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2009.1)

호주,뉴질랜드 첫째날/오클랜드

나베가 2009. 1. 15. 11:13

 환율이 미친듯이 오르며 매일같이 TV와 신문 지상에선 경제 위기감을 토로했다.

아닌게 아니라 나 역시 펀드에 집어넣었던 몇푼 안되는 돈도 반 토막이 되어 버리고....

세상에 떠도는 위기감에 휘둘려 그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꿈도 꾸지 않을 때였다.

아니, 지금처럼 환율이 높을때 여행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 처럼 생각들었다.

 

그 즈음에 예전 중국 여행때 만난 일행한테서 메시지가 날라왔다.

지금..동유럽 여행 어떠냐고....

갑자기 까마득한 옛 여행이 나를 휘둘리게 했다.

하~얀 색깔 외에는 그 어떤 색도 발견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그 설경속을 버스는 거침없이 우리를 싣고 달렸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얬던......굽이치는 고갯 길을 달려 나타난,,, 너무도 하얘서 그만 푸르게 보였던 잘쯔감머굿.....

은퇴를 하신 노 부부도 그만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보였던.....

 

밤늦도록 거닐었고,

근사한 라이브 까페에서 그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하기만 했던 커피를 마시며 흥분에 휩쌓였던 비엔나 거리....

이른 새벽 산 허리에 있는 호텔 주변을 거닐다 만난 부다페스트의 일출...

다뉴브강 크루즈에서의 어렴풋하게 파고들었던 야경의 아름다움...

너무도 아름다워 흥분해서 미쳐 날뛰던 프라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돌아가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너무나도 아름다운 로텐부르크....

마침 세일기간이라 정신없이 쇼핑을 했던...ㅋㅋㅋㅋ

꿈속을 달리고 있는듯 착각이 들었던 로만틱 가도....

 

산 전체가 온통 스키장이었던 그림같은 타트라산맥을 넘으며 안타까워했고,

여행내내 텅빈것 같은 도시를 다니며 가졌던 의아함이 한순간에 풀어지기도 했었다.

모두 다 이곳에 와 있었구나~하며...

 

그외에도 놀랍도록 정교했던 소금광산의 성당내부와

뮌헨시내....

하얀 설경위에서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하며 놀라움을 주었던 성당과 건축물들의 아름다움....

사람들과의 만남...이야기....

룸메이트였던 할머니께서 보내주신  정성어린 김치의 감동까지....

정말 내겐 그 어떤 여행보다도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추억의 여행지였다.

 

호들갑을 떨며 '내가 그 동유럽 여행의 추억때문에 겨울만 되면 짐을 꾸려 떠난다고...'그들의 여행 선택을 부추겼다.

 

그리고 며칠 뒤,

크리스마스 즈음에 가지려고 했던 지난 이집트 여행 일행들과의 년말 파티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회사에서 얻은 년말의 기~인 휴가를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까워서 그만 일을 저질렀다는.....ㅎㅎ

그리고는

이번 여행을 떠나게 한 주범 이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도 호주, 뉴질랜드 가자고'

 

사실...난 이곳은 아주 나중으로 미뤄놓고 있었다.

왠지 더 나이가 들어서 여유자작 인생을 논하고 싶었다고 할까....ㅎㅎ

그보단 아직 가지못한 발칸과 중남미, 아프리카로의 혼자서의 여행을 꿈꾸었다.

 

하지만 이수가 누구인가!!

오대양 육대주를 이곳만 가면 다 가지 않냐고.....

이젠 추운곳은 싫다고....지금 호주에 가면 여름이고, 해도 길고....온갖 이유를 다 대며 나를 꼬셨다.

아~~커다란 코끼리 귀를 가졌는 지... 잘 흔들리는 난 그만 꼬임에 넘어갔다.

 

그리고 년말 빼곡히 들어찼던 공연 나들이와 수십명의 애들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로 여념이 없던 난

휴가 일주일과 전후 휴일들을 합쳐서 일정에 딱 맞는 여행사를 뒤지느라 밤샘까지 해야했다.

1월1일에 출발 11일에 돌아오는 KRT를 선택했고, 다행히 여행은 확정이 되었다는 소식으로 날아들었다.

 

크리스마스 파티도 화려하게....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어머니들까지 흥분과 감동속에서 끝이났고,

2009년 새해를 맞는 첫날....호주, 뉴질랜드 여행으로 멋드러진 또 한해의 삶을 시작했다.

언제나 내가 하고싶은 모든걸 하도록 묵묵히 봐주는 남편과 딸의 배웅까지 받으며....

