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장....
리장공항에서 합류한 우리는 우선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서울 가든'
이곳 리장을 오기위해 이틀이 걸린셈인데....
결국 서울식당이라니....ㅋㅋ
메뉴도 '된장찌게'와 '김치찌게'
우리 다른 나라 온거 맞아?? ㅋㅋ
배고프던 차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이젠 진짜 여행지로의 첫 출발을 내딛었다.
여인천국인 모수족이 사는 마을- 루구후.
그곳을 가려면 비포장 길을 6시간이나 달려야했다. 아니, 포장된 길이라고 해도 상태가 워낙에 안좋아서 비포장 도로나 별반 다를게 없었다.
사실 원래의 일정엔 없는 여행지였다.
이번 여행의 백미인 은둔의 땅 '야칭스'와' '야딩'이 정치적인 상황이 안좋아서 들어갈 수 있을 지 불확실하여 일정을 완전히 거꾸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일정에 없던 곳도 볼 수 있는 곳은 다 보면서 가자고....그렇게 결정되어 진곳.
'루구후' 가는 길이 워낙에 험란하고 멀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춘향오빠 말이었다.
우리야 그 어디든 모르니까 그저 춘향오빠가 캪틴이니까 무조건 예스였다.
아니, 그 어디를 가든 이미 우리 모두는 여행자로서 충분히 즐기고 만끽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얼마를 달렸을까...
드디어 자동차는 깍아지른 듯한 깊은 계곡 길을 달리고 있었다.
털털 거리다 못해 돌에 부딪혀 자동차 밑이 우당탕 거리기를 수없이....
겁이 난다기 보다는 분위기가 그랬다.
스릴감에 신명이 슬슬 나기 시작했다고....
<금사강 리닝 18만 고개>
너무나 근사한 곳이 시야에 잡혔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있었는데, 포토 존이라고...차가 선다.
"에잇~ 진작 힌트를 좀 주시지~ "
그래~ 우리의 여행은 이런것이야.
멋있으면 차를 세우고 사진도 찍고 경치 삼매경에 잠시 빠져도 보고....
오옷~목운 교수님...
그림 그리시네~
멋져!!
난 얼른 교수님 옆으로 가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한참을 서서 보았다.
그 모습이 지금 내 시야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보다도 더 근사하고 더 멋졌다면...
내겐 특히 더 그랬을 것이다.
어느새 까마득하게 되어버린 아스라한 추억같은것이.....
마치 내가 저 자리에 앉아있는것 같은 설레임 같은것이...
화악 스쳐 지나갔다고....
이렇게 나는 이 순간부터 교수님 스케치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한때 나도 작가의 길을 걸었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했고...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한 동경이기도 했고...
존경이기도 했다.
<루구후....낙수마을에서..>
루구후로 가는 길에 어느 순간 칠흙같은 어둠이 내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닿는 곳까지만 시야가 보이니 지금 우리가 달리고 있는 길이 얼마나 험하고 험한 길인 지...사실 실감이 나질 않았다.
문득 문득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눈 아래 펼쳐질때만이 잠깐 아찔할 뿐...
차라리 어둠이 모든것을 가두어 두고 있으니 그보다는 한밤중 공사차량을 맞닥뜨렸을때의 아슬 아슬함이 간담을 서늘케했다.
유리창을 열고 바퀴를 보면서 옆사람의 사인에 따라 곡예를 하듯 비켜 지나는것....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지??
그런 길을 한밤중에 달리는데도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다는 것이....
차라리 어둠이 주는 적막감을 즐겼다고나 할까...
간간히 졸기도 하고...
조용히 깔리는 음악도 감상하면서 그렇게 6시간이란 기인 시간을 달렸다.
가끔씩 본능을 해결해내기 위해 차를 세웠을땐
하늘에서 쏟아지는 매혹적인 별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화악 띄는 것이 '북두칠성'
손에 잡힐 듯 바로 머리위에서 강한 빛을 반짝이고 있는....
별을 마악 찾아본다.
아는것이라고는 사실 '북두칠성'이 다 이건만....
그래도 열심히 ....
그순간 우리는 모두 가장 순수한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지.
