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오페라

오페라 < 돈 카를로 Don Carlo >공연이 끝나고...사진첨부/2008.11.28

나베가 2008. 12. 2. 22:32

 

                                                                            

 

오페라 < 돈 카를로 Don Carlo >

 

. 시 놉 시 스

제 1막 1장
산 주스토 수도원. 아버지인 필립보 2세에게 약혼녀 엘리자베타를 빼앗긴 돈 카를로는 할아버지 카를로 Ⅴ세의 무덤 앞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때 한 수도사가 나타나 세상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하며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하늘나라에서만 얻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돈 카를로는 그 목소리가 카를로 Ⅴ세와 꼭 닮은 데 놀라 두려움에 떤다. 포자의 후작, 로드리고가 플랑드르 지방에서 돌아오고 돈 카를로는 그의 괴로움을 고백한다. 로드리고는 금지된 사랑은 잊고 억압 받고 있는 플랑드르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울 것을 설득시킨다. 두 사람은 우정을 맹세하며 함께 죽고 함께 살 것을 노래한다.

제 1막 2장
산 주스토 수도원 앞뜰. 빼어난 미모를 가진 에볼리 공녀와 궁녀들이 노래를 부르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왕비가 수도원에서 돌아오고 로드리고는 돈 카를로가 보내는 밀서를 전하며 비밀히 왕자를 만나 줄 것을 요청한다. 이 말을 엿들은 에볼리 공녀는 돈 카를로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모두 자리에서 물러서자 돈 카를로가 나타나 플랑드르로 갈 수 있도록 왕의 허락을 받아달라고 왕비에게 요청하다가 자신의 속마음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사랑을 고백하며 끌어 안는다. 엘리자베타는 ‘아버지를 죽여 피로 더럽혀진 그 손으로 어머니를 제단으로 끌고 가라'고 외친다. 돈 카를로는 괴로워하며 달려나가고 마침 한 명의 수행원도 없이 혼자 있는 엘리자베타를 보게 된 왕은 분노를 터트리며 책임이 있는 아렘베르크 백작 부인에게 프랑스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엘리자베타는 떠나야 하는 친구를 다정스럽게 위로한다.
왕과 혼자 남은 로드리고는 플랑드르 지방의 참상을 고발하며 ‘역사가 왕을 네로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왕을 비난한다. 왕은 그의 솔직함과 용기에 감탄하며 그를 신뢰하게 되고 그런 사상은 위험하니 종교재판관을 주의하도록 경고한다. 또한 돈 카를로와 엘리자베타의 관계가 의심되니 잘 감시해 줄 것을 명령한다.

 

제 2막 1장
분수가 있는 왕비의 정원. 비밀히 만나 달라는 에볼리의 편지를 왕비가 보낸 것이라 믿은 돈 카를로가 왕비를 기다리고 있다. 두꺼운 베일을 쓰고 온 에볼리에게 돈 카를로는 사랑을 고백하지만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다. 에볼리는 돈 카를로가 사랑하는 사람이 여왕이라는 것을 깨닫고 격분한다. 로드리고가 나타나 무마해보려 하지만 에볼리는 ‘조심해라, 가짜 아들아'라며 퇴장한다. 로드리고는 카를로에게 지니고 있는 모든 밀서를 자신에게 맡기라고 이야기한다

제 2막 2장
노스트라돈나 다토차 성당 앞. 대규모의 군중들이 모여 이교도들에 대한 화형식이 집행되는 종교재판과 왕을 기다리고 있다. 필립보 2세가 등장하자 돈 카를로가 이끄는 6명의 플랑드르 대사들이 나타나 군중과 함께 플랑드르 지방의 자유를 애원한다. 차갑게 거절하는 왕에게 돈 카를로는 칼을 빼 들지만 로드리고가 나서며 뽑아 든 칼을 요구한다. 돈 카를로는 가장 절친한 친구의 이런 행동에 놀라 칼을 내주고는 체포된다. 이교도들에 대한 화형이 집행되고 하늘에서는 그들을 환영하는 천상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 3막 1장
마드리드에 있는 왕의 방. 필립보 2세가 혼자 남아 왕비로부터 한 번도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고 아들에게마저도 배신 당한 자신의 고독함에 대해 노래한다. 90세의 맹인 종교재판장이 나타나 왕자에게 사형 선고할 것을 허락하는 한편 로드리고가 더욱 위험한 인물이니 종교재판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떠난다.
왕비가 달려와 자신의 보석상자가 도난 당했다고 알린다. 왕은 보석상자를 내보이며 그 안에 들은 돈 카를로의 초상화에 대해 다그쳐 묻는다. 왕의 서슬에 놀라 왕비는 쓰러지고 필립보 2세는 도움을 청한다. 에볼리와 로드리고가 뛰어 들어 오고 로드리고는 세상의 절반을 지배하는 자가 자신의 감정조차 통제할 수 없음에 놀라며 돈 카를로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때가 왔음을 깨닫게 된다. 이들이 떠난 후 에볼리는 왕비에게 자신이 질투심으로 보석상자를 훔쳐서 왕에게 주었으며 한 때 왕의 정부였음을 고백한다. 엘리자베타는 에볼리에게 스페인을 떠나던지 수도원에 들어갈 것을 명령한다. 에볼리는 자만심을 불러 일으킨 자신의 외모를 저주하며 남은 하루 동안 돈 카를로를 구할 것을 맹세한다.

