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Talk&Art 형식으로 진행되는....
<예술가와 만나고 싶다>라는 기획이 맘에 와 닿았다.
무엇보다 큰극장이 아니고, 아주 작은 <새라새 극장>서 하는것이....
해금이라는 그 애절한 악기소리를 코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공연장에 들어갔는데, 생각외로 이 국악공연에 산만한 어린이들이 많아서 당혹스러웠고,
애절한 해금소리에 푸욱 빠져보고 팠던 나의 기대감은 물거품처럼 허망하게...일단락 접어야만 했다.
공연장무대 가득 펼쳐진 스크린속에서 자신의 음악세계와 포부에 대해서 자신감 넘치는모습을 보여준 <강은일>을 먼저 만난뒤, 이내 낯익은 얼굴-장일범과 함께 오늘의 연주자 강은일을 만났다.
스크린속의 개량 한복을 입은 강은일에 비해서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온 강은일은 훨씬 젊고 이뻐보였다.
연주하나 하고 대화하고...하는 공연 프로그램은.... 편안하고 재미도 있어서 객석에 앉아있는 꼬마들이 되려 가장 반응을 잘했다는...ㅎㅎ
먼저 양반들이 들었던 정악이라고 하는 가야금과 해금의 연주가 있었는데,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를 코앞에 두고 듣는 해금과 가야금 연주는 가슴속 깊이 파고 들어와 잔잔한 여운을 주었다.
다음엔 평민들이 들었던 양악의 소나타 형식의 해금산조가 있었는데, 이 연주를 들으면서는 객석에서 얼씨구~, 좋다
~...등등의 반응을 해주어야 한다고 연습까지 했지마는 실지로 연주를 할땐 거의 묵묵... 끝무렵에 가서 어떤 사람이 두어번 반응을 했지마는....사실 그 애절함속에서 얼씨구~라든가 좋다~ 등의 후렴귀를 외친다는게....내겐 되려 어색함으로 다가왔다. 차라리 적막감이 좋을....ㅎㅎ
다음엔 일본인의 춤과 함께 한 해금연주가 있었는데, 아름다움보다는 그 적막감과 느릿함이 ...
사실 편안함 때문이었는 지 모르지만...졸았다.
다음엔 김기덕 감독의 영화 <활>의 영상물과 함께한 해금연주가 있었는데, 전체적인 스토리는 모르나 혼례복을 입은 젊은 처자와 늙은 남정네의 모습..한낯 바다위에 둥둥 떠있는 고기잡이 배에서의 그들의 첫날밤.....옷깃만 풀고는 활로된 해금을 들고는 연주하는 늙은 남정네...그 해금소리에 잠들은 처자...연주하던 해금은 순간 활이 되어 그녀를 향해 겨누어 지더니 이내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려지고, 그 늙은 남정네는 바다속으로 뛰어 들어....
이 단편의 스토리속에 묻힌 해금소리는 그 어떤 소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생생함을 느끼게 한 정말 슬프고도 아름다운 소리였다. 정말 해금은 슬프디 슬픈 애끓는 소리임에 틀림이 없다....라고 결정을 내리고 있던 참이었는데...
마지막곡인 <서커스>라는 곡에서 그 결정적 선입견을 깨뜨려 버렸다.ㅎ~
24현 가야금과 퍼쿠션...그리고 기타 소품악기들이 함께한 이 마지막 연주는 정말 너무나 흥에 겨운 신나고 멋진 곡이었다.
특히 가야금..... 그렇게 멋드러진 소리가 나다니....
인터미션없이 1시간 반을 꽉채운 공연에서 사실 연주곡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게 아쉬움으로 남고, 앵콜곡을 준비하지 않았다는게 아쉬움을 또 추가시켰다.
마지막곡에 열광적 반응이 있었는데, 그 곡을 앵콜곡으로 해주는 쎈스가 있었으면 했지만...ㅎ
공연형식이 연주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주자에게 더 가까이 가는것이 이 공연의 취지인 거 같았지만,
연주 프로그램에 비해서 대화가 너무 많았다는....
그리고 아무래도 연주가 끊겨서 연주에 푸욱 빠지는 감동을 누릴 수 없었다.
이 프로젝트는 공연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연주자와 대화시간을 가져보는....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것 같다.
다음에 있을 <강동석>과 <양성원&빠스칼 드바이용>은 정말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이미 예매되어 있는 다른 공연들과 겹쳐서...ㅠㅠ
이들의 공연은 너무나 많이 찾아갔기에 연주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간절함이 있는걸 보면, 오늘 강은일의 공연에서 연주가 적어 아쉬움을 받은것은 처음 맞는 강은일의 연주였기에 그랬는 지도 모르겠다.
《진행 장일범》
음악평론가, KBS-FM '장일범의 생생클래식 DJ',
삼성미술관 리움 목요음악회 기획 및 해설,
헤이스 마리아 칼라스홀 음악감독,
안양대 겸임교수, 성균관대, 삼성연수원 출강
◎ 해금의 과거와 미래를 품은 연주자 강은일
"그녀의 활대질(Bowing)은 분명 여느 해금 연주자와 차이가 있다.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 쏟는 그녀의 활대질은 종종 서슬이 시퍼런 칼날에 비교되며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는 항상 대중과의 교감을 꾀하고 있다.
그녀의 연주는 사람의 마음을 끌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 음악계에서 가장 개성적인 해금연주가로 꼽히는 강은일, 그녀는 국악이고 해금 그 자체이다.
전통음악 위에서 다양한 음악 장르, 예술가 그리고 모든 악기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해금의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강은일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해금플러스를 비롯해 바비 맥퍼린, 요시다 형제, NHK 쳄버 오케스트라, KBS국악관현악단 등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및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산타첼로, 루치아노 파바로티, 영화감독 김기덕, 유키 구라모토 등과의 작업을 통하여 해금의 대중화와 세계의 조화,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에 일조하고 있다.
삶의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는 책임감 속에 가느다란 두 줄의 활대질 속에서 뿜어 나오는 무아지경의 소리를 추구하는 그녀만의 해금이야기에 빠져보자.
《Profile》
- 국립 국악고등학교 졸업
- 한양대 음대 국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 KBS 국악 관현악단원, 경기도립 국악단 해금수석 역임
- 현재 해금 솔리스트, 숙명여대 겸임교수
- 앨범 오래된 미래, 미래의 기억
- 2004 국회 대중문화 & 미디어 대상
- 2004 KBS국악대상(관악부문)
- 200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 2006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공연후기-클래식(200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과 함께하는 “리듬의 매력”/2007.9.1/예당 (0) | 2007.09.02 |
---|---|
피아니스트 이은정의‘순수, 그리고 열정...’ /2007.8.30/세종체임버 홀 (0) | 2007.08.31 |
조이스 양 피아노 리사이틀/2007.11.15/호암 (0) | 2007.08.17 |
기돈 크레머 & 크레메라타 발티카/2007.10.29/예당 (0) | 2007.08.17 |
크리스티안 틸레만 &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2007.11.11/성남 (0) | 2007.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