드디어 루구후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저만치서 보름을 마악 넘긴 둥그런 달이 얼마나 밝게 빛을 밝히고 있는 지....
카메라로 잡아볼까 잠시 생각하다가 성능부족...
실력부족으로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잠시 달님을 향해 기도해 본다.
우리의 안전하고도 행복한 여행을 위하여....
잠시 달빛아래 호수를 구경하고 있으니 저만치서 춘향오빠 숙소를 예약하고 나온다.
우린 서둘러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맥주 한잔 하고 잘 사람은 나오라고....했지마는
오늘 룸메이트가 된 하루언니도 피곤하다고 하고....
유리창 너머 매달려 있는 전구에서 유리창 틈새로 들어온 까만 구름처럼 보일 정도로 다닥 다닥 달라붙어 파드득 거리고 있는 날모기들 때문에 그만 질려버려서 우린 어쩔 수 없이 모든 불을 끄고 화장실 불만 켜둔 채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담날 아침에 보니 모든 날 모기들이 화장실 불빛을 따라 들어가 거기서 죽어 있었다는....
아침에 시끌법적한 인기척에 잠에서 깨었다.
문을 열고 밖을 보니 벌써들 작가포스 팍팍나는 커메라들 들고
사진 찍으러 나가고 있었다.
나도 얼른 준비를 하고 카메라 들고 뛰쳐나갔다.
사실, 급한맘에 아무 준비없이 머리 풀어헤치고 잠잘때 입었던 원피스에 쟈켓하나만을 걸치고 슬리퍼 신고 나갔다.ㅎㅎ
호수 가득....
블루 그레이....
아직은 여명을 품은 채 하늘과 물과 살갗에 닿는 느낌 조차도
모노톤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진 찍기 가장 힘든 시각.....
그러나 저만치 보이는 우리 일행들은
삼각대까지 받쳐놓고 촬영에 몰두하고 있었다.
와아~~
폼난다~
나는 사진을 찍기 보다는 새벽공기를 마시며 홀로 산책을 했다.
그저 카메라는 습관 처럼 들이밀어 본것 뿐....
카메라 렌즈에 잡히는 물체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들이 그저 재미있을 뿐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전혀 다른 모습의 풍광이 시야에 들어온 다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도 이처럼 이리 저리 움직이며 들여다 보며 새로운 삶의 모습을 모색해 보는 것....뭐 그런 생각도 잠시 해보면서...
루구후 호수를 유람하는 쪽배들이 가즈런히 놓여있는 모습이 멋스럽다.
카메라 앵글을 쪽배에 맞춘 채 시간을 소요했다.
그때 저만치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배에 오르는 모습이 잡혔다.
그러더니 모수족 여인들의 노랫가락이 그 이른 아침에 호수에 울려퍼졌다.
그 울림은 마치 대기에 떠돌고 있는 영혼을 달려주듯 신령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주 아주 높고...가늘어서 어디라도 뚫고 들어가 소통을 할것만 같은
맑디 맑은 소리.....
나는 오랫동안 이 신령한 기운을 느껴보고자 그곳에 서 있었다.
아침으로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식당에서 춘향오빠가 담가온 김치와함께 쌀국수와 계란 프라이를 먹었다.
집집마다 약간씩 맛이 다른 쌀국수는
여행내내 가장 맛있고도 즐겨먹던 음식중의 하나였다.
속도 편해서 아침으로 먹기엔 더없이 좋은 메뉴...
더우기 값은 또 얼마나 환상적인가~
우리나라 돈으로 1000원정도...
그리고 식사후 꼭 마신 커피...
알알이님이 우리 일행 모두가 여행내내 마실 수 있는 커피를 가지고 오셨다는...
그런가 하면 요소 요소 사람들이 원두커피를 가져와서 그 향기가 또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었는 지....
커피처럼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식이 또 있을까....
향기가 더없이 좋고...
따스함이 좋고....
ㅎㅎ
아침식사 후의 오늘의 일정은
루구후 호수를 따라 한바퀴 둘러보고
적당한 자리에 야영지를 꾸리는 일....
야영 첫날....
정말 기대 만땅이다.
<우리가 묵은 숙소...>
<고사리를 다듬고 계시던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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