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무용

2007년 SI DANCE 페스티벌 /아떼르발레또 무용단/2007.10.4

나베가 2007. 10. 4. 13:34

2007년 SI DANCE 페스티벌 개막작

 

개막 /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참가작

이탈리아/국립 아떼르발레또 무용단

 

 

 


이탈리아/ 국립 아떼르발레또 무용단
ITALY/ Compagnia Aterballetto

 

바흐예찬 Omaggio A Bach :

음악-골드베르그 변주곡 중 아리아 디 카포, 오보에 디모레 협주곡중 BWV1053중 시실리아노, 요한수난곡중 '오 주여 우리의 주인이시여',관현악모음곡 제3번중 서곡,파르티타 BWV825중 미뉴에토, 골드베르크 변주곡중 아리아
로시니 카드 Rossini Cards

음악-오델로 중 버들의 노래,신데렐라 중 ..., 현악소나타 제2번, 도둑까치 서곡,<피아노 연주-Live >

 

2007.10.4. 8시

국립 해오름 극장.

 

 

스페인국립무용단(나초 두아토), 네덜란드국립무용단(이리 킬리안), 윌리엄 포사이드 무용단 등 컨템포러리 발레의 또 다른 환상 이탈리아 국립 아떼르 발레또 무용단

르네상스, 람보르기니, 알비에르 마르티니, 아르마니를 낳은 이탈리아의 명품 발레
2006년 ‘스트라빈스키’,’슈베르트’에 이은 무대위의 ‘바흐’와 ‘로시니’의 음악적 몸의 유희
제10회 서울세계무용축제의 화려한 개막작

 

발레란 ‘춤을 추다’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의 동사 ‘ballare’에서 유래되었다. 이러한 발레가 태어난 이탈리아에서 컨템포러리 발레의 아름다운 변신을 보여줄 아떼르발레또가 대작으로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바흐에의 헌정>은 거장 세바스찬 바흐의 서거 250주년을 기념하여 마우로 비곤제티가 특별히 헌정한 작품이다. 극도로 순수하게 정제된 동작을 이용하여 수학적 아름다움과 조형미,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표현된 바흐의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단테의 신곡 중 <천국>에 기초하여 안무한 작품으로 바흐의 가장 유명한 곡들인 골드베르크 변주곡, 파르티타, 요한수난곡 등을 중심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품에 쓰인 음악은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글렌 굴드의 연주 및 아코디온 편곡 등 다소 독특하게 이용한 것으로, 바흐에 대한 안무가의 섬세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인생의 변화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타로카드처럼 <로시니 카드>는 펼쳐진 무대위에서 특정한 스토리보다는 독특한 이미지, 흥미로운 캐릭터, 그리고 코믹한 설정 등으로 인상적인 카드 이미지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아름다우면서도 신비한 카드 장면들과 강렬한 리듬과 정확함이 살아있는 조이키노 로시니의 음악을 통해 이탈리아 오페라처럼 생기 발랄한 무대위의 인생 속 환희의 세계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마우로 비곤제티는 1982-83년 시즌에 국립 아떼르발레또 무용단에 입단하여 예술감독 아메데오 아모디오 하에서 무용단의 모든 레퍼토리에 출연하였으며 1990년 안무가로 데뷔했다. 1992-93년 시즌에 아떼르발레또를 떠나 유수의 안무가를 배출해낸 토스카나 발레단과 프리랜서 안무가로서 긴밀한 작업들을 하였다. 또한 마르세이유 국립 발레단,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베를린 도이체오퍼, 드레스덴 슈타츠오퍼, 굴벤키안 발레단, 발레 테아트로 아르헨티노, 상파울루 발레단, 뉴욕시티발레단, 베로나 아레나 극장, 밀라노 스칼라 발레단 등 세계 정상급 단체들과 손잡고 안무활동을 전개해왔다. 음악가 엘비스 코스텔로 등 음악, 무대, 의상을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과 드림팀을 만들어 활동해왔으며, 1997년 아떼르발레또의 예술감독 및 상임안무가로 임명되었다.

 

“비곤제티의 안무는 곡예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무용수가 몸부림치는 것 같기도 한 강렬한 느낌의 동작을 사용한다. 급격한 전환, 칼로 벤 듯 깔끔하고 예리한 움직임, 동물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동작이 특징이다.” – 도널드 후테라, 더 타임즈, 2005.5.5


 “<로시니 카드>는 장난끼가 넘치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관객을 시종일관 들뜨게 만든다. “ – 케빈 응,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005.3

 

.....바흐에 대한 헌정으로는 최고의 반열에 올라있다. 엄격한 조형미를 장엄하게 표현하는 한편 바흐의 대위법을 무용에 적용함으로써 현재 작품으로서는 혁신적인 면모까지 보이고 있다.... 불일치하는 듯한 별개의 요소들이 결국에는 짜맞춘 듯 완벽하게 융합되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로렌초 토찌>

 

 



 

 

공연날, 공연후기...

