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곡 : 차이코프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제2악장 '왈츠'
연 주 :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지휘 막심 벤게로프
막심 벤게로프(Maxim Vengerov).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그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베를린에서 였습니다.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베를린슈타츠카펠레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는데
첫날 공연을 간신히 입석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북오세티아공화국에서 참담한 테러가 발생한 건
바로 그 다음 날입니다.
어린이 수백명을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스러져갔지요.
다음 날 공연에서
벤게로프는 그 굵은 눈망울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연주를 제대로 끝마치기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오늘 저의 이 음악을, 북오세티아에서 희생당한 분들께 바칩니다"
당시 그가 남긴 말입니다.
최근에는 지휘자로 새롭게 변신하였는데
감수성이 풍부하고 품성이 솔직한 그답게
지휘 또한 동작이 매우 크고 직설적입니다.
가끔은 피아니스트 굴렌 굴드가 그러하듯
포디엄 위에서 중얼거리며 허밍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더군요.
어느 시대에나 뛰어난 천재는 있어도
벤게로프처럼 보통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마음씨 좋은 천재는 또 그리 많지 않지요.
가슴 따뜻한 이 남자의 새로운 도전이 큰 성공을 거둬
후일에는 바이올린과 지휘 모두에서
사람들의 큰 박수을 받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