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무용

줄리엣 비노쉬와 아크람 칸 /IN-I/2009.3.19.목/LG아트

나베가 2008. 7. 23. 18:42
  • 아크람 칸과 그의 새로운 파트너, 줄리엣 비노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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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리엣 비노쉬

    프랑스가 배출한 세계적인 여배우 중 하나인 줄리엣 비노쉬는 그녀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애정을 입증하듯 이름 앞에 정관사를 붙여 “라 비노쉬”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4년 파리에서 조각가/연극 연출가인 아버지와 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비노쉬는 파리의 국립연극원(the National School of Dramatic Art)에서 배우로서의 훈련을 받았고 졸업 후에는 연극 무대를 비롯해 여러 영화에서 작은 배역을 맡으며 활동하였다.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1985년 장 뤽 고다르 감독의 화제작 'Hail Mary (원제:Je vous salue, Marie)'를 통해서였다. 이후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랑데부>로 연기력을 호평받으며 영화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한 그녀는, 1988년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영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테레사역을 연기하면서 국제적인 인지도까지 얻게 되었다. 1991년 레오 까락스 감독의 <퐁네프의 연인들>, 1992년 루이 말 감독의 <데미지>, 1993년 크쥐스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세가지 색 : 블루> 등에서 펼친 인상 깊은 연기는 그녀를 독특하고 신비로운 아우라를 지닌 배우로 인식되게 해주었다. 그러던 1996년 비노쉬는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스타임을 입증 받는다. 그녀가 파리의 유명한 초콜릿 가게에서 초콜렛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워가며 출연했던 영화 <초콜렛> 역시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그녀를 아카데미상과 골든 글로브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시킨 작품이다.

    이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미지의 코드>와 <히든>, 아벨 페라라 감독의 <메리>, 배우 주드 로와 함께 주연을 맡은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무단 침입>, 허 샤오시엔 감독의 <빨간 풍선> 등의 작품으로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개척해가고 있는 그녀는 최근 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의 <여름의 시간들>의 촬영을 마쳤으며, 이제는 영화라는 장르를 넘어 현대무용에서도 예술적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 아크람 칸

    방글라데시계 영국인인 아크람 칸은 인도의 전통무용 카탁과 서양의 현대무용에 대한 훈련을 바탕으로 동서양 문화의 표현방식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안무로 세계 무용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안무가 겸 무용수이다.

    1974년 영국 런던에서 방글라데시인 부모에게서 출생한 아크람 칸은 7세에 카탁을 배우면서 무용을 시작했다. 14세 이후로는 연극활동도 병행해 세계적인 연출가 피터 브룩(Peter Brook)의 걸작으로 알려진 <마하바라타>(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제작)에 배우로 출연하여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이어진 세계 투어에 참여했고, 1988년에 방송된 이 작품의 TV 버전에도 출연했다.

    1994년 영국 레스터의 De Montfort University에 입학해 공연예술(무용)을 전공하면서 뒤늦게 현대무용과 발레를 접한 그는 이어 리즈에 있는 Northern School of Contemporary Dance진학해 학교 역사 상 최고의 학점을 받으며 졸업했다. 이후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가 이끄는 무용학교 P.A.R.T.S가 진행하는 X-Group Project에 참여해 현대 무용에 대한 깊고 넓은 경험을 쌓는다. 이후 1990년대에 걸쳐 전통적인 카탁 레퍼토리뿐 아니라 현대적인 작업을 모두 포용하는 솔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무용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2년 아크람 칸은 ‘아크람 칸 컴퍼니’를 설립해 자신만의 혁신적인 작업 그리고 연극, 영화, 비주얼 아트, 음악과 문학을 넘나드는 다른 예술가들과의 다양한 협력 작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삼아오고 있다. 영국 미술계 최고 권위의 터너상을 수상한 조각가 앤터니 곰리와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작곡가 니틴 소니, 벨기에 출신의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하니프 쿠레이쉬, 대만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을 이끄는 린 화 민, 금세기의 전설적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쉬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쟁쟁한 예술가들이 아크람 칸과 몸소 함께 작업하며 그의 창조적인 재능에 빛을 더해주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 런던의 사우스 뱅크 센터에서 상주 안무가로 활동했던 아크람 칸은 비음악 장르에서는 최초로 이 기관의 협력 아티스트(Associate Artist)로 임명되었으며, 2005년부터는 영국 현대무용의 메카인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 극장의 협력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말 아크람 칸은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인 스티브 라이히의 70세 생일을 기념하여 런던 신포니에타와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공연했고, 2006년 11월에는 세계적인 팝 가수 카일리 미노그의 월드 투어 콘서트의 안무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지난 2008년 1월 베이징에서 중국 국립발레단과 함께 작업하여 세계 초연된 작품 과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작업한 의 세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 공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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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LG아트센타 기획 공연중 '보리스 에이프먼'의 '안나까레니나'와 함께 가장 설레임과 기대를 주었던 작품이다.