일찌감치 40%나 할인받아 조기예매해 놓은 공연의 시작이다.

좀체로 가지 않는 국립극장이라서 선뜻 예매가 되지 않았지만, 프리뷰를 보니,이 공연이 또 가장 관심을 끌었다.

익숙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사실, 국립극장이 우리집에선 예술의 전당보다 훨씬 가깝고 가기도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지 낯설음때문에 선뜻 예매가 되지 않는것을 보면 평소 공연장을 잘 찾지않는 사람들을 이해할것도 같다.

 

들뜬 마음으로 서둘러 공연장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 성서 공부때문에 밀린 성서를 읽느라 어젯밤 늦도록 잠을 못잔데다, 오후 레슨도 다른 날보다 꽉차있어 피곤함이 그야말로 온몸을 내리누르고 있었다.

당연히 지하철에서 정신을 놓고 자버렸다.

몸이 예술의 전당에 익숙해진 터라 그만 동대입구역을 지나치고 말았다

헉!!

시간도 빠듯한데....

다행히 소희씨랑 커피 한잔을 할 정도로 여유있게 도착을 했다.

몇년전 딸 아이랑 <돈키호테>를 보러갔었던 기억이 있는데....

국립극장은 어느새 리모델링을 해서 로비및 내부가 너무나 깔끔하게 변해 있었다.

의자 간격도 넓직한게 너무나 좋았고, 무대의 크기,시야, 화장실, 층간로비 휴식시설...모든게  정말 좋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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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막이 걷힌것일까....

칠흙같이 까만 어둠속에 불빛이 떠다녔다.

사람의 형체를 좀체 헤아리기 어렵다. 차라리 그 불빛따라 영롱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춤을 추었다.

아!! 이 분위기.....

어둠속 바흐의 골드베르크 선율속에 <나초 두아토>가  순간 떠올랐다 사라졌다.

어둠이 걷히면서 불빛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둥그렇게 무대뒤로 떠올랐다. 

그리고 어둠만이 있는 무대만큼이나, 맑디 맑은 선율만큼이나 간결한 의상-거의 누드나 마찬가지인- 을 입은 무용수들이 시선을 제압했다.

조각같은 이미지....

그들이 만들어 내는 매순간 순간의 형체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켈란 젤로의 조각작품의 향연같았다.

아름답다고만 표현하기엔 정말 부적절한.....

춤을 추며 만들어지는 인체의 근육은 아름다움보다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순간 순간 그들에게 쏟아진 조명은  그들의 움직임에 반짝이는  대리석을 연상케도 했다.

'그래~ 대리석 조각 같았어~'

머리카락 한올도 흐트러짐 없는 ...깍아지른 듯한 아름다움....

그들의 몸은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작품이었다.

거기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움직임... 더우기 2인무를 출때는 한몸이 되어 마치 수레바퀴가  굴러가듯이 그들은 뒤엉켜 굴러갔다.

마치 언덕 아래를 쉬이 그냥 굴러가듯이....

 

음악이 바뀔때마다 잠시 잠시 정적이...그리고 이내 이어지는 그들의 향연과 뜻밖의 아름다운 음악은 몇번이나 놀라서 헉!! 하고 숨을 들이 마시게 했다.

그렇게 1부 <바흐예찬>은 순식간에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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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가 시작되었다.

무대는 깜깜한데 오케스트라 피트석에 환한 조명이 비춰졌다.

오옷~ 거기엔 피아노 한대가 놓여져 있었고, 피아니스트가 치는 꿈결같은 피아노 소리는 그 어떤 오케스트라 소리보다도 더 강한 이미지로 극장을 꽉 메웠다.

어느사이 무용수들은 무대에 나와서 춤추고 있었지마는 나는 그 피아노 선율에 매료되어서 망원경을 오케스트라 피트속 피아니스트에게서 뗄수 없었다.

1부와는 달리 남 녀 무용수들이 맨발에 모두 검은 양복을, 재킷은 풀어 헤친체 입고 춤을 추었다.

그중 한 남자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같은 그의 몸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그를 비롯해 모두 그렇게 옷을 벗나 싶었는데...그는 순식간에 밑으로 뛰어 내렸다.

그 순간 객석은 모두 놀라움으로 작은 비명을 질렀다.

