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간
2006년 6월 15일 (목)
오후 8시
주최
LG아트센터
장소
LG아트센터
연주
존 윌리암스 (John Williams)- 기타
리차드 하비 (Richard Harvey)
- 플룻, 리코더, 만돌린 등 20여가지 악기
프로그램
G.F. HANDEL ---- Sonata in F
RICHARD HARVEY ----
Gothic Suite (Medieval European)
FREDERIC HAND ---- Prayer
THURLOUGH
O’CAROLAN ----- O’Carolan Suite
South American set:
PEDRO
ELIAS GUTIERREZ ----- Alma Llanera
ASTOR PIAZZOLA ----- Café 1930
RICHARD HARVEY ----- Suling Bandung
Chinese pieces:
TRAD. CHINESE (arr. RICHARD HARVEY) ----- Huija 18 beats
African
set:
FRANCIS BEBEY ----- Engome
RALANTO ----- Omby
RICHARD
HARVEY ----- Enfield Dances
작품 소개
기타 선율과 함께 어우러지는 세계 각국의 전통 타악기와, 플룻, 리코더, 휘슬, 만돌린 등 20여 가지 악기들은 때로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로, 때로는 정열의 남미나 우리에게 친숙한 아시아로, 또 어떤 때는 고대 바로크를 넘나들며, 존 윌리암스와 리차드 하비의 시공을 초월하는
음악 여행에 관객을 동참시킨다.
1958년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였던 세고비아에게 “기타의 왕자가 출현했다”는 극찬을 들으며
데뷰한 존 윌리암스는 최고의 클래식 기타 연주자라는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고 재즈와 영화음악으로 그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혀갔다. 또한, 최근에는
그룹 “Attaccs”를 조직하여 클래식과 전자음악을 결합시킨 실험음악을 연구하는가 하면 “존 윌리암스와 친구들”이라는 타이틀의 공연과 앨범으로
세계 곳곳의 민속음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라이온 킹”에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악기연주로
우리의 귀에 더 친숙한 리차드 하비. 600종류의 악기를 수집하고 연주하며, 셀 수 없는 TV 프로그램과 30 여편의 영화음악을 작업하고, 폴
매카트니, 엘비스 코스텔로, 모리스 자르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음악적 교류를 하고 있는 그는 1988년부터 존 윌리암스와 함께 알려지지
않은 세계 곳곳의 음악을 소개하는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공연 후기.....
티켓을 지난번 보리스 에이프먼 발레공연때 미리 찾아놨기 때문에 촉박한 시간속에서도 그나마 여유가 있었으므로 스타벅스에 들러서 커피를 한잔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2층 로비에 앉아서 프로그램과 연주자들 프로필을 다시 한번 보면서 커피를 마시니, 피곤에 절어있던 몸이 바짝 정신이 드는것만 같다.
8시가 되어 마시던 커피를 맡기고 홀안으로 들어갔다.
나무색 칸막이로 무대 반을 둥그렇게 막아 놓아서 익숙하던 무대가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훨씬 아늑하고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무대 위에는 마치 악기 전시장 처럼 수많은 악기들이 놓여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편안한 옷차림으로 두 연주자가 나란히 입장을 했다.
하비가 서툴렀지만 그래도 인사말은 능숙하게 한국말로 해서 우리에게 웃음과 반가움을 선물했다.그리고는 너무나 고요하고 잔잔하게 기타반주는 시작되었고, 하비의 리코더 연주도 시작되었다.
너무나 감미롭고 때론 짓굿다는 느낌이 들만큼 하비의 악기는 계속 바뀌었다.
참으로 보지도 못했을 뿐만아니라 신기하기까지 한 악기들을 선보이며 연주는 계속되었다. 나는 탁자위와 바닥에 놓여져 있는 악기를 몇번이나 헤아려 보았다.
대략 20개정도.....그 이상 되는거 같기도 하고....
도대체 저런 악기들은 어디서 구했을까....아님 개발해 낸건가...
의구심이 들정도 였다.
나중에 팜플릿을 다시보니 하비는 악기 수집가로 600개가 넘는 악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윌리엄스의 기막힌 기타연주에 각양 각색의 음색들이 더해지니 객석은 신비로운 세계로 빠져들어가 있는 듯 했다.
정말이지 한 연주가 끝나면...아니, 연주 중에도 수없이 들리는 기침 소리가 공연내내 하번도 들리지 않았다. 모두가 이들 연주의 아름다움과 고요속에 침잠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특히 두 연주자가 연주에 몰두하다가도 서로 잠시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던지는 모습은...연주만큼이나 아름답고 소박한 느낌이 들게 했다.
공연에 왔다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그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그의 감미로운 연주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까...내 앞자리 연인은 어깨에 기대고 있고, 내 옆자리 연인은 서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
윌리암스보다 하비는 체구도 훨씬 큰데, 20개가 넘는 악기를 신기에 가까울 만큼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는 느낌이 들만큼 개구장이 같았다.
반면 시종일관 연주에 깊이 몰두하던 윌리암스는 때론 기타 통을 둥둥 치기도 하고 현을 손바닥으로 치기도 하는데....그 울림이 얼마나 깊이 있고 근사하게 들리던지...
특히 앵콜연주...
하비는 여러종류의 팬플룻을 연주했지만, 앵콜곡때 분 팬플룻은 연주를 하는것이 아니라 마치 숨을 쉬듯했다.
깨고 싶지 않은 꿈...
아니, 이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갔을 때의 광경...어두운 밤,도시 건물,도로 가득한 자동차, 지하철..