    그만큼 몇년 전에 내한했던 '아크림 칸과 실비길렘'의 춤사위와 춤속에 내포되어 있던 자기 고백인 양 읊조렸던 나레이션이

    충격적일 만큼 감동과 깊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미 기획 공연이 발표되기도 전부터 영화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기사를 읽는 그 순간부터

    이들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에서 강한 포스로 또한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는 그녀만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 있는 줄리엣 비노쉬와 아크림 칸....

    그들이 한 조가 되어서 춤을 춘다니.....

    보기도 전부터 밀려드는 감동을 나 뿐만이 아닌 우리 딸에게까지 전하며 함께 예매를 했다.

     

    이번 공연 역시 지난 그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인터미션이 없이 단번에 진행이 된다.

    절대 늦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렴까지 .....

    미리 간 딸이 티켓을 찾아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도 한잔 마실 여유도 부리지 못한 채 공연장으로 달려 들어갔다.

     

    어두움 속에 나타난 그들.....

    무용 공연이라고 치기엔 너무나도 소박한 일상적인 옷차림으로 춤사위를 펼친다.

    그리고 아크림 칸 공연의 백미.....

    자기 고백인 양 읊조리는 독백....

    그 여운이 그들의 몸짓과 어우러져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역시 배우 출신이라....그 독백의 힘은 가히 압권이었다.

     

    가끔씩은.... "지금 춤을 보고있는 거야?" 라고 추스릴 정도로 연극적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말하고 전하고자 했던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이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오며 느낄 수는 없을것 같았다.

     

    아아!!

    정말 갑자기 벽에 '착 '하고 달라 붙었던 그 순간!!

    그리고 그 벽에 달라붙은 채 춤추던 그 짜릿하고 아찔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을것 같다.

     

    마치 둘이 한몸인 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춤추던 그들의 모습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는 지....

    더우기 전문 무용수도 아닌 이제 어느 새 나이까지 들어버린 배우가 무용수와 한몸처럼 일치할 수 있다는게.....

     그녀의 춤에대한 열정과  몰입을 충분히 알수 있고도 남는다.

    아~~ 인터뷰에서 그랬지.

    '공연을 한번 할때마다 내 안의 모든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는 거 같았다.' 고....

     

    참으로 이상도 하지~

    줄리엣 비노쉬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14가지의 사랑의 감정을

    아크림 칸은 인도의 신화에 나오는 9가지의 사람의 감정을 사랑과 연결지어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전혀 다른 문화권의 두 남녀 무용수가 전혀 다른 문화의 고리를 가지고 관중들 마음속에까지

    너무나도 조용하게 파고들어 깊은 감동과 일치를 이루어 놓는다는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지구상 어디에서든.... 단 하나....뿐이라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부터 마지막 단계로 가는 그 순간까지...

    그 삶의 과정에서 시시각각 변하며 생겨나는 수많은 일상의 감정들에 스스로 착각을 하고 있는것일 뿐...

    결국에 가서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는....

     

    함께 사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조차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운데....

    춤이라는 언어로 이토록  내면을 움직이게 할수 있다는 것이...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과, 느낌을 갖게하는 언어와 함께 어우러저 인간의 감정을 미의 극점에 올려놓기때문이 아닌가싶다.

     최고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직접적인 언어보다도 전달력이 강하므로...

     

    인간이 아름다움에 빠져있는 순간.....

    그 순간 만큼은 고통조차도 승화되어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삶이 희망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것이 마력같은 예술의 힘이고

    그래서 수백년 수천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인간은 예술을 추구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신앙과도 같기에....

     

    분명 춤이었는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해진 그래서 그냥 벅찬....

    조금은 멍한 기분으로 딸과 소희와 함께 LG아트를 빠져나와 식당을 찾는데도 멍하니 헤맸다.

    그 멍한 기분으로 찾아낸 식당이란게 또 너무나 일상적인 회사원들이 점심식사 하는 곳 같은 한정식집이었다.

     

    에잇~

    좀 근사한 곳으로 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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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뷔시:Valse Romantique for Piano, L.71
    Jean-Yves Thibaudet, Piano

  • 3월 18일, 르네상스 호텔 다이아몬드 볼룸은 이미 수 많은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여대 가량의 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미리 와 있던 여러 매체 기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한 켠에서는 <인-아이>의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1분 남짓한 길이의 동영상은 음악과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뿐이었지만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춤을 추며 키스를 하는 장면부터 벽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모습까지 화면 속 두 아티스트들은 몸의 움직임으로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말하고 있었다.

