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오페라

캐나다 오페라 아틀리에/샤르팡티에의 <악테옹>과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

나베가 2009. 6. 17. 13:19

캐나다 오페라 아틀리에 초청공연
Acteon & Dido and Aeneas


바로크의 향기까지 복원한 세계 최정상의 오페라 아틀리에.
예술의전당과 오페라 아틀리에가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이켜 17세기 바로크 오페라를 복원합니다.

드물게 찾아오는 섬세한 아름다움

흔들리는 촛불 아래 1700년대 유럽으로 돌아간 듯했던 오페라 아틀리에의 <돈 조반니>를 기억하십니까. 발레를 연상시키는 듯 우아한 몸동작, 철저히 계산된 동선, 역사적 고증을 거친 섬세한 의상과 무대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오페라 아틀리에가 샤르팡티에의 <악테옹>과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로 예술의전당을 다시 찾아옵니다. 이들이 선보일 두 편의 바로크 오페라는 음악, 연기, 춤, 의상 등 무대에서 보이고 들리는 모든 요소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조각처럼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정서를 과감히 표출하는 낭만주의 이후 오페라에 익숙한 현대 관객들에게 이 정제된 아름다움은 경험해 보지 못한 귀한 감동을 전해드릴 것입니다.

바로크의 향기까지 복원한 오페라 아틀리에

오페라 아틀리에는 17, 18세기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 발레, 연극 작품을 원전 스타일로 제작하여 무대에 올리는 바로크 전문 공연 단체입니다. 음악은 물론 연기, 몸동작, 의상, 무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차원에서 철저한 재현을 통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 영국 BBC 프롬스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격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페라 아틀리에는 연기, 웅변술, 고전 수사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을 통해 회화, 판화, 조각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자료 연구와 세심한 고증을 거치고 있으며,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 역시 시대정신에 따라 완벽하게 재현된 무대와 의상을 그대로 들여와 기존의 공연에서 느끼지 못했던 원전 스타일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것입니다.

빛이 가득한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의 초대

헨리 퍼셀과 마크-안토니에 샤르팡티에는 모두 바로크 스타일이 황금기를 구가하던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입니다.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는 1689년 런던에서, <악테옹>은 이보다 조금 일찍 파리에서 쓰여져 각기 영국과 프랑스 고유의 오페라 스타일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한편 두 작품 모두 그리스-로마 고전신화에 그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도와 에네아스>는 당시 프랑스 음악의 영향을 받았으며 심지어 2막 아리아 “Oft she visits this lone mountain”는 악테옹의 슬픈 운명에 대해 직접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뚜렷한 독자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많은 연관성을 지닌 두 작품을 하룻밤 한 무대에서 견주어 보십시오. 17세기 후반 유럽을 지배하던 두 나라의 위대한 작품들과 함께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공연시간: 악테옹 38분
인터미션 20분
디도와 에네아스 61분

지휘l 데이비드 폴리스, 연출l 마샬 핀코스키, 안무l 자넷 징
무대l 제럴드 고치, 의상l도라 러스트 디아이, 조명l 케빈 프레이져
연주l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 국립합창단

◈ 출연진

악테옹
악테옹Ⅰ칼라 우탄넨
다이앤Ⅰ제니 서치
유노Ⅰ스테파니 노바첵
아흐떼부즈Ⅰ모니카 위처
이알레Ⅰ빌마 비톨스
사냥꾼들Ⅰ미케일 슈레이, 커티스 설리반, 미레일레 아셀린, 빌마 비톨스
님프들Ⅰ미레일레 아셀린, 스테파니 노바첵, 빌마 비톨스

디도와 에네아스
디도Ⅰ모니카 위처
벨린다Ⅰ제니 서치
에네아스Ⅰ커티스 설리반
첫번째 시녀/첫번째 마녀Ⅰ칼라 우탄넨
마법사Ⅰ스테파니 노바첵
두번째 마녀/머큐리Ⅰ빌마 비톨스
선원Ⅰ미케일 슈레이
아틀리에 발레단Ⅰ나탈리야 고메즈, 자넷 징, 마그다 바스코, 제레미 나스미스, 케빈 로, 나타니엘 코즈로프