제 3막 2장
감옥. 로드리고가 찾아와 이별을 고하고 왕자를 구하기 위해 모든 혐의를 자신에게 돌려 놓았음을 이야기한다. 이때 총성이 울리고 로드리고는 쓰러져 카를로에게 플랑드르 사람들을 구하고 스페인의 새 희망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한다. 필립보가 나타나 왕자의 칼을 돌려주지만 돈 카를로는 로드리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이 때 시민들이 돈 카를로의 석방을 요구하며 에볼리와 함께 감옥으로 몰려온다. 하지만 종교재판관이 나타나 폭도들에게 왕 앞에 무릎 끓고 순종할 것을 요구한다.

 

제 4막
산 주스토 수녀원. 엘리자베타가 돈 카를로를 기다리며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에 대해 노래한다. 돈 카를로가 나타나자 엘리자베타는 플랑드르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싸워달라는 로드리고의 염원을 지속할 것을 이야기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은 하늘에서야 이루어질 것이라 말하며 영원히 이별을 고할 때 왕과 종교재판관이 나타나 이들을 체포하려고 한다. 이 때 카를로 Ⅴ세의 무덤이 열리며 수도사 모습을 한 카를로 Ⅴ세가 나타나 돈 카를로를 무덤 안으로 데려간다.

 

 

2. 인 물 소 개

 

돈 카를로(테너)
스페인의 왕자. 종교로 인해 핍박 받는 플랑드르 사람들의 자유를 위하여 구교의 수호자이며 전제주의적 군주인 아버지이자 왕, 필립보 2세와 갈등한다. 자신의 약혼자였으나 현재는 아버지의 아내, 즉 자신의 어머니가 된 엘리자베타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한다.
 
에볼리 공녀(메조 소프라노)
한 때 왕의 정부였다는 죄책감과 카를로에 대한 짝사랑, 엘리자베타에 대한 질투심으로 괴로워한다.
 
엘리자베타(소프라노)
프랑스의 공주. 프랑스와 스페인 간의 긴 전쟁을 마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돈 카를로의 약혼녀로 약속되었지만 그의 아버지 필립보 2세와 결혼하게 된다
 
필립보 2세(베이스)
스페인의 왕이며 기독교 근본주의자. 구교를 수호하기 위해 아들인 카를로와 갈등하는 반면 신권에 대항하여 왕권을 지키기 위해 종교재판관과 갈등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아들에 대한 두려움과 이로 인한 절대적인 고독에 괴로워한다.
 
로드리고(바리톤)
포자의 후작이자 돈 카를로의 유일한 친구. 이상주의자로 카를로와 함께 플랑드르 사람들의 종교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자 하나 왕의 심복으로 자리 매겨진다. (가상인물)

 

공연후기.....

유형종 선생님이 강의하시는 <오페라 파라디소>클래스를 듣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더욱이 공연이 있을때는 미리 공부도 하니 그 기대와 감동이 남다른건 너무나 당연하다.

더더욱 내 블로그를 방문해서 글까지 남겨주시고, 수시로 쪽지도 보내주시는 소프라노 <김인혜>님이 출연하시는 오페라이니 기대를 넘어 오페라를 보러가는 일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나는 일찌감치 30%할인을 받는 조기예매로 여늬때와는 다르게 좌석도 업그레이드를 시켜 2층좌석을 예매했다.

사실 10월 11월 공연장을 누비고 다니느라 까페에 들어가질 않아 김인혜님이 초대권을 주신지도 공연 당일날에서야 알았으니...ㅠㅠ

 

출연진도 화려하여 내가 예매한 28일 공연말고도 김향란,박현재,한윤석, 김요한,김학남,이아경....등이 출연하는 공연도 탐이 나  맘같아선 공연 오픈일부터 폐막일까지 매일같이 가고 싶은 맘이었지만, 그나마 <김인혜>님이 출연하는 날에 시간을 낼수 있었던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세종으로 달렸다.

 

ㅎㅎ

익숙한 얼굴-유형종 선생님의 미리보기 강의도 비록 화면으로지만 있었다.

오페라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과 미리 예습을 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다.

3층 관객을 위한 스크린 설치도 그렇고....

 

드디어 무대 커튼이 올랐다.

중세시대 고딕양식의 육중한 수도원 기둥....

