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이 공연을 반가운 마음에 예매를 해두었는데, 공연날이 임박하고 보니 어머님 제사날
강동석 연주회가 있는 것이었다.
더욱이 강동석의 프로그램이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5번' 이었다. 머리를 쥐어박을 만큼 안타까움이 극에 달했는데 다시 보니 공연시간이 저녁 7시반이 아니고
일요일인 관계로 5시였던 것이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집에 8시40분 정도까진 올 수 있을거 같았다.
완벽하게 준비를 해놓고 나간다면 ...
순간 햇살이 찬란하게 비추이는 것만 같았다.
자그만치 고만 고만한 시누이들이 5명이나 되는 힘든 상황이었지만...강동석의 연주를 보기위해선 무엇이든 지 할 수 있었다.
남편에게 이 간절함을 얘기하곤 밤부터 꼬박 혼자서 제사 음식을 완벽하게 준비해 놓고는 공연장으로 나섰다.
내 간절함만큼이나 이 날 강동석의 차이콥스키는 최고의 연주로 들렸다.
현이 끊어질듯함....
그 짜릿한 순간에....정말 그 큰 세종문화회관엔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었다.
지금 거의 매주...그 이상 공연장을 찾지만, 이 날의 그 숨막히는 짜릿함을 느끼기 쉽지않다.
왠일인 지...요즘은 왜 그렇게 기침들을 해대는 지...공기때문인가...
아니면 그때의 내 마음이 온전히 그에게 빨려들어가 있어서 일체의 다른 소리는 느낄 수 없었는 지도 모르겠지만.....
욕심에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싸인까지 받아왔던 잊을 수 없는 공연중의 하나다.
물론 버스속에서도 달리는 기분으로 촉박한 심정으로 들어왔지만, 그날 시누이들은 내가 공연장에 간 사실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
단지 급한 일이 있었나 보다 싶었을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한마디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놈의 시집살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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