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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의 다양한 춤곡들>

나베가 2008. 11. 28. 03:55

<바로크 시대의 다양한 춤곡들>
질문자 : 김성수, 문혜정

청취자 김성수 님의 질문은 ‘바흐 작품을 계기로
춤곡 모음곡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하시면서
바로크 시대의 춤곡에 대해 궁금하다는 내용입니다.
문혜정 님도 부레나 사라방드 같은 생소한 용어들의
의미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셨어요.

춤곡은 서양 음악의 뿌리가 되는 음악으로,
기악곡의 발전은 춤곡과 함께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바로크 시대에는 나라마다 독특한 리듬과 선율을 갖는
다양한 춤곡이 가장 활발하게 작곡되었죠.
흔히 춤곡은 한 곡씩 독자적으로 연주되기보다는
모음곡 형식으로 묶어서 연주되는데,
이러한 구성은 잘 어울리는 춤곡을
두 개씩 짝지어 연주하던 관습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파반느와 갈리아드, 파사메초와 살타렐로 등이
짝을 이뤄 연주하는 대표적인 춤곡이었는데요.
17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작곡가들은
춤곡을 어떻게 배열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음악적으로도 아름다운지를 신중히 고려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프로베르거’라는 작곡가가
네 개의 춤곡을 기본으로 한 모음곡의 형식을 선보입니다.

프로베르거가 모음곡에 사용한 네 개의 춤곡은
‘알르망드’와 ‘쿠랑트’, ‘사라방드’와 ‘지그’인데요.
느린 두 박자 계열의 독일 춤곡인 ‘알르망드’(allemande)는
세 박자 계열의 우아한 프랑스 춤곡 ‘쿠랑트’와
자주 짝을 이뤄 연주되었던 춤곡이구요.
‘쿠랑트’(courante)는 ‘달리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쿠리르’(courir)에서 파생된 말로,
초기에는 달리는 것처럼 빠르고 경쾌한 춤이었다가
궁정으로 유입되면서 우아한 춤곡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스페인에서 건너온 ‘사라방드’는
느리고 장중한 분위기로 펼쳐지는 세 박자 계열의 춤곡이며,
영국 아일랜드의 민속 춤곡인 ‘지그’는
빠르고 경쾌한 두 박자 계열의 춤곡인데요.
이렇게 박자와 리듬이 다르고, 국적도 모두 다른
네 개의 춤곡을 모음곡으로 한데 묶은 프로베르거는
1616년에 태어난 이탈리아의 작곡가입니다.
그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서 춤곡 악장으로 이루어지
모음곡집을 출판했는데, 각각의 작품들에는
악장의 순서는 달라도 네 개의 악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러한 프로베르거의 모음곡은 바로크 시대 모음곡의
큰 줄기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프로베르거 이후로, 작곡가들은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의 네 가지 춤곡을 기본으로 하면서
각자 개성에 맞는 다른 춤곡을 추가해서
확장된 형식의 모음곡을 완성했는데요.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을 보면, 네 가지 춤곡 외에도,
‘부레’나 ‘미뉴엣’, ‘가보트’, ‘폴로네이즈’ 같은
다양한 춤곡들이 함께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바흐 시대에는 이러한 모음곡을
‘오버추어’라고도 불렀는데요.
오늘날 '오버추어'하면 오페라나 오라토리오가 시작되기 전에
연주되는 서곡을 뜻하는 말로 흔히 쓰이지만,
바로크 시대에는 모음곡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도
기억해 두시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