 

 

 

오클랜드/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에덴동산.....<화산폭발로 이루어진 분화구이다.저 아래 까마득하게 사람이 보인다.>

지상 최후의 낙원으로 알려진 뉴질랜드는 공무원 청렴도와 국가 안정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가장 친절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특히 뉴질랜드 최고의 상업도시인 오클랜드는 맑은 공기, 친절도,산업시설등 경제인이 뽑은 사업상 가장 방문하고 싶어하는 도시 1위 등 세계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이상향의 도시이다. 

 

여행의 첫날 행선지인 뉴질랜드 오클랜드까지는 시드니에서 환승을 해야만 했다.

티켓을 교부받고 게이트로 향하는데, 고환율때문인 지 수입을 안해서 그만 우리나라에서 품절이 되어버린 UGG부츠가 눈에 띄었다.

올때 사도 되겠지만 아침 일찍 비행기임을 감안할때 왠지 여유가 없을듯 싶어서 얼른 한켤레를 사버렸다.

참으로 오랫만에 딸에게 줄 해외여행에서의 선물을 산것같다.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 지, 나도 모르게 자동로밍이 되어져 있는 핸폰으로 메시지를 띄웠더니, 딸의 좋아라 하는 표정까지 눈에 훤히 보이는듯 했다.

가격도 환율이 올랐어도 반 가격밖에 하지 않았다.

 

드디어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을 했다.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현지 가이드의 피킷이 눈에 띈다.

우리의 여행을 책임지어줄 사람이라 생각들어서 인 지, 눈이 마주치는 순간부터 반가움이 일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 지겨움을 떠나 걱정까지 될 정도로 일행의 일부가 나오지 않는 거였다.

어느 순간 이 사건으로 친해질 정도로 우린 걱정속에 휩쌓였다.

 

"아무래도 짐이 안온거 같아요~ 짐을 부칠때 시드니로 부친것 같은데요~"

"아무리 입국 절차가 까다롭다고는 하지만 걸리면 물건 빼앗기고 나오면 되지 않나??^^ 이렇게 오래 붙잡혀 있나요??"

 

우리는 인솔 가이드도 없는데 함께 행동하지 않은걸 후회도 하면서 끌끌거렸다.

사태가 이지경에까지 이르니 메시지를 받은 우리딸까지 합류 걱정을 했다.

가이드의 안색도 심상치 않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기다릴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하니....ㅉㅉ

 

다행히 우리가 우려하던 것과는 달리 짐은 오클랜드로 왔고 그들은 짐을 찾아 들고 나왔다.

이런걸 두고 짜증을 넘어 걱정단계에 나타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하나??ㅎㅎ

 

북섬가이드-이창호

새로운 북섬에서의 일정표를 나눠주고는 지도를 보며 열심히 일정을 설명한다.

북유럽 여행때 어느 일행이 지도를 그려서 일정을 안내해 달라고 해서 룸메이트였던 가이드가 잠못자고 북유럽 지도를 그렸던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왔다.

아마 그는 이곳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왔던게 아니었나 생각이 들면서....

아닌게 아니라 지도를  그려서 설명을 하니 일목요연한것이 한눈에 싸악 들어오는게 좋긴했다.

 

 해안가 드라이브를 하면서 우리는 오클랜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에덴동산>으로 올랐다.

오르는 도중 느닷없이 만난 한 무리의 소떼때문에 우리 버스는 한참을 서 있어야만 했다.

이곳에서는 동물이 우선이라고....

이들이 할일을 다 마치고 어슬렁 어슬렁 도로를 비켜날 때까지 절대 크락숀을 울리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시청 직원이라나??^^

 

'아니, 이런~ 소가 시청직원이라니.....ㄷㄷㄷㄷㄷ'

 

다름아니라 이들은 시에서 풀어놓은 소들로서 너무 넓어서 도저히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초원의 풀을 뜯어 먹게 한다는 것!!

기막힌 친환경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ㅎㅎㅎ

사실...처음 만난 생소함에 사진을 실컷 찍었는데, 그 다음 펼쳐진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에 마구 마구 찍어댄 덕분에 메모리가 바닥이 나서 순차적으로 다 지워버렸다는....아니, 그보다는 수백마리의 소떼들을 보는 순간 이 소사진이 너무 초라해서...ㅋㅋㅋㅋㅋ 

 

암튼, 에덴동산에 올라 우리나라가 겨울이니 이 초록이 가득한 들녁과 아래도 오밀 조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뵈는 정경이 더없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주었다.