    기자회견 시작 3분 전, AM 10:27 
    “첫 번째 질문까지만 카메라 플래시를 사용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줄리엣 비노쉬와 아크람 칸이 등장하면 5분간의 포토 타임을 갖겠습니다.”행사 진행자가 멘트를 마치자마자 오른쪽 문을 통해 그녀가 등장했다. 줄리엣 비노쉬, 그녀는 톱스타의 화려함 보다는 단아한 숙녀의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블랙 원피스에 블랙 슈즈를 매치한 심플한 차림이었다.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겼다지만 직접 본 여배우의 자태는 한마디로 표현해 너무나 아름다웠다. 다소 식상한 표현이지만 그녀를 정의할 다른 단어를 찾기는 불가능했으니까. 아크람 칸은 데님 팬츠에 빈티지한 잿빛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시크한 숙녀와 10살 아래인 캐주얼한 분위기의 남성, 새하얀 피부와 매력적인 구릿빛의 대조까지 그들은 달랐지만 동시에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수많은 플래시가 터지며 어디선가 “헬로우”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러자 새침해 보이던 줄리엣 비노쉬가 환하게 웃으며 경쾌한 음성으로 “하이”라고 답했다. 어느새 기자회견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아크람 칸과 사진을 찍으며 어색한 듯 연신 손으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는 그녀에게서 신인 같은 풋풋함마저 느껴졌다.



    다소 촉박한 일정 탓인지 그들이 자리에 앉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질문의 대다수는 단연 줄리엣 비노쉬를 향한 것이었다. 영화 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녀가 갑작스럽게 무용수로 변신했으니 말이다. 줄리엣 비노쉬는 아크람 칸과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은 어떻게 영화 속에서 그렇게 넋 놓고 하염없이 울 수가 있습니까?”란 질문이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 질문을 계기로 이들의 만남은 <인-아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이들이 완성한 <인-아이>는 사랑의 초기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감정을 표현해낸 작품이다. 두 사람이 사랑하게 되며 서로에게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두 아티스트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 줄리엣 비노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14가지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고, 아크람 칸은 분노, 평화 등 인도 신화에 나오는 9가지 사람의 감정을 사랑이라는 연결 고리 안에 담아냈다고.
    줄리엣 비노쉬 <인-아이>를 말하다 
    “춤을 통해 내 내면의 에너지를 밖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크람 칸의 공연을 보러 가게 됐고 그의 작품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 후 무언가에 이끌린 듯 그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다. 그리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낯선 이방인인 아크람 칸과 내가 만나 <인-아이>라는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에겐 무척 도전적인 작업이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음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었다. 특히 나의 감정을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또한 한 공연에 많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을 한 번 할 때마다 내 안의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 같아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몇 번의 공연을 통해 단련되었고 즐거움을 느끼는 단계까지 왔다. 간혹 사람들에게 무용가로서의 나의 삶은 어떻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무용가 줄리엣 비노쉬라고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난 그냥 호기심과 탐구심에 대한 욕망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다. 사람에게는 각기 타고난 재능과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재능과 소명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 내 안의 그 다양한 형태를 찾아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인-아이>에서 나는 여러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내 안에 있는 불, 열정을 재발견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평상시의 나의 모습이 물이었다면 불처럼 바뀌는 폭발적인 나의 에너지를 재발견했다.”
    아크람 칸이 본 '줄리엣 비노쉬'
    “나에게는 숙여진 나무와 같이 편안함 사람이다. 처음 우리는 나의 공연이 끝난 직후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줄리엣 비노쉬는 톱스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겸손한 사람이라고 느껴졌으며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파트너로서 무대에 함께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느 때는 너무 많이 아는 경우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독이 될 수 있다. 줄리엣 비노쉬는 마치 새하얀 캔버스 같았다. 오히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기에 더욱 특별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단시간만에 그녀가 다양한 색채들로 가득 차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나에겐 뜻 깊은 경험이었다.”
    직접 <인-아이>를 감상한 한 지인은 에디터에게 격앙된 목소리로 감상평을 전했다. "<인-아이>는 무척 특별한 공연이었어요. 그들이 서로에게 이끌리는 첫 장면부터 지독한 사랑에 취해버린 연인의 모습까지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었거든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인 무대 디자인도 돋보였죠. 단순한 벽과 의자 두 개로 이뤄진 무대 세트는 두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의 형태만큼이나 다양한 공간으로 선보였거든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인 극장의 스크린부터 시작해 침대, 창문 등의 형태로 변하고, 벽이 앞 뒤로 이동하며 이들의 심리상태를 묘사했죠. 필립 셰파트가 담당한 음악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녹여내 작품이 더욱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두 사람의 아티스트, 무대, 음악이 어우러져 완성된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감동적이었어요."  19일부터 3일간 펼쳐진 <인-아이>는 이처럼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공연 중에도 3번이나 기립박수가 터지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고. 물론 반대의 의견도 함께 들렸다. 현대무용이라는 관점에서 좀더 강렬한 춤사위를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인-아이>가 전한 새로운 열정이 아닐는지. 불 같은 열정을 재발견했다는 줄리엣 비노쉬의 고백처럼, 잊고 지냈던 내면의 뜨거운 에너지를 다시금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공연의 가치는 충분하다. 두 아티스트의 무대는 오는 27일부터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뉴욕 등을 찾아갈 예정이다. 각 도시에서 피어날 또 다른 열정을 기대해본다. 
    Editor | 김효신(cira333@noblesse.com) 사진 및 동영상 제공 | 엘지 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