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구호를 한바퀴 도는 기분좋은 트래킹을 마치고 캠프장으로 돌아왔다.
이젠 배가 고플시간....
부랴 부랴 각자 임무를 찾아서 밥하고, 반찬담고....
오늘의 메인메뉴는 호수에 왔으니 생선 메운탕.
헐~~야전에 메운탕??
하긴 아까 무시 무시한 칼 봤잖아~ㅋㅋ
순식간에 또 한상이 뚝딱 차려졌다.
일행들은 여행내내 쓸 각자의 그릇에 먹을만치 밥을 덜어 담고, 춘향오빠가 정성스레 끓인 메운탕 담아받고....
몇시간을 아름다운 자연속에 빠져서 걸었으니 밥맛이야 당연히 꿀맛이 아니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이름만으로도 낭만이 물씬 풍겨나는 이름하야
"빠이주" 있으렸다.
그게 나같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분위기가 더해져서 아주 술술 넘어가드라 이거잖아~
술잔이 오고가고....
정도 점점 더 깊어가고.....
아!! 이것이 진정 SUV야영 트래킹의 맛이렸다~
허 참 ... 고게 꿀맛이구먼~
밥을 먹는 동안 한켠에는 캠프파이어를 할 장작이 타고 있었다.
얼마나 멋진일인가!!
이 멋진곳에서 캠프파이어를 한다는 것이...
그야말로 야영의 꽃이잖아~
식사를 얼른 마치고 활활 타고 있는 장작불 앞에 가서 앉았다.
따스함이...
가슴속 가득 들어와 더없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분위기를 흠씬 적셔주는 노래는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
사실 음악이란게 얼마나 예민한가~
순식간에 사람의 감정을 좌지 우지 할 수 있는...
방송국이었다고 하면 너무 과할까??
아냐~ 그런 첩첩 산중에서 어찌 그렇게 끊임없는 음악을 적재적소에 딱들어 맞게 들을 수 있겠어~
완전 이동 방송국이었어.
전혀 과하지 않는 표현이야~
신청하는 왠만한 곡은 다 있을 정도로 수많은 노래와 음악을 고품질 파일로 담아서 고성능 스피커까지 가져오신 목운 교수님....
자기 자신만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닌, 남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완전 방송국(?) 수준의 음악을 준비해왔다는 것이
정말 감동 그자체였다.
어쩌면 이번 멋진 여행의 수훈자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아니었을까~
식사를 마치고 술잔을 들고 하나 둘씩 장작불곁으로 몰려들었다.
빠이주는 아주 운치있게 아주 쬐끔씩 따라서 홀짝 홀짝 들이키고...
그 넘어가는 술잔속에 분위기도 점점 무르익어가고....
아!! 타이밍 맞아 떨어졌다.
댄스파티!!
교수님은 아무래도 학생들과 MT를 자주 가시니까...젊음을 그대로 가지고 계셨다.
나이 많은 누님들을 데리고 댄스강습까지....
춘향오빠까지 합세하였다.
이름하야 수영배우기 춤??
맞아??
자유형~
배형~
암튼 맨땅에서 우린 수영동작을 하며 무아지경이 되어갔다.
깜깜한 어둠속에서....
나이도 잊고...
내 모습도 잊고...
모든 잡념도 잊고....
리듬에 몸을 맡겨둔다.
이순간 어쩌면 가장 원초적인 어떤 힘이 모두를 감싸안고 있을는 지도....
한바탕 굿을 치뤄내고야 쌓였던 자신도 모르는 어떤 울분들이 다 씻겨져 나간 씻김굿을 한것처럼...
커다란 웃음이 ....
행복이라는 단어만을 겨우 생각케 했다.
한바탕 놀이도 끝을 내고...
어느 사이 또 하나 둘씩 자신의 잠자리를 찾아 들어가고....몇명만이 남았다.
고요와 적막이 다시 찾아들었다.
하늘빛은 시시각각 변하였다.
어느순간 별이 쏟아지다가
어느 순간 별이 다 없어져 버리기도 하며....
마침 이장희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별을 따다 그대에게 드리리...'라고...
아무래도 그 노래를 듣고 별들이 다 숨어버린 거라고...
어쩌면 그렇게도 재치와 순발력들이 넘쳐나는 지....
이제 나의 텐트파트너 이풀님마저 들어가고...
교수님과 여경님과 나만이 남았다.
오로지 존재하는건....
세사람이 아니라 하늘과 어둠과 활활 타고 있는 장작불...그리고 고요와 적막감뿐이었다.
그 적막감은 여늬때 느끼던것과는 사뭇 다른 완전함...이었다.
내 일상을 완전히 떠난...
지구를 떠나온것 같은 완벽하게 나 혼자....
내 형체도 없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있었다는 느낌...
코발트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인디고블루....
어둠속에서 하늘빛만이 그렇게 영혼의 빛깔처럼 물들이고 있었다.
아!! 그때 흐르던 음악은 영혼의 울림처럼 나를 적셔주었어.
