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뒤투아 지휘 美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4월 30일, 5월 1일 내한 공연 <출처: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악단의 기능적 잠재력을 남김없이 이끌어내는 ‘오케스트라의 기능명장’ 샤를 뒤투아가 ‘벨벳 현’으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뒤투아는 2008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취임했다.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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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오른 재단사, 인정받는 옷감, 완숙한 디자인이 만나면 어떤 옷이 나올까. 풍성한 현(
絃)의 울림으로 ‘꿈의 벨벳 사운드’라는 찬사를 받아온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4월 30일, 5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스위스 시계처럼 정밀한 설계로 악단의 기능을 100% 이끌어내는 스위스 출신 수석지휘자 샤를 뒤투아가 지휘봉을 든다. 관현악이 선사하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의 경지를 경험할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 벨벳 같은 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1900년 창단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3대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1912∼1936년 재임) 시절부터 빛나는 현의 사운드로 찬사를 받았고 그의 뒤를 이은 유진 오먼디가 1980년까지 44년간이나 악단을 이끌면서 벨벳처럼 윤택한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구축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케스트라들의 음색이 평준화된다는 평 속에서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만은 한 소절만 들어도 알아챌 수 있는 특유의 휘황한 음색으로 명성을 유지했다.1980년 이후 리카르도 무티, 볼프강 자발리슈,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차례로 지휘봉을 이어받으면서 이 악단은 빛나는 음색에 이탈리아적인 강렬함과 독일적인 심오함을 더했다.
○ 기능 명장 뒤투아이번 공연은 2008년 이 악단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샤를 뒤투아가 맡는다. 그는 1977∼2002년의 4반세기 동안 캐나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재임하면서 이 악단을 ‘기능적으로 세계 정상’ 수준에 올려놓았다. 데카 레이블로 출반된 100여 종의 음반은 다양한 악기들의 놀라운 일치감과 세련된 색채감을 자랑한다. 특히 라벨, 드뷔시, 생상스 등 프랑스 음악 연주에서 프랑스 본토 악단을 능가하는 명성을 구축했다.뒤투아가 2002년 몬트리올 심포니를 사임한 이유도 특유의 완벽주의적 성격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소한 실수에도 신랄한 독설을 아끼지 않아 악단원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 그러나 뒤투아는 관객들에게만큼은 따뜻한 매너를 선보이는 ‘젠틀맨’으로 알려졌다.
풍성한 현의 울림-화려한 음색
한치의 오차 없는 테크닉 명성
라벨-스트라빈스키 명곡 연주
차이콥스키 협주곡도 선보여○ 라벨과 스트라빈스키의 색채감이번 연주에서 선보일 작품들은 필라델피아-뒤투아라는 ‘명품 테크닉의 조합’을 아쉬움 없이 자랑할 수 있는 명곡들. 30일에는 프랑스 특유의 색채감이 넘치는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제’ 서곡과 라벨 ‘라 발스’, 색채감에서 프랑스 작품들에 뒤지지 않는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과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5월 1일에는 관현악의 기능성을 극한까지 몰고 간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작품 ‘불새’와 ‘봄의 제전’ 두 곡을 연주한다. ‘불새’는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판타지아 2000’ 마지막 수록곡으로 쓰일 만큼 회화성이 짙은 작품으로 꼽힌다.○ 놓쳐서는 안 될 신예, 슈타인바허4월 30일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일본인 어머니를 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아라벨라 슈타인바허(29)가 협연한다. 국제무대 데뷔 7년차에 불과하지만 그가 녹음한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 2번 음반은 2006년 독일 레코드 비평가상과 이듬해 프랑스 르몽드 드 라 뮈지크 쇼크 상을 잇달아 받았다
공연후기....
'샤를 뒤트와'와는 인연이 아주 깊다.
이제는 그의 이름이 공지에 뜨면 자동으로 예매를 해버린다.
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친근감?? ㅎㅎ
이번에는 프로그램까지도 그 어느때 보다도 환상적이다.
이틀 공연...그 어떤 곡도 놓칠 수 없어 이틀 공연을 몽땅 예매를 해버렸다.
침을 꼴딱이며 무대에 집중한다.
무대를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듯 휘몰아 치는 시작이 장난아니다
화려한 금관의 울림은 어떻고....
아련한 목관이 무대를 떠나 내가슴까지 도달해 어루만지며 살랑거린다.
넋을 놓고 빠져들고 있는데 , 정신없이 달리는 현속에서 타악기....그중에서도 너무나 앙증맞은 탬버린의 타닥거림이 그렇게 신명날 수가 없다.
노래방에서나 있을법한 탬버린이 그렇게도 멋드러지게 오케스트라 속에서 빛을 발할땐 압권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처럼 노연주자가 신명나게 연주를 할때는 웃음이 나오면서 더욱 정겹게도 만든다.
암튼,,,신명나고 멋드러진 시작이었다.
이제...떠오르는 신예 <아라벨라 슈타인 바허>의 바이올린 협연이다.
너무나도 유명하고 아름다운 바이올린 협주곡의 대명사...
그래서 조금이라도 잘못 연주하면 귀에 거슬려 감동받기가 어렵기도 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내가 처음으로 클래식에 입문해서 귀가 닳도록 들었던 가슴 서늘한 감동의 명곡....
요즘 연주자들은 왜이렇게 미모도 줄충한 지....
