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도 뒤로 물릴정도로 결코 놓칠수 없었던 공연...
사실 31일 갈라 공연도 욕심을 내고 싶었지만, 근래엔 공연에 대한 욕심을 많이 자제하고 있는 터라서...ㅋㅋ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클럽 아가들과 함께할 샌드위치도 부랴 부랴 만들고, 마침 세종 홈피 개편 페스티발 이벤트에 당첨된 기념 선물도 받을 겸, 여유를 두고 일찌감치 출발을 했다.
이벤트 상품으로 크리스탈로 만든 세종문화회관 모형을 준다는데, 사실 ABT발레에 대한 설레임 만큼은 아니었지만 상품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세종을 향하는 발걸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가벼웠다. ㅋㅋ
세종엔 겸둥이가 먼저 와 있었다.
허구헌날 보는데도 매번 어찌나 그리 반가운 지....
더우기 엄마같은 나를 그렇게도 반겨주는 아가들이 정말 귀엽지 않을 수가 없다.
먼저 회원 휴계실로 가서 상품을 건네 받고는 궁금해서 즉시 풀러보았다.ㅋㅋ
사각 크리스탈 안에 세종문화회관이 그려져 있는 심플한 모형이었다.
크기는 작았는데 어찌나 묵직한 지....그리고 세종문화회관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걸 보니, 마치 내가 무슨 세종에 혁혁한 공을 세운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ㅎㅎ
공연전 따끈한 커피와 함께 먹는 샌드위치 맛은 언제나 일품이고, 아가들이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며 먹는 모습은 내겐 더없는 즐거움이기도 했다.
희희낙낙 웃느라 우리는 공연시간 임박해서야 홀 안으로 들어갔다.
오케스트라 서주가 울려 퍼지며 막이 오르고, 무대 가득 발레리나들의 토슈즈를 신은 발걸음 소리가 '토토독'귓전을 가득 메워왔다. 오옷~
막이 완전히 오르자 세빌리야 광장을 가득메운 화려하고 발랄한 무용수들의 모습은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은 나의 가슴을 더욱 더 부풀렸다.
이내 등장한 오늘의 프리마돈나 <팔로마 헤레라>.....
뒤로 젖힌 다리가 머리에 닿는 유려함과 그 각선미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은 시작부터 탄성을 자아냈고, 계속이어진 화려한 회전 연속 동작은 객석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시선을 제압했다.
그렇게 시작된 ABT의 춤은 아름다움을 떠나 그렇게 고난이도의 춤을 추면서도 표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놀라움과 감탄의 연속이었다.
특히 2막...집시의 야영장에서의 다이내믹한 키트리와 바질리오의 춤은 1막에서 보다 더욱 빛을 발했고,
그리고 새로 등장한 꿈결같은 하얀천사...짤막한 커트머리의 하얀 머리와 풍덩한 셔츠모양 의상이 어쩌면 그렇게도 순수함을 배가시키는 지...날아다니는 듯한 한없이 가벼운 몸짓과 너무나도 환상적인 표정이 정말 꿈속을 나는것만 같았다.
2장 꿈의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였다.
진주빛 펄이 반짝이는 환상적인 튀튀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군무와 솔로....그리고 파드되는 비단 꿈속을 헤메는 돈키호테뿐만 아니라 나도 꿈속에서 천상을 헤메는것만 같았다.
내겐 가장 아름다웠고 가장 매혹적이었던 장면이었다.
그런가 하면 선술집에서의 코믹한 장면은 그렇게 아름다운 춤과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보이면서 어쩌면 그렇게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또 할수 있는 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또한 객석을 즐거움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마지막 3막에서의 결혼식은 그야말로 박수갈채로 홍수를 이루었다.
그들의 최고조에 도달한 예술성과 테크닉의 정수를 마음껏 누렸던 그야말로 하이라이트의 연속이었다.
하나의 발끝으로 서서 끊임없이 회전하는....마치 영원히 멈출것 같지 않은 .....
오오~~ 나중엔 객석의 박수에 맞추어서 회전을 했다는....
보통 다른 작품에서도 이와같은 테크닉이 하이라이트에서 나오긴 하지만,여늬 무용수보다 2배이상은 족히 오래 회전을 한것같았다. 팔로마가 그러고 나면 또 호세마뉴엘 카레뇨가 바톤을 이어 받은 듯 또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선보이곤 했다. 이들은 이렇게 테크닉의 정수를 서로 주고 받으며 객석을 감동의 절정으로 몰고갔다.
어디 그뿐인가!
그들의 2인무 - 사랑의 파드되는 숨이 멎을만큼 격정적이고 아름다웠다.
특히 파드되 장면중 극적인 장면에서 순간 멈춤으로 서있던 키트리는 그녀뿐 아니라 아예 객석의 숨을 끊어놓은것만 같았다.
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신들린 사람들 처럼 더욱 더 완벽한 춤을 추었다.
어쩌면 그렇게 완벽하게 단 한순간 한치도 흔들림없이 춤을 출수가 있는 지.....
그만 혼이 빠져 2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고 끝을 맺었는 지도 모를지경이었다.
곁에 있던 겸둥이...
"엄뉘~ 내일 질리안 공연도 보고싶어요~ㅠㅠ"
커튼콜은 끝없이 이어졌다.
사방에서 카메라 후레쉬가 터졌다.(언제부터인가 세종에선 사진찍는것을 막지 않는다.)
아~~
전날 갈라 공연도 오는거였는데....
앞으로 남은 3번의 공연을 다 올수도 없는 일이고,8명 ABT발레 스타의 환상적인 춤을 다 볼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쳐 버리다니....ㅠㅠ
내일도 질러볼까??
아~~안돼!! 요즘 난 매우 자제력이 커진거 같다.
예전같았으면 4회 다는 아니었을지라도 질리안을 보러 한번쯤은 더 달려왔을 지도 모를일이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