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집안일을 하다보니 일요일 2시 공연이라 타이밍을 그만 놓쳐버렸다.
정신없이 달려 겨우 입장...
내 자리도 찾아들어가지 못하고 빈자리에 그냥 앉아 겨우 첫곡을 들었다.
첫곡이 끝나고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있어도 될 빈자리였지만 일숙언니와 명주씨도 볼겸 내 자리를 찾아갔다.
사실 팝스오케스트라 공연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안하고 갔다.
아니, 일숙언니와 명주씨가 아니었다면 아마 가지 않았을 것이다.
더우기 7080세대의 대학가요제 곡이라니...신해철도 나오고...
티켓이 한장 남아 딸아이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팝스 오케스트라공연이라고 그나마도 싫단다.
그러나 나의 이런 편견은 첫곡을 들으면서 완전 깨졌다.
어찌 이렇게 멋진 편곡을 ....
이 모든 곡 선정부터 편곡, 진행까지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혼자서 맡아서 했다는 말에 두번 놀랐다.
그의 천재성이 단지 피아노 연주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이렇듯 작곡과 기획능력에 까지 미친다는 것에...
공연을 보기전엔 그냥 공연 컨셉인 대학 가요제의 곡을 클래식 악기로 연주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가요의 주제 선율만을 뽑아서 클래식 곡에 접목시켜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멋진 곡을 만들어 냈음에 그저 놀랄따름.
'김상진'의 바흐곡에 어우러진 가요선율이 비올라 소리와 어찌나 잘 어울리는 지...
뜻밖의 연주에 놀랐고,
'계희정'의 모짤트 선율과 어우러진 곡 또한 그랬다.
그중에서도 제일 놀라웠던건 '양고운'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과 어우러진 '나 어떡해'와 '노사연의 돌고돌아'였다.
도저히 어울릴것 같지 않은 곡이어서...
그런데 더우기 핀란드 북구으 정서를 맘껏 느껴 보란다. 헐~~
얼음조각같이 예리하고 투명하고 섬세한, 아니 아찔하기까지 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에 선택한 가요가 어느 구석 북구의 정서가 있단 말인 지...
그러나 양고운의 활을 통해 흐르는 곡은 정말 가슴시린...슬프고도 아름다운 블루빛 색채에 흠뻑 젖게 만들었다.
드뎌 탄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엊그제 서울시향 연주에서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는데....
느낌은 사뭇 달랐지만 오늘 이 느닷없는 편곡에 놀라움과 감동은 더 컸다고나 할까??
들어가다 보니 예술의 전당 회원 초대이니 만큼 커피 대접을 하고 있길래
인터미션에 한잔 얻어 마실려고 나왔더니 벌써 퇴장하고, 심포니 홀에서만 팔고 있다.
그러나 명주씨가 맛있는 커피를 내려와서 달콤한 쵸쿄웨하스랑 먹었다는...
아침, 점심도 못먹고 달려나간 허기증에 죽을것 처럼 피곤한 몸에 금새 원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이제 2부다.
멋진 간주곡을 한곡 듣고...
바로 '박종훈'스테이지.
베토벤 황제에 곡을 삽입...
오옷~ 편곡의 놀라움!
무엇보다 자기 순서가 다가오니 긴장되서 말을 두서없이 하게 된다는 말에 완전 프로들도 어느 무대나 긴장한다는 것에 더 놀랐다.
오늘은 사실 좀 가벼운 공연이었는데 말이다.
환호 뒤덮였다.
환환미소를 지으며 '연주자들이 왜 자기 곡만 그렇게 멋지게 쓰냐고 했다'고 해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워냈다.
아무래도 피아노 연주곡이라 더 쉬웠다고....
끝으로 신해철이 나왔다.
너무 긴장한 모습에 첫곡을 듣는 내내 불안할 정도였다.
아닌게 아니라 갑자기 2번째 곡을 부르기전 무릎펴기 운동을 몇번 하는게 아닌가~
모두 웃음을 자아냈지만 당사자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풀어지지 않는것 같다.
그래도 환호속에 앵콜연주 들어갔는데, 하는 말이
어제까지 있었던 콘서트에 목상태도 안좋고, 무엇보다 이 무대가 떨려서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고백...일순간에 미흡함이 다 날아가 버린듯 하다.
그리고 3번째 앵콜곡은 그제서야 자기 역량대로 노래를 잘 불러 주었다.
두번째로 앵콜곡....
박종훈이 피아노 연주에 가세한 오케스트라 연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첫소절을 시작으로 여러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했는데, 너무나 신명나고 판타스틱했다는것!
ㅋㅋ
즐거운 시간이었다.
평소 클래식 공연장에선 볼수 없는 조명으로 따듯하고 편안한 여유를 느끼게 했다.
작년엔 가수 백두산과 락음악을 접목해서 펼쳐졌었단다.
우와~ 락과 클래식??
듣기만 해도 대박인데~
그런데 정말 대박이었단다.
헐~~근데 왜 나 안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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