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엣 비노쉬
프랑스가 배출한 세계적인 여배우 중 하나인 줄리엣 비노쉬는 그녀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애정을 입증하듯 이름 앞에 정관사를 붙여 “라 비노쉬”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4년 파리에서 조각가/연극 연출가인 아버지와 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비노쉬는 파리의 국립연극원(the National School of Dramatic Art)에서 배우로서의 훈련을 받았고 졸업 후에는 연극 무대를 비롯해 여러 영화에서 작은 배역을 맡으며 활동하였다.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1985년 장 뤽 고다르 감독의 화제작 'Hail Mary (원제:Je vous salue, Marie)'를 통해서였다. 이후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랑데부>로 연기력을 호평받으며 영화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한 그녀는, 1988년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영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테레사역을 연기하면서 국제적인 인지도까지 얻게 되었다. 1991년 레오 까락스 감독의 <퐁네프의 연인들>, 1992년 루이 말 감독의 <데미지>, 1993년 크쥐스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세가지 색 : 블루> 등에서 펼친 인상 깊은 연기는 그녀를 독특하고 신비로운 아우라를 지닌 배우로 인식되게 해주었다. 그러던 1996년 비노쉬는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스타임을 입증 받는다. 그녀가 파리의 유명한 초콜릿 가게에서 초콜렛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워가며 출연했던 영화 <초콜렛> 역시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그녀를 아카데미상과 골든 글로브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시킨 작품이다.
이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미지의 코드>와 <히든>, 아벨 페라라 감독의 <메리>, 배우 주드 로와 함께 주연을 맡은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무단 침입>, 허 샤오시엔 감독의 <빨간 풍선> 등의 작품으로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개척해가고 있는 그녀는 최근 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의 <여름의 시간들>의 촬영을 마쳤으며, 이제는 영화라는 장르를 넘어 현대무용에서도 예술적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 아크람 칸
방글라데시계 영국인인 아크람 칸은 인도의 전통무용 카탁과 서양의 현대무용에 대한 훈련을 바탕으로 동서양 문화의 표현방식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안무로 세계 무용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안무가 겸 무용수이다.
1974년 영국 런던에서 방글라데시인 부모에게서 출생한 아크람 칸은 7세에 카탁을 배우면서 무용을 시작했다. 14세 이후로는 연극활동도 병행해 세계적인 연출가 피터 브룩(Peter Brook)의 걸작으로 알려진 <마하바라타>(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제작)에 배우로 출연하여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이어진 세계 투어에 참여했고, 1988년에 방송된 이 작품의 TV 버전에도 출연했다.
1994년 영국 레스터의 De Montfort University에 입학해 공연예술(무용)을 전공하면서 뒤늦게 현대무용과 발레를 접한 그는 이어 리즈에 있는 Northern School of Contemporary Dance진학해 학교 역사 상 최고의 학점을 받으며 졸업했다. 이후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가 이끄는 무용학교 P.A.R.T.S가 진행하는 X-Group Project에 참여해 현대 무용에 대한 깊고 넓은 경험을 쌓는다. 이후 1990년대에 걸쳐 전통적인 카탁 레퍼토리뿐 아니라 현대적인 작업을 모두 포용하는 솔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무용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2년 아크람 칸은 ‘아크람 칸 컴퍼니’를 설립해 자신만의 혁신적인 작업 그리고 연극, 영화, 비주얼 아트, 음악과 문학을 넘나드는 다른 예술가들과의 다양한 협력 작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삼아오고 있다. 영국 미술계 최고 권위의 터너상을 수상한 조각가 앤터니 곰리와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작곡가 니틴 소니, 벨기에 출신의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하니프 쿠레이쉬, 대만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을 이끄는 린 화 민, 금세기의 전설적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쉬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쟁쟁한 예술가들이 아크람 칸과 몸소 함께 작업하며 그의 창조적인 재능에 빛을 더해주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 런던의 사우스 뱅크 센터에서 상주 안무가로 활동했던 아크람 칸은 비음악 장르에서는 최초로 이 기관의 협력 아티스트(Associate Artist)로 임명되었으며, 2005년부터는 영국 현대무용의 메카인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 극장의 협력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말 아크람 칸은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인 스티브 라이히의 70세 생일을 기념하여 런던 신포니에타와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공연했고, 2006년 11월에는 세계적인 팝 가수 카일리 미노그의 월드 투어 콘서트의 안무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지난 2008년 1월 베이징에서 중국 국립발레단과 함께 작업하여 세계 초연된 작품
공연후기....
