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중 가장 녹음이 짙고...가장 태양이 강렬할것 같은 8월....
그러나 삶이 그렇게 예정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위함이라도 되듯
오늘도 흐린 날씨에 오후엔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성모산우회 정기 산행은 진행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정기산행 치고는 함께하는 이가 너무 적었다. 어린이 두명을 포함 13명.
하긴...산을 찾는 이들이 언제 궂은 날씨 찾는것 보았는가~
아무래도 여름 휴가 마지막 주라서 그런 것 같다.
전철도 다른 주말에 비해 유난히 텅텅 비었다.
마치 우리 성모산우회 13명이 한칸을 전세낸 듯한 기분??
그래서 카메라에 한컷 잡아본다.
구파발역에서 하차. 오늘은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 마을회관앞에서 하차했다.
왠지 잘 다듬어진 향나무 입구가 산에 가는것 같지 않고 무슨 공원을 찾아온것 같은 분위기....
그래도 머언 발치로 높다란 북한산 산봉우리가 보이는 것이 북한산 입구가 맞긴한가 보다, ㅎㅎ
산악인들이 보통 모이는 장소가 이 식당앞이라고 한다.
원래의 이름이 <미미가든>이었는데 <미소가든>으로 바뀌었단다.
미미?? 미소??
바오로 가이드님 말따나 미미보단 미소가 어감으로나 의미로나 훨씬 낫다고 생각들었지만,
왠지 '미미'이름이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오페라 <라보엠>이 떠올라서 일까...
아마 이집 주인이 오페라 마니아거나 뭐...라보엠을 보고 여주인공 '미미'에게 필이 팍 꽂혔다거나....
암튼...내겐 그냥 술집에서 흔히 불려지는 '미미'가 아닌 라보엠의 여주인공 '미미'를 떠올리게 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아 주인장의 삶의 모습이 느껴지는 식당이다.
그러고 보니 입구의 잘 가꾸어진 향나무도 이집 주인장의 손길의 연속인것 같다.
언젠가 다음에 오면 이곳에 들러 식사하고 저 등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커피라도 한잔 하고 가야겠다.
주인장의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하는 맘으로......
어쩌면 이렇게 북한산으로 오르는 느낌이 확연히 다를까...
어디...푸른 초원을 찾아 나선 느낌??
하얀 들꽃이 우리를 반기고 있는 좁은 길을 걷고 있노라니 산을 오른다는 느낌보다는 소풍나온 듯한 기분이 든다.
너무 예쁘다!
북한산 둘레길 안내표지판이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둘레길의 중간지점이다.
그러나 우린 둘레길을 걷기위해 이곳으로 들어선 것은 아니다.
오늘 우리의 산행길은 원효봉으로 해서 북문을 지나 밤골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오는 코스...
그런데 오늘 함께한 꼬마들과 함께 물놀이를 실컷 할 수 있어야 하는데...왠지 오후부터 쏟아진다는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ㅠㅠ
산자락 초입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하얀 들꽃.....
사알짝 스쳐지난 빗방울에 진해져 버린 초록숲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어 너무나 아름답다.
이렇게 들꽃이 이뻐지면 나이가 그만큼 들은거라고 하는데....ㅎㅎ
어쩌면 이렇듯 인간은 커다란 카테고리의 한 지점에서 시작된 자신의 삶을 그저 순순히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연을...하늘을 거스르면 안된다는 거....
이쯤에서 우리의 가이드- 바오로 형제님께서 슬쩍 뒤를 돌아다 보신다.
잘들 오고 있능겨~~??
헉! 아니네~
13명중 따라온 사람은 달랑 6명....
할수없이 이곳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약수로 입안을 헹군다.
그런데 커다란 바위가 예사롭지않다고 생각했는데, 신성한 곳!!
불상이 그려져있고, 참배할 수 있도록 제대 비슷한것도 있었다.
모처럼 친구분들을 만나 함께 산행을 하기로 한 토마스 형제님과 합류하느라 늦어진 일행이 당도하자
우린 또 발길을 옮겼다.
지그재그 돌계단으로 끝없이 이어진 이끼 낀 돌길을 걸어 오름이 힘들다기 보다는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그런데....
어?? 빗줄기가 한 두방울씩 쏟아진다~
ㅠㅠ
낮으막한 '시구문'에 도착했다.
시구문은 산성입구에서 좌측 원효봉 서쪽 3부능선 쯤에 있으며 일명 서암문이라고도 하는 암문이다.
시구문은 산성안에서 전쟁이나 질병 또는 사고로 죽은사람의 시신이 나가는 문이다.
우리조상들은 사람이 죽으면 북망산으로 간다고 했다.
북쪽은 삭풍이 불어와 춥고 음습하여 흉한 곳. 남쪽은 훈풍이 불어와서 따사롭고 길한 곳으로 생각했으며
그래서 죽은 시신이 나가는 문은 북쪽 내지는 북서쪽에 두었다.
시구문이 북서쪽에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구문은 대서문과 함께 낮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높은 곳에 있으면 시신을 메고 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천한 문, 추한 문, 기분 나쁜 문이기에 오히려 무관심하고 그래서 원형보존은 오히려 가장 잘되어 있다.
서암문이라 부르는 까닭은 아래 계곡쪽에 서암사라는 승병들의 수행처가 있어
그곳 승병들이 계곡의 수문과 이곳 시구문 일대의 수비를 담당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거라 추측된다.
아직 오지 않은 일행을 기다리며...
베낭 두개만이 덩그마니 놓여있는 돌계단 길이 왠지 좋다.
쓸쓸해 보여서 좋고...
누군가 쉬고 있는 여유로움이 느껴져서 좋고...
고즈넋함이 느껴져서 좋다.
이제서야 일행들이 다 모였다.
토마스 형제님 친구분들 3명 소개들어갔다. 헉!! 그런데 뭔 소개를 체중으로 한대여?? ㅋ~
암튼 식구가 늘어서 좋다.
이제서야 정기산행 같다는...ㅎㅎ
프란형제님...뭐좀 먹고 가자고 또 발걸음을 멈추며 직접 키우셨다는 방울 토마토를 돌리신다.
아~~ 분명 아까 약수터에서도 사과들 먹는다고 눌러 있다 오신 거 다 아는뎁~ㅋ
산행 초반부터 일행들이 자꾸 쳐지니 왠지 우리의 가이드님이 지쳐보인다는...
아구구~~
와아~
운무에 살짝 가리운 멋진 정경 펼쳐 보인다.
모두들 잠깐 멈춰서서 대 자연의 숨결을 호흡....
토마스 형제님 친구분들과 함께 오랫만의 산행 나들이 나오셨으니
기념촬영 해 드려야징~~
떠나기 전, 거대한 바위를 넣어서 한컷 더~
Mozart Laudate Dominum
from'Vesperae solemnus de comfess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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