늘씬한 키에 아름다운 미모가 시선을 자극한다.
그리고 다음 그녀의 활이 바이올린을 누비면서부터는 완전히 연주에 매료되어 다른건 바라볼 새도 없었다.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물흐르듯이 흘러가는 이 곡의 백미는 1악장의 까덴짜연주다.
한줄기 남아있는 선이 마치 끊어질것만 같은 그 초절정까지 간 고음을 연주해 낼때의 짜릿함은
숨을 쉴 수 없게 만든다.
그 고혹한 소리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3000석이 넘는 그 대공연장에서의 단 한사람의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그 순간....
그 초절정 적막감은 본공연 연주자에게서 느끼는 감동 그 이상의 짜릿한 감동을 맛보게 한다.
와아~
슈타인 바허의 연주는 활을 긋는 동작이 커서 소리의 깊이가 꽤 깊고 풍부했다.
그리고 이 곡의 백미인 초절정 고음이 내는 고혹적인 느낌을
소름이 끼칠만큼 한점 흔들림없이 빼어난 완벽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악기 소리도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지....한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더우기 이 대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하는 차이콥 바이올린곡은 그야말로 빛이 났다.
2악장에서의 목관악기-플릇과 클라리넷의 연주는 또 얼마나 매혹적이었는 지...
3악장에서의 피치카토 연주에서는 얼마나 강렬하게 줄을 튕기는 지...줄이 끊어질까봐 훔찔하기도 했다는....
2악장에서 쉼없이 그냥 이어지는 3악장이 시작될때의 팀파니 연주도 정말 짜릿했다.
격정으로 휘몰아쳐 갈 때면 초절정 적막감과는 전혀다른 서늘함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격정과 애절함이 가슴을 아프도록 서늘하게 하는 이곡을 제대로 듣고나면 정말 꼼짝할 수가 없다.
2부가 시작되고서야 겨우 그 서늘함을 진정시킬 수가 있었다.
이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이다.
아주 여린 목관음으로 시작된 연주는 한바탕 무대를 사로잡는 총주로 이어지며 휩쓸고 지나간다.
금관의 화려함속을 간간히 하프가 영롱함을 발하며 지나치고 목관의 향연은 또 더없이 화려하고 찬란하다.
현의 총주는 또 얼마나 웅장하고 일사불란한 지...
주제선율의 경쾌함이 객석을 휘감으며 무대를 완전히 사로잡는다.
와아~~ 하고 탄성을 내 지를 즈음
또다른 감탄사가 한숨처럼 크게 터지는 순간이 바로 오보에 독주...
오보에의 천상의 소리가 섹스폰으로 이어지고 또 파곳,클라리넷,플릇으로 오가며 처연함을 극대화시켜간다.
피아노, 하프, 트라이앵글에 탬버린까지....
정말 어느 악기군 하나 조금도 모자람없이 완벽하게 자기빛깔을 찬란하게 빛내고 있음에 넋이 나갈지경이다.
샤를 뒤트와!!
마치 악기소리가 온갖 색채가 햇볓에 반사되어 수없이 많은 색깔로 부서져 내리듯...
금관, 목관, 피아노를 비롯한 모든 타악, 마치 한사람이 연주하듯 일사불란한 현...
너무나 매혹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서늘한 역동적인 연주였다.
적어도 오늘 이 순간...
세종 대극장이 음향이 좋지않다는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다.
막바지로 가면서 현의 총주속에 작은 북의 타닥 거림과
트라이앵글의 소리는 또 얼마나 앙증맞으면서도 대단한 역할을 해내는지....
너무나 멋진 연주였다.
아!! 라발스는 또 어떨까~~~
잠깐 사이에도 침을 꼴딱이며 지휘자의 팔이 올라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지휘자 팔이 여엉 올라가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분위기를 잡더니만.....
베이스의 피치카토로 시작된 연주는 완전히 바닥에 깔린듯한 그런 느낌....의미심장함을 주었다.
아!! 이런 소리였구나~ 이런 느낌을 끌어내려고 그렇게 오래도록 지휘대에 서 있었던 거야~와아!!
이렇게 시작된 연주는 이후 얼마나 거대하게 해일처럼 솟아 올랐는 지....
극적인 대비를 만들어 내며 무대를, 객석을 완전히 압도했다.
객석은 떠나갈듯 환호했다.
이어진 앵콜곡은 더욱 더 흥분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기립...
기립...
이럴땐 또 이 거대한 세종문화회관이 더 압도적이다.
흥분에 휩쌓인 채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여기 저기 아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회원들...
잠깐동안 감동을 나누며 내일 공연에 미리 흥분했다.
커피라도 한잔하며 흥분을 잠재우고 싶었지만, 집에 정말 오랫만에 오신 친정엄마가 기다리고 계신다.
정말 죄송했지만...이 공연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식구들에게 오늘과 내일은 일찍들 와서 할머니랑 놀아주라고....ㅎㅎ
엄마도 내가 이렇듯 공연에 미쳐서 사는것을 잘 아시고 계시는 지라....잘 보고 오라고 되려 말씀해주셨다. ㅋ~
오늘 공연의 감동이 집에가서 작은 수다로 이어진건 당연하다.
죄송한 맘에서도....어쩌면 변명이 필요했는 지도 모르겠다.
라벨/라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