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같은 바이올린 소리....오귀스탱 뒤메이 연주(사진첨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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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에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간 거 같다. '아~못 봤으면 어쩔 뻔 했어!' 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좋았던 시간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줄기만 남은 채, 그 풍성했던 나뭇잎들의 후들거림의 느낌들은 다 떨구어져 버린 듯...텅빈....
아주 사소한 사건 하나를 가지고도 몇날 며칠을 깔깔대며 얘기했던... 아니, 영화 한편을 보고도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그 줄거리와 느낌들을 그대로 전달해 직접 본 거보다 더 리얼하다고 했던... 한 때 젊은 시절이 막연하게 스쳐 지나간다. 정말 모든건 다 때가 있는거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람이 좀 진중해져야 할것 같은 그런 면에서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ㅎㅎㅎ 또 억지부림이다~
암튼 '지성과 감성의 완벽한 조화' '이렇게 꿈결같은 바이올린 소리가 또 있을까....' 등등 그의 대한 강한 유혹의 말들과 세계를 호령하는 지휘자들과의 협연무대, 수많은 그의 음반 작업과 그랑프리, 그라모폰,그래미 상을 수상한 그의 음반들... 그리고 이번 내한 연주의 레파토리가 꼭 보고 싶은 연주회의 하나로 나를 강하게 유혹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정이 생겨서 정말 이 연주회를 못보게 된것이다. 어짜피 연초 패키지 예매를 한것이라 취소도 되지 않아 그냥 버텨보기로 했다. 정말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 그래야 겠지??? 남편이 해외 파견 근무 나갔다가 6개월 만에 귀국한 담 날에 낚시를 갔으니.... 섭한 마음도 쬐금은 있었지만...내심 고맙기도 한....아니, 공연후 벅찬 마음을 가다듬으며 일숙 언니에게 '아! 이 공연 못봤으면 어쩔뻔 했어~'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으니깐.. 정말 너무나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는게 맞는 말이다.
ㅎㅎㅎ 회사 낚시회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가는 낚시라고... 그래서 꼭 가야될 낚시처럼 .... 하지만 미안한 맘을 가득 풍기고 있는 남편에게 이 공연이 있음을 알면 되려 또 섭한 마음을 가질까봐 시침이를 뚝 떼고 보내놓곤 나도 좀 일찍 서둘러서 일숙언니를 만났다. 스타벅스 커피숍에서의 1시간 동안의 수다.... 그 어느때 보다도 커피 향만으로도 흠뻑 취할 수 있는 계절...이 가을에 바닐라 향이 첨가된 따뜻하고 진한 스타벅스 커피에 치즈케잌과 구수한 베이글 토스트 한조각과 함께 한 뒤메이를 비롯한 그동안의 연주얘기로 한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는 일찍 조기 예매를 한 덕분에 1층이고 언니는 2층이라 인터미션 시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홀안으로 들어갔다. 무대 바닥이 검은 색이라서 그런 지 유난히 어둡게 느껴지는 LG아트센터... 잠시 적막이 흐르고... 생각보다 너무나 커서 (앞자리여서 그랬나?? 유독 작은 일본인 피아니스트랑 함께 나와서 그랬나~~) 거인처럼 느껴진 그가 하얀 머릿결을 휫날리며 성큼 성큼 무대로 나왔다. 마치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야수처럼 나온 팜플릿 사진을 보다가 직접 그의 훤칠한 모습을 보니 그저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기만 한 인상이다. 그런 그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쬐끄만 바이올린을 들고 있다. 정말 그 악기가 너무 작게 느껴져서 도대체 무슨 소리가 날까...의구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연주가 시작되자, 그런 의구심은 일순간에 사라졌다. 저렇게 큰 체구에서 어쩌면 저렇게도 섬세한 소리를 낼수 있을까 싶었다. 더우기 피아니스트와의 호흡은 정말 숨을 멎게 할 만큼 감미롭고 나를 숨도 못쉬게 만들었다. 아니...정말 그렇게 오랜동안 연주회를 다녔지만, 이처럼 숨소리 하나 안나고 공연 분위기에 푸욱 빠질 수 있었던 일은 드물었던 거 같다. 연주 한악장이 끝나면 의례 못다한 기침들을 해대느라 공연장이 일순간에 기침홍수를 이루는데...그 소리조차도 잠잠했으니까...
글쎄,,,그저 지나치면서 들었을까...자주 듣지 않아 조금은 생소했던 두번째 곡-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특히나 내겐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인터미션 시간에 만난 언니도 흥분하면서... 정말 너무나 좋다고...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주가 언닌 너무나 좋다고...언니의 그 표정- 되려 안타까워 죽겠다는 듯한 ...ㅎㅎㅎ
이제 2부... 언제나 들어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가는 곡.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이곡을 들을때 마다 베토벤의 그 어떤 곡 보다도 나는 베토벤의 애절함을 강하게 느낀다. 그를 그린 영화 '불멸의 연인' 때문이다. 그 영화에서... 제목에서 풍겨나듯 가슴에 묻어둔 그 깊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그 불멸의 연인에게로 달려갈 때....그때 이 크로이처가 그의 뛰는 심장만큼이나 빠르게 공간을 메운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
호텔에서 기다리던 그녀는 영화가 항상 그렇듯 ...마지막 그 순간에 서로 엇갈려 호텔을 떠나고 마는....오옷!! 통재라 애재라!!! 나는 베토벤을 떠올릴 때마다 그 간절함이 베어나와 아프다. 그가 귀가 안들리는 그 고통보다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주옥같은 곡들을 남겨준 불굴의 의지보다도... 그의 가슴깊이 묻어둔...그 사랑의 아픔... 그에겐 표현조차 하지 못했던... 그만큼 순수하고 맑은 영혼이...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을땐 애닳음과 애끓음이 늘 함께 느껴진다.
그런 베토벤의 크로이처... 일본 최초로 차이콥스키 콩쿨에서 3등상을 타고,쇼팽 콩쿠르에서 4등상을 탄 실력있는 피아니스트 '미치에 코야마'와 뒤메이의 연주는 더 말할 나위 없는 환상의 하모니였다. 입을 꽉 다물고 입꼬리는 귀에 닿을 듯 활짝 웃던 피아니스트 미치에 코야마의 앳되고 순수한 이미지를 그의 연주와 함께 잊지 못할거 같다. 눈을 감고 마치 자신도 그 감정속에 휘말린 듯 연주하다가도 폭풍처럼 강하게 휘몰아 치는 연주를 할때는 전율이 잃게도 만들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듯.... 너무도 깔끔한... 그러면서도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다운...
바이올리니스트 '최은규'씨의 말처럼, 이토록 꿈결같은 바이올린 소리가 있을까...싶었다.
2006.10.19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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