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6년)

587회 KBS정기 연주회-말러시리즈 2006 &리차드 용재오닐

나베가 2006. 5. 15. 12:47

말러 시리즈 2006

 

지휘 ; 장윤성

협연 ; 리차드 용재오닐

 

프로그램

 

1부 - 헌데미트 비올라 협주곡 - 백조고기를 굽는 사람

2부 - 말러 교향곡 제 5번 c샤프단조

 

 

요즘 말러의 인기가 대단하다.

궂이 말러리안이 아닌 나도 작년부터 벌써 몇번이나 말러 연주를 들은거 같다.

몇해전 부터 부천 필하모닉의 '임헌정' 지휘자가 말러 시리즈 연주를 처음으로 시작 하면서 폭발적으로 말러동호회가 생긴걸로 알고 있다.

지방에서 부터 올라오고....

정말 '말러리안' 들의 정열이 대단하다고 생각든다.

 

하긴 작년 성남 아트홀 개관 기념 콘서트로 말러 교향곡 2번에 한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해석에 뛰어나다는 '카플란'이 왔었는데....그때도 대단한 열기였었다.

공연장 음향시설이 엉망이라서 그랬지만...

하여튼 팬사인회를 하는데 내 앞 말러리안은 카플란도 놀랄정도의 휘귀 음반을 포함해서 쇼핑빽으로 한가방을 챙겨와서 싸인을 받아갔다.

원래는 사람들이 많은관계로 싸인회때마다 한곳에만 싸인을 받도록 진행 요원들이 진행을 돕는데, 그때만큼은 모두들 놀라서 아무도 말릴 생각조차 않했었다.

아니, 차라리 주변사람들 모두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구경들을 할정도였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말러리안들 인것 같았다.

 

사실 나는 '말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부천필하모닉 말러 시리즈 공연을 계기로 마지막에 제 8번 천인교향곡을 처음으로 관심을 갖고 듣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분위기 때문인 지...그 이후 우연찮게도 말러 연주를 들을 기회가 많았던거 같다.

집중력도 생기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관악기나 타악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제는 모짜르트 음악처럼 아름답기만 한 곡들보다 때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하고

각각 파트별로 악기의 소리에 빠져볼수도 있는....스케일도 방대하고...때로는 섬세하고..

 

어쨋든 연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말러를 비롯한 현대음악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집에서는 크게 들을 수도 없지만, 음반으로 듣는것과는 가히 비교할 수 없는  말러 교향곡을

이렇게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게 정말 행복할 뿐이다.

 

특히 타악기 연주자들의 연주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언제부터인 지 아주 흥미로와졌다.

금관악기파트와 목관악기 파트의 연주모습을 보는것도....그 악기소리를 독주로 듣는 것도 아주 흥미롭고....사이 사이 하프의 아름답고 구슬픈 현의 울림과 현악기들의 활없이 뜯는 소리 -이걸 뭐라고 하더라?? - 하여튼 흥미롭고 아름다웠다.

 

'백조고기를 굽는 사람들' 을 듣고 있노라니 - 사실 처음 듣는 낯선 곡이었다.

감미로운 현악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거칠고 어둡고, 무거운.....그런느낌이 지배적이었다.

하긴 이제껏 그렇게 많은 연주회를 다녔지만 독주회가 아니고서 바이올린 파트가 빠진 오케스트라 연주는 처음 경험한 연주회였다.

나름대로 첼로와 베이스만으로 구성된 ....독특한 음을 들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생각든다.

 

리차드 용재오닐-(KBS정기 연주회 전, 팬미팅의 모습)

 

 

끝에 말러 동호회에서 읽은 후기를  퍼서  실었다.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많이 ...집중해서 들으면 이정도의 후기를 실을정도로 귀가 트이려나??

아직은 이처럼 세세하게는 잘 모르겠다.

그냥 전체적인 느낌으로 알  뿐이다.

