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곡 :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제3번 제3악장
연 주 : 서독일방송교향악단, 지휘 세묜 비쉬코프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항구의 부둣길을 걸어봅니다.
브람스가 느꼈을 내면적 고독의 흔적을 찾아보려 애쓰지만
탁트인 바다와 북해의 험난한 바람 때문인지
고독은 커녕 괜한 허기만 느끼며
가까운 식당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도도하고 기품이 넘치는 시민들과
항구도시 특유의 개방적인 흥청거림이 공존하고
극장, 오케스트라, 발레단 등
유럽을 대표하는 예술단체가
그들의 자긍심을 더해주는 가운데
비틀즈의 전설이 시작된 곳이며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영국산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히트시킨
역동적인 대중문화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곳은 브람스의 고향 함부르크입니다.
그도 함부르크의 어느 골목, 어느 부둣가를
뛰어다니며 소년시절을 보내고
그 후엔 바로 이 곳에서 명상과 사색을 즐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화사하게 정돈된 이 도시를 보고 있노라면
절절히 내면을 향해 침잠하는 브람스의 고독은
어쩌면 타고난 그의 숙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