◈ review

오페라 아틀리에 쏟아진 찬사들

“작은 완벽함이 바로크의 마법을 부린다”
– 오페라 아틀리에의 <디도와 에네아스>토론토 스타

“역사적 소스로부터 만들어내는 숨멎을 듯한 레퍼토리들로, 놀랄만큼 영감이 넘치는 작품들이다”
- 오페라 아틀리에의 <디도와 에네아스>, 런던 뮤지컬 타임즈

“시청각적 아름다움의 독특한 향연”
 - 런던 타임즈 

영국 오페라의 대부

헨리 퍼셀

 

 

영국의 오페라 무대에 무조건 정적만이 감돌았던 것은 아니었다. 17세기에 들어와서 젊은 작곡가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이 무심코 내놓은 오페라 Dido and Aeneas(디도와 이니아스)는 영국 오페라의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었다. 오늘날 세계오페라 연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디도와 이니아스’는 퍼셀이 그저 단순히 시골여학교 학예회를 위해서 간단하나마 작곡했던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대부분 학예회 공연작품이 그렇듯이 이 ‘디도와 이니아스’도 비교적 짧은 작품이었다.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것이었다. 노래 부르기도 아주 쉽게 작곡되었다. 시골여학교 수준에 알 맞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당시 도시에서의 귀족적이며 화려하고 환상적인 음악 형태와는 달리 퍼셀은 단순하고 통속적이며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음악을 만들었다. 그는 자기 오페라에 뱃사공들이 술 취해서 비틀거리며 부르는 노래, 마녀들이 중얼거리며 부르는 노래, 젊은이들의 사랑의 비탄에 젖어있는 노래를 인용하였다. 특히 젊은 디도가 부르는 비탄의 아리아는 오늘날 까지도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퍼셀은 당시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하여 ‘연구해서 남주나!’라는 생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탈리아 오페라 중에서 흥미 있는 요소만을 빌려왔다. 예를 들면 레시타티브였다. 퍼셀은 좀 기다리기로 했다. 이탈리아 오페라를 영국 스타일로 변환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별로 없었다. 풍부한 재능,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 헨델이 이탈리아 오페라의 영국화에 앞장섰기 때문이었다.


퍼셀은 어린 시절 왕실교회의 성가대원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변성기가 되어 더 이상 노래 부르기가 어렵게 되자 왕실 악기 관리자 조수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작곡을 배우기 시작했다. 퍼셀은 오르간과 바이올린도 열심히 공부했다. 그의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가 20세의 약관일 때에 웨스트민스터사원의 오르간 주자로 임명된 것만 보아도 알수있다. 퍼셀은 21세인지 22세인지, 하여튼 그 때에 결혼했고 그 이후부터 다른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작곡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왕실과의 관계는 계속 유지되었다. 제임스2세와 윌리엄3세의 대관식을 위해 오르간 음악을 작곡해서 헌정했고 1695년 초에는 메리여왕의 장례식 음악을 작곡했다. 퍼셀은 메리여왕이 세상을 떠난 바로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3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퍼셀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퍼셀은 생전에 5편의 오페라 작품만을 남겼다. 첫 오페라는 그가 30세 때였다. 퍼셀도 다른 천재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36세에 요절하였다.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 작품을 완성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이었다. 결국 5년간 5편의 오페라를 만든 셈이다.

 

'요정의 여왕'


퍼셀의 오페라 수첩

Dido and Aeneas(1869. 대본: Tate Nahum) ● The Fairy Queen(1692. 셰익스피어 원작) ● The Indian Queen(1695. 대본의 마지막 손질은 퍼셀 자신이 함) ● The History of Dioclesian(1691-94.

 


1 Suite - 1. First Music- Prelude
Le Concert des Nations / Jordi Savall, C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