밤이 너무 늦어서 잠을 자야하는데...이제 그만 들어가자고 말할 수 없었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있는 그 느낌속에서 깨고싶지 않아서....
너무나 안타까워서.....
어쩌면 음악이 내게 남아있었다면 홀로 밤을 지새웠을 지도 모르겠다.
그랬으면 좋았을걸~~
밖에서 들리는 시끌벅적함으로 눈을 떴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은 잠없는 천연언니와 알알이님이 주범....
그래~ 여행와서 잠자는게 제일 아까운 나로서는 누군가가 일찍 깨워줌이 고맙기만 하다.
그때 우리 옆텐트 주인인 교수님도 일어나셨는 지...음악이 또 울려퍼진다.
영롱한 피아노 선율.....
헉!! 야영지에서 클래식 음악이라니...뜻밖의 선물이었다.
그것도 가장 좋은....
춘향오빠에게 배운데로 침낭도 접어넣고, 텐트도 으싸 으쌰 걷고....
칠보단장하고...호수주변을 거닐며 산책했다.
그리고 아침식사....
커피....
야영짐을 다 꾸리고...
루구호에서 나를 그렇게도 홀렸던 그 쪽배를 탔다.
카메라를 가져갈 걸....
호수에 담긴 풍경이 너무나 매혹적인 순간이었는데....
뭐라 말로 표현도 할 수 없을 만큼...
하늘 높이만큼 호수는 깊었고...
하늘의 풍경이 그 깊고 깊음속에 마치 거대한 LED TV화면처럼 그대로 선명하게 담겨져 있었으니....
탄성도 제대로 지를 수가 없을 정도였지~
나와 이풀님은 아예 배에 배를 쭈욱 깔고 엎어져서 그 수면속을 들여다 보았어.
물결흐름 하나없이 수면이 너무나 고요해서 어지럽지도 않았지~
우리 배를 저어주던 모수족 여인들의 노랫가락이 좀 더 계속 울려퍼졌더라면 좋았을걸~
그러면 영혼과 교감을 좀 했을 지도 모르는데...
잉잉~ 알알이님과 천연님이 다 깼어~ 물어내~~ 엉엉:::
ㅋㅋ
혹시라도 배가 뒤집히면...ㅉㅉ
카메라도 버리고, 찍은 사진도 다 버리지 않을까...??
배가 뒤짚히면 내가 빠져 죽는다는 생각은 안하고 왠 카메라 버리고 사진타령...ㅠㅠ
아냐~
카메라 가져갔으면 또 사진찍는다고 이런 느낌 못받았을 지도 몰라~
쪽배는 우리를 섬까지 데려다 주었다.
짧은 등산....ㅋㅋ
그런데도 워낙에 고산지대라서 숨이 차고 가슴이 멍멍하였다.
그 섬에는 선인장꽃을 비롯 예쁜 야생화가 얼마나 활짝 피어있던 지...
카메라 가져간 일행들은 정신없이
셔터 삼매경에 빠졌었다는.....
정말 그렇게 크고 이쁜 선인장 꽃은 처음 본것같다.
이제 아쉬운 루구후를 떠나 다시 리장으로 간다.
그 험란했던 여정길을 되돌리는....
돌아가는 길은 어젯밤에 생각했던 ...정말 상상 그이상이었다.
갈때는 밤에 가서 사실 그 길이 얼마나 아슬 아슬 위험천만한 길이었는 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어둠속에서 열어놓은 썬루프창으로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탄성까지 짓는 호사스러움까지 즐기고 갔으니까...
그러나 오늘 이 길을 달리면서 기사님 하는 말....
"제 얼굴을 가려주세요~ 저 깍아지른듯한 절벽을 볼 수 없게요~"
허어걱!!
얼마나 가야 이 길이 끝이날까....
이젠 슬슬 배도 고파온다.
다행히 오늘은 우리차에 중전마마와 상감이 탄 관계로 간식거리가 풍성해서리 ....,ㅋㅋ
어젯밤 보지 못한 멋진 풍광에 사실 배고픔도 잊고 달렸지만....
다른 차량들의 상태는 어떨까....
허기져서 모두 쓰러진건 아닐까...ㅋㅋ
저 험한 산에 두견화가 만발하여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카메라엔 잡지 못했다.
워낙 차가 빨리 이동하고 있었으니..
심히 흔들리기도 하고...
ㅠㅠ
깍아지른 듯한 절벽 낭떠러지 길은 첨부터 끝까지 연속이고...
얼마나 공사중인 길이 많은 지....
다 파헤쳐놓아 흙먼지는 우리 차량을 완전히 뒤덮어 아예 색깔을 알아볼수 없을 정도였다.
나는 1호차를 타서 그래도 달리는 차에 의한 흙먼지를 덜 뒤짚어 쓰지만, 우리 뒷차들은...ㅠㅠ
때로는 공사중이라 순간 길이 끊어지기도 한다.