2009년 LG아트센타 기획 공연중 '보리스 에이프먼'의 '안나까레니나'와 함께 가장 설레임과 기대를 주었던 작품이다.
그만큼 몇년 전에 내한했던 '아크림 칸과 실비길렘'의 춤사위와 춤속에 내포되어 있던 자기 고백인 양 읊조렸던 나레이션이
충격적일 만큼 감동과 깊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미 기획 공연이 발표되기도 전부터 영화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기사를 읽는 그 순간부터
이들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에서 강한 포스로 또한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는 그녀만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 있는 줄리엣 비노쉬와 아크림 칸....
그들이 한 조가 되어서 춤을 춘다니.....
보기도 전부터 밀려드는 감동을 나 뿐만이 아닌 우리 딸에게까지 전하며 함께 예매를 했다.
이번 공연 역시 지난 그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인터미션이 없이 단번에 진행이 된다.
절대 늦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렴까지 .....
미리 간 딸이 티켓을 찾아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도 한잔 마실 여유도 부리지 못한 채 공연장으로 달려 들어갔다.
어두움 속에 나타난 그들.....
무용 공연이라고 치기엔 너무나도 소박한 일상적인 옷차림으로 춤사위를 펼친다.
그리고 아크림 칸 공연의 백미.....
자기 고백인 양 읊조리는 독백....
그 여운이 그들의 몸짓과 어우러져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역시 배우 출신이라....그 독백의 힘은 가히 압권이었다.
가끔씩은.... "지금 춤을 보고있는 거야?" 라고 추스릴 정도로 연극적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말하고 전하고자 했던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이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오며 느낄 수는 없을것 같았다.
아아!!
정말 갑자기 벽에 '착 '하고 달라 붙었던 그 순간!!
그리고 그 벽에 달라붙은 채 춤추던 그 짜릿하고 아찔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을것 같다.
마치 둘이 한몸인 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춤추던 그들의 모습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는 지....
더우기 전문 무용수도 아닌 이제 어느 새 나이까지 들어버린 배우가 무용수와 한몸처럼 일치할 수 있다는게.....
그녀의 춤에대한 열정과 몰입을 충분히 알수 있고도 남는다.
아~~ 인터뷰에서 그랬지.
'공연을 한번 할때마다 내 안의 모든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는 거 같았다.' 고....
참으로 이상도 하지~
줄리엣 비노쉬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14가지의 사랑의 감정을
아크림 칸은 인도의 신화에 나오는 9가지의 사람의 감정을 사랑과 연결지어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전혀 다른 문화권의 두 남녀 무용수가 전혀 다른 문화의 고리를 가지고 관중들 마음속에까지
너무나도 조용하게 파고들어 깊은 감동과 일치를 이루어 놓는다는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지구상 어디에서든.... 단 하나....뿐이라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부터 마지막 단계로 가는 그 순간까지...
그 삶의 과정에서 시시각각 변하며 생겨나는 수많은 일상의 감정들에 스스로 착각을 하고 있는것일 뿐...
결국에 가서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는....
함께 사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조차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운데....
춤이라는 언어로 이토록 내면을 움직이게 할수 있다는 것이...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과, 느낌을 갖게하는 언어와 함께 어우러저 인간의 감정을 미의 극점에 올려놓기때문이 아닌가싶다.
최고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직접적인 언어보다도 전달력이 강하므로...
인간이 아름다움에 빠져있는 순간.....
그 순간 만큼은 고통조차도 승화되어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삶이 희망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것이 마력같은 예술의 힘이고
그래서 수백년 수천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인간은 예술을 추구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신앙과도 같기에....
분명 춤이었는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해진 그래서 그냥 벅찬....
조금은 멍한 기분으로 딸과 소희와 함께 LG아트를 빠져나와 식당을 찾는데도 멍하니 헤맸다.
그 멍한 기분으로 찾아낸 식당이란게 또 너무나 일상적인 회사원들이 점심식사 하는 곳 같은 한정식집이었다.
에잇~
좀 근사한 곳으로 갈걸~~
드뷔시:Valse Romantique for Piano, L.71
Jean-Yves Thibaudet,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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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김효신(cira333@noblesse.com) 사진 및 동영상 제공 | 엘지 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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