검은 망또를 걸친 수도원들의 등장과  합창,수도원장의 굵직한 베이스 음성은 오페라의 중후함을 대변해 주듯 웅장함과 무게감이 압도해왔다.

이후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의상도 중세시대의 모습 그대로로 멋졌고 무엇보다 내 귓가를 두드리는 출연진들의 노래가 좋았다.

초반엔 약간의 긴장감때문이었을까...아님 내가 아직 산만해서인지 좀 약한 느낌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출연진들도 배역에 심취된듯 더욱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오옷~

사랑하는 엘리자베타역의 김인혜님 등장...

화려한 붉은색 드레스와 그 어느때 보다도 아름답게 분장한 김인혜님에게 필이 꽂히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역시 ....비운의 엘리자베타역....완벽 소화...

 

막간의 변환도 조용하고 일사불란하게 잘 이루어졌고, 스크린으로 무대뒤 분위기를 볼수 있어서 나름 지루하지 않고 재미도 있었다고 할까....

커튼이 올려질때마다 무대의 웅장함과 중후함에 탄성을 지를정도였으며, 특히나 3막1장-왕의 서재의 분위기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연주가 가슴을 후벼 파고드는 서주 연주는 온 방을 가득메운 책들과 벽에 커다랗게 걸린 벽의 초상화.....

그리고 울려 퍼지는  베이스음성의 절절함과 함께 그야말로 감동 그자체였다.

신분을 떠나 인간의 본성인 사랑에의 갈구.....

< Ella giammai m'amo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가 굵직하게 울려 퍼질때는 왕의 처절한 외로움이 가슴 저 밑바닥까지  파고 들어가며 아픔을 주었고 그대로 감동이 되어 가슴을 복받치게 만들었다. 무대 분위기때문이었을까??  필리페2세역을 맡은 <김민석>은 지난 <리골레토>공연에서도 보았는데, 이번역은 지난번보다도 정말 정말 잘해주었다.<브라보!!>  

역시 3막 1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맘<O mia Regina >을 노래한 에볼리 공녀역의 양송미도 이 노래한곡으로  모든 악녀역에서 마치 죄사함을 받은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감동을 자아냈으며, 메조소프라노로선 너무나 어려운 노래를 정말 감동적으로 잘해주었다. 음색도 매우 안정적이었었며 곱고 음폭도 높고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미모의 에볼리 공녀의 이미지도 잘 살린듯^^  브라바~~

 

사실...

3막1장에서의 필리페 2세역과 3막2장에서의 에볼리 공녀역이 원작상 너무나 줄충해서

오히려 주연인 돈 카를로와 엘리자베타역이 좀 퇴색되었다고나 할까....

하긴.....이 오페라가 매우 줄충한 작품임에도 실황으로 많이 공연되지 않는 이유가

주역배우를 5명이나 써야하는 엄청난 제작비때문이라고 하니...

 

어느부분에선가 잠시 세종의 그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했었는데....와아~~~

암튼....1막과 4막에서의 돈 카를로와 로드리고가 함께 불렀던 주옥같은 아리아도 너무나 잘 불러주었다.

특히 4막에서 로드리고가 죽어가는 장면에선 느닷없는 총소리에 깜짝 놀라 간이 떨어질뻔 하였다.

정말 극적인 연출이었다. ㅎㅎ

다만 아쉬웠다면 돈카를로 역중에서 고음처리가 몇번 삐그덕 거렸다는것...

하긴 워낙 세계적인 가수들이 부른 곡에 젖어버려서 ......

 

웅장하고 스팩터클한 무대...

화려한 중세시대의 의상...

주연급 못지않은 빼어난 기량을 소유한 성악가들만이 부를수 있는 고난이도의 노래...

파이프 오르간을 비롯....가슴을 울리는 서주연주...특히 3막1장....

베이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아니, 심금까지 울렸던

정말 보기 힘든 역작을  실연으로 보았다는 감동은 꽤나 오래갈듯 싶다.

유형종 선생님께서 왜 가장 좋아하시는 오페라라고 하셨는 지 ...이해가 갈듯하다.

 

초반보다 뒤로 갈수록 고뇌와 아픔이 깊이 보는이에게까지 절절하게 전달되는 큰 감동을 맞본 작품이었다.

역사적 사실에 약간의 픽션을 얹어 이렇게까지 멋드러지고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베르디에게 찬탄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한국 오페라단에서 이렇게 엄청난 공연에 도전을 해 실황을 볼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음에  감사하고

 멋드러지게 해냈음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

 

 

 

 

 

              

 

 

 

 

 

 

 

 

 

 

 

 베르디의 <돈 카를로> 중에서 엘리자베타의 아리아
Giuseppe Verdi (1813 - 1901) / 'Non pianger, mia compagna'
'울지 말아요, 친구여'
from Don Carlo (Act 1) Maria Ca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