아무래도 기내에서 밤샘을 하고 화장도 다 지워진 터....얼굴도 표정도 피곤해 보이는 것이 안습...ㅉㅉㅉ

 

 오클랜드 시민 휴식처인 미션베이...

 세상에~~ 처음 여행지라서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는데, 그 많은 사진을 다 지워버리고 달랑 한장씩만이 남아있다니...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 오클랜드....

여행지로 찾아갈 정도의 휴양지가 너무나 작은 아기자기한 규모라서 좀 그랬지만 바다를 낀 시민들의 휴식처가 도시 한가운데 있다는것이....해수욕을 즐기고 잔디밭에서 공차기를 하며 피크닉을 즐기는 그들의 삶이 더없이 여유로와 보였다.

 

아래 사진의 나무는 원주민-마오리어로 <포 후투카와>, 꽃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피기때문에 이들에게 트리나무로 알려진 나무이다.

이 울창한 나무에 빠알간 꽃이 후르러지게 피어있을것을 상상하니 그 어떤 장식된 트리보다도 아름다울 것 같았다.

 

이곳에서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맛있었던 아이스크림이다.

사실 볼것이 별로 없었기때문에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길건너 한국인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달려갔다.

나는 3가지 맛을 먹을 수 있는 커다란 콘을 7불을 주고 선택했다.ㅋㅋㅋㅋ

누가 보면 아이스크림을 엄청 좋아하는 줄 알겠지만, 그건 아니고....

아이스크림으로 너무나 유명하다고 하니까....언제 또 뉴질랜드에 와서 이 아이스크림을 먹겠느냐는 심상에서....ㅋㅋ

아닌게 아니라 그 상큼함이 다 먹을때까지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느글거리지 않고...

그나 저나 돈 안쓴다고 뉴질랜드 달러 달랑 50불 가져왔는데....첫날 아이스크림 사먹느라 7불을 썼으니.....ㅋㅋㅋ

우리딸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우스워죽겠는 모양이다.

갑자기 여행경비를 몽땅 군것질로 다 써버린 우리 아들녀석 생각이 나서 웃음이 귀에 걸린다.

 

 

버스를 타고 지나다 찍은 오클랜드 전경...

머얼리 전망대도 보이고 그나마 빌딩도 보이는 도시가 잡힌다.

썰물이라 바닷물도 낭만적으로 떠있던 요트들도 머얼리 가물거리기만 한다.

잿빛 구름이 뒤덮였고....멋진 사진은 다 지워졌고 어찌 이런 흐릿하고 침울한 사진만이 한장 달랑 남았을까나~~~ㅉㅉ 

 

저녁을 먹으러 갔던 식당거리....

사진 위 구석에 태극마크가 보인다.

이곳에서 맛있는 된장찌게와 특식이라고 소개되었던 갈비와 장어구이를 먹었다.

사실 갈비는 심심해서 맛이 없었고, 장어는 특식이라고 명하기엔 너무나 소탈한....차라리 된장찌게가 너무나 맛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너무나 낭만적으로 지어진 집과 앞으로 화악 열린 창으로 가득 들어온 이 사진의 보라색 꽃나무가 압권이었다.

사실...

이런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니 맛이 없게 느껴진다면 그 사람에게 더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아니...너무나 감상적인 내가 문제인가?? ㅋㅋㅋ

 

 바닥에 가득 떨어져 있는 꽃잎을 보라!!

하~얀 예쁜집, 그리고 앙증맞은 간판, 예쁘게 오밀 조밀 심어져 있는 꽃나무들....

그리고 이집뿐만이 아니라, 이곳이 마치 까페거리인 양 이처럼 아름답고 예쁜집들이 주욱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쇼윈도위 안으론 앙증맞은 물건들이 자리잡고 있고...

그러나 물건을 구경할 수는 없었다. 지금 이곳은 연초 휴가기간이라서  가게들이 문을 닫은곳이 많아서...

나는 정신없이 카메라에 이곳 풍경을 담았다.

역시 반은 지워버렸지만.....ㅉㅉㅉ

 

 

 외국은 어쩌면 공중전화 부스도 이처럼 도시 미관과 어울리게 앙증맞게 해놓았을까....

하긴 우리나라에선 공중전화....찾기 힘들지 않나??

공중전화를 이용해 본지가 정말 까마득한 거 같다.

 

 

 

 



 Dittersdorf / Harp Concerto in A major(I~III)
디터스도르프 / 하프 협주곡 A 장조 - 마리사 로블레스(hp), 아이오나 브라운(c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