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햇빛 찬란한 대 자연을 꿈꾸게 만들었다.
나는 순간
드넓게 펼쳐져 있는 초원과 대지의 숨결을 느꼈다.
그리고 바람결에 나부끼는 인간의 영혼의 소리가 마치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것은 너무나 멋진 꿈이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손을 흔들며 무대뒤로 들어가던 다정한 그 둘의 모습이...
마치 사랑하는 애인과 작별인사 하듯 애틋하고 푸근하고....
자꾸 눈에 밟힌다.
2006.6.15
베가.
여행자의 손끝, 미래를 향한 시선
- 존
윌리암스와 리차드 하비, 지구촌의 하늘, 숲과 강이 간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다.
글: 강민석/
음악칼럼니스트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은 적어도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와 같이 릴렉스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예술가에게는 따분한 경구일
것이다. 동료이자 작곡가인 피터 스컬토프Peter Sculthorpe가 존 윌리엄스에게 변치 않는 호감을 가지는 이유를 언급한 데 의하면
그렇다. 신경을 곤두세워 하루를 보내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기보다 편안하게 쉬는 것을 즐기는 음악가가 만든 음악이, 듣는
이에게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영화 <디어 헌터The Deer Hunter>의 ‘Cavatina'나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A Fish Called Wanda> 등의 영화음악에 삽입된 기타 연주를 통해 더 알려져서 이기도 하지만, 동시대 다른 클래식 기타의
거장들보다 조금은 편하게 느껴지는 존재감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니라, 존 윌리엄스 자신이 갖고 있는 낙천적인 기질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드라마틱하고 난해한 연주보다는 릴렉스된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밝은 음색을, 고향인 호주에서 난 나무로 만든 기타로 연주하기를 즐기는 존
윌리엄스. 우리 시대 널리 사랑 받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로서 그가 지난 40여 년간 걸어온 길의 원동력은 상상력과 릴렉스다. 그가 다재다능한
작곡가이자 월드뮤직 연주가로 20년지기 음악 동반자인 리차드 하비와 하모니를 이룬 연주는 즐거운 상상과 휴식이 있는 여행이자 향기로운 식탁이다.
세계음악 그리고 미래로의 여정-World Music, World Tour
70년대부터 스패니쉬 음악을
레코딩해왔을뿐더러, 파라과이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베리오즈 망고레의 곡을 특히 즐겨 연주해온 존 윌리엄스는 꾸준히 ‘라틴적’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아프리카와 쿠바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과 채록한 선율들로 2001년 발표한 앨범
현대음악에 대한 존 윌리엄스의 남다른 애착 역시 완숙기인 지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티븐 도슨, 앙드레 프레빈 등의 작곡가들이 만들어준 새 작품들을 연주하는 것을 전통적인 레퍼터리보다 더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리차드 하비 역시 꾸준히 존 윌리엄스를 위해 새로운 협주곡을 만들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작곡가이다. 동시대 가장 유쾌하고 모험심
넘치는 기타리스트에게 빠르고 복잡한 핑거링을 요구하는 곡을 선사하는 기쁨, 그리고 그의 재능에 관해 리차드 하비는 이런 유머를 동원하여
피력했다. “존에게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써주고 싶었다. 과거의 춤곡 스타일을 따른 작품인데, 이 곡으로 존이 연주 불가능한
것을 쓰려 했지만 이 점에서는 실패하고 말았다.”
2003년에 가졌던 내한 독주회에서 텔레만, 바흐, 그라나도스 등과 함께
세네갈과 베네주엘라 음악을 선보였던 존 윌리엄스는, 이번에는 가장 유니크한 크로스오버 작곡가이자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인 리차드 하비와 함께
한국에서 갖는 3년만의 연주회에서 한층 생생한 음악여행보고서를 펼쳐놓는다. 최근 20년 동안 각종 음악 프로젝트를 함께 실현해오고 있는 두
사람은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일랜드, 남미에 이르는 광대한 여정 및 음악문화를 이들의 문법에 맞게 소화하고 재탄생시키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헨델의 소나타로 시작하여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맹인 음악가 오캐롤런의 조곡, 그리고 남미 음악으로
구티에레즈의 ‘Alma Llanera'와 피아졸라의 ’Cafe 1930'를 들려준다. 아시아 음악으로는 중국 전통민요 ‘Huija 18
beats'를, 아프리카 음악으로 앨범
듀오로서의 월드 투어는 그동안 함께 모으고
다듬어온 지구촌의 숲과 강 그리고 삶의 주인공들이 간직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여정이다. 존 윌리엄스가 그려놓은 우아하고 유쾌한 지도 위에서 리차드
하비는 기꺼이 색깔과 향기가 다른 흙과 열매, 또는 명랑하고 신비한 물결과 바람을 그린다. 두 사람의 앙상블은 수학적으로 계산된 연주의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생성과 소멸의 원리에 충실한 사람과 자연의 신비로운 공명을 섞고 읊조리는 화학적 시학인 것이다.
오십 년 동안
클래식 기타에 열정과 혼을 바쳐온 음악인생과 철학이 거장의 중량과 심오한 깊이를 넘어 동시대 세계로부터 호흡한 삶의 이야기와 애정을 우리는
음미하게 된다. 이를 우리는 음악의 거장이 성취해가는 미래를 위한 지구적 시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며, 현재와 미래에 관한 성찰의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의 악기들과 삶의 역사 그리고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그려내는 음악의 푸르른 지도 속에 스며드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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