그렇게 놀라움으로 시작된 2부 <로시니 카드>

 

막이 닫혔다가 열리는 순간 그들은 길다란 식탁에 앉아서 식사시간? 파티? 를 춤으로 형상화 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칼로 잘라 나누어 놓은 듯 질서 정연한 움직임, 역동성.....막이 끝까지 닫히는 그 순간까지  그들은 그렇게 의자에 앉아서 반복적인 강렬한 춤을 추었다.

 

다시 무대는 어두어졌고, 피아노는 또 연주되었다.

어느순간 또 막이 걷힌것일까.....

한쌍의 남녀가 엉켜있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남,녀 모두 팬티만 입은 누드의 모습이었다.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절대적 모습!!

망원렌즈를 꽉 메운 그들의 절대미에 나는 넋을 잃고 빨려들어갔다. 

더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

그 어떤 치장도 없고 장식도 없는...

오직 깜깜한 어둠속에 그들의 육체만이 피아노 선율속을 파고 들어갈 뿐....

그것은 춤이라기 보단 완벽한 조형미였고 전율이었다.

세상사람들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한개라도 더 소유하고 치장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무소유의 자유를 탐미하고 있는듯도 싶었다.

 

어둠이 깔렸다가 이내 또 걷히면서 두 남자는 한여자를 끌어다 놓고 들어갔다.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 처럼 웅크린  그녀는 뒤틀리듯 몸을 일으켜 세우며 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솔로로 춤을 추었다.

검은 드레스 위로 드러난 그녀의 가슴은 그렇게도 아름다울까....

깍아지른 듯한 몸에 그토록 풍성하고 아름다운 가슴을 숨기고 있었다니.... 

아니러니하게도 숏커트의 톰보이적인 그녀의 모습과는 무척 대조적이었다....아니, 어쩌면 아름다운 가슴의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던건 아니었을까...ㅎ

 

2부는 마치 타로 카드를 보여주듯이 많은 작품을 쉼없이 보여주었다.

군무, 2인무, 솔로......

솔로나 2인무, 3~4인무도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다이내믹한 군무도 너무나 멋졌고 환상적이었다.

일렬로 주욱 서서 각기 뒤엉키며 추는 춤은 그들의 어깨위로 쏟아지는 조명과 땀방울의 반짝임과 어우러져서 더없이 멋진 분위기를 자아냈고,

또 다른 군무, 일렬로 직사각형 조명 속을 드나들며 추었던 장면,여자 무용수들이 너무도 쉽게 번쩍 번쩍 남자 무용수 어깨위로 도약했서 올라섰던 장면도 너무나 멋져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중의 하나라 생각 되어진다.

사실....

2부의 51분도 어찌 지나갔는 지도 모르게 훌떡 지나�다.

무용수들이나 객석 모두 <로시니 카드>속 마력에 빨려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마지막 휘날레....

무용수들은 힘차게 달려나와 하나씩 하나씩 밑으로 추락했다.

오직 한 남자...처음 옷을 다 벗어버리고 뛰어 내렸던 그만이 덩그마니 그 추락지점에 멈춰버린 채....막은 내려졌다.

 

객석이 흥분, 열광의 도가니였던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나와 소희씨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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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로비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아마 공연의 아름다움속에 빠져있어서 더욱 그랬을 지도 모르지만....ㅎㅎ

 

 

 

 

 

  

밖으로 나오니, 아까 들어갈때 났던 바베큐 냄새가 산들바람을 타고 우리를 유혹했다.

그동안 추접거렸던 비도 오지않고, 옷깃을 스치며 들어오는 상쾌한 바람은 발걸음을 자연스레 냄새가 나는 쪽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놀랍게도 그곳에선 인도, 네팔음식을 팔고 있었다.

'우리 저거 먹고가자~'

 

 

 

  

바베큐한 닭고기와 야채를 인도 전통음식인 <난>에 쌓아서 닭고기 카레스프에 찍어서 먹는....

 얼마전에 여행 갔었던 인도와 네팔이 순식간에 그리움으로 나를 에워쌌다.

산과 나무로 둘러쌓인 높이 우똑 솟은 곳에 자리한 국립극장...힘차게 솟아오르는 분수까 더해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우린 무려 난을 더 시켜서 3판이나 먹었다. ㅎㅎ

그리곤 여유있게 가로수 길을 따라 전철역까지 걸었다.

노랗게 물들은 은행나무 잎이 바닥에 수북이 쌓인...11월쯤??

여유있게 와서 남산타워에 올라가서 야경도 보고, 이 맛있는 <난>도  먹고 놀다 가자고....한술 더 뜨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