아래 사진이 그예....ㅎㅎ
한참을 기다린다. 공사가 마칠때까지....
그게 10분일수도 30분일수도, 1시간,2시간, 아니 대여섯시간 일수도 있단다.
이 조차도 이들나라의 문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니...
하긴 뭐~ 그럴 수 밖에 없잖아~
ㅋ~
다행히 우린 1시간 이상 기둘린 적은 없었던 듯~
공사의 규모가 엄청났다.
중국의 그 어마어마한 땅덩어리의 길을 다 내려면...
차마고도의 길을 다 확장하고 있는중이었다.
아마 나중에 오는 사람들은 글쎄...좀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때는 이미 우리가 여행하고자 하는 차마고도의 여행이 아닐것 같다.
스릴도 없고 스펙타클 어드벤쳐....뭐 이런거
하나도없을것 같다.
아~~ 그럼 재미 하나도 없쥐~
그런데 이 엄청난 공사를 완전 수작업??
규모는 어마 어마한데 공사차량 하나 없고...
밧줄로 메달아 인력의 힘으로 하네~
인구가 워낙에 많아 오히려 인력을 해소해야 해서 저렇게 수작업으로하나??
에잉~
하긴 공사현장을 빗자루로 흙먼지를 쓸어내며 하고 있었어~
세상에 그게 말이 돼??
빗자루라니....
집에서도 쓰지 않는....
ㅠㅠ
길을 잘못들어 옛길로 와서 이런 아슬 아슬한 나무다리도 건너고...
건널 수 있을 지 춘향오빠 내려서 일일이 하나 하나 지시하고...
타고 있던 우린 신나게 놀이동산의 튀는 차 경험도 하고....
아무래도 우리차에 탄 사람들은 문제가 있는것 같아~
험한 샛길만 나타나도 저런 길로 들어가 달려봐야 하는데....하던 교수님때문에 다 물들은거야~
암튼 우린 신났는데, 뒷차에 탄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 겁나서 내려서 걸어가고 싶었단다.
보기엔 얌전한 나무다리 같아 보여도
탕탕 튀고 연약한 나무다리라서 그냥 무너져서 풍덩 빠지면 어쩌나~~쬐끔 겁은 났었다는...
ㅋㅋ
마을에 잠깐 섰다.
꼬마들이 잔뜩 있다.
알알이님은 가져오신 사탕주머니를 들고 단숨에 달려나가서 아이들에게 일일이 나눠주신다.
마음이 따듯하신 분...
아직 중국 공산당의 교육을 받고있는 지...사람들의 옷에서도 아이들 인사하는것에서도
옛날 중국 공산당 영화속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들어갈때도 잠깐 들러서 저녁을 먹었던 윈난성 닝랑현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쌀 볶음면....
진짜 값도 싸고 너무 맛있었다.
하긴 기아현상까지 나타날 즈음이었는데...이 상태에서 뭘 먹으면 맛이 없었겠냐만...ㅋㅋ
담백한 스파게티 느낌도 조금 나고..
먹고싶어지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을 지나치고 있다.
모두 같은 기와지붕의 나즈막한 집들이 자연과 너무 잘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우리나라의 시골에서도 이런 풍광이 아쉽기만 하다.
유료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잠시 선곳....
한켠에서 과일을 팔고 있었다..
우리...그냥 지나칠 수 없지.
더우기 오늘 기인 자동차 여행에 모두 쓰러지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한가득 아니, 마구 마구 과일을 주어담어 차에서 냠냠...
달리는 길이 워낙에 대단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니 이정도의 풍광에선 차도 세워주지 않는다,
달리는 차에서 찍은것 치고는 잘 나온...ㅎㅎ
드디어 리장에 도착했다.
오늘은 특히 주말이라 사람들이 얼마나 북적거리는 지...
루구후에서 언제 그런 적막감과 고요함을 느꼈었나....순간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고향에 다시 온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저녁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의 메뉴는 호화메뉴....'가물치 샤브샤브'
이름은 들어봤나~ 가물치 샤브 샤브....
사실 생각만으로는 무척 역겹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고로 가물치란 곰솥에 퐉 과서 베보자기로 꽉꽉 짜서 그 국물을 먹어야 몸의 기운을 돋는거라고 인식되어져 있으니...
그.러.나.
너무 맛있었다는....
물론 식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야~
식구가 많아서 방 2군데로 갈라져서 먹었는데, 다른 방은 어제 춘향오빠가 끓여준 메운탕이 더 맛있었다고 하니...??
아래 사진을 보시라~
늦은 점심에 과일까지 잔뜩 먹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저 많은 가물치를 우리방 7사람이 다 먹었다는...
뜨아~~
어디 그뿐??
사진 속 요리사가 장기를 부리며 면을 뽑아 넣어준
사리까지
다
싹쓸어서
먹었다는...
우리방 사람들...
ㅋㅋ
힘이 마악 불끈 불끈
솟고 있슴다.
<식당에서 바라본 리장의 풍경.....식사하면서 멋진 전망까지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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