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모로코,포르투칼(2005.3)

12.스페인/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로 너머가는 기막힌 설경/2005년 3월 여

나베가 2006. 8. 13. 20:18

 

[남부의 그라나다를 떠나 동부의 발렌시아로....바르셀로나로...]

 

아름다운 스페인 남부를 떠나 이제 동부 내륙지방으로 발길을 옮긴다.

원래 일정으론 어제 알함브라궁전을 보고 오늘 아침에 그라나다를 떠나 발렌시아에 가서 시내 관광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지난 아침 모로코에서 사투를 벌이며 겨우 모로코를 빠져나오는데 하루를 몽땅 소비했으므로 일정이 바뀐것이다.

 

이제부터 우린 바르셀로나로 가기위해서 중간에 발렌시아에 도착해 하루 묵고 가는 일정만이 남았다.

그리고 담날 아침 우린 또 달린다. 바르셀로나까지 워낙 먼 길이기 때문에 <무려 12시간이나 걸린다.> 

보통 좀 좋은 여행사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코스다.

그러나 아래의 사진들이 증명하듯이 나는 이 길을 넘어 간것이 크나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적인 ...어쩌면 그 누구도 다시 볼 수 없을 그 경치속에서 무려 10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달렸으므로...


20년 만이라고 했던가??

하여튼 수 십년만에 2월말에 그렇게 폭설이 내린것은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현지 가이드가 스페인에 간지가 15년 되었는데, 처음 경험한 일이라고 했으니...

우리는 알함브라에서 4계절을 다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라나다는 <네바다 산맥>이 있어서 자연 경관이 아주 휼륭한 곳이란다.

사막 지역이라서 물이 귀해서 석류를 심기 시작했다고...<그라나다>란 지명도 <석류>라는 뜻이란다.

베낭 여행객들이 <그라나다>를 최고의 관광지뿐 아니라 살고 싶은곳 1위로 뽑는다는데, 그 이유는

첫째가 물가가 스페인 전역에서 가장 싸고-마드리드가 이곳보다 1.5배정도 비싸다고 하니까...

둘째가 친절하고

셋째가 미인들이 많아서란다.ㅎㅎ

남부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산맥을 끼고 있다고...

 

발렌시아 관광이 취소되었지만, 우리는 너무나 복이 많은거라고, 눈,비를 피해서 다닌다고....가이드는 또 흥분했다.

어떤 팀은 아예 도로에서 하루 밤을 보낸 팀도 있으며, 모로코에서 나온 배도 우리가 타고 나온 배가 마지막 이었다고...

차라리 태풍 때문에 못 들어간 팀은 그래도 스페인에 워낙 볼 것이 많기 때문에 차라리 낫다고 하면서...

혼자서 다행이라며 좋아 죽는다, 정말 귀엽고 순진했던 가이드다.


어쨋든 가이드는 그라나다에서 유일하게 있었던 <플라멩코>를 우리에게 팔았어야(?) 했는데...

모두들 멀미를 해서 다 죽어가는데...될일이 아니었다.

 

 

 

 

 

 

 

그라나다 중심지를 벗어나 네바다 산맥으로 들어섰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사막이 아니라 그냥 황량한 들판같은 ...그런 사막.

날씨가 따뜻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눈이 내렸으므로 아직도 잔설이 있어 그 분위기는

여간 이색적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절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대 자연의 광할함!!

그 광활함에 나는 점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해를 받는 곳은 눈이 녹아있고,지대가 좀 높은 곳은 하얗게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간간히 초록과 붉은 지붕과 하얀벽의 집들과 멀리 하얀눈...그 조화로움뿐 만이 아니라 그 멀리 하얗게 쌓인 눈의 광할함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맥에 들어선것 같다.

끝도 없는 산봉우리들의 향연!!

가까이는 초록과 어울리고, 멀리는 하얗다 못해서 푸르다.

하늘의 경계선을 벌써부터 깨졌다.

우리 모두는 너나 할거 없이 사진 찍느라 미친사람들 같다.

급기야 일어서고, 왔다 갔다 하고....

나도 꽁지머리 교수님 따라 수없이 찍어댔다.


급기야, 일행중 한 아저씨....

"아직도 용량이 남아 있어요?"

"매일 밤마다 지우거든요~ "

푸하하핫<<<

"오옷~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주변사람들 모두가 웃어재꼈다.

그제서야 교수님, "그 사진 제가 오늘 제 컴에 저장시켜 나중에 보내 줄께요" 했다.

덕분에 나는 이제 그 아까운 사진을 매일밤 정신없이 다 지워버리는 수고와 안타까움은 면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숨도 쉬지 못했다고 ....

더 이상 수식어를 생각해 낼 수 없음이 한계다.

 

물론 마드리드는 좀 춥지만, 지중해변이라도 더우기 3월~옷도 얄팍하게 준비를 해가지고 왔는데...

이런 설경을 구경하리라곤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첫날 마드리드에서 포르투칼로 갈때도 온 세상이 하얀...어떤 일행이 본것이라곤 4시간 동안 하얀색...눈밖에 본것이 없다고...난리를 쳤었지만...그거와는 전혀 다른

오로지 사람이 살지 않는 지구를 탐색하듯 대자연의 광활함과 마치 만년설을 멀리하고 온갖 모양새의 산들로 끝없이 이어지는 곳을 달려가고 있으니...

 

 

 

 

아무렇게나 쌩쌩 달리는 버스속에서 마구 찍어 댔어도 이렇게 멋지니....

1년도 더 지난 지금, 8월말에 쓰고 있는 대도 그 기억에 가슴이 시릴 정도다.

 

 

 

 

 

 

 

 

 

 

여기서 부터는 지층이 지각변동을 일으켜 갈라져 떨어져 내린 듯~

온갖 형상으로 우리의 혼을 빼앗아 갔다.

 

 

 

 

 

 

 

어떻게 흰구름과 산등성이의 그 사이로 저렇게 예쁜 셀루리안 블루 빛까을 낼 수 있을까!!

 

 

 

 

땅과 하늘의 경계!!

하얀 설경속에 발자욱 하나 없는...

그저 잔잔한 호수의 수면같다.

 

 

 

 

 

 

 

 

 

 

 

 

 

 

여행 다녀온 지도 너무 오래되어서 ...이렇게 끄집어 내기 전에는 백지였었는데....

그저...

"으음~ 스페인 디게 좋아!" 이게 다 였었는데...

가슴이 벅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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