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산....

덕유산 설천봉-향적봉-중봉 /가족여행/2011.1.28.금

나베가 2011. 3. 1. 18:23

 

 

정말 얼마만에 친정식구들이 모여서 여행을 간건 지...까마득하기만 하다.

언제나 계획을 세워보지만  좀체로 시간이 맞아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우연찮게도 모두 시간이 딱 맞아 떨어졌다.

아니지, 우연찮았다기 보다는

허리 수술을 한 이래로 좀체로 여행을 할수 없었던 큰 언니를 위해서 언니 생일 날 모두 모여 눈꽃 산행을 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건강이 좋지않은 큰 언니도 이 제안엔  흔쾌히 오케이 했다.

사실 산행이랄것도 없었다.

설천봉까지는 곤돌라를 타고 오를것이었으니까...ㅎㅎ

 

 

 

 

사실...덕유산행은 내게는 그 누구보다 의미있는 산이었다.

늘 꿈만 꾸던 산행을 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그것도 눈이 하얗게 쌓인 영하 18도나 되던 날에

무모할 정도의 산행 도전이 시작된 곳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렇게도 두렵던 산이 감동으로 이어지면서 그렇게 나의 산사랑은 시작된 것이었다.

 

 

 

 

전날에 친정에 모두 모여 하룻밤을 보낸 뒤 일찌감치 서둘러서 무주로 출발을 했다.

친정에서 무주는 그렇게 먼곳이 아니었기에 금새 무주리조트에 도착을 했다.

 하얗게 쌓인 설경과 화려한 스키복을 입은 스키어들을 보자  마치 나도 저 설원을 달려 내려올것만 같은 엉뚱한 설레임으로

 콩딱거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곤돌라에 몸을 싣고 설천봉을 향해 올랐다.

항상 그렇듯이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 기분은 짱이다.

그런만큼 그 시간이 너무 짧게도 느껴지고.....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워낙에 등산로도 잘 되어있고 거리도 짧긴 하지만

그래도 겨울 눈산행이니 모두 등산장비를 튼튼하게 잘 챙기고 드디어 출발했다.

 

<설천봉에 올라 가족 단체사진 한컷 찍다.>

 

 

오옷~

그렇게도 연일 눈이 펑펑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왜 꽃피는 봄날에 오르던 잘 닦여있는 나무 등산로를 상상했었을까~

도대체 요즘은 머리속 뇌가 움직이고나 있는 지.....ㅠㅠ

향적봉을 향하는 잘 닦인 등산로는 온데 간데 없고 푹푹 빠질 정도의 하얀 눈이 쌓인 등산로가 우릴 반기고 있었다.

뭐 그래도 아이젠을 신어서 발자욱을 내 딛을때마다 내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는 상쾌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했던 하얀 눈꽃은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헐~

겨울에 오면 늘 볼 수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보다.

기온 차이에서 생기는거였는 지....ㅠㅠ

아~ 그런데 왜 이렇게 손이 시린거야~

고어텍스 장갑 한짝을 차에 떨어뜨려 그냥 장갑을 끼었더니 손시려움이 장난아니었다.

아무래도 밑에서 부터 올라 몸에 열기가 나 데워지지않고 갑자기 고산지대에 뿅하고 올랐으니 그런가 보다.

 

 

 

 

날씨가 화창해서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덕유산의 경치는 장관이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곤돌라가 아닌 두 발로 걸어 향적봉에 올랐을때는 눈이 내려 한치 앞밖엔 보이지 않았었다.

그 서운함을 오늘 맘껏 누리라고.....

 

 

 

 

눈꽃을 못본 섭섭함도 잠깐....

향적봉을 향해 걸으면서 내 시야에 펼쳐진 구비 구비 산새의 장관은

섭섭함을 감동으로 바꾸는데 순간이동을 한것만 같은 짧은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언제 손이 시려웠는지도 까맣게 잊고 나는 카메라를 꺼내들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아!! 저 멀리 까마득하게 보이는 일직선은 뭘까??

바다인가??

서해바다가 여기에서 보일까??

아냐??  그럼 뭐야??

동생이랑 답도 모르는 질문과 답을 해가며 감동을 추스리며 능선을 탔다.

비록 곤돌라를 타고 순식간에 뿅하고 순간이동을 했지만 이런 장관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음에

탄성을 내지르고 질러도 끝날줄을 몰랐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저 멀리 하늘 끝자락에 붉은 기운이 남아 감돌고 있었다.

조금만 더 일찍 출발을 하는건데....

그렇다면??

내 시야엔 벌써 붉은 일출의 잔상이 보여지고 있었다.

 

 

 

 

 

 

 

 

 

헐~벌써 향적봉!

ㅋㅋ

그런데 사진을 찍으면서 오르다 보니 식구들이 다 어디로 갔는 지 보이지가 않았다.

헐~~

목적지가 향적봉이 아니었나??

다들 여기있을 줄 알았더니...사진 한컷도 찍지않고 어디로들 간걸까~

그러고 보니, 우리 식구들뿐만이 아니라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등산을 해서 정상에 오르기엔 아직 이른시간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ㅎㅎ

 

 

 

 

 

 

 

 

사진을 몇컷 찍고 설천봉에서 오르는 길 반대쪽으로 사람들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이자 아래로 대피소가 보였다.

오오~ 저기에 모여 있겠구나~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 그곳으로 갔다.

아닌게 아니라 그곳에 모두 모여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는 향적봉이 아닌 중봉이었다는....

 

 

 

 

 

 

 

다시 만난 기념?? ㅋㅋ

단체사진 다시 한컷 들어갔다.

 

 

 

 

 

단체 사진 찍고는 금새 또 모두들 사라지고 셋째언니,넷째인 나 그리고 다섯째 이렇게 셋만 남았다.

뭐가 그리들 급한지....

이렇게 멋진 경치앞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들 갈것이지....

그려~ 우린 천천히 이 겨울의 아름다움과 낭만을 실컷 즐기면서 천천히 갈껴~ ㅋ~

 

어느사이에 이렇게도 날씨가 풀렸는 지....

그 시렸던 손은 어디가고 장갑을 안끼어도 될정도로 날씨가 포근했다.

그러네~ 내 입김에 기인 머리카락이 하얗게 얼어붙어 백발 마녀가 되었던 순간들을 생각해 보면

1700미터의 고지인데...오늘 날씨가 얼마나 화창하고 좋은 건지.....

 큰언니의 생일을 맞아 식구들이 모두 함께한 여행을 하늘이 알아서 축복해 주고 있는것만 같았다.

하느님...땡큐 땡큐~~

 

 

 

 

 

 

 

 

 

 

 

 

내 바로 밑의 동생 다섯째다.

세상에 태어나서 아직까지 난 이렇게 착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어릴적 이 동생때문에 내가 나쁜애 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는데...ㅠㅠ

어느날 모두들 그러더군~

"너가 착하지 않은게 아니라 니 동생이 비정상이야~ "라고....

그래~ 그건 맞는 말이었던거 같아.

얘는 사람이 아니니까....천사니까....

ㅎㅎ

 

 

 

 

 

 

 

 

 


Mozart - Die Zauberflöte, Opera, K. 620
"Dies Bildnis ist bezaubernd schö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