아직 음악을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그냥 음악이 좋고, 공연장에 가서 음악에 빠질수 있다는게 행복한 것이다.

성악이 좋고, 실내악이 좋고, 독주가 좋고...협주곡이 좋았는데..요즘 교향곡이 좋아졌다.

현대음악도 .....스케일이 방대한 음악들도...

아마 이런것들은 공연장이 아니면 제대로 들을 수도 없고 제대로 느낄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집에서야 어찌 시끄러워서 들을 수나 있겠는가....클래식을 싫어하는 가족들도 있으니..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라, 무용에서도 아름다운 고전발레보다는 힘있고 천재적인 창의력에 압도당하는 현대무용에 매료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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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힌데미트의 <백조고기 굽는 사람>은 참 흥미로운 곡이더군요.
제가 힌데미트를 꽤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요.
나중에 음반으로 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실 전 용재 오닐의 '인간승리'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연주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비록 어딘가 모르게 연주 스타일이 '미국식'(?)이라는 어렴풋한 느낌과
때로 지나치게 활을 눌러 긋는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인가요, 3악장 중간에서 활을 한 번 놓친 적이 있었죠.
그거만 빼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반주는, 말러 5번 같은 대곡과 함께 연주하게 되는 상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그다지... 힌데미트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둔탁하더군요. 특히 현악 파트에는 성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 메인인 말러로 넘어가서...
1악장 첫머리를 여는 트럼펫은 삑사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불안정했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템포가 무리하게 느리더군요.
그 탓도 있겠고, 타악기 주자들을 의식한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만
금관 파트, 특히 트럼펫은 적절한 템포를 찾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이었습니다.
셋잇단음표 처리는 너무 경직되어 있었고요.
1트리오를 지나면서부터는 앙상블에 난조가 오더군요.
전체적으로도 그랬지만 특히 현악 파트 내에서도 그랬습니다.

2악장은 연주에서도 1악장의 연장선상에 있었습니다.
특히 첫머리에서 보여준 팀파니스트 분의 무지막지한 연주는
정말 듣다가 앞으로 고꾸라지게 만들더군요.
어울리는 것은 고사하고 있을 수 없는 연주였습니다.
이후에도 그다지... 리듬 처리가 분명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좀 더 크게 연주해도 무방했을 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는
상식적인 다이내믹이었고요. 그것 참.
솔직히 그 충격이 너무나 컸던 나머지 다른 문제점들은 기억이 나지도 않습니다.

3악장...
혼 수석분, 그래도 전 잘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통제력이 좋더군요.
첫머리 악상으로 회귀하기 직전 연주는 꽤 거칠었지만.
음량이 너무 작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동의합니다.
차라리 래틀 영상물처럼 지휘자 바로 옆이었으면 어느 정도는 극복되었으리라 봅니다만.

4악장은 언제나 그렇듯이 생략^^;;;

5악장은... 그제야 지휘자의 의도(음모?)가 확연히 감지되더군요.
템포를 극단적으로 몰아가데요. 심지어 총휴지조차도 거의 무시하고 말입니다.
'암흑에서 광명으로' 모토를 그런 식으로 구현하려 했나 봅니다.
물론 '사두용미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개인적으로는 졸렬한 해석이었다고 봅니다.
졸렬, 그렇습니다. 지나친 표현이란 거 압니다. 하지만 철회는 않겠습니다.

사실 연주상의 사소한 실수들보다도 문제는 지휘자의 해석에 있었다고 봅니다.
거기에 맞추느라 애쓴 연주자들이 안스러울 지경이었죠.
지인 한 분은 연주자들 표정에서 "우리가 지금 뭘 하는 거지?"를 읽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역시 말러 5번을 간만에 실연으로 듣게 되었다는 데는 의미를 부여해야겠죠.
다른 글들은 더 호의적(회의적이라 쓸 뻔했네요;;)이리라 기대해 봅니다.