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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체임버 합창단 내한공연 후기.....

나베가 2007. 2. 12. 22:55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합창단 내한공연 후기.....
NAME : 나현희 DATE : 2006-11-03
EMAIL : ys0491@hananet.net VIEW : 140

 

아침내내 어제 사온 음반을 듣고 있다.

어제 만큼의 감동은 아니겠지만

내 마음속의 울림은 어제 공연의 연속이다.

마치 꿈속에서 천사의 노래를 듣고 있는 듯~

 

언제 또다시 그런 감동과 놀라움을 느껴볼 수 있을까....

 

1부의 순서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무대의 조명은 꺼지고 합창단원들도 무대를 퇴장해 버렸다

'어?? 벌써 1부가 끝났나? 아닌데...'

하고 있었는데, 객석에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순간의 놀라움!!

합창단원들이 어느새 2층 합창석에 올라가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일렬로 한군데 서있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양쪽 사이드....

아!!  글구...2층 객석 맨앞 가운데에 또 몇명이 서있는 것이었다.

20명남짓밖에 되지 않는 인원이.....

이렇듯 예술의 전당 홀에 빙두르듯 흩어져 서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1부의 마지막곡인   Immortal Bach (Kunt Nystedt )을 불렀다.

그 순간의 놀라움이란 !!!

정말 놀라웠다고 표현할 밖에.....

예술의 전당홀 전체를 메우며 퍼지는 그 울림이......

정말 금방 천사가 어디선가 쏟아져 내려올것만 같았다.

이런 소리.....

감동과 놀라움에 가슴이 떨려왔다.

 

나는 그 느낌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인터미션 내내 꼼짝도 않고 앉아서 팜플릿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소리를 내는 위치와 내가 듣는 위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그 엄청난 차이를 어제 이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서야 깨닫다니...평소엔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던게 사실이었다.

 

이들 합창단원은 처음부터 그 위치에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는 듯 했다.

수시로 자리를 바꾸어 가며 노래했고, 또 리게티의 영원한 빛(Lux aeterna)을 노래할땐

전단원이 무대 뒷벽에 바짝 붙어서 노래를 불렀다.

특히 이곡은 일반 합창곡과는 매우 달랐는데, 이는 화성적 음악으로 되어있는 대표적인  실험작품이라고 했다. 복잡한 카논 형식의 온음계적인 16성부로 진행되는 것이 이곡의 특징이라고 했는데....

정말 생전 처음 접해보는 그런 합창곡이었고 16명이 각기 내는 그 완벽한 음들에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했다. 

 

어느새  새로운 무대도 꾸며졌고, 2부가 시작되었다.

찬조출연인 '최훈차 콰이어'의 무대였다.

 

작년에 양재에 있는 교회에서 합창공연이 있어 갔었는데, 그때 최훈차 콰이어의 공연을 봤던 일이

떠올랐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 지 금방 느낄 수 있을 만큼 노래를 잘 했다.

'역시 음악은 예술의 전당에서 들어야 해...'라는 느낌과 함께.

작년에 교회에선 느낄 수 없었던 아름다움이 나를 감싸왔다.

 

슈투트가르트 합창단은 전체 레파토리를 무반주 아카펠라로 불렀었는데, 무대에 한아름(?)올려진

피아노와 오르간과 스피커들을 그제서야 알것 같았다.

예술의 전당에 '파이프 오르간' 하나가 없다니....그것이 예당의 최고의 실수인 셈이다.

잠시....

좀전에 합창단이 선사했던 홀 전체를 메우는 그런 울림...

오르간 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최훈차 콰이어는 3곡의 노래를 불렀는데, 마지막 3번째 곡 '알렐루야'를 부를때의 아름다운 목소리들이 한동안 나를 사로잡았다. 특히 테너의 감미로움이...

사실 난 테너보다는 바리톤과 베이스 음색을 좋아하는데, 정말 이들이 들려주는 테너의 감미로움은 순간 내 눈길을 남성 합창단원으로 잡아 끌게 만들 정도였다.

남성 합창의 밑에서 부터 감싸오는 거대한 울림(?)과는 전혀 다른 감미로움.....

여성의 음색에선 전혀 맛볼수 없는...^^

 

2부에서 들려주는 곡목의 기대도 컸다.

브람스 노래 모음곡도 그랬고, 바그너의 '베젠동크의 5개의 시' 도 그랬고, 말러의 '젊은 날의 노래' 열두번째의 곡'이별 후에' 도 그랬다.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는 한치의 오차도 없다는 것에 대해서 ....계속 생각을 햇다.

 

21명, 또는 16명이 나와서 무반주로 노래를 하는데, 그들이 내는 소리는 어떤때는 모두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 것만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소리와 조화로움을 만들고 있었다.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는게 저런거구나!!!

 

공연이 끝나고 팬사인회까지 마친다음 광장을 가로질러 나오는 동안에도 나는 '절대음감'과 '그 오차'에대한 생각에 휘둘렸다.

그 놀라움과 아름다움과 함께...

한번쯤 더 1부에서 맛보았던 -합창석과 2층 객석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더 이상 들을 수는 없었다.

 

괜스레 앞으로 있을 공연들로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아르농쿠르 내한공연에서 들려줄 모짤트 레퀴엠의 또 한번의 환상의 합창과

리얼그룹과 킹스칼리지의 감동의 아카펠라의 하모니와

브린터펠의 울림까지.....

 

으윽!!!

11월!!!

달력에 빼곡히 표시되어 있는 공연 프로그램들!

특히 11월엔 숨막히게 하는 공연들로 벌써부터 가슴이 콩딱거린다.

 

 

 

베가

http://blog.daum.net/nhhbear


 
이름 : 이남옥 2006-11-07 16:00
현희님의 글은 읽을때마다 열정이 넘치시는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셨네요.. 무대를 고스란히 옮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 : Club BALCONY 2006-11-06 10:09
보이스로 가득찬 무대는 악기와 또다른 매력이 있지요~나현희 회원님께서 올려주시는 공연 후기는 따끈따끈함에 현장감이 넘쳐 너무 좋아요~여러 분들을 대신해 공연장을 누비시는 우리의 리포터로 계속 멋진 감상 함께 나눠주셔요~^^
이름 : 서소희 2006-11-03 16:11
글만 읽어도 가슴이 울컥거립니다.
이름 : 조은미 2006-11-03 11:32
정말! 부러워요~그 열정과 글솜씨가...ㅎㅎ^^
이름 : 우현경 2006-11-03 11:25
마자요~~ 정말 열정적인 분이세요~~^^*
이름 : 노선정 2006-11-03 11:21
뭐라 댓글을 달아야 할지 생각지 나지 않습니다. 올리신 글을 읽고 그냥 아쉬움, 안타까움 뭐 이런 것들이 제멋대로 뭉쳐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올리신 후기 읽을때마다 정말 대단하시고, 부럽고...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