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느닷없는 싸이렌...정전...
갑자기 대두된 지진에 대한 공포때문에 밤늦도록 깜깜한 어둠속을 헤메다가 늦게...
그것도 잠옷도 못입고 외출복을 입은 채 잠들었어도 새벽 ....고성산책을 하겠다고...
4시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5시반에 이풀님과 만났다.
로비로 나가니, 아직 시간이 일러서 일까...자동문이 열리지 않는것이었다.
헐~~
순간 당황해서 로비 소파에서 잠들어 있는 관리인을 깨웠지만 잠잠...쿨~~
그런데 다시 현관문앞으로 와서 서성이니 그제서야 문이 열린다.
밖으로 나오니 어둠속에 도시는 갇혀있고...
아직 달까지 하늘 중간에 휘영청 떠있어~
너무 일찍 나왔나??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까??
약간의 공포심이 엄습하기도 한다.
에잇~그냥 걷자~
기분 조오타~~ 뭐~~
고성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하늘을 보니 그 푸른빛이 얼마나 매혹적인 지....
두려움은 어느듯 사라지고,
새벽기운을 받으며 이 유서깊은 고성을 우리 단둘이 걷고 있다는 것이
갑자기 의기양양까지 해진다.
ㅎㅎ
작가보다 재미붙인 사람이 더 무섭다고...
아니 무대뽀인건가?? ㅋㅋ
카메라를 냉큼 꺼내들고 앵글을 맞춰본다.
그러나 아직은 빛이 너무 없어서 잡히지 않아~
에잇~ 괜히 너무 일찍 나온거 아냐??
ㅋㅋ
그래~
그냥....이 새벽기운을 마시며 걷자~
언제 우리가 여길 또다시 와서 걸어보겠어~
정말 좋아~
그려, 그려~~
이풀님과 나는 정말 쿵짝이 척척 들어맞았다.
정말 우리생각같이 새벽은 어느새 슬그머니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우린 카메라 앵글을 이곳 저곳 맞춰가면서 흥분하며 걷기 시작했다.
" 찍힌다~ 아주 잘 찍혀~~"
ㅋㅋ
이풀님과 나는 어젯밤하고는 그 분위기가 너무나 다른 고성풍경에 빠져들었다.
딱 생각만큼 고요하고 운치있고 역사가 있었다.
" 우리 어젯밤 올라갔던 길로 가보자~
거기 너무 운치있었어~"
그 길을 선택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해가 점점 떠오르면서
너무나 멋진 광선이 그 골목에 비춰지는 것이었다.
아!!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말하는
빛을 기다린다는 말이 이런것인가 보구나~
정말...
빛이 골목사이를 뚫고 들어와
건물을 비춰주는데 그 빛이 정말 찬란했다.
우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 처럼
정말 사진작가들 처럼
감동하면서 셔터를 눌렀다.
ㅋㅋ
하얀벽에 빛이 비치니 그 반대편과 음양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주며
정말 멋드러진 풍광을 보여주었다.
이 새벽에 장작불을 태우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모자까지 쓰시고...
손에는 담배까지 태우시며....
오옷~완벽한 모델인데....
망원렌즈가 있다면 멋지게 잡을텐데....
가까이 가기가 민망스러워 주변에서만 앵글을 맞춰본다.
ㅠㅠ
새벽 5시반에 나왔는데도,
어느덧 시간은 흘러 호텔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젠..이곳을 떠나야 하는데 어쩌나~
우린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은데....
아!! 지금 시간이 제일 사진 찍기 좋을땐데...
ㅠㅠ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린걸까...
우린 완전히 사진작가 모드로 들어가 스스로 최면에 걸려들어간 것이었다.
푸핫~~
"우리 아침 먹지 말자~"
"그려~ 아침이래봤자 잘 먹히지도 않고...죽먹을 텐데...뭘~"
나와 이풀님은 어쩌면 이리도 꿍짝이 잘 맞는걸까~
ㅋ~~
그렇게 우린 아침먹을 것을 포기하고
이곳에 더 머물며 사진을 찍었다.
드디어 리장고성을 한바퀴 돌았다.
우린 뛰기 시작했다.
헐~~ 여기 고지대라서 뛰면 안되는데...
나중에 고산증세로 고생할 수도 있다는데....
순간 순간 주춤거렸지만, 그렇지않으면 출발시간에도 착오를 일으킬 수 있으니까....
그려~ 뛰자 뛰어.
호텔에 들어오니, 일행들 아침을 먹고있었다.
어?? 그럼 우리도 아침 먹을 수 있능겨??
히히~~
아침 굶는다는 소리...죽 먹으나 안먹으나 매한가지라고 한말은 걍 뚝심 부려봉겨??
우리는 얼른 아침식사를 가져다가 먹었다.
여유가 있어서 그리 서둘러서 먹지않아도...
하긴 중국빵 두개와 죽,수박만 먹었으니 서두르고 자시고 할것도 없었다.
그저...남들 자고 있는 시간에 새벽고성을 걸었다는것과
잠시 사진작가 처럼 착각속에 빠졌었던 그 시간이 흥분에 겨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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