹치고...
안타까워 하고 있는 즈음 느닷없이 횡재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앙따이의 금호 공연 티켓이 생긴것이다.
그것도 판타스틱한 공짜티켓...ㅋㅋ
Olleh!!
오랫만에 함께 할 일행들이 많았다.
더우기 함께 할 베네딕다 언니가 마침 약혼기념일이라니, 그 기념식에 함께 동참...
멋진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시간도 가지고....ㅋㅋ
드디어 고대했던 공연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공연장에 불이 꺼지고 한참을 기다려도 연주자가 나오지 않는다.
헐~ 갑자기 옆자리 일숙언니가 옛날 얘기를 꺼낸다.
2007년 세종 챔버홀 공연때 연주자가 너무 긴장을 해서
연주 직전에 그만 배가 아파서(ㅋㅋ) 다시 들어가 한참을 있다가 연주가 시작되었었던....ㅎㅎ
그때 알았다~ 프로 연주자들도 공연 직전에 얼마나 긴장을 하는 지....
혹시....오늘도....하는 느낌이 불같이 스쳐 지난다.ㅎㅎ
정말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앙따이가 나왔다.
너무나 다소곳하게 인사...ㅋㅋ
그리고 연주 시작했다.
아~~ 저 소리...정말 무대에서 챔발로 독주만을 듣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너무나 섬세하고 예민하고 마치 여리디 여린 어린아이 같은 느낌의 소리....
차라리 음반으로 커다랗게 틀어놓고 집안에서 듣는 것 보다도 실황의 소리가 훨씬 더 여리디 여린...
더우기 고음악 연주는 더욱 그렇다.
소리가 너무 작아서 처음에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그러다 이내 그 신비스럽기 조차 한 소리에 빨려 들어가는....
그렇게 1부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2권 연주가 끝나고, 두개의 폴로네이즈 연주까지 끝났다.
공연장 분위기도 얼마나 좋은지....오직 어둠속에 챔발로 소리만이 떠다니는게...
신비로운게 시대를 거슬러 마치 1700년대 바흐가 활동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 ...나는 당근 귀족이 되어있었다.ㅎㅎ
인터미션에 정결례를 치루듯 커피를 한잔 더 했다.
2부는 그야말로 앙따이의 최고의 연주-바흐의 골드베르크 연주를 들을 차례이기 때문....
아직 인터미션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공연 시간 임박했다고 빨리 입장하라고....
아니, 문까지 닫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커피도 마시다 말고 입장을 했다.
무대에선 아직까지 앙따이가 직접 챔발로를 조율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2007년 공연에서도 인터미션 시간에 연주자가 직접 인터미션에 조율을 하고 있었던게 생각났다.
그런 모습을 처름 봐서 정말 너무나 신기해서 꼼짝도 않고 그 모습을 지켜봤었는데....
오늘도 객석에 그냥 앉아있던 사람들은 참 신기한 모습으로 지켜봤을것 같다.
고악기는 특히 더 예민해서 조율도 자주 해야 한다고 들었다.
하긴 공연장에 가면 고악기 연주때는 매 곡마다 악기들을 조율하는 것을 볼 수 있었던거 같다.
이제 조율을 마치고 무대뒤로 들어간 앙따이...
그리곤 또 안나온다. ㅎㅎ
한참을 또....앙따이를 기다려야 했다.
더우기 오늘 공연이 앙따이가 골드베르크 연주를 한 지 꼭 100번째라니...
아!! 벌써 100번??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도 엄청 긴장하고 있을까??
드디어 그의 골드베르크 연주는 울려 퍼졌다.
평균율 곡보다 골드베르크 곡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감동에 감동을 안할 수가 없다.
더우기 연주자의 얼굴 표정과 손까지 살짝 보이니 피아노 처럼 화려하지 않아 그 속도감이 덜하게 느껴지지만
실황 연주를 보니 얼마나 그 속도감이 쾌속 질주하고 있는 지....
연주자의 고도의 집중력을 보고 듣는 일 또한 짜릿함이었다.
더우기 2부곡은 쉬지않고 전곡을 다 연주하는 것이라서 보통 집중력을 요하는게 아닐것이다.
아무리 100번을 연주했다고 하더라도.....
아!! 정말 공연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환절기 기침소리가 너무나 심한 요즘....기침소리는 커녕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었던거 같다.
오직 챔발로 소리만이 공중에 떠다녔다.
그건 정말 매혹적이었다.
꿈같은 연주는 끝나고 앵콜연주까지 한다.
와아~~ 정말 앵콜연주는 언제나 화려하고 익사이팅하다.
그렇게 기인 연주 후에도 흔들림하나 없이 연주를 해내는....
헐~ 앵콜 연주를 또 한다.
아닌게 아니라 오늘의 연주가 연주자 자신에게도 얼마나 뜻깊고 의미있고 감동적인 연주였겠는가!!
객석의 환성에 답하기라기 보다는 스스로도 감동해서 연주를 한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ㅎㅎ
사실...연주자들이 스스로의 연주에 감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실황을 찾는 큰 기쁨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 모습....
하나같이 천상의 모습이거든~
음악가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이 확실히 맞는것 같아~
ㅎㅎ
커튼 콜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깜짝 이벤트....
촛불이 환화게 밝혀진 케잌을 들고 나왔다.
발길을 돌리려던 사람들 다시 환호모드....ㅎㅎ
아놔~ 카메라 꺼내놓고 있다가 찍었어야 했는데....진짜 안타깝다.ㅠㅠ
기대했던 팬싸인회는 없었다.
지난 팬싸인회때 하도 엉망으로 사진을 찍어서 오늘은 잘 찍자고 맘먹었는데 ...
cd도 한장 사서 거기다 싸인도 받고....
에공~
지금 얼마나 힘들까.... 내 생각만 하고 있어~ㅎㅎ
<2007년 공연후 팬사인회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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